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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코비 브라이언트 GQ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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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3-01 03:25:29
항상 눈팅만 하는 회원입니다. 
매니아에 코비 GQ 인터뷰가 
있나하고 계속검색했습니다만
없기에 직접 번역했습니다. 

2010년 3월 호의 인터뷰 입니다. 
인터뷰 구성 자체가 굉장히 특이하고 
국내판 GQ에 수록되긴 했지만 
제 기억으로 국내 GQ의 코비 
위상에 대한 무개념인지 본문
자체를 난도질하고 멋대로 
편집하여 짧게 개재하곤 화보만
이빠이 때린 기억이 납니다. 
스크롤 압박 심합니다. 

-
매니아 첫글이 매니아진에
올라 영광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있으면 종종 번역할께요
수트에 대한 반응이 좋아 당시 
화보 다 찾아서 올립니다. 


면 수트 - 돌체 & 가바나 (2,535 $), 셔츠 - 동일 브랜드 (325$), 
타이 - 동일 브랜드 (175$), 포켓 스퀘어 - 제프리 빈 (20$)  







오른 검지

 

부었다. 퉁퉁 부었다. 게다가 뼈가 상해 휘기 까지 했다.

보는 것 만으로도 고통이 전해진다. 손가락 주변의 색이

변색 되어 보라색을 띈 곳에 세 곳 그리고 검은색을 띄고

있는 곳이 다섯 곳이나 된다. 그는 손가락을 구부릴 수 없으며

흔들 수도 없고 심지어 살짝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는 상처를 입은 새처럼 손가락을 몸에서 거리를 둔 채

그렇게 이 작은 공항에 도착했다.

 

손가락은 어때요?

 

아프죠.” 그가 인상을 쓰며 전했다.

 

댈러스와의 경기가 이제 두 시간 뒤면 시작된다. 지난 달

미네소타와의 경기에서 문제의 손가락이 부러졌다. 부상을

당한 순간, 그는 이번 부상이 끔찍한 부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코트를 떠나 바로 X-레이를 찍었다. 결과는

결출골절, (*인대와 연결된 뼈와 골절편이 분리되는 골절)

주변에 있던 이들 모두 젠장이라 외쳤다. 뼈가 부러진

본인 또한 여타의 부상에 대해 결출골절 판정에 대한 말을

들어본바 있었지만 검지의 결출골절은 당해 본 바 없었다.

팀 내 헤드 트레이너는 그에게 우리 이제껏 많은 일들이

있었잖아, 그런데 이 꼴로 경기를 속행한다고? 존나

대단한 일인데.” 라고 전했고 그-브라이언트-는 웃으며

테이핑을 해달라며 합시다라고 대꾸했다. 손가락

테이핑을 받은 뒤 그는 코트로 걸어나가 대부분의

플레이를 왼손으로 진행하며 경기를 20 득점으로

마쳤다.

 

공항에 모인 다른 승객들 그리고 기장들 모두 그를

쳐다본다. 유명인이 있다고 해서 애써 안 보는 척하면서

보는 그런 행태도 없다. 이들 모두 믿겨지지 않아 입을

벌린 채 눈을 크게 뜨고 얼어붙은 듯 그를 본다. 마치

전기 충격을 당한 뒤 박제를 당한 듯한 모양이다.

코비 브라이언트가 런웨이 모델처럼 잘생기지

않았더라도, 또 키가 6피트 5인치에 달하지 않았더라도,

또 전 지구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5인 또는 6인에 들지

않았더라도 그는 분명 사람들의 놀란 반응을 이끌어

냈을 것이 분명하다. 이유는 자명하다. 소규모 공항에

모인 일반 여행객과는 옷차림에 있어 그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앵두 만한 다이아몬드 귀걸이. 안경알이

사람 주먹 만한 선글라스. 몸을 따라 흐르는 흰색

구찌 코듀로이 자켓, 게다가 일반 자켓에 비해 꽤나

길기 까지 하다. 이쯤 되면 심히 튀는 옷차림이겠지만

그는 거기에다 베이지 색 리본이 달린 거대한 선물

상자까지 들고 있다.

 

브라이언트를 태울 헬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내 활주로에 들어서더니 프로펠러를 피해

몸을 숙인다. 자켓이 마치 망토처럼 뒤로 펄럭인다.

