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분석2
시즌 전에는 클리퍼스랑 피닉스/댈러스 위주로 보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보스턴 경기를 가장 많이 보고 있네요. 이전에 3경기 정도 보고 분석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 글의 연장이기도 하고 전반기도 끝난 만큼 정리하는 차원에서 간단하게 적어보겠습니다.
-공격
보스턴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양의 3점을 시도하는 팀입니다. 그리고 성공률은 38%로 전체 5위이죠.
고품질의 3점을 양산하는 팀이라는 건데, 과거 모리볼을 지향하던 팀들에겐 꿈과 같은 기록입니다.
덕분에 오펜시브 레이팅은 어느 사이트에 가도 전체 1위를 기록 중이고, 정규 시즌 압도적인 성적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습니다. 지난 오프 시즌 크리스텝스 포르징기스와 즈루 할러데이를 영입하면서 조 마줄라의 시스템이 만개하고 있죠.
마줄라는 리드 앤 리액트 오펜스를 기반으로 삼는 감독입니다. 핸들러의 움직임에 맞춰서 나머지 선수들이 반응하는 시스템이죠.
볼을 지닌 선수가 액션을 취하면 오프볼인 선수들은 그에 맞춰서 공간을 확보하고 갭을 생성하며 빈 곳을 채우고 패스할 수 있는 위치로 이동합니다. 볼을 들고 있지 않은 선수들이 모션 오펜스만큼 능동적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 NBA를 상징하는 헬리오센트릭 오펜스처럼 타성적이지도 않습니다.
상시 플로어 밸런스를 유지하고 공간을 확보하는 움직임이 다른 팀들에 비해서 우월한데, 여기엔 7-2에 달하는 사이즈로 3점을 쏘고 클로즈아웃을 어택할 수 있는 포르징기스의 존재가 정말 중요합니다.
롭 쓰렛이자 퍼리미터 쓰렛이고 온볼로 매치업 헌팅도 가능한 자원이죠.
게다가 핀치 포스트 액션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존 디펜스나 압박 수비에 대응해서 트라이앵글을 만들 때 하이포스트로 이동해 위협을 줄 수 있는 선수기도 합니다.
보스턴 최고의 선수는 제이슨 테이텀이지만 전력적인 가치로는 포르징기스가 못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죠. 지난 시즌 보스턴과 가장 큰 차이를 만든 선수임에는 자명합니다.
추가로 지난 시즌은 리드앤리액트 기반에 퀵 히터를 섞어주는 식이었고, 여기서 제일런 브라운이 주포로 활용됐는데 효율이 좋지 않았습니다. 올 시즌은 브라운의 퀵 히팅을 줄이고 사이드 라인을 타고 볼 푸쉬하는 역할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수비
수비에 대해선 존 디펜스만 짧게 다뤄볼게요.
보스턴은 존 디펜스 빈도가 높은 팀은 아닙니다. 그런데 특정 팀 상대로는 자주 섞어 쓰기도 합니다.
인디애나 전이 유명하고, 그 뒤에 치러진 토론토 전에선 매우 높은 빈도로 사용하기도 했죠.
최근 마이애미 전에서는 경기 시작부터 존 디펜스를 사용하기도 했고요.
2-1-2 존인데 데릭 화이트가 중심에서 활발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 3-2 드롭 존으로 유명한 포인트 존 디펜스와 마이애미의 2-3 존 변형인 1-1-2-1 / 1-3-1 존 콘셉을 섞은 게 아닐까 추측합니다. 히트는 2-1-2 존을 써서 센터를 가드가 막는 장면도 꽤 나오죠.
중앙 자리에 즈루 할러데이나 데릭 화이트, 테이텀 등이 주로 서는데 포인트 드롭존에서 슬라이더 역할이랑 흡사합니다.
볼을 가진 선수를 앞선 수비수가 압박하면 아래로 내려와서(슬라이드 다운) 돌파 루트 견제, 커터 방어 등을 하고요. 하이포스트 디나이나 코너에 있는 선수가 클로즈아웃하면 포스트로 내려가서 빅맨을 디나이하기도 합니다. 픽앤롤이나 볼 사이드 오버로딩을 할 땐 숫자를 채워주기 위해서 이동하는 등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존 디펜스의 사각지대를 채워주는 식이죠.
로테이션이 굉장히 복잡해서 본인들이 꼬이는 모습도 종종 나오지만 변칙적인 수비인 만큼 상대가 당황하는 모습도 나옵니다. 더욱 다듬어진다면 플레이오프에서 유용한 전략적 카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