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 타이거즈의 패턴과 NBA (3)
이번 회차에선 새로 나온 전술이 한가지밖에 없어서 분석 위주로 쓰겠습니다.
1. 4번 (UCLA)
저렇게 자유투라인 부근에서 평행하게 거는 업 스크린을 UCLA 스크린, 저 스크린을 받고 골대로 찔러들어가는 컷을 UCLA 컷이라고 합니다. 팀 이름이 붙어있긴 하지만 매우 고전적인 작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습때는 양쪽에서 동시에 UCLA 스크린을 걸었지만 NBA나 프로경기에선 보통 공격하고자 하는 사이드에서만 저렇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양쪽에서 움직임을 가져갔다 실패하면 리스크가 너무 크고 코트밸런스 정리가 어렵기 때문이죠) 핸섬타이거즈도 경기에선 문수인이 있는 쪽만 스크린-컷을 진행했습니다.
이 패턴은 구도상으로 하이-로우를 길게 찢어주는 스크린-컷이고 거기서 나오는 장점이 많습니다. 커터가 로포스트로 선수를 끌고들어가면서 하이포스트가 프리해지기 때문에 컷이 실패해도 하이포스트로 엔트리패스를 넣기 쉽고 하이포스트에서 공격능력이 있는 팀일수록 이 작전의 효과가 좋습니다.
NBA에서도 이 오펜스를 쓰는 팀은 아주 많지만 컷으로 저렇게 득점을 노리는 경우보다 하이포스트를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쓰는 경우가 더 많고 위에서도 차은우-문수인의 자리를 바꾸면 그런 셋업이 가능합니다.
(예시: 스탁턴의 UCLA컷을 미끼로 만든 칼 말론의 프리한 일대일 점퍼 찬스)
이 오펜스를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팀은 UCLA가 아니라 유타인데 칼말론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 오펜스를 기반으로 수많은 응용을 보여주고 있고 피닉스로 넘어간 제프 호너섹도 이 구도를 베이스로 오펜스를 꾸렸었죠.
최근에는 하이포스트에서의 공격력이 없는 고베어를 커터로 쓰는 장면이 많은데 고베어 대신 카를로스 부저나 칼 말론 같은 선수가 저 자리에 있다면 가드를 커터로 쓰고 그들에게 UCLA 스크린을 걸게 하겠죠. 그만큼 유타는 20년 넘는 기간동안 선수가 바뀌면 바뀌는 대로 이 오펜스를 응용해서 잘 사용하는 팀입니다.
제리 슬로언의 트레이드 마크는 픽앤롤이지만 UCLA도 그 다음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핸섬타이거즈는 일단은 위 짤의 고베어처럼 빅맨을 (문수인) 커터로 사용했지만 문수인의 하이포스트 일대일 공격이 강력하기 때문에 이어지는 경기들에선 위의 칼 말론 장면과 같이 하이포스트 일대일 셋업의 용도로 이 오펜스를 쓰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앞서 봤듯이 이 오펜스에선 하이포스트로 엔트리패스를 넣는게 쉽습니다.
그만큼 코트를 위아래로 찢으면서 하이포스트가 비는 것이 이 오펜스의 근본적인 강점입니다.
2. 2-3 지역방어 실패 원인 (+ 셔츠)
지난 회차에선 3-2 드롭을 연습했는데 막상 경기에선 2-3를 돌렸습니다.
2-3지역방어를 깨는 가장 기본적인 공략은 하이포스트 볼투입을 통해 앞선의 2명, 뒷선 3명중 가운데 선수까지 수비 3명의 시선을 뺏고 (1:3) 나머지가 4:2가 된 상황에서 아웃넘버를 찾는 건데 (EX-핸섬 타이거즈의 주먹-셔츠 패턴) ATP팀은 그렇게 공략하지 않았고 핸섬 타이거즈도 2-3 대형을 자주 망가뜨렸습니다.
