보스턴 셀틱스 탐구생활 - 6편: 테이텀. 그리고 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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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왔습니다. 보스턴 셀틱스 탐구생활의 본문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6편입니다. 마지막 주제는 다른 주제들에 비해서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물론 쓰려는 내용은 테이텀에 대한 변호에 가깝긴 합니다만... 그리고 신인들에 대한 기대가 한창 높아져 있는 이 시점에서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논쟁이 될 수도 있는) 글이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편들에 비해서는 자료가 적은 편이라 논리정연하게 설명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긴 합니다.
사족이 길었습니다.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펄츠가 아닌 테이텀을 선택한 이유
모든 분들이 아시다시피 셀틱스는 이번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펄츠와의 워크아웃 이후 돌연 식서스와 픽 다운 트레이드를 단행하게 되는데요. 이 픽다운 트레이드 이후 에인지 단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가 뽑으려는 선수는 1순위가 아닌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도 뽑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테이텀을 마음에 들어했다는 것인데요. 여기서 또 4편과 5편에서 나왔던 보스턴의 공격 다양성을 추구하는 기질을 엿볼 수가 있었습니다. 아래 표를 봐주세요.
일단 좋은 자료 출처를 제공해주신 빠른거북이 님께 이 글을 빌려서 감사말씀 드립니다. 사실 신인들의 슈팅 차트를 레퍼런스를 통해서는 알 수가 없었는데요. 빠른거북이 님께서 제공해주신 목드래프트 선수 참조자료를 통해서 해당 선수들의 슈팅 차트를 어렵게 입수할 수가 있었습니다. 다만 레퍼런스 자료같이 미들레인지(3피트~10피트, 10피트~16피트, 16피트~3점 라인 근처)를 세분화한 자료는 아니었는데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저 정도 범주에서만 구분함을 양해 부탁드립니다. 위의 슈팅 차트를 보시면 펄츠가 테이텀에 비해서 오히려 보스턴이 원하는 슈팅차트가 아니냐고 하실 수가 있는데요. 아래 표를 보시면 조금 변호할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위의 표는 펄츠와 테이텀이 대학시절 리그에서 보여줬던 3점 야투율인데요. 보시다시피 펄츠의 3점 성공률이 상당히 괜찮습니다. 물론 대학의 3점 라인과 NBA 리그의 3점 라인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만, 당장 펄츠의 저 정도 3점 성공률을 기록한 슈터가 얼마 없습니다.(심지어 올시즌 커리의 3점보다도 더 높아요. 커리의 16-17시즌 3점 성공률 41.1%(이게 거의 커리의 커리어 로우라고 하니 새삼 느껴지는 커리의 위엄...)
여기서 원하는 것은 펄츠의 3점이 상당히 대학시절 기복은 있었지만 정확한 편이었다는 것이고요. 그런 것에 비해 3점 시도 비중이 낮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 겁니다. 저 정도 야투율이었다면 3점 시도 비중을 조금더 늘릴 필요가 있지 않았느냐는 거죠. 당장 현 셀틱스 내에 펄츠의 41.3%를 넘어간 슈터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조금 덜 정확하더라도 3점슛 비중을 조금 더 가져간 테이텀을 높게 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신인들. 안녕하십니까?
모든 분들이 테이텀에 대해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역시 '출전시간' 부분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당장 동부컨퍼런스 정규시즌 1위를 가져간 팀에 플레이오프에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한 팀에 신인의 출전시간을 보장해 주기는 어렵지 않냐는 것이 많은 분들의 의견인데요. 일단 아래 표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위의 표는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팀들의 상대적으로 많은 출장시간을 부여받았던 신인들의 출전 시간을 정리한 표입니다. 일단 이번 시즌 신인왕을 차지했던 브로그던의 출전시간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네요. 그렇다면 보스턴의 올 시즌 신인이었던 제일런 브라운의 출전 시간이 어땠나를 주목해서 봐주시면 전체 16명 중에서 평균 출전시간은 5위, 경기 출전 수는 2위로 플레이오프 출전 팀들 중에서도 상당히 출장 시간을 잘 받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물론 16년도 신인들의 전체적인 활약상이 좋지 못했다는 것도 감안해야 하고,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많이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절대적인 수치로 평균 출전시간 17분이면 절대 높다고만은 할 수 없는 수치이긴 하죠.)
여기서 그렇다면 의문이 생기는 것이 상대적으로 하위권 팀들에 속해있었던 신인들의 출전시간은 어떠했나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봤는데요. 아래 표를 보시겠습니다.