지금, 여기 있는 사람은 그야 말로 전설이다. 하지만

이쯤 되면 전설을 뛰어 넘은 전설이다. 브라이언트의

모습을 보면 그야 말로 생기그 자체가 산책을

하러 나온 모양이다. 지금 그 모습 자체를 보면

어떤 상품의 광고를 보는 듯하다. 그 상품의 이름은

바로 ‘Swagger’

 

(Swagger ; 긍정적인 의미의 자신감 + 부정적인 의미의

거만함을 합친 뉘앙스로 해석 가능. 자신감에서 비롯된

거만함.) 

이륙을 앞두고 실시 되는 각종 체크는 이뤄지지

않는다. 그가 헬기에 오르는 순간, 안전 벨트를

착용했다는 딸깍 소리와 함께 파일럿은 바로 이륙했다.

속력을 내던 파일럿은 약 45도 각도로 급선회를 한 뒤,

북쪽으로 기수를 돌려 시속 140 마일로 헬기를 몰았다.

 

브라이언트는 눈을 찡그리며 지는 해를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내려 바글거리는 인간계를 본다. 스모그에 덮인

인산인해의 생기 넘치는 도시 로스앤젤레스를 말이다.

코비의 도시. 여기서는 도시 전부를

마치 농구공을 잡듯이 한 손 안에 담을 수 있다.

 

31세의 레이커스 공동 주장, 11회 올스타, 4회 월드 챔피언,

현재 숨을 쉬며 NBA에서 연봉을 받는 스코어러 중 가장

꾸준하고 완성된 선수가 홈 경기장으로 출근하는 방법이 바로

헬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아내 그리고 두 딸과

함께 거주 하는 오렌지 카운티에서 매번 개인 헬기를 타고

홈 경기가 있는 날 경기장으로 향한다. 언뜻 보기엔 화려하다,

특히 헬기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배경으로 저 멀리 보이는

할리우드 간판까지 생각하면 쇼 비즈니스 모델로는 제격이다.

그러나 이런 화려함을 두고 브라이언트는 개인 헬기는 자신의

몸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에게 있어서

헬기는 웨이트 트레이닝, 월풀 욕조 그리고 커스텀 제작된

나이키 농구화와 다를 바가 없다. 부러진 손가락, 약해진 무릎,

근육통으로 고생하는 등 그리고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발까지

게다가 만성 소화불량까지 있다. 이런 그에게 두 시간 동안

차 속에 앉아있기란 불가능하다. 헬기는 브라이언트가 스테이플스

센터 코트에 발을 들이는 순간 그의 몸이 충분히 풀린 채, 따듯하게

그리고 수은처럼 유연할 수 있음을 보증하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한 해 연봉 2300만 달러를 몸을 써서 벌어들인다면, 헬기를 타고

출근 하는 일은 사실 굉장히 실용적인 셈이다.

 

이틀 전 새크라멘토와의 경기에서 헬기로 출근한 일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었다. 20점 차로 지고 있던 경기에서 레이커스는 엄청난

반격을 시작했고 브라이언트에겐 그 반격을 이끌 만한 힘이 남아

있었다. 경기 시간이 4.1초 남은 상태에서 2점 차로 뒤쳐지던 상황

레이커스는 코비에게 마지막 슛을 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플레이를 진행했다. 경기장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공이 어디로

갈지 알고 있었음에도 코비는 오픈 된 상황이었다. 포워드

파우 가솔이 막 던진, 컨트롤 하기 힘든 패스를 그는 낚아채서

이내 높은 탄도의 3점 슛으로 연결해 림 속의 네트를 버저가

울리는 순간 갈랐다. 팬들은 터질 듯 열광했고 브라이언트는

에비타처럼 머리를 양 팔로 감쌌다. 그 순간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감정은 놀라움, 기쁨 그리고 자존심도 아니었다. 그의 얼굴은

단 한가지 질문을 명확하게 던지고 있었다. ‘내 실력에 의문 있는 사람?’

