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2위 보스턴 셀틱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7가지 포인트
보스턴 셀틱스가 최근 토론토의 부진을 틈타 동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마침 아이재이아의 활약이 스포티비 중계를 타면서 한국에서도 동부 2위 셀틱스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많이 나왔죠. 이 글에서는 올 시즌 셀틱스를 작년과 비교하며 짚어볼만한 포인트를 써보겠습니다. 7가지 포인트를 짚을 것인데 첫 두개는 긍정적인 요인이고 3번째는 중립적이며 나머지 4개는 불안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셀틱스가 불안 요소로 꼽히는 4가지 중 적어도 2개 이상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동부 2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매우 험난할 것입니다.
1. 브루클린 픽은 확정 1픽이 아니다.
1시드의 로터리픽 확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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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픽 |
25.0% |
2픽 |
21.5% |
3픽 |
17.8% |
4픽 |
35.7% |
현재 탱킹 레이스 공동 2위인 피닉스, 레이커스와 무려 6게임차로 압도적 1등을 달리고 있는 브루클린 네츠. 브루클린의 1시드는 매우 유력해보입니다. 그러나 브루클린이 1시드를 먹는다고 해도 1픽을 먹을 확률은 25% 밖에 되지 않습니다. 만약 린이 복귀해 좋은 확얄을 보여주면 1시드를 사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고요.
그러나 이것이 셀틱스의 문제점까지는 아닙니다. 그저 너무 기대를 높히지 않게 다시 한번 짚고 갈 뿐이죠. 애초에 동부 2위를 하면서 보너스로 얻는 픽인데 그 픽이 1픽이 안되었다고 셀틱스의 미래가 급격히 어두워지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2. 공격의 팀으로 탈바꿈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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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
올해 |
FG% |
43.9% (23위) |
45.5% (16위) |
3P% |
33.5% (28위) |
36.9% (7위) |
ORtg |
103.9 (13위) |
109.3 (5위) |
AST/TO |
1.76 (4위) |
2.02 (2위) |
호포드의 합류는 공격에서 확실한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호포드 본인도 나쁘지
않은 공격수지만 패싱과 스크린으로 팀을 더 살려주고 있습니다. 패싱 게임은 호포드가 오기 전에도 좋았지만 호포드의 합류로
시스템의 방점을 찍으면서 2위까지 올라갔으며 그외 나머지 공격 수치 모두 상승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28위에서 7위로 올라간 3점슛 성공률입니다. 보스턴의 달라진 3점슛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에이버리
브래들리, 재 크라우더로 둘 모두 40%가 넘는 샤프 슈터로 변신했습니다. 여기에 아까 말한 호포드의 패싱과 스크린, 그리고
득점왕급 성장을 이루어낸 아이재이아 덕분에 셀틱스는 작년의 모습을 번어던지고 리그 5위권의 공격팀으로 변모했습니다.
3. 느려진 페이스
작년 |
올해 |
|
PACE |
101.15 (3위) |
98.65 (17위) |
작년까지의 셀틱스는 제가 스틸 볼 런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스틸과 그에 이어지는 속공이 일품인 보는 맛이 있는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지며 리그 17위로 더 이상 속공팀이라고는 부를 수 없게 되었죠.
여러 원인이 있겠으나 역시 로스터 변화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호포드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호포드는 달릴 수 있지만 그것도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호포드의 패스, 스크린 능력을 살리려면 하프코트 오펜스가 더욱 적합하죠.
스티븐스 감독의 철학인 Pace & Space 중 Pace 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지만 이것이 나쁜 변화는 아닙니다. 샌안, 클블 등 낮은 페이스로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팀이 많이 있으며 플옵에서는
전체적으로 다들 페이스가 느려지기에 플옵에 더 잘 맞게 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보는 맛이 사라진 건 아쉽지만요.
4. 리그 최악의 리바운드
작년 |
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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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 |
49.4% (20위) |
47.9% (26위) |
DREB% |
74.6% (26위) |
74.4% (30위) |
Opp 2nd chance PTS |
14.2 (26위) |
14.0 (28위) |
셀틱스는 작년에도 좋은 리바운드 팀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리바 하나 만큼은 리그 정상급이던 설린저가 있어 중위권 정도는 됐었죠. 올해는 사정이 더 나빠졌습니다. 아미르가 나이를 먹으면서 작년보다 리바운드 능력이 떨어졌는데 설상가상으로 설린저가 나가고 새로 들어온 호포드도 리바가 약점인 빅맨이기 때문입니다.
