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주의] 제일런 그린 드라이브 : 데드캣 바운스? 반등의 시작점?
했던 얘기 또 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아래의 글에 언급했던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에 대한 보론이자, 제 생각과 주장을 버무린 가벼운 분석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진과 GIF가 꽤 되니 이 점 유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mania.kr/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241425
대전제
들어가기에 앞서 우선 해당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거나, 간단하게 넘어갈 제일런 그린에 대한 요소들을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기본적으로 제일런 그린이란 유망주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 폭발적인 퍼스트스텝
- 림 근처 컨택 시의 바디밸런스
- 괜찮은 손끝 마무리 감각
- 더블클러치 등 림 근처 마무리 스킬
- 아쉬운 드라이브 시 수직 변환 능력
- 여전히 부족하지만, 발전한 볼 키핑 능력
- 발전한 드라이브 시 패싱 능력
- 왼손-오른손 변환 등 드라이브 시 스킬셋
- 스텝백, 풀백 점퍼 등 슈팅 스킬
+ 팀 차원에서의 트랜지션 볼핸들링 포제션 증가
Pre-March Green
3월 이전의 제일런 그린은... 끔찍했습니다. 부분부분에서 발전한 점들이 눈에 띄지 않았던 건 아니었지만, 자신의 가장 큰 임무이자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부분인 스코어링에서 발전은 커녕 퇴보한 모습만을 보여줬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효율과 림 근처 야투율이었습니다.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우선 3월 이전 휴스턴의 기본적인 하프코트 포지셔닝은 위와 같았습니다. 특히 제일런 그린이 공을 잡은 직후의 상황이 보통 위와 같았죠. 탑 근처에선 센군이 오펜스 허브로서 포지셔닝을 하고, 밴블릿 - 딜런 - 자바리 등이 기타 윙/코너 지역에 자리잡는 상황입니다. 제일런 그린은 대략 12월 즈음부터 우측 윙의 3점라인에서 보다 떨어진 위치에서 공을 잡고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제일런 그린은 기본적으로 오른손-편향적인 선수입니다. 분명 볼 키핑에 발전이 있었고, 또 왼손의 활용 능력이 발전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드라이브 및 마무리 모두 오른손이 주가 되는 선수입니다. 이에 더해, 좌측에 센군과 그 매치업이 위치해 있는 만큼, 투맨게임을 시도하지 않는 상황에서 제일런 그린은 보통 보다 공간이 넓은 오른쪽으로 돌파하기를 즐깁니다.
제일런 그린의 퍼스트스텝은 알고도 막기 힘든 뛰어난 무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좁은 공간, 뻔한 타이밍에도 보다 쉽게 자신의 매치업을 뚫어냅니다.
다만, 이 경우 자유투라인 근처 위치해 있던 센군의 매치업은 3점이 약한 센군을 버리고 즉시 제일런 그린에게 달라붙습니다. 이때 상대는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속도를 지연시키거나, 따라가다가 골밑에서 제일런 그린이 원하지 않는 타이밍에 컨택을 가합니다. 뭐, 혹은 둘 다 하거나 말이죠.
여기에 더해, 그린 근방의 코너에 위치한 수비수는 드라이브중인 그린에게 디깅을 시도합니다.
아직 부족한 지점이 많은 제일런 그린의 볼키핑 능력을 공략해 스틸을 시도하는 동시에, 그린이 림 근처에 다다르기 전 디깅을 시도함으로써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속도를 한 번 더 늦춰줍니다.
따라서, 제일런 그린이 드라이브 끝에 림 근처에 다다르게 되면 상대 수비는 위와 같은 태세를 갖추게 됩니다.
드라이브 시 운동능력의 수직점프 변환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제일런 그린은, 센군 매치업의 지연과 코너 수비수의 디깅으로 퍼스트스텝에서의 폭발력을 온전히 가져가지 못하게 되고, 또 림 근처에서 반대쪽 코너에서의 헬프, 혹은 센군 매치업의 원치 않는 컨택으로 인해 림 근처에서 마무리를 가져갈 충분한 파워와 운동능력을 확보할 수 없게 됩니다.
그 결과가 아래와 같은 장면이 됩니다.
Post-March Green
3월 들어서의 제일런 그린은 또 달라졌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안 들어가던 점프샷의 적중뿐 아니라, 골밑 야투 성공률 역시 눈에 띄게 올랐습니다.
이때 약간의 포지셔닝 조정이 수반되었는데...
3월 들어서의 휴스턴은 이전과는 달리 제일런 그린 온볼 시에 위와 같은 하프코트 포지셔닝을 가져갑니다. 센군 - 랜데일 등은 이전보다 높은 빈도로 보다 깊은 롤링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또 센군 아웃 이후의 아멘 탐슨은 깊은 롤링과 더불어 코너/덩크스팟에서의 포지셔닝을 가져가면서 제일런 그린에게 탑~윙의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해 줍니다.
이때 제일런 그린은 기존의 우측돌파 뿐 아니라, 기존에 센군이 점유하고 있던 탑으로의 이동 역시 열리게 됩니다. 우선은 3월 이전과 같이 제일런 그린의 우측 드라이브를 가정해 보자면...
대충 위와 같은 상황이 될 것 같네요. 여전히 우수한 퍼스트스텝을 활용해 자신의 매치업을 벗겨내고, 코트의 우측 미드레인지 근방에서 자유를 얻게 됩니다.