 

다시 헬기를 타고 퇴근하여 집으로 도착한 코비의 블랙베리는 그의

친한 친구들-농구 선수들, 영화배우들-이 보낸 메시지로 터질

지경이었다. 이들의 정체에 대해서 밝히지 않은 코비 지만 이들의

메시지 내용은 공개했다. 시즌이 시작되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써 세 번째 위닝 샷이었기에 대부분의 메시지는 또 야?” 였다.

 

손가락이 부러진 채 위닝 샷을 성공시키는 일은 짜릿한 일이지만

브라이언트의 경우 부러진 손가락은 그가 공을 어디로 보내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손가락이다. 모든 농구 선수라면 사용하는

바로 그 손가락. 레이커스의 트레이너 개리 비티 같은 경우 선수들이

검지에 아주 작은 반창고라도 붙이는 걸 정말로 싫어한다. 이유는 검지야

말로 농구공을 느끼는 손가락이며 점프 샷의 GPS와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이언트의 검지는 지금 너무나 엉망진창이라 작은 반창고 하나도

싫어하는 바로 그 비티가 경기 전이면 코비의 검지에 철로 된 부목을 대고

검은 색 테이프로 부목을 동여맨다. (참고로 말하자면 비티가 전하기를

코비의 검지 관절에는 염증까지 있다고 한다.)

 

부목, 고통, 끊임없이 들이닥치는 수비수들, 경기의 승패가 걸린 상황-

이런 수많은 상황속에서도 브라이언트의 집중력은 그야 말로 무섭다.

그의 집중력 앞에서라면 광학 레이저도 손전등처럼 보일 지경이다. 14년 전

NBA 무대에 브라이언트와 함께 입성한 데렉 피셔는 브라이언트처럼

주변의 방해 모두를 음소거 한 채, HD 집중력을 스스로에게 전송하는

이런 유형의 선수는 몇 없다고 전했다. “자신이 인지하는 수많은 정보 중에

필요한 것만 처리하며 그 순간에 어떠한 결정을 유연하게 내린다, 자신이

해야 되는 일에 대한 압박감을 받지 않으면서 말이죠. 제가 본 바 그런

사고의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 그 친구에요.”

 

운동 선수들의 집중력이 극한에 달할 때 무아지경이 된다는 통설이 있지만

브라이언트 본인은 자신의 사고가 멈추지 않는다고 전했다. 흔히 이라고

표현 되는 그런 순간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고 한다. 그는 모두에게 들리는

그런 소음을 함께 듣지만 자신은 결코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대한 겁 또한 없다고 한다. “그런걸 던져서 성공시키면

굉장한 일이죠. 하지만 놓친다고 또 두려울 이유는 없죠?”

 

실패에 대한 두려움?

실패를 두려워하면, 실패하게 될 겁니다.” 라며 그가 웃으며 전했다.

무슨 뜻인지 알잖아요. 그럴 땐 에이 씨발 (fuck it) 하고 지르는 겁니다.”


오른 약지

 

수많은 상처와 고통, 경련과 근육 부상, 순간적인 통증과 염증 그리고

인대 손상까지. 그의 몸은 이제껏 달려온 여정에 대한 살아있는 기록

이나 마찬가지다. 소년에서 남자가 되기까지. 탐욕의 화신에서

팀의 리더가 되기까지. 나르시스트라는 오명에서 상처받은 완벽주의자를

거쳐 이제는 거의 매저키스트가 된 그다. 운동 선수라면 누구나 고통을

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의 신체는 고통, 열정 그리고 천재성이라는

독특함을 안고 있다. 그의 몸은 사실 본인 보다 본인을 더욱 잘

설명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모두가 그가 어떻다며 설명하려고 든다. 모두가 브라이언트는 이럴 것

이라며 자신 만의 선입견이 있고 그 점을 피셔에게 항상 확인하려고 든다.

피셔는 머리를 저으며 수천만 번 들었어요.” “코비 실제로 어때요?

당신은 코비가 좋아요? 정말로 어떤 사람이에요?” 피셔는 이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의 의기양양한 목소리를 흉내 내며 음 내가

보기에 코비는 말이야……” 뒤에 무엇이 붙었던 간에 피셔는 그들의

말 전부가 그리고 항상, 항상 틀렸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런 피셔 또한 코비를 확실하게 아는 것은 아니다. 그는

브라이언트에 대해 좋은 말을 할 뿐이지만 그와의 대화 중에 피셔

본인이 이제껏 단 한번도 코비의 집을 방문한 적이 없다는 점을

자신도 모르게 드러내고 말았다.

