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에 데미지가 없는 남자2
과거 인피니티워 개봉때도 이것과 거의 비슷한 글을 올린적이 있기는 했습니다만
일단 저는 영화, 드라마, 스포츠, 소설 등등의 부류에 대해서
스포에 데미지를 거의 안받는 성격입니다
오히려 놓치는 부분이 없이 좀 더 제대로 잘 이해하고 보고 싶기도 하고
어차피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몇번이고 다시 보기도 하는 편이다보니
일부러 스토리 라인이나 스포를 보고 내용을 알고 보는 경우도 많고
그렇게 내용을 알게 되었다고 해서 감동이 떨어지거나 재미가 없지는 않고
오히려 아 사람들이 말한 부분이 이런거였구나 하고 공감을 더 하는 편이죠
이번 엔드게임도 어제자로 보고왔는데요
인내심이 부족해서 반차쓰고 달린거라 지인들 중에서는 가장 빨리 본 편이고
그러다보니 어차피 영화를 본 사람이 없어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없기는 했습니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인들은 물론이고 주변에 스포에 민감한 분들이 많다보니
떳떳하게 제 돈주고 보고 온 영화에 대해서 언급조차 함부로 못하고 눈치를 봐야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더 웃긴건 영화를 안보신분들중에서 무슨 큰 권세라도 누리는것처럼
뭔 말만 하면 스포하지 말라고 윽박지르고 짜증내고 강요를 하는 경우도 있다는겁니다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엔드게임 보고 왔는데 나한테는 확실히 감동이고 재밌더라는 말만 했는데
은연중에 스포 당할지 모르니 (진지 모드로) 당분간 말 자체를 섞지 말자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르니까 저처럼 스포에도 멀쩡하거나 오히려 즐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포 당하면 실망감이 크거나 재미가 반감되거나 하니까 기분이 나쁜 경우도
충분히 이해할수 있습니다
그런분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스포는 안하는게 좋고 크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안본 사람들이나 결과를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스포 할까말까 약올린다거나
뜬금없이 스포하고 튀는 사람들 보면 그런 사람들은 저도 꼴보기 싫습니다
어차피 저도 스포해서 상대방 약올리고 싶어하는 심보 같은것도 없고
상대가 싫어하거나 하지 말라는건 최대한 하지 말자는 주의라
누가 먼저 물어보지 않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거나 스포한적도 없기는 합니다
근데 이번 엔드게임때는 그런 스포에 대한 예민함을 좀 심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심지어 다른곳에서는 스포라고 경고 문구까지 써있는 글에 굳이 들어와서
스포했다고 난리치는 경우도 봤고요
이건 엔드게임은 아니지만 과거 인피니티워때도 지인이랑 걸어가면서 영화 얘기 하고 있는데
근처있던 모르는 사람이 스포 당했다고 대놓고 불쾌감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까지는 좀 아니지 않나 싶었습니다
기분이 상하는건 알겠는데 스포에 그렇게 예민하고 난리칠거라면
보고 듣는쪽도 관련 기사나 자료를 아예 차단하고 안보는게 맞고
관련 대화를 안하는게 맞다고 보는데 또 그렇게는 안하면서
막연히 자기 눈에 안보이고 귀에 안들리길 바라고
심지어 굳이 찾아보면서까지 난리치는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실수로 스포라도 했다치면 지인을 철천지 원수인것마냥 대하는데
그게 그정도로 분노할 일이고 가치가 높은 일인지도 이해가 잘 안되고요
물론 각자의 성향 차이도 인정하는 부분이고 그만큼 이번 엔드게임이 인기있는 화제작이라고
생각하면 어느정도 수긍도 되고
일정 기간동안 영화 얘기 안한다고 제 속이 타들어갈 일도 아니니
며칠 입 다물고 있는게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불편할 일도 아니긴한데
가끔 스포라는 명분을 내세워
그저 자기보다 빨리 영화 본 사람들에 대한 질투나 적개심을 표출하는 사람도 있는것 같아서
그런류의 사람들을 대할때는 꽤 불쾌하기는 합니다
이런분들이 또 영화를 상당히 늦게 보는 경우도 많아서
오랜 시간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거나
반대로 자기가 좀 빨리 보거나 하면 그땐 딱히 남 신경 안쓰고 마구 떠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제가 스포에 둔감한 편이라 이런걸 잘 이해를 못하는것도 있을테지만
영화나 경기 안본게 무슨 큰 벼슬인양 굴거나
스포에 관해서 무슨 천하의 죽을죄를 지은것마냥 대하는 경우를 보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오기는 합니다
끝으로 첨언하자면 스포에 민감하신 모든 분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제가 봤을때 과도할 정도로 예민하게 대하시는 분들이나 그런 경우에 대한 불편함을 말씀드린겁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바라며 제 전달력 미흡으로 인해 불편하신 부분이 있으시다면
그 부분은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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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게임 자체만 놓고보면 상대적으로 스포일러에 민감할만한 영화는 아닌데 이게 마케팅도 극도의 신비주의로 가다보니 조그만 스포에도 예민해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