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zers] at 올랜도 후기
4쿼터 시작하자마자 5포제션 연속으로 공격을 허용한 끝에 와이드 오픈 3점을 맞는 순간이야말로 올랜도전을 잘 압축한 장면이라 하겠습니다. 거듭되는 패배와 무겁게 업습해오는 피로가 자신감마저 앗아간 걸까요. 한때 확신에 가득차서 쏘아대던 3점은 이제 오픈이 되어도 마지못해 올라가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수비는 발이 못 따라가는건지 안 따라가는건지 로페즈에게 모든 짐을 떠맡겨버렸고요. 에너지가 바닥을 치면서 리바운드마저 더이상 포틀랜드의 강점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주전들에게 쏠리는 부담이 큰거야 하루이틀 얘기가 아닙니다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도달한듯 합니다. 릴라드는 최근 야투율이 1/3에 그치는 최악의 슬럼프를 겪는 중이고, 바툼은 이번 백투백 2경기에서 도합 11개의 턴오버를 쏟아냈습니다. 매튜스와 로페즈가 그럭저럭 평타는 해주지만 흐름을 뒤바꿀만한 영향력을 가진 선수들은 아니죠. 세컨 유닛은 여전히 랜덤하고 그마저도 꽝일 확률이 높습니다.
[Baron Davis: "The ship be sinkin'"]
이제 남은 희망은 알드리지 복귀 뿐입니다만, 알드리지가 지금 당장 복귀한다고 구세주가 되어줄지는 회의적입니다. 포틀랜드는 알드리지가 부상 당하기 전인 1월 중순부터 이미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하물며 알드리지의 몸상태가 100%가 아닌 지금에서야 드라마틱한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고 에이스가 있는게 없는거보다 백배 나은건 당연합니다만..
한편 상황이 위기로 치달으면서 그동안 막연했던 알드리지의 복귀도 가시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애틀랜타전을 앞두고 현재는 questionable 상태이며, 출전 여부는 경기 직전에 결정할 예정입니다(game-time decision). 그러나 알드리지의 몸상태는 아직 100%가 아닙니다. 뛰거나 달리는게 정상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호전되고 있는건 분명한데 생각보다 회복이 늦어지네요. 알드리지 본인도 속이 타겠습니다만 무리한 복귀는 안하느니만 못하다는걸 이미 한번 겪었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겠습니다.
점점 지난시즌의 재판이 되어가는건 분명합니다. 코어만의 힘으로 중반까지 분전했으나 결국 과부하를 이기지 못하고 막판 뒷심 부족.. 차이가 있다면 올시즌에는 초반에 쌓아놓은게 훨씬 많다는 정도겠죠. 로스터 구성상의 한계일까요 감독의 시즌 운영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위 동영상에서 샤크가 언급한 "it doesn't matter how you start, it matters how you finish"라는 필 잭슨의 얘기가 아프게 들리는 요즘입니다.
반드시 잡아야 했던 경기를 무기력하게 내주면서 이제는 플옵 진출도 장담할수 없게 되었습니다. 패닉 버튼은 눌러졌고, 이제는 빠져나오느냐 마느냐의 승부입니다. 만약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설마가 사람을 잡을 수도...
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