 

브라이언트는 자신이 대하는 모든 것들, 특히 자신의 입으로

직업이 아닌 하나의 예술이라 부르는 농구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부분적으로 분해하여 연구하는 경향이 있다.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그이지만 그는 다 빈치에서 다니엘 데이-루이스

까지 천재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그의 공부 방법은 하나의 주제

를 놓고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으로 나누어 공부하는 것이다.

그가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모든 것에 대해 알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삶에

대해 공부하죠. 그 과정에서 어떤 이념이나 사고를 버릴 줄 아는 겁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여배우 힐러리 스웽크가 전한 바 있다.

 

그럼 필자 또한 마찬가지로 앞에 있는 코비 브라이언트 보단 그의 부분

부분을 연구해봐도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그의 오른 약지를 보자. 2007-08

시즌 동안 패스를 가로채려다 탈골 된 오른 약지였다. 이번에도 판정은

결출골절 게다가 손가락 인대까지 완전히 찢어졌다. 대부분의 선수라면

바로 수술에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계속해서 경기를

뛰었다. 정규 시즌 82경기 모두에 출장한데다 정규 리그 MVP까지

수상했다. NBA 입성 이래 처음 MVP의 영예를 안는 순간이었다.

그는 레이커스를 이끌고 2008 파이널까지 도달했으나 파이널

무대에서 자신들 보다 더헝그리하고 완성된 팀이었던 보스턴을

만나 패배했다. 브라이언트는 그때를 회고하며 전기 톱 같은 팀이었다.”

라고 전했다. 레이커스는 6차전에서 패배하며 파이널에서 졌다.

 

팬들 모두 파이널이 끝나고 나서 브라이언트가 바로 미뤄왔던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팬들의

예상과 달리 그는 평생의 숙원이었던 올림픽에 출전했다.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한 코비는 태어나 처음으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 최고들과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매일 밤 세계 최고들과 함께 하는 것 아닌가?

 

올림픽은 달랐어요. 얘네는 세계 최고 중의 최고거든요.”

 

그는 올림픽 선수촌을 돌아다니며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강한 사람들을 일반인이 자신을 보는 그런 눈으로 쳐다봤다.

태어나 처음으로 그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예술에

모든 것을 바친 사람들과 함께 한 것이다. 자신의 부족과

이별했던 유목민이 다시 부족과 결합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고아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케네디 가의 일원이었다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그때 기분은 말이죠.” 그가 전했다.

헤리 포터가 호그와트에 입학하는 것 같았죠.”

 

미국 대표팀의 농구 금메달 획득에 일조한 뒤 브라이언트는

또 한번 수술을 미뤘다. 프리-시즌 트레이닝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2008/09 시즌이 한 창일 동안 그는

르브론 제임스의 손에 있던 공을 낚아채려다 그만 오른손 애지

(네 번째) 손가락이 탈골 되고 말았다. 당시 고통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할 만큼 정신이 아득해지는 고통이었다.

 

그 뒤로 몇 주 동안 비티 트레이너는 브라이언트의 애지를

약지 또는 중지에 함께 묶어 고정해야 했다. 오른손이

세 손가락과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브라이언트는 새로운

방법으로 슛을 해야 했다. 이미 1999년 손뼈가 부러져

보호 장갑을 낀 상태에서 슛을 쏜 적 있는 상태라 손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슛을 쏘는 것은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욱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며 레이커스를

또 한번의 파이널로 이끌며 올랜도를 다섯 경기 만에 꺾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브라이언트에게 있어 네 번째 챔피언십이었으며 가장

만족스런 우승 경험이었을 것이다. 코비에게 있어서

오랜 기간 팀 동료이자, 라이벌 그리고 그냥 짜증나는

존재였던 샤킬 오닐 없이 이뤄낸 우승이었기

때문이다. (샤킬 오닐은 공개적으로 자신없이

코비는 우승이 불가능하다며 프리스타일 랩 도중

코비 내 엉덩이 맛은 어때”’ 라는 랩까지

한 바 있다) 일단 혼자 힘으로의 우승을 해낸 터라

코비는 샤크를 닥치게 만들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새로운 관점으로 샤크와의 관계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제가 한 가장 큰 실수가 있다면 그가 한 말에 대해

대꾸한 거죠. 일단 제가 대꾸를 한 시점에서 저도

그 관계에서 뭔가를 한 사람처럼 되었으니까요. 사람

들이 보기엔 쟤네 서로 무슨 일이 있구나

보이니까요. 요 몇 년 동안은 저도 그냥 조용히

있었죠. 걔가 할 말이 있다면 하라고 하세요.”