3점이 되는 선수가 한명인줄 알고 앞선에서 차은우가 의식하고 들어갔는데 (감독도 차은우에게 4번 선수 말고 다른 선수 3점은 괜찮다고 했죠) 뚜껑을 열어보니 3점 되는 선수가 3명이었죠. 경계대상이었던 4번 선수를 디코이로 아주 넓게 퍼져서 횡패스 3점을 때려대다 보니까 2-3지역방어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애초에 바깥에서 2;3이 되어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명이 각각 2명 사이에 위치해서 1.5인분 정도의 거리를 커버해줘야 하는데 한 선수에게 바짝 붙어 있다가 2인분 거리를 뛰어다니게 되다 보니 체력이나 수비범위나 역부족이었죠. ATP 팀의 평소 모습을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슛폼 등을 보면) 전력분석 실패가 아닌가 싶습니다.
애초에 외곽이 3:2 아웃넘버 상황이라 갭이 큰데 3명이 전부 3점을 넣으면 얘기 끝난거죠.
지역방어 구도에 따른 정공법은 정해져 있지만 리그 수준, 선수 특성에 따라 컨텍스트가 또 다를 수 있는데 경기 초반에 나온 2-3 지역방어 실패와 ATP팀 선수 구성을 보니까 확실히 프로경기 흐름과 큰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남자 프로 (NBA 포함) 수준에서 저렇게 횡패스 자체를 못따라가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에 보통 셔츠 (주먹 패턴 의 바뀐 명칭) 처럼 하이포스트를 공략하는 정공법을 가져가는데 반해 저런 횡패스-3점을 통한 공략은 슛 릴리즈가 낮아서 하이포스트 플레이가 다소 어려운 여자농구에서 많이 보입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동호회 농구에선 웬지 이런 오펜스를 하는 팀도 많을것 같네요.
(여자농구에서 자주 보이는 횡패스 3점을 통한 2-3존 공략)
3. 에이스를 위한 패턴
지역방어 실패를 제외하면 핸섬 타이거즈가 생각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는데요. 개인적으로 개개인의 경기력 향상보다 더 좋게 본 장면이 작전타임이었습니다. 그대로 옮겨보면 감독이 이렇게 말합니다.
"저쪽은 수인이가 (볼을) 못잡게 두명 세명 붙어. 그런데 우리는 수인이가 (골을) 넣어야 되. 그럼 우리 패턴은 뭐야? 수인이 (한테 스크린) 걸어주고 (이걸 통해서) 수인이가 편하게 (볼을) 잡게 해주는거잖아"
지난 글들에서 썼듯이 핸섬 타이거즈가 패턴을 통해 베스트 씬을 연출하진 못해도 셋업을 위한 패턴사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패턴의 단점만 부각되는 삭막한 연습장면을 보면서 애청자로써 아쉬움이 컸는데요. 이 작전타임을 보면 감독이 애초에 어떤 의도를 갖고 패턴을 훈련시킨건지 대충이나마 드러나죠.
(재탕이지만) 저는 목적에 따라 크게 4가지로 작전을 분류하는데요.
1. 코트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오펜스에 시동을 거는 방법
2. 1:1, 2:2와 같은 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방법
3. 순간적인 아웃넘버, 완벽한 오픈을 만드는 방법
4. 2~3번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리스크를 헷지하는 방법
이제 핸섬타이거즈는 3에 대한 삭막한 훈련을 바탕으로 1,2에 대한 수행능력이 좋아진 팀이라고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원맨팀도 패턴은 있고 몰빵에도 셋업은 필요하다는걸 잘 보여주는 회차였던것 같네요.
예시: 핸섬타이거즈 패턴 "다운 (싱글플로피)"을 통한 아이솔레이션 만들기
동농 전통의 2-3 지역은 외곽 3명을 2명이 부지런히 커버하는 거라서 슛터가 3명이면 오픈슛을 얻어맞죠
보통은 그걸 못하기때문에 지역 수비가 성립하는 것이고 공격측은 하이포스트로 공을 투입하고 활발한 컷인으로 공략하는 것이 국룰
상대팀 정보파악이 안된 사례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