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가 우승하려면 극복해야할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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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5 22:26:43
새해를 기념해 글을 써봅니다. 모두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필리가 최근 잘해주고 있고, 새로운 시도가 거듭 성공하면서 분위기도 좋지만 그렇다해서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이 완전히 나온 건 아닙니다. 잘하는 와중에 이런 글을 쓰는 게 옳은 지에 대해 고민하다, 함께 고민하고 팀이 변화해나가는 걸 지켜보면 좋을 것 같아서 글로 풀어봅니다.
이 부분 양해 부탁드립니다.
필리가 우승할 수 있냐고 누군가 저에게 묻는다면 지금은 좀 힘들다 라고 대답할 겁니다. 그러나 플옵에선 지금보다 더 잘할 것이고, 대권도전이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코멘트를 덧붙일 거에요.
그리고 아직 필리는 완성된 팀이 아니고,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다는 얘기도 함께 해줄 겁니다. 그렇다면 필리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요?
- 깨진 로스터 밸런스를 어찌 맞춰갈 것인가
시몬스를 4번으로 쓴 건 훌륭한 시도였고, 전 시몬스의 4번 롤을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허나 이 변화가 팀 로스터 밸런스를 무너뜨린 것도 사실이죠.
시몬스가 1번일 땐 새로 영입한 두 선수 토비와 호포드가 잘 어울렸지만, 4번 시몬스와는 다소 안 어울리는 건 사실이니까요.
물론 호포드는 하이/엘보우 피더로 활용되면서 시몬스와 호흡을 잘 맞춰왔고, 이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입니다.
시몬스와 호포드가 번갈아 딥포스트로 들어가면서 하이-로우 게임하고, 두 선수의 피딩/스킵 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팀의 스페이싱은 한층 더 나아졌어요. 이건 분명합니다.
엠비드있을 때도 이 구성은 빛을 발할 겁니다. 전 엠비드-호포드-시몬스 3빅이 조금 밸런스는 안 맞아도, 꽤나 위력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처음에는 시몬스가 4번 갔을 때 호포드의 롤을 무지 걱정했는데, 경기를 조금 더 치른 지금은 토비가 걱정입니다.
토비 여전히 잘하는데요. 토비는 캐치 슈팅-PnR 볼 핸들러-포스트 업-컷인을 두루 할 때 강력한 선수인데 지금은 공격 롤이 조금 제한적입니다.
토비는 한 가지가 S급인 능력은 없어요. 대신 전부 B 이상의 능력치를 가진 선수이고 이런 유틸리티성이 토비의 장점입니다. 그런데 1번 시몬스와는 드라이브 앤 킥 외에는 겹치는 부분이 없었는데, 4번 시몬스와는 포스트 업-컷인에서 겹치는 부분이 좀 큽니다.
물론 토비가 워낙 두루 잘하는 선수라서 조금 더 캐치 슈팅과 PnR 볼 핸들러 롤에 집중하면 됩니다. 시몬스 스크리너-토비 PnR 볼 핸들러는 그 자체로 매력적이니까요.
허나 이런 방식으로 기존 공격 방식을 변화시키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까진 팀이 1번 조쉬 살리기와 5번 호포드 피딩 살리기에 집중하느라 두루 잘하는 토비는 좀 놔둔 걸로 보입니다.
토비는 지금도 여전히 잘하지만 포스트 업 빈도가 줄면서 클러치 존재감은 더 약해졌어요. 그러므로 조쉬가 빠진 지금 토비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꼭 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호포드는 일단 하이/엘보우 피더로 자리잡았고, 이는 엠비드 온 이후에도 그대로일 겁니다. 토비는 아직 역할이 모호한데 그럼에도 잘해주고 있죠. 조쉬 빠진 김에 토비에게 조금 더 포제션 몰아주면서 역할 정립해줄 필요가 있어 보이구요.
이걸 꼭 후반기에 해내야만 해요. 사실 굉장히 어려운 과제이긴 합니다.
