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6. 랩터스-필리 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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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1-27 09:29:00
완패했습니다. 랩터스의 수비 컨셉이 정말 좋았고, 이에 엠비드가 무너지면서 그대로 경기도 지고 말았습니다.
역시 천적 랩터스이고 원정 13연패 중이었는데, 14연패로 연패기록이 늘어나고 말았네요.
그럼에도 경기가 대등하게 간 건 상대 턴 오버를 그나마 잘 살린 필리의 속공, 그리고 3점 덕분이었는데요.
오늘 필리는 3점 슈팅을 40개나 던졌습니다. 필리가 평소 던지는 3점 슈팅이 대략 25개 내외인 걸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시도횟수죠.
팀의 근간인 포스트 업 전술들이 모조리 무너지면서 할 수 없이 필리가 외곽 위주로 경기 컨셉을 바꿔서 진행했다는 것을 알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미 이리 된 것(메인 전술을 바꿀 수 밖에 없었던 것)부터 랩터스가 승리하는 것이 당연한 경기였다 생각합니다.
- 커리어 최악의 경기를 펼친 엠비드
엠비드는 여전히 감량에 적응하는 중입니다. 힘으로 경기를 풀어가던 습관이 강했던 엠비드는 힘이 통하지 않으면서 경기 스타일을 바꿔가는 중이고, 요키치에게도 이미 힘이 안 통하면서 크게 고전한 바 있었습니다.
아직 힘이 안 통할 때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이 부족해서 계속 고전하고 있고, 이는 득점력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오늘 경기는 감량 여파때문에 이번 시즌 들어서서 걱정했던 경기였는데 천적 마크 가솔 상대로 말 그대로 아무것도 못 해보고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0득점은 엠비드 커리어 최초죠. 자유투까지 모두 실패할 정도로 정말 완벽하게 무너졌습니다.
먼저 토론토의 수비를 크게 칭찬해주고 싶은데, 엠비드가 로우포스트 포지셔닝을 하면 철저하게 더블 팀 들어오면서 포스트 업을 강하게 견제했습니다.
게다가 엠비드가 힘이 떨어지면서 마크 가솔 상대로 제대로 백다운을 하지 못하니 포스트 업이 완전히 봉쇄되고 말았죠. 이로 인해 턴 오버도 대부분 포스트 업이 안되면서 나왔습니다.
오늘 엠비드가 최악이었던 건 훅샷을 단 한개도 시도 못했다는 것에서 명확히 드러납니다. 엠비드가 마크 가솔을 상대로 잘하려면 꼭 필요한 것이 점퍼와 훅샷인데요.
오늘 엠비드의 점퍼는 말을 안 들었고, 훅샷은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이번 시즌 엠비드의 훅샷 빈도는 현저히 떨어져 있고, 이는 감량 여파로 백다운이 잘 안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페이스 업과 점퍼 위주로 경기 방식을 바꿨는데, 컨테스트 달인인 마크 가솔과 더블팀에 능한 랩터스 수비 상대로 엠비드의 페이스 업은 먹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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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장면에서 엠비드의 페이스 업조차 안 먹히면 엠비드는 할 수 있는 게 없죠. 랩터스 수비수들은 엠비드가 돌파할 때는 헬프하고, 백다운할 때는 더블팀하면서 엠비드를 철저히 괴롭혔습니다. 결국 이 블락이 나온 순간 엠비드는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습니다.
감량 여파가 확실히 오래가고 있는데, 엠비드는 무릎때문에 다시 300 파운드로 돌아가는 것은 좋지 않다 하죠. 그래서 280 파운드를 유지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엠비드가 감량에 잘 적응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 잘했으나 한 끝이 부족했던 시몬스
먼저 마지막 턴 오버에 대해 얘기해야겠죠. 전 마지막 시몬스의 시도가 할만 했다 생각합니다. 11초 남은 상황에서 비어있는 토비에게 속공 패스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어요. 다만 시아캄의 수비가 정말 좋았죠. 그 상황에서 볼을 컷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필리는 오늘 지공에서 필승패턴이 무너진 상황이었고, 시몬스는 차라리 속공으로 빠르게 한 골 넣고 클러치 수비로 승부를 보자는 심산이었을 거에요.
