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드래프트 가드외 유망주들 초반 감상평
내년 드래프트는 로터리권에 가드(혹은 핸들러) 유망주들이 정말 많습니다. Positive님이 올려주신 ESPN 빅보드 관련 글에서도 잘 드러나는데요.
벌써 리빌딩 3년차에 접어든 올해까지도 극심한 윙플레이어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응원팀 사정도 그렇고, 로터리권에 너무 가드들이 많기도 해서 이 선수들 외의 경기를 2~3경기 정도 찾아보고 느낀 점들을 적어봤습니다(참고 사항으로 이름 옆에 ESPN이랑 조나단 와서맨의 블리쳐리포트 빅보드 순위도 같이 적어놓았습니다). 한명 빼면 다 신입생이기도 하고 앞으로 시즌 진행하면서 발전/퇴보할 부분들도 분명 있을 거기에 첫 인상 잡는 용도라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맥대니얼스와 토핀의 기록은 오늘 경기 제외 기록입니다. 대학 기록 쪽은 레퍼런스 업데이트가 늦네요.
1. 제이든 맥대니얼스 6'9" SF,PF / 워싱턴 / ESPN 9픽 BR 14픽
- 평균 14.7점 2점 성공률 45.2% 3점 성공률 30.8% 5.3리바 2.6어시
아마도 이번 드래프트 윙플레이어 중 현재로서는 온볼 플레이로 뽑아낼 수 있는 공격 옵션이 가장 많은 선수일 겁니다. 아이솔, 픽앤롤 등등 온볼 상태에서 돌파를 하든 풀업을 쏘든 패스를 하든 이런 자체 공격들을 첫 경기부터 보여주었는데요.
▲ 위의 링크글에서도 썼듯이 돌파 때 저돌적으로 들이대는 건 괜찮게 생각하지만, 가녀린 몸(신장 6'10" 이상인데 몸무게는 겨우 200파운드가량)이 공수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경우들이 꽤 많습니다. 공격에서 스윙맨 역할을 하고 수비에서는 4번의 높이까지 커버할 수 있다고 ‘이론상으로는’ 말할 수 있지만, 근력을 붙일 수 있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사이즈에 비하면 괜찮은 드리블 실력이지만 기본적으로 높고 스텝도 약간 끌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슈팅을 보면 슛터치도 괜찮고 8할에 가까운 자유투 성공률을 보면 현재 3할이 간신히 넘는 3점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은데, 다만 기본적으로 슛 궤적 자체가 좀 짧게 나가기도 하고 릴리즈포인트 자체가 낮아서 높은 신장의 이점을 살리는 느낌은 아닙니다. 오프볼에서 컬 동선 타고 오프스크린 슈팅을 가져가는 건 어느 정도 되는 건 긍정적인 부분이고요.
수비는 소속팀이 존 디펜스를 베이스로 가져가는 워싱턴이라 평가하기가 좀 곤란하긴 한데, 일단 수비 태도만큼은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패스를 차단하려고 노력하고 또 골밑이 뚫렸을 때 가끔 헬프 블락도 들어가 줍니다. 프로에서의 수비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퍼리미터 수비를 보거나 아니면 뒷선에서 빅맨의 포스트업을 일대일로 막는 걸 좀 더 봐야겠다 싶은데, 워싱턴이 프로 방식의 수비를 쓰는 경우도 종종 나오니 앞으로도 계속 보고자 합니다.
2. 오비 토핀 6'9" PF / 데이튼 / ESPN 13픽 BR 13픽
- 평균 22.1점 2점 성공률 75% 3점 성공률 42.9% 8.6리바 1.6블락
마우이 초청 대회에서 득점력을 폭발시키며 ESPN 빅보드에서 13픽 자리까지 오른 빅맨입니다. 대학에서는 팀 사정상 센터 역할도 보지만 신장이 6’9”로 큰 게 아니라서 프로 오면 4번이 맞는 자리가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속공 때 잘 달리고 있고 공간 있을 때 나오는 점프 폭발력도 괜찮고요. 포스트업 공격이 꽤나 날카로운데, 이때 자기 득점도 잘 올리지만 더블팀이 붙을 때 패스 빼주는 판단이 괜찮습니다. 골밑에서 말고 3점 라인에서도 패스를 잘 스윙하는 편이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yw-FZ-rvuI4
▼ 스크린을 단단히 걸기 보다는 슬립성이 많고, 생각보다는 픽앤롤에서 스크린 걸고 림대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 건 아닌데, 어쨌든 이 과정에서 림대쉬랑 픽앤팝이 가능합니다.