1번 시몬스를 염두에 두고 짠 로스터를 4번 시몬스에 맞춰서 변화시킨다는 건 매우 힘든 일이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죠. 그럼에도 이걸 해내야만 대권도전할 수 있습니다.
브라운 감독이 정말 힘든 과제를 안게 된 것이고, 최소한 이 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입을 해낼 의무가 브랜드 단장에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로스터 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서 어떻게든 변화는 필요하다 보거든요(그렇다고 빅 트레이드를 원하는 건 아닙니다).
- 메인 볼 핸들러가 속공/지공으로 나뉜 것이 줄 악영향
지금까진 속공 시몬스/지공 조쉬 조합은 대성공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 시도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죠.
시몬스는 지공 때 메인 볼 핸들러가 되선 안된다는 것을 랩터스 전에서 다시금 드러냈고(8 턴 오버 기록), 조쉬는 지공에서만 빛을 발하는 볼 핸들러입니다. 게다가 조쉬는 너무 풀업 위주이고 슬래싱이 강점인 선수는 아니라서(시몬스보단 좋지만), 지공에서도 한계가 있는 편이죠.
1번으로 가고 그리 잘할 때에도 조쉬는 여전히 아이솔 대부분을 미들 풀업점퍼로 마무리했습니다. 적중률이 아무리 높아도 공격패턴이 편중되어있다는 건 매우 위험해요. 특히 플옵에선 이 문제가 도드라질 겁니다.
둘 중 하나가 부상으로 빠지는 게 가장 위험한 상황인데요. 조쉬는 경기력 대비 팀 내 영향력이 너무 커져버렸어요. 그래서 조쉬가 빠지면 타격이 너무 큽니다. 문제는 조쉬의 햄스트링 부상은 고질병이 되어가고 있어서 플옵에서도 안빠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죠.
대체자원이 아예 없기 때문에 그만큼 조쉬의 결장은 치명적인데, 조쉬는 햄스트링 폭탄을 안고있는 상황입니다. 제 사견으로는 이 문제를 데드라인 전에 브랜드 단장이 반드시 해결해야만 한다고 보고 있는데요(플옵에서도 통할 확실한 조쉬 백업, PnR 볼 핸들러). 어쩌면 브랜드 단장이 정말 중요한 숙제를 안게 된거죠.
부상으로 빠지지 않아도 제 사견으로는 잠재적인 문제가 여전히 있다고 보고 있는 데요. 플옵에서 상대팀이 조쉬를 맨마킹해서 지공 때 시몬스 1번을 강제하거나, 풀코트 프레스로 시몬스를 압박해 조쉬의 속공 리딩을 강제하면 필리는 다시금 엠비드에게만 의존하다 엠비드 턴 오버로 자멸할 수도 있다 봐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현 로스터 구성에서 할수 있는 최선을 브라운 감독이 잘 선택했지만, 이 방식도 결국 한계가 있다는 건 팀도 잘 인지하고 있을 거에요.
결국 이 문제를 극복하려면 짧은 시간이라도 두 선수를 보좌할 수 있는 엘리트 볼 핸들러 영입이 반드시 필요하긴 할 겁니다. 꼭 주전은 아니어도 됩니다. 두 선수가 고전할 때 짧게나마 양 선수의 백업(지공 땐 조쉬 대체 & 속공 땐 시몬스 대체)이 되어줄 수 있고, 플옵/클러치의 강한 압박도 견딜 수 있는 엘리트 볼 핸들러가 필요한 거에요.
현재 버크/네토는 잘해주고 있지만 플옵에선 통하지 않을 것이고, 두 선수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바드너/호프만의 의견입니다.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하구요.
- 여전한 클러치 문제
바로 위의 엘리트 볼 핸들러 부재와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조쉬는 좋은 1번이지만, 결정적인 약점이 아이솔 대부분을 풀업점퍼로만 마무리한다는 거에요.
그래서 4쿼터에 17득점을 넣을 때도 있지만 점퍼가 안 터질 땐 클러치 때 굉장히 부진합니다.
실제로 1월 3일 로켓츠 전 이후 1번으로써 공격 롤이 현저히 늘어났음에도 조쉬의 클러치 득점(5분이내 5점차)은 여전히 2.0 득점에 그치고 있어요.
