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포드가 말하는 컴패리즌과 시카고 루키 웬카쥬
매년 드래프트되어 리그에 입성하는 루키들한테는 피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그 선수의 컴패리즌인데요. 새로 들어올 신인 선수의 플레이를 분석하여 앞서 리그에서 뛰었던 선배 선수 중 비슷한 선수를 컴패리즌으로 제시하는 것은 연례행사입니다. 며칠 전 커리 는 트레 영 과의 비교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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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보스턴 vs 시카고 경기가 열렸던 날 시카고로 왔던 알 호포드 도 이에 대해 말을 꺼냈었는데요. 컴패리즌이나 루키 웬델 카터 쥬니어(이하 웬카쥬)에 대한 인터뷰를 번역해봤습니다. 또한 인터뷰 뒤에 웬카쥬에 대한 제 생각도 추가해봤습니다.
문답중 생략된 부분이 존재하고, 의역 및 오역 다수 존재할 수 있다는점 미리 양해의 말씀 드립니다.
The Athletic과 진행한 알 호포드의 인터뷰
기자의 질문은 Q, 호포드의 답변은 A입니다.
Q. 선수 컴패리즌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저는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정말 다양한 부분에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팬들이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끼리 비교하면서 즐기는 것도 이해합니다.
Q. 대다수 선수들은 정말 대단한 선수와 엮인다하더라도 선후배 선수들끼리 비교당하는 것을 싫어하던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음 그건 우리 선수들이 스스로에 대해서 갖는 이미지와 팬들이 인식하고 기대하는 모습이 때때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가끔씩 저를 어떤 특정 유형의 선수로 분류하던데요. 전 사실 그 유형과는 다른 플레이도 보여줄 수 있고, 또 제 자신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하고요. 이렇게 선수 본인과 외부의 관점이 불일치하는 경우가 존재하기에 선수들이 비교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요.
Q. 호포드 당신이 막 데뷔했을 때 컴패리즌으로 가장 많이 제시된 선수는 누구고, 또 그 컴패리즌이 얼마나 정확했다고 생각하나요?
A. 저기 솔직히 말하면 사람들이 저를 얼마나 많은 선배 선수들과 비교했는지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가끔은 제 컴패리즌으로 팀 던컨 이 언급되기는 했는데 (웃음) 이건 저한테는 굉장히 영예로운 비교였죠. 던컨은 모든 부분에 있어 압도적인 선수였기에 제 컴패리즌이 던컨이라는 것은 굉장히 후한 평가였습니다. 실제로는 던컨에 비하면 저는 모든 부분에서 약간씩만 특출난 정도였다고 봅니다.
Q. 호포드 당신이 보기에 본인과 웬카쥬의 게임에 어떤 유사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나요?
A. 그거 아세요? 전 정말로 웬카쥬랑 제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잠재력을 가졌음에도 그는 지금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데, 예를 들면 3점을 쏠 수 있죠. 저때는 리그에 막 들어온 빅맨 루키가 3점슛을 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어요. 수비에서의 존재감도 대단하고요. 미드레인지 점퍼도 넣을 수 있고, 포스트에서의 감각도 굉장히 좋습니다. 플레이가 굉장히 침착하면서도 영리하죠. 이렇게 저랑 비슷한 면들이 꽤 있습니다. 또 예전에 제가 루키였을 때보다 지금의 웬카쥬가 더 숙련된 플레이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웬카쥬와 호포드의 루키 시즌 기록 출처 : 레퍼런스
Q. 그렇다는 이야기는 호포드 당신이 본 선수들중에서 웬카쥬가 본인과 가장 비슷한 선수라는건가요?
A. (잠깐 말을 멈추며) 음, 그런 것 같네요. 제 말은 컴패리즌을 떠나서 일단 웬카쥬는 웬카쥬 그 자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렇지만 유사점들을 생각해봤을 때, 웬카쥬가 저랑 가장 비슷한 선수는 맞는 것 같아요.
Q. 호포드 당신과 웬카쥬 모두 좋은 패서인데요. 이런 패싱 능력은 배우고 익힌 결과일까요, 아니면 타고난 것일까요?
A. 시즌 치루면서 계속 배워야 되는 것은 맞습니다. 전 2가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요. 일단 코트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나 감각이 중요하고요. 또 계속해서 여러 가지를 배워나가야 되고요. 저는 제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줄곧 농구 경기에 대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웬카쥬 또한 게임에 대한 이해가 충만합니다. 웬카쥬는 계속 배우면서 패싱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아요.
Q. 19살짜리 루키가 수비에서의 위치 잡기나 로테이션에 대해서 상당한 이해도를 갖고 있는 것은 얼마나 드문 일인가요?
A. 어린 선수가 그런 것들을 이해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죠. 처음 프로 경기에 들어서면 경기가 굉장히 빠르게 진행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저같은 경우는 루키 시절부터 임팩트 있는 수비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대학에 더 머무르는 것을 필요로 했습니다. 웬카쥬는 대학을 1년만 다니고 리그에 입성했지만, 경기에서 핵심적인 것들을 놓치지 않으면서 영향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네요.