 

그렇다면 미래에도 이런 차분한 마음으로 샤크를

대하게 될 수 있을까? 은퇴하고 온화해진 오닐과 함께

서로에 대한 감정을 버리고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 올까?

 

없어요!” 라며 그가 소리를 질렀다. 그는 코를 잔뜩

찡그린 채 마치 필자의 제안이 끔찍하다는 것을 넘어

마치 악취가 난다는 듯이 질색했다. 그러나 그는 서둘러

아직도 악감정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라고 추가했다.

그저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녁을 먹으며

옛 추억을 떠올리고 와인을 마신다? 그건 코비 스타일이

아니다. “전 추억을 떠올리고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왼 손목

 

사실 코비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드러내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에게 그다지 피해가 가지 않을 점에 대해 물어봐도 그는

껍질 속에 숨듯이 입을 다문다. 이제는 친구가 된 마이클 조던

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선 일절 발설하지 않는다. “그건 우리끼만의

존나 신성한 대화거든요 (Sacred shit)” 자신의 개인 트레이너

인터뷰 조차 허락하지 않으며 어떤 시리얼에 어떤 크림을

타서 먹는지 조차 공개하지 않는다.

 

자신을 숨기는 철저함 그리고 프라이버시 보호는 그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 외에도 선행에 대한 것들까지 이어진다.

코비의 홍보를 담당하는 매니지먼트 사원들은 중국 지진

참사 당시 그의 기부 내역이나 지역 사회의 학교 교육

프로그램에 협력하는 것에 대해 코비 본인이 더욱 발언

하는 점을 원한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몇 시간이고 시간을

보내는 한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암에 걸린 한 소년과

디즈니랜드에서 시간을 보낸 선행에 대해선 결코 먼저

입을 열지 않는다. 암에 걸린 소년과 코비는 하루 종일

디즈니랜드에서 시간을 보냈고 소년 자신에게 있어 영웅

이었던 코비와의 멋진 하루를 보내고 난 뒤에 소년은

세상을 떠났다. 소년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을 하늘로

보낸 어머니는 코비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들이 죽기

전에 활짝 웃었던 순간은 바로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했던 마법의 하루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코비의 침묵은 그저 코비 본인이 자신을 설명하는

능력의 부재 덕분일지도 모른다. 세상에 대한 엄청난

호기심그리고 농구에 대한 열정은 굉장한 그이지만

정작 코비 브라이언트는 본인에게 관심이 없는지도

모르겠다. 일단 예를 들어 그의 이름을 보자.

그의 부모님은 일본 고베 지역의 고급 소고기인

고베육의 이름에서 철자를 따 자식의 이름을 지었다.

그의 부모님은 고베 소고기를 그토록 좋아했나?

코비를 낳기로 작정했을 때, 고베 소고기를 먹고

있었나?

 

전 잘 모르겠어요.” 그가 말한다.

 

아니 그럼 묻지도 않았단 말인가?

 

안 물었어요. 만약 당신이 제 이름이 그렇게 지어진

사연을 알아내면 저한테도 알려줘요.”

 

자 이제 다시 왼 손목으로 돌아가보자. 그가 왼 손목

골절을 당한 것은 17세의 나이로 베니스 비치의 한

길거리 농구 시합에서의 일이었다. 당시 레이커스

구단 수뇌부는 이 사실에 대해 꽤나 화가 났었다.

레이커스는 코비를 얻기 위하여 리그에서 스스로의 경쟁력을

증명한 선수를 막 트레이드 한 상황이었으며 언론에 따르면

350만 달러의 연봉으로 코비와 계약을 마친 상태였다.

