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 드래프트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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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21 14:36:02
정말 역대급 드랩이었습니다. 드랩 잠재력이 낮다 보니 이런 일도 벌어지네요. 20픽까지 그린룸 초청 선수가 7명이나 남았었고, 막 드래프트와 엄청나게 다른 순서로 드랩이 이어져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필리도 거기에 한 몫 했네요. 결과를 놓고 보면 필리는 마티쎄 타이불과 칼슨 에드워즈만 고려대상으로 놓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타이불 얻기 위한 픽업, 그리고 칼슨을 놓치자마자 34픽을 2라운드 픽 세 장으로 교환하는 두번의 트레이드를 단행했죠.
아마도 34픽에 칼슨이 남아있었다면, 칼슨을 뽑았을 것 같습니다(칼슨은 33픽으로 셀틱스 합류).
필리의 이번 드래프트를 정리해봤습니다. 이번 드래프트는 이미 필리에 있는 자이어-밀튼-볼든을 감안해 뽑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1. 20픽: 마티쎄 타이불
키: 6'5"
윙스팬: 7'0"
몸무게: 195 Ibs
무려 픽업을 해서 데려왔습니다(이건 예상치 못했습니다). 썬더(21픽)와 강하게 링크되던 선수라서 20픽으로 픽업을 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팀이 강하게 원했다는 반증이겠죠. 지명약속 예상이 이틀 전에 ESPN 쪽에서 나왔었는데, 필리 지명이 현실이 되었네요.
브랜던 클락과 그랜트 윌리암스가 남아있었음에도 24픽, 33픽을 보내면서까지 데려온 선수인데요. 개인적인 니즈는 클락과 윌리암스지만, 타이불도 충분히 스틸픽으로 평가받을만한 좋은 선수입니다.
다만, 33픽을 보냄으로써 칼슨 에드워즈를 결국 놓친 건 상당히 아쉽네요.
충격적인 점은 타이불은 필리와 워크아웃을 하지 않은 선수입니다. 워크아웃을 두 번이나 했던 그랜트 윌리암스가 미끄러지고, 케빈 포터 주니어-리틀이 남아있던 상황에서도 팀은 타이불을 뽑았네요.
나이는 22.3세로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즉전감으로 써야하는 선수인데 슈팅력이 아쉽습니다.^^
세간에 알려진 만큼 좋은 수비수라 평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필리에서는 좋은 수비수로 쓰일 수 있을 거에요.
개인적으로는 필리에 이미 자이어가 있고 상위픽에서 분명히 뽑힐 거라 봐서 크게 기대안한 선수였는데요. 필리의 수비 니즈에 완벽히 부합하는 선수라는 측면에서 충분히 좋은 선택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만큼 필리의 수비 문제를 보완하는 데 타이불은 적합한 선수입니다.
필리 수비에서 이번 시즌 드러났던 심각한 문제점이 두 가지 있었습니다.
1) 스위치 디펜스와 압박을 즐기는 팀임에도 코빙턴-샤리치 이탈 이후 수비 동선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고(틈이 자주 벌어져 공간을 허용한다는 점),
2) 엠비드 중심 드랍 백에서 가드들의 일선과 이선 사이 간격 조절이 잘 안되었다는 점
이었는데요. 이 문제들은 이번 플옵에서도 다시금 부각된 바 있습니다. 시즌 내내 코빙턴의 빈 자리가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고, 그 부분을 어찌 메우느냐가 필리가 가진 큰 숙제였죠.
그래서 타이불이 필리에는 스틸픽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불은 온볼 수비는 자이어만큼 못합니다. 온볼 수비만 놓고 보면 자이어가 월등히 잘합니다.
대신 타이불의 오프볼 수비는 훌륭합니다.
PAC-12 올해의 수비수였습니다. 위 하이라이트에서 드러나듯이 오프볼 수비에 강점이 있습니다. 대학 기록이,
9.1 득점(41.5% 야투율), 30.5% 3점 성공률(4.2개 시도), 85.1% 자유투 성공률, 3.1 리바운드, 2.1 어시스트, 2.3 블락, 3.5 스틸
이었는데요.
압도적인 블락과 스틸능력도 겸비한 훌륭한 오프볼 수비수입니다. 덥치고 동선 자르고 손질로 괴롭히고 더블팀 타이밍까지 잘 잡는 훌륭한 오프볼 수비수죠.
필리에 정말 필요한 유형의 수비수이며, 필리의 스위치 디펜스에 한줄기 빛이 될수 있는 수비수라는 점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선택입니다.
타이불 입장에서도 팀을 잘 만난 것이 수비에서 너무 많은 요구를 받았다면 망가질 수 있는 수비수입니다. 그래서 전 제한적인 수비 롤만 줄 필리가 타이불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팀이 될 것 같습니다.
로컬에서는 코빙턴과 비교하는 평가도 많은 데, 코빙턴에서 사이즈, 보드장악력, 대인방어를 빼면 얼추 비슷해 보이긴 합니다.^^
대인방어 아쉬운 코빙턴 가드 버전(좀 마이너스가 심하게 되는)으로 보셔도 무방하겠네요.