Q. 현 리그에서 빅맨들의 게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나고 생각하나요?
A. 저는 지금 빅맨들 또한 요새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포지션리스(positionless) 게임' 과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고 있다고 봅니다. 쿤보 같이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하는 빅맨들도 더 자주 볼 것 같고요. 마치 슈팅가드처럼 슛을 던지는 브룩 로페즈 같은 선수들도 있고요. 앞으로는 단지 키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그 선수가 꼭 파워포워드나 센터 롤을 해야된다는 인식이 흐려질 것 같습니다. 이제는 빅맨들도 다른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역할들을 다양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인터뷰에 대한 생각
리그 입성 전 비슷한 신체 스펙이나 높은 BQ라는 공통점 때문에 웬카쥬의 컴패리즌으로는 호포드가 자주 거론되곤 했습니다. 웬카쥬 본인도 자신이 따라할, 혹은 따라하고 싶은 선수는 바로 호포드라고 말했었는데요. 일반적으로 루키에 대해서 나쁜 말을 하지 않고 칭찬만 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그럼에도 웬카쥬의 컴패리즌으로 자주 제시되던 호포드가 직접 웬카쥬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인터뷰는 여기까지고, 아래부터는 웬카쥬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웬카쥬가 보여준 모습에 대한 생각
호포드가 위 인터뷰에서 웬카쥬의 3점 능력을 언급했지만, 경기당 1개가 채 안 되는 시도수에 성공률도 20%로 상당히 낮기에 3점 능력에 대해서는 ‘시도는 가능하다’ 이상의 의미 부여는 힘들다고 봅니다(다만 자유투 성공률 80%에 미드레인지 거리 성공률 37.3%으로 슈팅력이 괜찮은 편이라 3점 장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골밑 받아먹기나 우겨넣기가 불안하지만 공격 때 시야도 괜찮고 포스트 기술은 상당히 좋은데요.
제가 이번 글에서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수비입니다. 사실 시카고의 팀수비는 리그 최하위권(공홈 디펜시브 레이팅 23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빅맨이 큰 수비 영향력을 갖는다는 점 을 감안한다면 주전 센터인 웬카쥬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만 인상적인 모습들과 더불어 리그 진입 전 지적받았던 분야에서 예상보다 좋은 모습들을 제시하면서 글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리그에 입성하기전 웬카쥬에 대한 가장 큰 의문점은 수비에서 기동력 이 있느냐 여부였습니다.
▲ 위 장면에서 웬카쥬는 상대 픽앤롤 상황에서 1. 섹스턴의 돌파 경로를 막고 2. 롤맨인 트탐이 골밑으로 진입하는 것을 블락 으로 막아냅니다.
▲ 위 장면에서는 돌파하는 가드를 끝까지 따라가면서 상대 레이업을 견제하고, 패스 각까지 좁히려는 움직임은 결국 코너에 있던 동료 아치디아카노의 디플렉션을 만들어냅니다.
위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상대를 따라가기 전에 스크린을 건 인디애나 터너를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부분 입니다. 경기 중에 나오는 제스처를 보다보면 루키임에도 팀 디펜스에 대한 이해가 엿보이는데요.
▼ 골밑에서도 이해도를 바탕으로 좋은 헬프 수비 감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래와 같이 빅맨 파트너인 마카넨이 수비에서 헤맬 때 도와주면서 드래프트 당시에 기대했던 부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위 움짤에서 블락말고 재밌는 부분은 본인 마크맨인 트탐쪽으로 한번 가면서 견제하다가 헬프 블락을 간다는 점 입니다. 무작정 블락을 노리는 와중에 정작 본인 마크맨을 놓치는 실수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은 팬으로서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웬카쥬는 현재 경기당 블락 갯수 1.5개로 리그 전체에서 15위에 위치해있습니다.
vs 오클라호마 경기 4쿼터에 웨스트브룩의 덩크를 막아내기도 하는등 1선에서 뚫려도 골밑에서 꽤나 잘 막아주고 있습니다.
https://twitter.com/NBCSBulls/status/1071241774545412096
박스아웃 도 경기당 5.9개로 루키 선수들 중에는 1위이며, 블락이나 스틸같이 스탯으로 드러나는 부분들 이외에서도 궂은 일을 열심히 해주고 있습니다(리바운드 는 7.1개로 루키 중 에이튼에 이은 2위).
수비에서 미진한 부분은 일단 루키들이 흔히 하는 실수들, 즉 슛페이크에 속거나 아니면 파울 트러블에 일찍 걸리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그것 외에는 헬프 수비 갈 타이밍 자체는 인식한 것 같으나, 속도가 안 되서 상대에게 쉽게 골을 허용하는 장면들이 몇몇 있었습니다. 또 아직까지는 힘을 싣는 타이밍을 잘 못 맞추는 것인지, 아니면 몸이 완성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상대 빅맨 상대로 너무 쉽게 밀리는데요.
▼ 칸터가 원체 포스트업 달인이라지만, 웬카쥬가 너무 쉽게 밀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결국 파울을 내주고 마는데요. 두 번째 움짤에서도 본레를 상대로 블락을 기록하기는하나, 처음 충돌 때 팍 밀리는 것 이 보이실 겁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 여러 가지로 고쳐야할 부분들이 많지만, 루키인만큼 응원하면서 천천히 지켜보고자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비 중심으로 다루었는데, 웬카쥬의 공격은 다음에 시카고의 공격을 살펴보며 선수들 개개인을 평가해볼 때 좀 더 자세하게 다루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리그에서 가장 과소평가 받는 빅맨이 호포드라고 생각합니다. 웬카쥬가 운동능력이 있는 호포드로만 성장해 준다면 올스타 빅맨으로 충분히 훌륭한 커리어를 보낼 수 있다고 보이네요... 그리고 재능은 충분히 있는 선수라고 보여서 팀에서 얼마나 다듬어 주냐가 관건일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