농구의 미래라는 미명하에 계약을 한 셈이었지만 당시

코비는 사춘기를 막 벗어난 소년이었으며 미성년자였기에

부모님과 함께 계약서에 서명을 날인해야 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레이커스에 보답한다? 그것도 길거리 농구를

하다 손목을 부숴먹는 방법으로?

 

1978 8 23일 태어난 코비 빈 브라이언트는 성장기의

가장 행복한 세월을 필라델피아 외곽의 부촌 로워 메리온의

놀이터에서 보냈다. 코비가 여섯 살 때부터 열세 살 때까지

그의 아버지 조 젤리 빈브라이언트가 이탈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이탈리아 생활을 하긴 했다만, 브라이언트는

필라델피아를 방문할 때 마다 아직도 자신의 추억이 서린

옛 놀이터를 찾으며 그곳에선 모두가 아직도 그를 빈 이라

부른다. 자신이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아 교실 복도를 걸으며

과거 자신을 지도했던 선생님들과 포옹한다. 대부분의

서른 한 살들과 달리 코비는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명확하게 기억한다. 대학 재학 시절이 없어서 일수도

있으며 또 고등학교 시절의 코비는 평범함 이라는 일상

이 가능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는 거의 정형화된

이미지인 두 얼굴의 사나이라는 말을 당시에는

들을 일이 없었다. 고등학교 시절 매력적인 미소와

자신의 유전자에 향후 NBA 선수라는 운명이 새겨진

코비를 두고 그 누구도 그런 이미지를 갖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선수 생활을 하기 전까지 그의 아버지

젤리 빈은 76ers, 클리퍼스 그리고 로케츠에서 평균

득점 9점을 올리던 선수였다.)

 

1996년 드래프트에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선택한

팀은 샬럿 호네츠였으나 지금 보면 믿을 수 없는

악명 높은 결정 끝에 그를 레이커스로 트레이드

하고 말았다. 부러진 손목의 완쾌와 함께 브라이언트는

NBA 역대 최연소 선수가 되었고 이듬 해 그는

NBA 올스타 경기에 선발로 뛴 최연소 선수가

되었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는 데뷔 이후 세 시즌 동안

본래 의도 보다 적게 출전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1999년 레이커스가 조던 위스퍼러

(호스 위스퍼러에서 따온 듯)이자 불교의 셰르파로

불스라는 군단을 산 정상에 여섯 번이나 올려 놓은

바로 그 필 잭슨을 데리고 온 뒤에야 브라이언트는

진정으로 꽃을 피기 시작했다. 잭슨의 트라이앵글

오펜스와 더불어 육중하고 활력이 넘치는 오닐

그리고 매일 밤 선발 출전했던 브라이언트의 가세로

레이커스는 그야 말로 최고가 되었다.

 

어떤 날들은 브라이언트가 너무 뛰어난 경우들도

있었다. 잭슨 감독은 그럴 때 조심스레 브라이언트를

만류하기도 했다. “가끔씩 그때의 코비는 자신이 경기

전체를 지배하려고 들었다. 그럴 때면 난 그 녀석을

잡고는 , 여기서 조던처럼 하려고 하지마라.

네가 굳이 경기 전체를 장악하지 않아도 돼.’ 라고

하곤 했다.” 잭슨의 회고다. “그러면 이제 언쟁이

시작되는 거다. ‘제가 무슨 조던처럼 하려고 한다는

거에요!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라고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서로 언쟁이 벌어지는 거죠.

야생마를 길들이려는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레이커스는 3연속 챔피언십 쟁패를 해냈고 만약

팀 내 에고 그리고 슈퍼에고의 충돌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또 한번의 쓰리핏이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2004년 팀 내 내분은 극에 달했고 결국은 터져나갔다.

오닐은 마이애미로 떠났고 잭슨 감독은 타의로 은퇴를

해야 했으며 브라이언트는 모든 비난을 뒤집어 썼다.

 

오닐과 잭슨 감독은 곧이어 자신들의 복수에 성공했다.

오닐은 마이애미에서 우승을 해냈고 잭슨 감독은 자서전에서

브라이언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자서전에서 잭슨

감독은 브라이언트를 두고 성숙하지 못함그리고

나르시즘에 빠졌다라고 적었으며 심리학자들의 견해까지

들먹이며 자신의 브라이언트 단상이 옳았다고 주장했다.

