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 뛴 경기에서 보였던 라빈의 불안 요소.
17-18 시즌에 라빈이 부상 복귀하고 시카고 유니폼을 입고 뛰기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라빈에 대한 검색이었습니다. 가끔 파이어 단골 주제를 찾아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회원님들이 정성들여 작성하신 예전 글들을 읽으며 새로운 개념들을 접하고 배우는 것도 재밌는데요. 매니아진에 Positive님이 라빈을 주제로 적어주신 글이 여럿 있고, 또 엔톡에도 미네소타 팬분들이 상세하게 적어주신 라빈의 발전상을 읽어보며 이를 중심으로 라빈의 플레이를 시청하곤 하였습니다.
Positive님이 매니아진에서 잘 풀어서 설명해주신 글들을 읽어보면 결국 라빈이 미네소타에서 보여줬던 발전은 자신의 약점(볼 핸들링)을 감추면서 장점인 돌파와 슈팅의 효과를 극대화화는 것, 그리고 이 전략을 수행할 수 있는 전술 이해도에서 기반 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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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이런 전략들을 실제로 수행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라빈은 16-17시즌에 이런 어려운 것들을 실제로 해냈고, 그렇기에 이런 영리한 선수가 응원 팀에 합류하는 것은 반길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라빈이 시카고에서 보여준 모습은 16-17 시즌에 비해 좋지 못했습니다. ACL 파열 같은 큰 부상에서 막 복귀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클래식 스탯이 하락하였고, 또 16-17 시즌에서 좋은 모습 보여줬던 핸즈오프 상황에서도 좋지 못했습니다.
최근 3시즌 라빈의 핸즈오프 상황 경기당 기록
Positive님이 매니아진에서 라빈의 발전을 다루셨던 시기인 16-17시즌 핸즈오프 상황에서 라빈이 보여준 모습은 훌륭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해당 시즌 도중에 부상을 당하며 시즌 아웃되었지만, 부상 전까지 핸즈오프 상황을 영리하게 이용하며 경기당 3.4점을 득점하며 슛 성공률이나 포제션 당 득점도 높았습니다.
부상에서 복귀한 17-18 시즌을 살펴보면 일단 핸즈오프 포제션을 가져가는 빈도가 줄어들었습니다. 15-16 시즌과 비슷한 포제션 수치와 야투 시도를 했는데, 문제는 최근 3시즌 중 가장 낮은 야투율 27.8% 와 eFG% 36.1% 를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부상에서 복귀하고 뛴 경기 표본이 얼마 안 된다지만 급감한 성공률은 걱정스러웠습니다.
17-18 시즌 시카고가 탱킹팀으로서 최하위권 성적을 기록했으나, 팀 자체적으로 핸즈오프 상황을 많이 가져갔다는 사실(전체 팀 중에 6번째)을 상기한다면 라빈이 핸즈오프 상황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조성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올해 라빈의 핸즈오프 상황에서의 기록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좋지 못했습니다.
▲ 17-18 시즌 핸즈오프 포제션을 가장 많이 가져간 10팀. 시카고는 6번째로 많은 포제션을 가져감.
또 한 가지 불안한 점은 라빈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슈팅에 있습니다. 16-17 시즌에 부상당하기 전까지 경기당 6.6개의 3점을 시도하여 38.7%의 성공률을 보인 라빈은 17-18 시즌 복귀하여 경기당 5.1개의 3점을 시도하여 34.1%의 성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부상 여파를 감안한다면 이 정도의 감소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주목할 점은 바로 라빈이 성공시킨 3점의 종류였습니다.
▲ 라빈의 슈팅 자료. 가장 오른쪽 빨강 직사각형 안의 수치가 3pt FGM Assist%.
16-17 시즌에서 성공시킨 3점 중 어시스트를 받아 성공시킨 3점의 비율(3pt FGM Assist%.)이 81.7% 였는데요. 이 비율이 부상에서 복귀한 17-18 시즌에는 5할도 안 되는 47.6% 로 급락 한 것입니다. 부상당하기 전에는 좋은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기회를 만들며 많은 3점을 성공시킨 것과 달리, 부상 복귀 이후에는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어시스트 받아서 성공시킨 3점 개수보다 오히려 온볼 상태에서 던져서 성공시킨 3점 개수가 더 많았던 것입니다.