자유투가 76.5%로 1학년 때보다 오르기도 했고 현재 성공률도 괜찮지만, 슈팅 궤적 자체가 일정치 않고 직접 경기를 보면 에어볼도 꽤 나오는 등 기복이 있는 편입니다. 혼자서 드리블치면서 스텝백3 같은 묘기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무빙 슈터 느낌이라기보다는 슈팅 전에 발을 맞출 필요가 있는 선수고요. 프로오면 스트레치4로 써야 할 것 같은데, 만약에 여기서 온볼 돌파가 더 추가된다면 3번 느낌도 날 텐데 아직 이 부분이 안정적인 건 아닙니다.
▼ 페이크 핸드오프하면서 상대 속이고 들어가는 돌파 센스 자체는 살아있지만, 3점 라인에서부터 들어갈 때 보면 스텝도 시원스럽지가 못하고 자기 혼자 꼬일 때도 있습니다.
어쨌든 대학 레벨에서는 뛰어난 공격 생산성을 뽑아내주고 있는 선수인데, 수비는 대학에서도 좀 아쉬운 편입니다. 골밑에서 한정적인 영역주고 그 범위 내에서 막으라고 하면 블락도 꽤 기록할 선수지만, 기본적으로 자기 마크맨 이외의 선수를 포착하고 헬프 블락 들어가는 타입은 아닌데요. 또 퍼리미터 돌파 수비가 되어야 3번과 4번으로 섞어 쓰면서 범용성이 높아질 텐데, 이 부분도 많이 나온 건 아니라지만 온볼 돌파를 상대할 때 힙턴이랑 가로스텝이 잘 못 따라가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팔도 길고 적당한 기동력에 높이까지 있기 때문에 공간 점유해주는 수비수로 쓰이면 가치가 괜찮을 것 같은 선수인데, 아직까지 대학에서 그런 걸 기대할만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3. 아이작 오코로 6'6" SF / 어번 / ESPN 15픽 BR 9픽
- 평균 13.3점 2점 성공률 72% 3점 성공률 21.4% 4.3리바 1.7어시
어깨 프레임도 넓고 발달된 상체 근육이 상당히 탄탄해 보이는 선수로서 신장이 6’6”으로 포워드중에서 막 큰 건 아니지만 프로와서 얼추 4번까지 막을 수 있는 콤보포워드 느낌의 선수로 생각하고 있는 선수입니다. 오픈스페이스에서 운동 능력 발현이나 밀고 들어가는 힘 둘 다 괜찮고 경기에서 보여주는 에너지도 상당한 선수인데요.
▼ 하프코트에서 돌파 들어갈 때 3점 라인에서부터 림까지 잘 들어간 경우도 있었지만, 드리블 치는 중에 게더를 빨리하면서 공을 일찍 잡는 습성 때문에 마무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런 성향의 선수라면 차라리 돌파 거리를 좁혀주었을 때 괜찮은 활약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특히 이번 시즌 3번째 경기에서 그런 모습이 나왔습니다.
▲ 자유투 라인 부근에서부터 돌파 들어가게 하는 것이 본인 돌파는 물론 패스까지 모양새가 괜찮았습니다. 다만 이건 상대가 존디펜스를 쓸 때 나온 장면들이기도 하고, 또 이후 제가 본 2개 경기들에서는 이런 장면들이 나오진 않았고요.
현재로서는 공격에서 온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가 않기 때문에 속공 피니셔 역할 이외에는 스팟업 3점 넣어주면서 클로즈아웃 공략한 돌파를 섞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거의 첫 출발이 되어야 하는 3점 자체(3점 성공률 21%)가 잘 안 들어가는 건 아쉬운 부분입니다. 자유투 성공률도 54.5%로 엉망이라 성장 곡선 자체를 좀 장기적으로 보고 뽑아야 할 선수가 아닐까 싶고요.