셀틱스는 상대보다 리바운드를 많이 잡았을때 14승 1패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셀틱스가
리바운드 싸움에서 이기면 굉장히 강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48경기 중 리바운드 싸움에 이긴게 15경기 밖에 안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5. 수비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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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
올해 |
DRtg |
100.9 (5위) |
106.2% (21위) |
Opp FG% |
44.1% (7위) |
45.3% (13위) |
Opp 3P% |
33.6% (4위 |
34.7% (5위) |
Opp PTS FB* |
10.6 (2위) |
11.3 (4위) |
Opp PTS paint* |
42.2 (12위) |
43.2 (13위) |
STL* |
9.0 (5위) |
7.6 (20위) |
Opp TOV* |
16.2 (4위) |
14.2 (15위) |
올해만 못한 작년 로스터를 가지고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수비 때문이었습니다. 작년 셀틱스는 강력한 1선 압박을 바탕으로 많은 턴오버를 유발하여 승기를 잡는 팀이었습니다. 그러나 작년 탑 5위권이던 수비 수치는 올시즌 추락했습니다.
또한 상대 외곽슛 수비나 속공 저지도 소폭 떨어졌으며 전반적인 상대 야투율도 나빠졌습니다. 호포드가 셀틱스에서 블락을 꽤 찍어주고 있음에도 페인트존 수비는 여전히 좋지 못한 상태입니다. 저는 이를 가드들이 리바운드와 골밑을 막기 위해 자꾸 뒤로 쳐져서 일어나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브래들리, 크라우더가 돌아가면서 자꾸 빠지는 것도 문제고요.
6. 터너 이탈 효과 - 약해진 벤치
작년 |
올해 |
|
벤치 득점 |
37.7 (6위) |
30.9 (25위) |
벤치 마진 |
+ 0.6 (8위) |
+ 0.2 (11위) |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터너가 이끌던 셀틱스 벤치진은 가끔은 주전보다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며 셀틱스 승리의 큰 힘이 됐습니다. 그러나 올해 여름 터너가 이적하고 나서는 스마트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이전보다 많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일단 득점이 대폭 떨어졌으며 벤치 마진도 작년보다 떨어졌습니다.
터너 빼고는 크게 바뀐 것도 없는데 벤치 경쟁력이 심각하게 떨어져서 참 안타깝습니다. 터너가 그만큼 좋은 선수였다는거겠죠. 현재 셀틱스는 터너의 벤치 볼핸들러 역할을 스마트에게 맡기면서 로지어, 브라운이 작년 스마트 역할로 공백을 메워주길 바라고 있으나 어느 쪽도 성공적이진 않습니다.
7. 심각한 4쿼터 아이재이아 의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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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
올해 |
올해 4쿼터 |
IT 득점 |
22.2 |
29.4 |
10.3 |
팀 득점 |
105.7 |
108.2 |
28.9 |
IT 득점 비율 |
21.0% |
27.2% |
35.6% |
보스턴 셀틱스의 최고의 창은 아이재이아 토마스이며 토마스는 매일 MVP급 활약을 보여주며 그 기대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리그 최고의 클러치 플레이어지만 공격에서 토마스에 대한 이러한 심각한 의존은 장기적으로 봤을때 좋은 일이 아닙니다.
토마스의 득점 비율은 작년에 비해 늘었으며 4쿼터에는 무려 35%가 넘습니다. 비슷한 스코어러인 하든은 시즌 25%, 4쿼터 23% 정도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든에 비해 패스 부담은 많이 적긴 하지만 장기적으론 아이재이아 이외의 클러치 옵션을 마련하는게 중요합니다. (참고로 서버럭은 시즌 29.0%, 4쿼터 35.7%입니다... 이쪽도 만만찮은...)
이렇게 셀틱스의 7가지 포인트를 살펴보았습니다. 호포드의 합류는 팀의 공격력을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었지만 리바운드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스마트, 브래들리, 크라우더의 결장은 팀이 수비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했으며 결국 셀틱스의 수비가 나빠지고 말았죠. 승부처에 아이재이아의 공격부담을 덜어줄 선수가 없는 것도 셀틱스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셀틱스는 6할 이상의 승률로 동부 2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이런 약점이 개선되었을때 아직 더 위로 올라갈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지요. 셀틱스가 남은 시간 동안 팀을 잘 정비해서 시즌도 플레이오프도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마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토론토한테 지면 동부 2위에서 내려올테니 부랴부랴 썼습니다. 동부 2위란 말을 유독 강조한건 제가 글에서 언급한 불안요소를 해결하지 못하면 동부 2위를 지키기 어렵다는 자조적 의미기도 합니다. 몇몇 부분은 이전에 썼던 글에 있는 내용이기도 한데 4, 5번이 특히 그렇습니다. 물론 스탯은 다 새로 찾은 것이지만 4,5번의 주제는 이전 글과 비슷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