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워지는 연애
세상에 이런 말이 있죠
남 연애는 그렇게 쉽고 간단명료한데 자신의 연애는 어렵다고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나름대로 심리공부를 했어서 사람 심리에 대해서 잘 알고 그렇기에 인간관계에서 유식한 척 뽐냈던 지난 세월이 무색할만큼 답답해지는 요즘입니다.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며 크고작은 갈등이 있어왔습니다. 이건 다들 그러는거니까 별다를 게 없죠. 문제는 여자친구가 마음의 감기가 있습니다. 으레 지나가듯 약한 고뿔이면 좋은데, 그렇지가 못해요. 심한 독감이에요. 혼자 서울에 올라와서 산 지 3달인데 너무 외로워합니다. 외로움의 정도를 측정한다는 게 웃기지만, 밤에 잠을 못자고 술에 많이 의지합니다. 고향에선 나름 대가족의 막내인지라 예쁨받으며 살아왔고, 나이차이 많이나는 결혼한 언니오빠가 아이를 낳고 함께 고향집에서 지내온지라 더 가족의 사랑?과 가족분위기?를 그리워합니다.
처음 연애할 때야 찾아가서 같이 밤을 보내고 출근하고 했습니다만,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 나이를 떠나 분명 눈치가 보이고 신경쓰일 수 밖에 없는 부분이죠. 게다가 라이프 싸이클도 매일 술을 함께하고 1주일에 5일이상을 보니 흔들립니다. 자려고 누웠다가 위험한 말을 하는 통에 차몰고 찾아간 적도 너댓번 되구요. 그렇게하면 몇일은 달랠 수 있으나 또 다시 인간 본연의 외로움을 참 많이 겪는 친구로 되돌아옵니다. 문제는 술을 마시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마음에도 없는 상처주는 말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트집을 잡는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곤 채 몇시간도 안되서 다시 풀어집니다. 혼자 풀어져요. 안그래도 정신과를 다녀왔지만 제가 옆에서 힘이 되주고 같이 있어주는 거 말곤 의지할 곳이 없는 친구입니다.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마음먹은 게 이 친구가 처음인데, 그 이후 이친구가 아파하는 걸 보며 빨리 결혼해서 그걸 내가 감싸주고 싶단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선 불안감이 엄습해옵니다. 이걸 무시해왔었는데 지금은 점점 커졌고, 내가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이 친구에게 못가주면 얘가 외로움에 다른 이성을 만난다는가 식의 돌발행동을 하지 않을 지 걱정도 되고 이렇습니다. 그럴수록 이 친구와의 결혼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해지구요. 마음이 아픈 사람인지라 내가 이러면 안되는 거 같은데, 평범하게 월~금 9to6로 직장다니는 제가 이 친구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엔 제약이 많은 것도 사실이구요.
사람을 만난다는 것 그리고 인연이 이어진다는 것 정말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합니다. 운빨(?)도 엄청 필요하구요. 처음엔 당차고 씩씩한 모습에 반했는데 이 사람이 이런 힘든 게 있다는 건 상상도 못했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날수록 저도 사람인지라 힘들어지는 거 같습니다. 어떤 조언을 바란다기 보단 내면의 스트레스가 점점 커지고 이 친구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다보니 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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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