2003/04 시즌의 레이커스는 한 개인이 지도하기에 너무

독했고 잭슨 감독 또한 심리 치료사의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았다고 회고했다.

 

어떤 연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레이커스 팀은 2005

팀에 신랄한 비판을 가한 잭슨 감독을 다시 감독으로

불러들였다. 브라이언트 본인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잭슨 감독의 재 임용을 스스로도 강력히 원했다고

전해졌으며 둘은 관계 회복을 위해 진정으로 노력했다.

이제 우리는 이전 보다 훨씬,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돈독한 사이 입니다.” 라며 브라이언트가

말한다.

 

사실, 지금의 코비 브라이언트는 코트 위에서

잭슨 감독의 분신이나 마찬가지다. 근래 한 번의

연습 경기에서 브라이언트는 팀 동료 애덤

모리슨에게 코트 위로 더욱 전진하라고

전했다. “제가 그 소리를 하자마자 0.5초도

지나지 않아 필이 애덤, 너 더 올라가야 돼!’

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때 애덤이 의아하다는 듯

저를 멀뚱 멀뚱 쳐다봤죠. 그리고 전 그에게

, 나랑 감독님이 같이 지낸 세월이 얼만데

라고 대꾸했죠.” 


오른 팔

 

브라이언트에게 있어 진정한 홈팀, 즉 가정의

선발 라인업 나탈리아 (7), 지아나 (3)

그의 팔에 문신으로 각인 되어 있으며 아내

바네사 또한 각인 되어 있다.

 

바네사와 브라이언트는 1999년 만났다.

그는 떠오르는 글로벌 슈퍼스타로 발매는 되지 않은 

랩 앨범 제작 중이었으며 그녀는 당시 뮤직 비디오

에서 춤을 추던 고등학생이었다. 둘은 빠른 시간

안에 약혼했고 둘의 결혼을 결사 반대하던 코비의

부모님은 결국 2001 4월 둘의 결혼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언론 보도 내용의 대부분은 브라이언트

부모는 바네사가 너무 어리다는 점을 들어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브라이언트와 부모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아

의절 수준까지 갔다. 하지만 현재 코비와

부모님의 관계는 코비 본인의 말에 따르자면

회복되었다고 한다. “오늘도 어머니랑 얘기했는데요.”

 

스테이플스 센터의 스테이플 (고정 방문객)인 바네사는

미국에서 가장 이미지에서 신경 쓰는 도시에서 가장

많이 언론에 비치는 인물 중 하나가 되었지만 그녀는

대다수의 리포터에게 대응하지 않으며 브라이언트

또한 그녀에 대해 짧고 조심스런 답변만 한다.

둘의 결혼생활은 각종 가십거리 그리고 불륜으로

인하여 퐁파를 겪었지만 브라이언트는 아직도

부부의 연이 잘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친한 친구들의

이름을 대라고 할 때면 브라이언트는 바네사의 이름을

가장 먼저 부른다. “우리는 정말로 친해요.” 그의 말이다.

부부이기도 하지만 친구이기도 한 관계죠.’

 

필기체로 아이들의 이름과 바네사의 이름 사이에

적힌 글귀는 바로 Psalm XXVII 시편 27)이다.

 

왜 하필이면 시편 27편인가?

 

아름다운 내용이기 때문이죠.” 그가 전했다.

 

시편 27편의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다.

악인들이 내 살을 먹으려고 내게로 왔으나 나의 대적들,

나의 원수들인 그들은 모두 실족하여 넘어졌도다.”


코비는 잠을 자기 위해 눈을 감는 것이 어려운 모양이다.

매일 밤 코비는 10시가 되면 스르륵 잠들었다가

개운하게 일어난다. 하품을 하며 잠에서 깬 코비는

시계를 보고 기겁한다. ‘열두시? 이런-?’ 겨우 두 시간만

자고 일어낸 셈이다. 잠을 더 자고 싶지만 이미 그는

하루를 보낼 기운을 얻어 충전된 상태다.

 

그러면 심야에 일어난 코비는 뭘 할까?