심지어 1월 3일 이후 조쉬와 토비의 클러치 득점은 2.0 득점과 1.8 득점에 불과합니다. 그나마 토비는 야투율이라도 좋은 편인데(45.5%), 조쉬는 야투율도 심각하게 안좋죠(28.6%).
엠비드가 빠지면서 두 선수의 클러치 비중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득점력이 부족하고, 야투율도 안좋다는 건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두 선수는 클러치 자유투도 조쉬 0.7개, 토비 0.3개 획득에 그치고 있어요.
지금 필리는 그만큼 엠비드 1인에 대한 클러치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이는 이번 변화(조쉬 1번-시몬스 4번)에도 달라지지 않았구요.
엠비드 혼자 클러치 4.3 득점을 해내고 있는데, 엠비드 외에는 2 득점 이상 해주는 선수도 없습니다.
엠비드는 클러치 때 평균 4.3 득점(56.8% 야투율), 41.7% 3점 성공률, 1.9개 자유투 획득(91.2% 자유투 성공률), 1.2 리바운드, 0.6 턴 오버라는 무지막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다 좋은데 클러치 턴 오버가 너무 많아요(클러치 턴 오버% 15.9%). 그럴만도 한게 클러치 때 필리는 엠비드가 탑까지 나와서 볼받고 마무리하는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클러치 Usg%가 38.6%나 되구요. 그나마 토비가 22.2%의 클러치 Usg%를 가져가고 있지만 공격력은 조금 아쉽죠.
이런 상황이니 엠비드가 무리하다 턴 오버 범하는 게 당연하다 봅니다. 믿을만한 클러치 옵션이 엠비드 외에 없는데, 이는 엠비드 본인이 가장 잘아는 사실일테니까요. 이 문제가 조쉬가 1번으로 가고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게 정말 큰 문제구요.
빅맨이 비정상적으로 클러치를 도맡는 상황인데, 빅맨을 도와줄 선수가 없다는 게 여전히 팀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조쉬나 토비처럼 점퍼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슬래싱해줄 수 있는 슬래셔가 절실해요.
또한 시몬스를 위해서도 슬래셔가 필요한데요. 조쉬는 3쿼터까진 돌파도 곧잘 하지만, 1월 3일 이후 클러치 Usg%가 32.7% 임에도 4쿼터/클러치에는 더욱 철저하게 풀업 점퍼 위주로만 공격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롤맨 시몬스 활용이 너무 안되고 있어요. 1월 3일 이후 시몬스의 클러치 Usg%는 10.7%로 뚝 떨어집니다. 4쿼터 전체로 봐도 Usg% 조쉬 31.0%, 시몬스 13.8%입니다.
조금 더 적극적인 슬래셔가 있어야 시몬스가 4쿼터/클러치에도 공격 공헌이 될 것 같아요. 전 4쿼터/클러치에 시몬스가 메인 볼 핸들러 안하는 게 좋다 봅니다. 시몬스는 4쿼터/클러치 때 메인 볼 핸들러되면 턴 오버를 많이 야기하거든요.
허나 4번 시몬스는 달라요. 더욱 적극적으로 공격 가담해도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허나 지금 구성으론 롤맨 시몬스를 4쿼터/클러치 때 살리기가 너무 힘들죠.
결국 지금 필리에는 지공/속공 다 소화할 수 있고, 슬래싱 가능한 엘리트 볼 핸들러가 필요합니다. 주전이 아니어도 되고, 수비가 안되도 됩니다. 다만 20분 전후로만 코트에서 영향력 보여줄 수 있고 클러치 때 언제든 엠비드 파트너가 되어주고, 속공에선 시몬스 백업-지공에선 조쉬 백업이 되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해요.
이런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면 필리는 플옵에서 클러치 때 턴 오버로 무너질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클러치 때 턴 오버했다고 엠비드가 자책하는 모습 그만 보고 싶은데, 지금 구성에선 또 일어날 일이라 마음이 아프네요.