이때 3월 이전과 달리 탑에서 상대의 수비수가 달라붙는 일이 없는 만큼, 오른손-왼손 변환 등의 방향 전환, 보다 손쉬운 미드레인지 풀업, 또는 스텝백 점퍼 등의 보다 다양한 선택지들을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예를 들어서 이렇게 말이죠. 여하튼, 일단은 계속해서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상황을 가정한 채로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일런 그린은 이전과 달리 별다른 방해 없이 림 근처까지 드라이브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반대 윙의 수비수는 다소 멀리 떨어져 있고, 근처 코너의 수비수는 디깅할 틈 없이 림 근처로 헬프를 오게 됩니다. 덩크스팟 근방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비수 역시 마찬가지.
따라서 제일런 그린이 림 근처에 다다른 순간, 위와 같은 수비 형태가 갖춰지게 됩니다.
드라이브 시 퍼스트스텝에서부터의 폭발력의 손실 없이 림 근처에 다다른 제일런 그린은, 자신의 부족한 수직점프 변환 능력을 가려줄 충분한 폭발력을 확보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자신이 원하는 타이밍에 컨택을 가져가면서 수비수의 머리 위로 마무리를 가져가거나...
아니면 자신의 발전한 드라이브 시 패싱능력과 시야를 활용해 아래의 두 장면과 같이 코너로 킥아웃을 가져가게 됩니다.
요는,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시 폭발력을 온존하게 함과, 부족한핸들링이 공략될 여지를 줄이는 것, 그리고 그린이 원하는 타이밍에 컨택/마무리를 가져가도록 함에 있습니다.
이런 전술적인 배려에 더해, 제일런 그린은 자신의 발전한 스킬셋, 패싱 능력을 조합해 단순한 림 피니셔에서 벗어나 보다 에이스스러운 스코어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Mystery
뭔가 거창하게 분석하고, 또 장황하게 쓰긴 했지만, 여전히 저로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들이 있습니다.
드라이브 중 핸들링 손의 변환과 이를 통한 약간의 방향전환, 행 드리블의 발전, 스텝백/풀백 점프샷의 리듬과 레퍼토리 모두 지난시즌과 이번시즌 드문드문 보여줬던 장면들이었습니다. 더블클러치 등 림 근처의 마무리 스킬들 역시 마찬가지였고 말이죠. 다만 하나로 묶이지만 않았을 뿐, 그 자리에 있던 요소들이었습니다.
워우...
근데, 단순히 그렇게 넘어가기에는 제일런 그린의 '업그레이드'에서 맥락이 이해가 가지 않는 지점들이 조금 있습니다.
가령, 위와 같은 장면들 말이죠. 요즘 자주 등장하는 스플릿 드리블을 비롯해서, 대체 이런 장면들은 어디서 나오는 거죠?
제일런 그린은 그간 (거의) 보여주지 않던 장면들을 3월 이후 종종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제일런 그린이 보다 날뛸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던 장면들이 드러나고 있는 걸까요? 저도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지점들은 다음시즌까지 지켜봐야 할 듯하네요.
Problem?
전술적인 조정과 본인의 발전이 결합된 3월 이후의 제일런 그린의 모습은 가히 인상적입니다. 점프슛 슛감이 다소 떨어진 현 시점에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그러나, 제일런 그린의 이런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제일런 그린의 기존 단점들은 그대로인 것 같아 우려되는 지점들 역시 없잖아 있습니다.
전술적인 조정으로 가렸지만, 여전히 제일런 그린의 부족한 운동능력의 수직점프 변환 능력은 공략 가능합니다. 굳이 스위치나 헬프 등을 하지 않더라도, 제일런 그린의 골밑 접근 시 선제적으로 제일런 그린이 '원하지 않는' 타이밍의 컨택을 가했을 때 림 근처 마무리가 흔들리게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특히나 골밑을 제외한 페인트존 지역을 비롯, 일명 '플로터존'에서의 마무리 스킬이 전무한 제일런 그린의 특성상 림 근처 마무리를 위한 도약 타이밍이 다소 뻔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그 결과가 아래와 같은 장면이죠.
마찬가지로,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한 제일런 그린의 볼 키핑 능력 역시 공략대상입니다.
전술적인 조정을 통해 그 빈도수를 줄였지만, 여전히 드라이브 시 양쪽 옆에서 들어오는 디깅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제일런 그린입니다. 그 결과가 아래와 같은 장면입니다.
더불어서, 제가 올린 8개의 GIF들에서 제일런 그린의 마무리가 모두 오른손으로 시도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하셨나요? 또, 마무리 시도 전 마지막 드리블 역시 오른손으로 이루어졌단 사실을 알아채셨나요?
다양한 스킬들을 추가했고, 또 왼손의 활용도 역시 올렸지만, 제일런 그린의 강한 오른손 편항은 여전히 언제든지 공략될 수 있고, 또 공략되는 중인 문제입니다.
Conclusion
제일런 그린의 3월 반등은 단순한 데드캣 바운스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점프슛 슛감과는 달리 상대의 수비 스킴 조정 등에도 불구하고 제일런 그린의 드라이브 효율과 림 근처 마무리 개선은 이미 충분한 재현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제일런 그린의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그린의 기존 단점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점에서 다음 시즌을 지켜볼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덮어놓고 믿기에는 휴스턴 팬들은 이미 너무 많이 속아왔습니다.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휴스턴 칼럼 써주실때마다 재미있게 보고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