이것이 경기에 복귀하고 온볼 상태에서라도 3점을 많이 시도함으로써 경기에서의 슛 감각을 되찾으려는 시도인지, 아니면 라빈이 예전에 보여주었던 좋은 오프더볼 무브가 둔해져서 찬스를 많이 못 만든 것인지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다만 시카고 경기를 시청할 때 라빈이 코트 위에 있으면 무언가 공이 잘 안 도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시카고 소식을 많이 다루는 기자 중 한명인 K.C. Johnson 은 17-18 정규 시즌 진행 중에 시카고의 젊은 선수들인 라빈, 던, 마카넨 3명의 조합이 좋지 못한 결과를 내고 있다는 기사를 쓴 적이 있습니다.
http://www.chicagotribune.com/sports/basketball/bulls/ct-spt-bulls-core-chemistry-20180316-story,amp.html?__twitter_impression=true
저승사자님이 매니아 게시판에 올려주신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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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 시즌 시카고 선수들 중에서 3인조로 묶었을 때 기록한 +/-를 가장 나쁜 순으로 배열하면 이렇습니다.
라빈, 던, 마카넨 이 3인방의 조합은 -9.7 로 시카고 팀원들 3인 조합 중 꼴찌 였습니다. 물론 라빈의 복귀가 시즌 도중에 이루어졌고, 또 던도 부상 때문에 적지 않게 결장했기에 이 3명이 합을 맞추어본 경기 수가 12경기 밖에 안 됩니다. 그리고 그 12경기 동안의 결과는 썩 좋지 못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위에서 라빈에 대해 불안감은 갖는 이유를 여러 개 제시하였지만, 저는 라빈의 승부욕이나 워크 에틱은 절대 의심하지 않습니다.오히려 라빈은 연습이나 경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있어 신인 때부터 줄곧 칭찬을 받던 선수입니다. 서머리그 데뷔전에서 죽을 쑨 라빈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자신의 부진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시청하였으며, 미네소타 지역의 NFL 팀인 ‘미네소타 바이킹스’ 경기 단체 관람 때문에 농구 연습이 취소되자 아쉬워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라빈은 아직 젊은 선수이니만큼 발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17-18 시즌 실망스러웠던 모습은 분명 부상 여파가 크게 작용했을 터이고, 완전히 회복해서 뛰는 18-19 시즌에는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다만 ACL 부상에서 복귀하고 치룬 경기 수가 너무 적은 상태에서 체결한 계약이라는 점, 그리고 아무리 부상 여파가 있었다지만 지금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던 분야에서조차 나쁜 기록을 낸 점은 시카고 팬으로서 솔직히 많이 걱정되긴 합니다. 물론 시카고 구단 측에서도 이를 잘 알고 있을 테고, 또 팀내 분석을 통해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라빈이 좋은 모습 보여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계약을 진행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습니다.
이번 같이 역대급 한파 FA 시장에서 78밀/4년이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고, 또 라빈과 재계약함으로써 내년에 FA로 풀리면서 어쩌면 소속팀을 떠날 수도 있는 동포지션 선수인 버틀러와 탐슨에게 오퍼할 가능성이 사라졌기에 아쉽지만, 이왕 이렇게 계약 했으니 다음 시즌에 라빈이 멋지게 활약해주어 저의 의심을 시원하게 날려주기를 바랍니다. 사실 저는 라빈이 잘해주면 곧바로 태세 전환(?)할 준비도 되어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정확하게 같은 이유로 좀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돌아온 후 나아진게 거의 없어 보이거든요.
특히나 코어 2명(던, 마카넨)과의 케미가 별로인게 눈에 그냥 훤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던-마카넨의 호흡은 좋았는데 말이죠..
더군다나 가끔보이는 눈에 띌 정도로 낮아진 점프력이 운동능력저하로도 보이기도 했구요.
그러면서도 표본이 적고 무엇보다 열신히 하는 선슈라...
저렴한 금액이면 계약해야한다라고 생각해왔고 20밀 가까운 금액이면 놓아줘야 한다고 생각했구요.
이제는 이러나 저러나 우리팀 에이스롤을 맡을 선수니 응원하려 합니다. 더군다나 선수 보는 눈이 해태급인 저와눈 다르게 불스가 다른건 몰라도 유망주 하나는 잘 보는 경향이 있고... 이 짠돌이 구단이 이런 상황에서 20밀을 턱 쥐어준 것을 보니 뭔가 있구나 싶긴 합니다.
부디 훨훨 날아쥬길 기도합니다.
더불어
항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