다음은 16년도 드래프트에서 1순위에서 10순위 지명자까지의 명단과 이들의 평균 출전 시간을 기록한 표입니다. 1순위인 시몬스는 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날렸으니 논외로 하고요. 하위권 팀들에 속해있었던 신인들인 잉그램, 벤더, 크리스 던, 힐드, 마퀴스 크리스 등이 해당 대상이 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상위권 팀에 속해있었던 브라운이나 머레이(자말 머레이)에 비해서 출전 시간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하기는 힘든 수치인데요.(잉그램 제외) 이는 결국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려면 상위 픽이나 팀의 상황과는 큰 연관이 없이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인재 풀이 더 좋았던 15년 드래프티들의 평균 출장시간은 어땠나 한번 보시겠습니다.
다음 표는 15년 드래프티들 중에서 나름대로 팀에서 위치가 확고한 선수들의 평균 출전 시간을 나타낸 표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나 디애런 팍스 등이 첫 시즌부터 출전 시간을 30분 이상 받지 않을까 기대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위의 표를 보면 평균 출전 시간 30분 이상 받은 선수는 KAT와 오카포 밖에 없다는 것을 아실 수가 있으십니다. 그마저도 오카포는 그 다음 시즌부터는 출전 시간이 급속히 줄어 이제는 트레이드 매물로 올라온 상황인데요. 그만큼 신인들이 자신들의 출전 시간을 부여받는 것은 상위권 팀이나 하위권 팀이나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위권 팀에서 선수가 꼭 성장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윗 문단과 연결되는 내용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것이 출전시간을 상위권 팀에서는 신인들이 많이 부여받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성장 속도가 더디지 않을까 걱정하십니다. 하지만, 그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자료를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는데요. 아래 표를 보시겠습니다.
다음 표는 올스타가 선발된 드래프티들 중에서 최근 5년 간의 사례를 정리(즉, 14-15시즌 이후에 드래프트 된 선수들 중에서 올스타에 선발된 선수가 없었다는 의미입니다.) 하고, 이 안에서 이 올스타 선수들이 데뷔 시즌부터 플레이오프에 나간 선수는 누구인지를 정리한 표입니다. 이 5년 간 올스타에 선발된 인원은 총 21명이고, 이 중 데뷔 시즌부터 플레이오프를 경험한 선수는 총 6명으로 확률은 28.6%입니다. 높은 확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 확률이면 전 결코 적은 확률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 6명 중 3명이 테이텀과 같은 3번 포지션의 선수라는 것은 셀틱스 팬 입장에서 좀더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아래 표인데요.
위의 표는 그렇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6명(하든, 티그, PG13, 레너드, 버틀러, D그린)과 실패했던 15인(즈루, 그리핀, 커리, 드로잔, 월, 커즌스, 헤이워드, IT, 탐슨, 어빙, 켐바, AD, 릴라드, 드러먼드, 아테토쿰보)이 그렇다면 차기 시즌에는 전년도 대비 얼마나 성적 향상을 보여주었나를 가중평균한 지표인데요. 재밌게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6명 쪽이 2년차 시즌 성장폭이 더 컸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는 플레이오프의 경험 등이 분명 신인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추가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좀더 덧붙이자면 상위픽에서 뽑혀오는 신인들은 대개 대학 시절 학교 팀의 성적도 좋고, 자신의 성적도 좋을 확률이 높을 겁니다. 그렇기에 신인들이 처음 프로에 데뷔했을 때 가장 힘들어하는 점이 '프로는 대학과 다르다' 라는 점인데요. 여기서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은 이기던 팀에서 뛰다가 많이 지는 팀으로 들어갔을 때의 패배 의식을 견디지 못하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패배의식을 떨쳐내야 신인들이 유리 천장을 깨고 성장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셀틱스의 리빌딩이 빨리 끝난 이유가 플레이오프에 생각보다 빨리 나갔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팀 전력은 분명 탱킹 팀인데 여차저차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게 된 것. 이것이 해당 선수단에 상당한 자신감을 주었다고 보는 입장인데요. 그런 면에서 테이텀이 보스턴에서 데뷔하게 된 것은 다른 신인들과는 달리 행운인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신인들과 다르게 계속해서 이길 가능성이 높은 팀에서 데뷔하는 것이고, 이는 프로의 낯섦에 적응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이것으로 보스턴 셀틱스 탐구생활의 본론을 끝마치겠습니다.
제 필력이 부족해서 많은 분들이 읽으시기에 지루해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봅니다. 그 점에 대해서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마지막 7편은 에필로그로써 이 보스턴 셀틱스 탐구생활을 기획하게 된 기획의도와 셀틱스에 대한 제 생각을 붓 가는대로 써볼 생각입니다.(당연히 매니아진에는 못 쓸것 같습니다. 엔톡에 쓸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총 7편의 대장정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좋은 글 정말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마지막 7편 에필로그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