수비는 신입생답게 오프볼 컷인을 놓친다든지 아니면 퍼리미터에서의 일대일 돌파에 뚫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특유의 피지컬을 잘 이용하면서 괜찮게 막는 모습이었습니다. 공간 인지 능력이나 반응 속도도 괜찮아보여서 수비 시스템 탄탄한 팀에서 데려가 장기적으로 키우면 특히 수비쪽에서 아주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4. 조쉬 그린 6'6" SG,SF / 애리조나 / ESPN 16픽 BR 16픽
- 평균 13점 2점 성공률 46.8% 3점 성공률 37.9% 2.8어시 1.7스틸
https://www.youtube.com/watch?v=r4OshOSkuCY
또 다른 로터리 후보인 니코 매니언과 백코트 파트너를 이루는 선수입니다. 지난 4월에 조쉬 그린의 맥도날드 경기를 보고 필라가 드래프트한 TLC 생각이 난다고 하면서 ‘속공 피니셔 역할하면서 하프코트에서는 3점&클로즈아웃 공략한 직선 돌파와 더불어 간간이 패스 플레이까지 수행할 선수’라고 적었었는데요. 일단 사이즈가 6’6”로 슈팅가드 평균보다 크고 운동 능력도 오픈 스페이스에서는 상당히 괜찮기 때문에 속공 피니셔 역할은 잘해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하프코트 역량일 텐데요.
3점이 가장 중요하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하는 부분인데,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최근 경기에서 3점을 몰아넣으며 성공률도 괜찮게 맞췄습니다. 지난번에 지적했던 팔꿈치가 대놓고 벌어지는 폼도 많이 나아진 것 같고요. 움직이면서 스크린 타고 공 받으면 곧바로 슈팅 올라가는 오프스크린 슈터라기보다는 제자리에서 공 받고 쏘는 스팟업 3점 슈터쪽이지만, 이렇게나마 꾸준히 3점을 넣어주는 게 중요하겠고요.
3점이 잘 들어가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클로즈아웃을 공략하여 들어갈 돌파 기회도 늘어날 겁니다. 그런데 조쉬 그린은 현재까지 이 부분이 잘 안 됩니다. 속공 때 나는 쉬운 찬스들을 생각해보면 2점 성공률이 당연히 5할이 넘어야하는데, 클로즈아웃 돌파를 포함해서 생각보다 림끝까지 밀고 들어가는 돌파 빈도도 작고 성공률도 별로네요. 이때 러너를 쏠 수 있다는 건 좋지만 림끝까지 잘 못 들어가고 차징도 꽤 많이 나옵니다. 물론 소속팀 자체의 스페이싱이 좋지 못하다는 문제점도 있지만, 효율적인 돌파를 못 들어가고 성공률이 별로인 원드리블 풀업 비중이 꽤 커서 전체 효율을 해치고 있습니다. 기대했던 거보다 온볼 공격 비중이 낮은데, 기본적인 패스든 종종 돌파 들어가서 빼주는 패스든 패스 길 보는 눈은 또 괜찮고요.
수비는 스크린에 맥없이 걸리거나 퍼리미터에서 뚫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꽤 열심히 하고 상대 돌파에 맞추어 미끄러지는 스텝도 준수합니다. 코너쪽에 있을 때 돌파 들어오는 거 보고 디그 시도도 열심히 하는 등 적극적이고요.
글을 마무리하며
굳이 포지션 분류를 하자면 2번부터 4번에 걸쳐있는 유형의 선수들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쓰냐에 따라 윙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 선수들을 다뤄봤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리그에서 뛰고 있는 로터리 후보 데니 아브디야도 이 범위에 들어가는 선수인데, 기본적으로 프로에서 제공 받는 출전 시간이 너무 적어서 좀 더 보고나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U20 대회를 보고 글을 쓰기도 했고 제가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지만, 3점 성공률을 맞추는 것부터 해서 어쨌든 기본적인 스탯은 쌓아야 지금처럼 안정적인 탑텐급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고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글 항상 감사합니다!
아브디야는 프레스티도 관심있어하는 유망주라 들었는데, nba 선수와 비교해보면 누구와 가장 플레이가 비슷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