자이어와 함께 써도 무리없는 수비수라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위 샷차트에서 보시듯이 좋은 슈터는 아닙니다. 최소한 에니스처럼 코너 3점 지원 정도는 해줄 수 있어야 프로 수준에서 뛸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즉전감은 아니라 생각합니다. 다만, 최소 코너 3점만 가능한 수준이 되면 팀에 정말 큰 보탬이 될 겁니다. 대학기록에서 보이듯이 득점 가담이 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코너 3점이라도 장착해야만 중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에니스를 잡기 힘들어지는 상황 속에서 에니스 대체 자원으로써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이어-타이불 조합을 누가 생각했는 지 몰라도 정말 멋진 생각을 해낸 것 같습니다.
단순히 자이어와 비교하면 자이어가 공수 모두 타이불보다 좋은 선수이고, 수비도 자이어가 좀 많이 앞선다 봅니다. 잠재력은 크게 차이가 나구요.
또한 브라운 감독은 이미 자이어가 차기 시즌에는 중용될 거라 천명한 상황이라 자이어의 롤이 타이불에게 나뉘지는 않을 거에요. 대신 에니스의 자리를 메우는 데 있어 타이불의 쓰임새는 분명히 있을 겁니다.
특히 필리에 부족한 수비 유연함(필리 수비는 좀 경직되어 있어요)을 보태는 데는 큰 힘이 되어줄 겁니다. 좋은 선택을 했습니다.
그리고 타이불을 선택함으로써 에니스 재계약은 조금 더 멀어졌네요. 이 부분은 매우 아쉽습니다.
2. 54픽: 마리알 샤요크
키: 6'5.5"
윙스팬: 7'0.25"
몸무게: 196.8 Ibs
54픽으로는 졸업반인 무난한 슈터를 픽했습니다. 전학으로 인해 1년을 쉬면서 5학년이었던 선수입니다. 23살로 나이도 많은 편이구요.
졸업 시즌에,
18.7 득점(56.8% 야투율), 39.6% 3점 성공률(5.4개), 87.8% 자유투 성공률, 4.9 리바운드, 2.0 어시스트, 2.7 턴 오버
를 기록한 선수에요.
버지니아에서 Iowa State로 전학간 후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2라운드 픽으로 뽑히는 데 성공했네요. 주목받은 선수는 아니지만, 왼쪽 코너에 강점이 있었던 슈터였습니다.
필리와 이미 워크아웃을 치른 바 있으며, 이 때 멀티 포지셔닝 능력을 가진 슈터라는 평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워크아웃에서 당시 선수들 중에서도 손꼽히게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것이 필리에 선택받은 가장 큰 이유였을 겁니다.
실제로 필리 스카우터인 Vince Rozman이 워크아웃 이후 그의 수비력과 공격력이 훌륭히 개선되었다는 평을 하기도 했죠.
왼쪽 코너 3점에 강점이 있는 준수한 슈터입니다. 워크아웃 당시에는 풀업 점퍼도 구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다만, 오른쪽 스팟에는 약점이 있으므로 고른 위치에서 슈팅을 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샤요크는 필리와의 인터뷰 때 자신의 멀티 포지셔닝 능력을 어필하는 발언을 한 바 있으며, 필리 프랜차이즈의 위대함에 대해 감탄했다는 인터뷰를 했습니다.
필리와는 투웨이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입니다.
3. 그 외
1) 조나단 시몬스를 42픽과 함께 현금받고 위저즈로 트레이드했습니다. 캡 스페이스 확보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6밀 세이브).
자이어가 있는 데 타이불까지 픽한 상황이라 조나단 시몬스에겐 자리가 없었던 것도 주요 고려사항이었을 거에요.
2) 칼슨을 놓치자 마자 34픽을 트레이드했습니다.
34픽 <-> 57픽, 2020년 호크스 2라운드 픽, 2023년 호크스/호넷츠/넷츠 픽 중 가장 높은 순위 2라운드 픽
3) 57픽도 조단 본을 픽한 직후 트레이드했습니다.
57픽 조단 본 <-> 2밀 현금 , 2024년 히트 2라운드 픽
이로써 필리는 이번 트레이드를 마친 이후에도 2020년, 2023년, 2024년 3개의 2라운드 픽을 확보했습니다.
원하는 선수가 없을 때 즉시 트레이드로 에쎗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4. 총평
이번 드랩에서 브랜드 GM은 자신이 원한 선수를 놓치면 즉시 트레이드로 미래 픽을 확보했습니다. 뎁쓰가 얇다 평가받은 드랩에서 무리하지 않는 면모를 보여줬죠.
자이어-밀튼-볼든이라는 유망주를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이 선수들과 겹치는 선수들은 애초에 픽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보유한 유망주들을 믿는다는 것이겠죠. 결국, 브랜드는 이번 드랩에서 애초에 타이불과 에드워즈만을 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필리는 5개의 픽을 가지고 있었고, 이번 드랩에서 5개의 픽을 활용해 타이불, 샤요크, 3개의 2라운드 픽을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계획에 없던 선수를 픽하지 않고, 3개의 2라운드 픽을 다시 확보한 점은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2라운드 픽에서도 좋은 선수들이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1명 쯤은 미래가능성을 걸고 투자를 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정리하면, 타이불은 딱 에니스의 대체 자원으로 데려온 것 같습니다. 큰 기대하지 않고 에니스 대체 자원으로만 보면 매우 만족스럽네요. 코빙턴이 되기엔 부족함이 많은 선수이지만 가드버젼 마이너 코빙턴까지는 성장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칼슨을 놓친 게 참 아쉽습니다.
이리 된 이상 자이어-밀튼-볼든이 잘 성장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할 것 같네요.^^
이 게시물은 아스카님에 의해 2019-06-21 17:29:53에 '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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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밀튼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