그리고 저런 엘리트 볼 핸들러는 너무 희귀해서 영입도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필리가 여러모로 참 어려운 상황에 놓였네요.
- 조금 아쉬운 수비 문제
사실 수비는 지금 잘되고 있어요. DEFRTG 리그 4위까지 올라섰고, 최근 이긴 경기들은 모두 4쿼터/클러치의 부족하디 부족한 공격력을 수비로 뒤집으면서 이긴 경기였죠.
그만큼 엠비드가 빠졌음에도 무지막지한 1선 수비 라인인 시몬스-타이불 중심의 수비는 정말 대단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호포드의 역량도 엄청나구요.
허나 토비가 대인마크는 굉장히 잘하는데, 빅맨이 전진수비할 때 로우포스트 태깅을 잘하는 편은 아닌게 꾸준히 문제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필리 수비는 지금 빅맨이 쉘로우드랍하면서 전진 드랍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게 시몬스와 타이불, 특히 타이불이 날뛸 수 있는 근간이죠.
공간 압박력이 뛰어난 두 빅맨(엠비드-호포드)이 전진 드랍해서 압박력을 높여주는 건, 축구로 치면 4백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서 압박력을 높이는 것과 동일한 방식입니다.
허나 이 수비는 필연적으로 백도어 공략에 약점이 있고, 필리는 이를 커버하기 위해 항상 윙어 1명에게 백도어 체크를 맡기고 있는데요.
정작 이 중책을 맡은 토비가 백도어 체크(로우포스트 태깅)을 잘 못하다보니 필리가 1선 수비 잘하고도 골밑 공략을 자주 당하는 문제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내일 레이커스 전이죠. 필리는 리그에서 가장 앨리웁 잘하는 레이커스의 백도어 공략에 무지하게 당할 겁니다. 그만큼 지금 앨리웁 대처가 안되고 있거든요. 호포드가 영리하게 리커버하면서 이 문제를 최소화시키곤 있지만 호포드 혼자의 분전 만으론 해결 불가능할 정도의 수비 구조적인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토비가 조금 더 잘 해줘야 합니다.
토비는 리바운드 가담은 정말 잘하고, 맨마킹도 좋은 수비수인데 이 부분이 항상 아쉽네요. 이 부분만 해결되면 정말 수비는 압도적인 강점이 될 수 있을거라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항상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펠이 최근 이런 리커버를 상당히 잘해서 중용되고 있죠. 오퀸이 펠에게 밀린 것도 이런 수비의 한계와 조쉬에게 더 적합한 스크린 세터가 펠이기 때문일 겁니다.
오퀸이 못해서 밀린 게 아니라 바뀐 상황에 펠이 더 어울리는 빅맨이기 때문에 밀렸다는 것이죠.
- 마치며...
필리가 해결해야할 문제는 이처럼 산더미입니다. 가장 시급한 건 볼 핸들러 문제이지만, 슈터 문제와 백도어 체크되는 수비수 문제도 간과하긴 힘든 사안들이에요.
타이불은 1선에서 날뛸 때 좋은 수비수이고, 2선에 놔두는 건 그다지 맞지 않다 봐서 아쉽구요.
지금 필리에는 2선 백도어 체크/태깅에 능한 윙어가 없다보니 이 부분이 항상 아쉽네요. 에니스가 이 부분에선 지금 윙어 중 가장 좋은 선수이긴 한데, 에니스만으로는 조금 한계가 있다 봐서 아쉽긴 합니다.
슈터 문제도 코크마즈가 잘해주면서 그나마 나아진 모양새이지만, 믿을만한 슈터가 코크마즈 하나 뿐이라는 건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죠. 코크마즈는 아직 플옵에서 검증된 슈터가 아니니까요.
과연 브랜드 단장은 이 문제들 중 어느 문제를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고 해결하려 할까요. 또한 해결방안은 과연 트레이드일까요. 내부 로스터 변화일까요.
아직 이런 변화들에 대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 상황을 지켜보는 건 정말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이만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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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그럼 작성자님께서는 틀드로 어떤 볼핸들러가 오시면 가장 좋을거라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