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타 재즈 "지옥의" 초반 스케줄 분석
들어가는 말...
지난 시즌 후반에 시작된 연승에서부터 플레이오프에서 모두를 놀라게한 활약까지... 이번 시즌 시작 전, 유타 재즈는 18-19 시즌 말 그대로 "무법지대"인 서부 지구에서 안정적으로 플에이오프에 진출할 강팀으로 분류되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하고 29경기가 지난 현 시점에서 보면, 유타 재즈는 14승 15패로, .500이 되지 않는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서부 지구 12위에 랭크되어있는데요... 이들의 예상 외의 부진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들의 혹독한 초반 스케줄도 한 몫을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모든 것을 스케줄 탓으로 돌릴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타 팀들 대비 힘든 스케줄이었던 것은 너무나 사실이라서, 저처럼 초반 스탯만 보고 실망하셨을 팬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심리적 위안"을 드리고자 해외 칼럼과 스탯을 참고하여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유타재즈의 "일정 난이도 점수(Strength of Schedule, SOS)", 압도적 1등
몇몇 매니아 회원 분들께서도 잠깐 소개해 주신 적이 있는 일정 난이도 점수(줄여서 "SOS"라고 하겠습니다)는 공식적인 NBA 지표 중 하나는 아니지만, NFL에서는 (같은 계산 방식은 아니지만) 중요하게 생각되는 지표 입니다. 정확한 계산 방식은 매우 복잡하지만 원정 경기, 백투백, 상대팀 성적 등을 고려하여 계산되는 점수로 0점이 리그 평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유타 재즈의 SOS는 2.2 점으로 리그 압도적 1위이며, 2위와 1.5점이 차이나는데, 이는 2위와 28위의 차이와 같은 수치입니다. 적어도 SOS의 측면에서 봤을때 유타 재즈는 실로 압도적으로 고된 스케줄을 지금까지 소화했다는 말이 됩니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볼까요?
힘든 원정 경기의 연속
유타 재즈는 지금까지 29경기 중 18개의 원정 경기를 치뤄 원정 비율이 무려 62%가 넘습니다. 이는 NBA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며, 2위 팀과의 차이가 (지난 경기 기준) 무려 3경기 입니다. 비교적 SOS 점수가 낮은 마이애미와 비교하면 5개나 더 많은 원정경기를 치룬 것 입니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어느정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서고동저의 시대에서 유타는 29 경기중 19경기를 서부 팀과 치뤘으며, 더 놀라운 점은 리그의 1/3이 넘게 지난 현 시점에서 현재 리그 최하위 5개 팀인 시카고, 피닉스, 클리브랜드, 뉴욕, 올랜도와는 단 한경기도 치루지 않았습니다.
좀 더 놀라운 기록을 보여드리면, 11월10일부터 12월 3일 사이, 13경기동안 유타 재즈는 모든 경기가 끝나면 버스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했습니다. 13경기중 10경기가 원정 경기이며, 그 사이에는 5개의 연속된 원정 경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https://twitter.com/Lockedonsports/status/1069253371306102785
번역: "오늘 유타 재즈는 4개의 다른 시간대를 지나며 11개의 다른 도시에서 치루는 12번째 경기를 치루게 됩니다. 지난 22일 동안, 그들은 18일을 호텔 방에서 잠을 자야했습니다. 22중 단 하루만 경기 없이 진짜 집에서 쉴 수 있었습니다.
홈경기에서 왜 부진할까?
유타의 고된 스케줄 얘기가 나올때면, "왜 근데 그들은 홈에서 부진한가?" 라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전통적으로 홈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했던 유타 재즈는 이번 시즌 홈에서 5승6패로 (그나마 최근 3연승을 해서 그렇지, 12월3일 기준으로는 2승6패였습니다) 홈 승률이 .500이 되지 않습니다. 왜그럴까요?
유타는 홈경기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홈경기의 '질'이 좋지 않았습니다. 흔히 최소 연속 2경기 이상 홈에서 경기를 치루는 것을 "Home stand" 라고 하는데, 최소 2경기는 연속으로 홈에서 치뤄줘야 그 사이에 가족들도 만나고, 잠도 집에서 자고, 익숙한 환경에서 신체적으로 & 정신적으로 회복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타는 12월11기준 지금까지 단 2번의 홈스탠드 밖에 없었습니다 (각각 3연전, 2연전). 나머지 홈 경기들은 모두 원정 경기 사이에 끼어있는 1개짜리 홈 경기로, 사실상 앞 뒤로 이동을 해야 하는 원정과 크게 다를바 없는 겉무늬만 홈 경기였습니다 (원정 스케줄 자체도 빡셌다는 것을 제쳐 두고라도 말이죠).
마이애미와 다시 비교해 보면 마이애미는 지금까지 모든 홈경기가 홈스탠드 였습니다 (no offense).
마치며...
제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재즈의 초반 부진이 모두 빡센 스케줄탓이라고 주장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성적표만 보고 "유타 재즈, 이번 시즌 망했나?" "시즌 초반에는 잘할 줄 알았는데, 막상 까보니까 영 아니네" 하며 실망했을 팬들에게, 아직은 "시즌 실패" 라는 결론을 내리기 이르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유타 지역지와 유타 친화적인 칼럼에서는 유타가 이런 스케줄을 치루고도 .500에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말하는 곳들도 있더라구요. 남은 시즌 중-후반기에 스케줄 꼬인 것이 좀 풀리니까, 다시 유타 재즈가 반등하기를 같이 기다려 봤으면 좋겠습니다.
스케줄난이도 어려운줄만 알았은데 새로운걸 많이 알아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