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마스크맨은 누구인가?- 디온테 버튼
마스크맨은 누구인가. 선더의 서머리그를 보는 사람들이라면 해봤을 법한 질문이다. 왼손잡이, 6-5의 신장, 250파운드. 패싱 레인을 읽어 볼을 따내고, 상대 가드를 괴롭히고, 공격하기 위해 통통 뛰며 들어가는 이 선수 말이다.
이 근육맨은 디온테 버튼이다. 지난 토요일 선더가 투웨이 계약을 체결한 선수다. 다니엘 해밀턴과 PJ 도지어에게 줬던 것과 같은 계약이다. 선더와 G리그 오클라호마 시티 블루에서 모두 뛸 수 있다. 서머리그가 시작되기 불과 며칠 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선더의 미니캠프에 참여하는 도중에 그의 코가 부러졌다. NBA 계약을 따낼 기회는 불편한 보호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번주에 찾아왔다.
"정말 흥분됩니다. 제 꿈이 이뤄졌어요. 정말로, 저는 정말로 딜을 따내는 것보다 플레이에 더 집중했어요. 이곳에 나와서 제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버튼의 NBA 도전기는 진정한 '챌린지'였다. 밀워키에서 태어난 그는 해롤드 S. 빈센트 고등학교에서 1학년을 보낸 후 브루스터 아카데미로 전학을 갔다. 그랬다가 다시 빈센트 고등학교로 돌아와 고등학교 커리어를 마쳤다.
대학은 더 빡빡했다. 그는 4년간 4명의 코치 밑에서 뛰었다. 고향에 있는 마켓 대학교에서 그는 첫 두시즌 동안 경기당 16.1분 이상을 뛰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아이오와 스테이트 대학교로 전학을 갔다. 3학년 때 그는 29.5분을 뛰면서 15.1 득점에 6.2리바운드를 따냈다.
태풍처럼, 그는 All-Big 12의 세컨드 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NBA 팀들의 문은 자물쇠로 굳게 닫혀있었다. 그는 2017년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했다. 그는 KBL의 DB 프로미와 계약했다. 거기서 그는 63경기에서 선발로 뛰면서 경기당 23.8 득점, 8.8리바운드, 3.8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KBL의 외국인 선수 MVP를 따냈다. 한국에서 뛰는 것은 도전의식이 필요했지만 아주 가치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버튼은 미국으로 돌아온 것이 행복했다.
그의 굶주림은 (그가 사랑하는) 코리안 바비큐로 채워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 자신의 워크에식을 보여주고 싶었고, 자신의 기술을 NBA를 상대로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서머리그가 시작된 첫 주말에 버튼은 자신이 어떻게 미국의 프로레벨로 바뀔 수 있는지에 대한 단서를 보여줬다. 대학이나 한국에서 그는 종종 프론트코트 플레이어로 여겨졌다. 하지만 선더는 그가 퍼리미터 지역에서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더의 어시스턴트 코치인 빈 바바나니는 "버튼은 아주 좋은 사이즈와 힘, 운동능력, 빠른 발을 갖고 있다"며 "아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사이즈와 물리적인 프로필을 보면 버튼은 튼튼한 윙 디펜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는 민첩성(퀵니스)과 드리블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이기적이지 않고, 패스를 먼저 하는 선수인 버튼은 퍼스트 스텝을 활용해 직선적으로 파고들고, 림 주변에서 마무리하거나 다른 플레이를 파생시킬 수 있다.
"저는 슬래셔입니다. 다재다능하고요. 다양한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습니다. 저는 림어택을 하는 선수에요."
이 말을 한 후 버튼은 잠시 멈췄다가 한마디를 보탰다. "...그리고 강합니다."
지금까지 서머리그에서 버튼은 7.5 득점을 했다. 60%의 슈팅을 성공시켰다. 5.5리바운드와 3.0 어시스트, 1.5 블락, 1.5 스틸을 기록했다. 16.5분만 뛰고 기록한 수치다. 서머리그 경기는 두경기 뿐이었기 때문에 아직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깡패같은 가드(the bully ball guard)가 단시간만 뛰면서 높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https://www.nba.com/thunder/summerleague-deonteburton-18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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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에 나온 인터뷰를 유튜브에서 찾아서 조금 보강해봤습니다. 잘 안들리긴 하는데 최대한 들어봤습니다. 질문은 거의 안들려서 답변을 토대로 유추하거나 비슷한 질문을 모아서 답변을 쓴 측면이 좀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Yl2f7K6etA
Q.계약을 따냈다. 기분이 어떤가?
