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식서스 경기 감상 (18.11.30. vs WAS)
-워싱턴의 드와잇 하워드가 수술로 인해 결장하게 되었고, 토마스 브라이언트와 이안 마힌미가 돌아가면서 위저즈의 골밑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필리는 지난 시즌부터 상대적인 높이에 강점을 보이던 팀이죠. 결론적으로 팀 리바운드 58:42, 팀 오펜리바 17:8로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출장 12분만에 더블더블, 최종적으로 15리바(오펜리바 5개)을 기록한 엠비드를 제외하더라도, 무스칼라(오펜리바 3개)와 버틀러(오펜리바 4개)를 포함한 필리의 모든 선수들이 워싱턴의 취약한 리바운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한편, 공격 시의 워싱턴은 원맨 아이솔 혹은 한두번의 스크린 후 얼리 오펜스 등의 단순한 공격 패턴을 일관되게 가져갔고, 덕분에 필리는 대부분의 샷을 컨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존 월(야투 4-15) 옆에서 공간을 벌려주어야 할 우브레(야투 2-10)가 계속 좋지 않은 셀렉션을 강요당했고, 터프샷을 잘 꽂는 브래들리 빌(야투 6-13)은 전반에 파울 트러블로 많은 출장시간을 가져가지 못하며(19분)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컨테스트 당해 흔들리는 위저즈 주전들의 야투는 고스란히 필리의 수비 리바운드로 돌아갔으며, 이는 리바 후 업템포 게임을 즐기는 시몬스가 날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죠(13득점, 8리바운드, 10도움, 야투 5-5, 자유투 3-3!!!).
위와 같은 필리에게 유리한 여러 상황이 톱니바퀴처럼 맞아들어가며, 1쿼터에 상대를 19점을 묶은 이후(31득점) 한번도 리드를 내주지 않고 점수차를 벌려가, 3쿼터에 들어서는 거의 30점차로 앞서가 쿼터 종료 3분을 남기고 통가비지 게임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바로 지난 시즌에 워싱턴만 만나면 벌벌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고요.
-필리의 세컨 라인업(맥코넬-샤멧-코크마즈-무스칼라-암존슨)이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양새인데요. 개인적으로 펄츠를 대체하고 있는 맥코넬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크린을 타고 미드레인지를 요리조리 누비다가 갑자기 솟아올라 던지는 숏점퍼가 백발백중인데, 관객 입장에서는 아 이때쯤 던지겠구나 대충 예상이 갈 정도로 정직하지만 수비수 입장에서는 알고도 계속 당할 정도로 위력적입니다. 노마크 상황에서는 충분히 위협적인 코너 3점도 갖추고 있고, 시몬스와는 지난 시즌부터 합을 맞춰와서 그런지 둘 다 슈팅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죠(오늘도 속공 상황에서 멋진 노룩 패스로 시몬스의 덩크를 도왔죠!). 수비와 허슬이야 원래 장점이던 선수고요.