허나 시아캄의 호수비로 마지막 공격 기회를 날렸고, 결국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7 턴 오버를 감안해도 오늘 시몬스는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하이스크린 앤 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았고, 속공 푸쉬도 나쁘지 않았죠. 레딕이 빠진 후 시몬스의 가속력을 살려줄 수 있는 슈터 파트너가 없는 상황인 걸 감안하면 시몬스가 성장 중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랩터스의 수비가 정말 좋았던 것이 필리 속공 때 시몬스의 패스는 놓쳐도 시몬스의 돌파만은 막으려는 적극적인 범핑 수비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아캄이 속공 수비에서 특히 빛났는데, 범핑 수비로 시몬스의 돌파 길목을 점거하는 것도 인상적이었고, 결국 결정적인 스틸까지 해내는 데 성공했죠.
랩터스는 속공 수비 때 트랩도 잘 걸어서 시몬스가 돌파하다 막혀서 뒤쪽으로 패스할 때 턴 오버가 많이 나왔습니다. 뒤쪽으로 볼을 빼는 것은 시몬스의 속공 스타일은 아닌만큼, 근래 시몬스의 속공이 돌파로부터 시작한다는 걸 간파한 랩터스의 훌륭한 수비였다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시몬스의 속공 푸쉬는 나쁘지 않았고, 정면으로 뿌리는 패스는 여전히 훌륭했습니다. 시몬스를 위시한 속공 푸쉬와 슈터들의 3점이 없었다면 필리는 빨리 무너졌을 거에요.
시몬스의 하이스크린을 적극 활용한 투맨게임은 오늘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아쉬운 건 스크리너였던 엠비드의 팝아웃을 랩터스가 대놓고 버렸다는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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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크린을 이용한 시몬스의 멋진 돌파 장면인데요. 마크 가솔은 아예 엠비드를 버려 버립니다. 그만큼 오늘 엠비드의 슛감이 엉망이었던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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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시몬스의 돌파가 멋졌지만, 가솔은 여전히 엠비드를 버립니다. 문제는 이 다음 장면에 나오는 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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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가 계속 오른쪽 돌파를 성공시키니 아예 마크 가솔이 오른쪽을 점거해버립니다. 엠비드가 오른쪽으로 스크린을 걸어주는 데, 가솔이 있으니 시몬스가 왼쪽으로 갔죠. 왼쪽에는 시아캄이 있어서 돌파각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엠비드의 팝아웃이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 것이 결국 시몬스의 돌파도 막아버리고 만 것이죠.
아쉬운 건 시몬스의 점퍼 시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엠비드가 저기서 팝아웃만 하는 건 시몬스가 점퍼를 시도 안해서이죠. 시몬스가 저기서 점퍼를 날리고 엠비드가 롤링을 했다면 하이스크린 투맨 게임이 조금 더 다채롭게 이뤄질 수 있었을 겁니다.
엠비드의 팝아웃이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음은 자명하나, 시몬스의 점퍼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그래서 평소 시몬스의 투맨게임 파트너가 픽 앤 팝 머신인 호포드인 건데, 오늘 메인 파트너였던 엠비드는 팝아웃 위협이 안되어서 아쉬웠습니다.
- 마치며...
완패할 수밖에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엠비드의 부진이 모든 것을 망쳤고, 다른 선수들이 분전했지만 시몬스의 점퍼가 없는 한계와 같은 문제들로 인해 결국 엠비드의 부진을 극복하진 못했습니다.
시몬스는 오늘 7 턴 오버를 했음에도 적극적인 돌파 시도와 속공 푸쉬는 여전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허나 돌파가 막힐 때 다른 선택지가 패스 뿐이라는 문제가 오늘 7 턴 오버를 만든 것도 분명하죠.
역시 시몬스는 점퍼를 던져야 합니다. 이건 오늘 경기로 더욱 분명해진 것 같아요.
한편, 엠비드는 감량에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감량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다면 플옵에 맞춰서 서서히 몸무게를 증량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 같습니다.
팀 의료진이 엠비드의 증량을 결사반대하고 있고, 이는 무릎을 감안하면 당연하지만 엠비드가 지금과 같다면 필리는 힘들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오늘 완패가 다음 경기에선 전화위복이 되길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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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잘 읽고 갑니다^^ 팬심 담아서 시몬스가 게임당 야투 15개 이상 시도좀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