A. 아주 흥분된다. 꿈이 이뤄졌다.
Q. 요 며칠간 계약이 진행되었는데 어땠나?
A. 사실 계약을 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플레이할 지에 대해 집중했다. 이곳에 나와서 내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Q. 당신은 어떤 선수인가?
A. 슬래셔다. 다재다능하고, 다양한 포지션을 막을 수 있다. 림어택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강하다.
Q. 코는 어쩌다가 그렇게 됐나.
A. ..부러졌다. 여기 오기 이틀 전에 부러졌다. 마스크를 쓰니까 확실히 시야가 가려지고, 숨 쉬는 게 불편하다. 하지만 적응하고 있다.
Q. 한국에서의 경험은 어땠나?
A. 한국에서의 내 경험? 그것은 나를 아주 많이 성장하게 했다. 내가 여기에 온 것도, 여기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도 한국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경험은 내가 어른이 되게 했다.
Q. MVP까지 됐는데
A. 내가 MVP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은 내 가슴을 아주 따뜻하게 했다.
Q. 한국 생활은 어땠나?
A. 따분했다.(boring) 아주 따분했다.(really boring) 체육관에 가고, 집에 가고, 내가 하는 것은 단 두가지 뿐이었다.
Q. 팀에 다른 미국 선수가 있지 않았나?
A. 있었다. 로드 벤슨이라는 선수다. 지난 게임에 날 보러왔다. 그는 직설적으로 말하는(outspoken) 선수고, 나를 많이 도와줬다.
Q. 한국말 할 줄 아는 게 있나?
A. 잘 못한다. 'Hi'와 'Bye' 정도다. '안녕하세요'(한국말로 함). 이게 한국말로 'hi'라는 뜻이다.
Q. 코리안 바베큐를 좋아하나?
A. 정말로 사랑한다.
*몰랐는데 어제 'boring' 발언이 논란이 되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원주 DB 팬이지만 영상 전체적으로 봤을 때 기분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서의 경험에 충분히 감사하고 있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항상 웃는 얼굴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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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온테 버튼이 서머리그에서 나름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말에 있었던 첫경기는 각 잡고 시청을 했는데 첫경기라 그런지 적응이 안된 모습이었습니다. 필드골은 하나도 넣지 못하고, 자유투로만 2점을 넣는데 그쳤으니까요. 나중에 박스스코어를 보니까 턴오버도 상당히 많이 했더라고요.
그런데 경기 중에도 확실히 버튼의 진가가 나오는 장면들이 있었습니다.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KBL에선 아무도 막을 수 없었던(그러나 NBA에선 아주 위협적이지는 않았던) 유로스텝으로 전진한 후에 빼주는 킥아웃 패스의 정확도도 상당했습니다. 역시 NBA 레벨은 무리인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그리고 허슬 면에서 첫경기 치곤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더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너무 기뻤습니다. DB의 에이스가 NBA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게 좋았습니다.(어차피 원주는 내년에 망해쓰요..)
그렇게 계약을 따내면서 조급증이 사라진 모습입니다. 네츠와의 경기에서 KBL의 버튼 다운 모습을 꽤나 보여준 것 같습니다. 대충만 보긴했는데 패싱 레인을 차단하는 스틸이라든지 6-8의 야투라든지.. 상당히 솔리드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문제는 여전한 턴오버인데요. 한국에서도 가끔 결정적인 순간에 멍때리는 턴오버가 나와서 보는 사람들을 당황케 했던적이 많습니다. NBA에서는 압박이 더 강할텐데 잘 헤쳐나가야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제가 데빈부커 다음으로 좋아하는 DB 디온테 버튼이 험난한 NBA 생활을 잘 헤쳐나가기를 바랍니다. 선더도 화이팅입니다. 선즈와 같은 '선'씨니까 함께 응원할게요.
그나마 다행이네요. 원주에서 선수생활(농구만)을 했다면 사실 지루했다라고 할만도 했을 것 같습니다.
제생각에는 '농구밖에 모르는 바보' 친구들이 잘못한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