코크마즈의 성장 역시 눈에 띕니다. 수비에서의 약점은 여전하지만, 팀 수비로 어느정도 가릴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 같고요. 공격에서는 단순 슈터의 롤을 넘어서, 장신 볼 핸들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확한 슈팅을 미끼로 타이밍을 뺏고 들어가는 돌파, 그리고 이후 플로터나 림어택을 더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 수비수의 컨택에 익숙해진 모습입니다. 3점 외에 돌파 옵션이 추가되니, 원래 좋았던 빈 동료 찾아주는 시야도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고요. 잘만 키우면 주요 벤치 득점원 정도는 꿰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장기회 때문에 팀에 트레이드 요구까지 했지만, 버틀러 트레이드 이후로는 꽤나 기회도 받고 있으니 좀 더 두고봤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스칼라(경기장에서 이 친구가 활약하면 관객들이 무-스 하고 외치는게 재밌더군요) 역시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을 거의 마친 듯 합니다. 4-5번을 왔다갔다하는 스트레치 빅맨 롤인데, 작년 일야소바에 비하면 노련함은 좀 떨어지는 대신 기동성이나 운동능력은 더 좋아서 멋진 블록이나 돌파(후 파울겟) 장면을 많이 만들어냅니다. 오펜 리바에 대한 적극성도 돋보이고요. 이 친구가 잘해주는 바람에 암존슨의 출장 시간이 팍 줄어서 보기가 어려울 정도에요. 다만 지난 시즌에 비해 3점 성공률이 소폭 하락한 모습인데(37.1%->33.8%, 커리어 평균 37.1%), 애틀에 있을 때와는 롤이 달라져 3점 시도가 증가(3.2개->4.4개)한 영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식서스에서 가장 노마크 3점 찬스가 많이 나는 선수 중 한명이니만큼, 조금만 더 분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오늘 4쿼터 통가비지 시간을 틈타, 이번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4픽으로 뽑혔던 셰이크 밀튼이 데뷔 경기를 가졌습니다. 11분을 뛰면서 야투 2-4(3점 1-2), 2도움, 1스틸, 1블록, 1파울을 기록했는데요. 어차피 가비지때 나온 기록이라 큰 의미는 없겠지만, 언뜻 보여주는 슈팅 스트로크나 돌파 능력 등은 괜찮아 보였습니다. 특히 수비 쪽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이어서, 좀 더 기회를 준다면 정규 로테이션 한자리에 포함시킬 수도 있어 보입니다. 다만 아직 프레임이 너무 얇더군요.
밀튼에게는 오늘이 경사스러운 날이었겠지만, 펄츠에게는 별로 기분 좋지 않은 소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펄츠가 있었기에, 시몬스-펄츠-레딕-샤멧(+버틀러)으로 필리의 가드진 로테이션이 돌아가고 있었고, 맥코넬마저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죠. 하지만 펄츠가 부상 회복 문제로 팀에서 장기 이탈해있는 지금, 맥코넬은 연일 활약을 펼치고 있고, 팀은 투웨이 가드 신인을 가비지 시간에 데뷔시켰습니다. 밀튼은 장기적으로는 펄츠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단기적으로는 펄츠를 골자로 한 트레이드 루머에 함께 묶여있는 자원이기도 하죠. 아무튼 현재 여러 상황이 펄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펄츠가 조만간 센세이셔널한 복귀전을 치르지 못한다면, 이번 시즌 내로 트레이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10경기 8승 2패로, 좋은 기세를 이어가고 있는 식서스입니다. 다만 여기에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편했던 일정이 한몫 했다는 생각입니다. 최근 6경기가 순서대로 피닉스(홈), 뉴올(홈), 클블(홈), 브루클린(원정), 뉴욕(홈), 워싱턴(홈) 으로 원정 경기가 한번 밖에 없었고(이번 시즌 현재까지 필리의 홈경기 기록은 12승 1패입니다), 백투백은 한번도 없었으며, 상대한 팀들도 5할 승률 이상은 뉴올 뿐이었죠. 결국 클블전 패배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를 거뒀고요.
하지만 이제 다시 당분간 힘든 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틀 뒤 멤피스(홈), 5일 뒤엔 토론토(원정)이고, 그 뒤로는 디트로이트와 원정-홈을 오가는 2연전이 이어집니다. 버틀러 트레이드 이후 뉴 필리의 첫번째 시험무대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는 4경기인데요. 개인적으로는 2승 2패 정도만 거둬도 성공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우선은 콘리와 맠가가 버티는 멤피스가 첫 상대네요. 마크 가솔만 만나면 엠비드가 헤맸던 기억이 있는데, 불리볼 모드의 엠비드가 맠가를 상대로 얼마나 해줄지 궁금하네요. 아무쪼록 언제나 그렇듯,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좋은 경기력을 계속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수비력이라면 토론토를 제외하고 왠만한 팀들과는 다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