 

TV를 보거나 또 영화를 본다. 특히 타란티노 영화의 광팬

이라고 하며 킬빌 영화를 사랑한다; 코비 본인은 자신을

사무라이라고 보는 모양이다. 몸을 대하는 걸 보면

가미가제 특공대나 마찬가지지만 말이다. 때론 컴퓨터로

이것저것을 하기도 한다.

 

코비는 자신의 이름을 구글에 검색하기도 할까?

자기를 구글링하는 사람이 대체 있기나 해요?”

 

꽤 많은데 말이다.

 

으악, 스스로를 구글링하면 좀 이상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서 자기 자신을 구글링한다고요? 뭔가 이상한데요.”

 

새벽 네 시, 코비는 다시 잠에 들어 딸들이 기상하는 여섯 시에

다시 눈을 뜬다. 두 아이에게 아침 식사를 만들어준 뒤 함께 웃다가

연습하러 간다. 밤에 겨우 두 번의 짧은 잠을 뿐이지만 코비는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있게 전했다


 

2006년 플레이오프 당시 근육 부상을 당하여 경련이 일어났다.

레이커스는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으며 그에게 엄청난 야유와

그를 비방하는 속삭임이 들리기 시작했다. ‘샤크 없으니 못이기는 구만

 

그 다음 시즌, 그는 마치 귀신 들린 사람처럼 뛰었다. 선수 경력 내내

득점 기계였던 그지만 일단 NBA 한 경기 최다 득점 2위에 달하는

한 경기 81점 기록 도 있으니- 2007년의 코비는 마치 득점 공장이나

마찬가지였다. 4경기 연속 50+ 득점을 해냈다. NBA 역사상 윌트

채임벌레인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대업이었다. 당시의

코비를 두고 잭슨은 그야 말로 미친 활약이었다. 이 세상 것이 아닌

재능이다.” 이라 전했다.

 

당시 코비는 평균 득점 31.6점으로 자신의 경력 통산 2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올해, 또 한번 등 근육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1월의 한 아침, 코비는

전율에 가까운 고통을 느끼며 잠에서 깼다. 보통 선수라면 자신의

이름을 선발 라인업에서 지웠겠지만 코비는 자신의 마사지사를

댈러스 행 비행기에 태워 경기 시작 네 시간 전 등 근육에

신경 물리 치료를 받아 매버릭스와의 경기에 35분 출전했다.

 

그러나 코비는 경기 중에 나타나는 자신의 승리에 대한

무조건 적인 의지가 자신의 삶과는 관계가 없다고

전했다. “사람들이 코트에서 보는 저와 실제의 저는

다릅니다. 코트에선 제 다른 면이 나오는 거죠.

일명 다크 사이드가 나오는 겁니다. ‘으하하!

fucking 게임에서 절대로 지지 않는다 으하하!’

이게 절대로 코비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그게 제 일부이긴 합니다. 코트 밖의 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에요.”

 

하지만 같은 맥락으로 아내와 함께 하는 간단한

보드 게임 조차 전투로 돌변할 때가 있다고 전했다.

 

보드게임? 아이들이나 하는 보드게임? 그걸로도 승부욕을

불태운다고? 

 

그는 입술을 꽉 깨문 채 고개를 끄덕인다:

장난하는 거 아니다


오른 어깨

 

덩크를 하기 위해 날아오르면서 브라이언트의 어깨 회전근은

종이 조각처럼 찢어지고 말았다. 당시 그는 림에 자신의 일부,

삶의 일부를 놓고 온 것이다.

 

브라이언트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레이커스는 2003년 플레이오프

에서 미네소타를 꺾었으나 이후 서부 지구 컨퍼런스에서 스퍼스에게

패배하며 챔피언 왕좌에서 내려와야 했다. 팀 내분을 비롯한 다른

문제들 또한 존재했지만 브라이언트의 회전근이 파열 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 세상에 만약이란 없지만 말이다.

모르는 일이다. 레이커스가 4연속 우승을 해냈을 지도 모르는 일이고

모든 것이 달라졌을 지도 모르겠다.

 

회전근 파열은 브라이언트에게도 굉장한 고통이었나 보다. 수술을

미루지 않고 오프 시즌에 바로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전근

수술을 받고 3주 뒤, 그는 오프 시즌 두 번째 수술에 들어갔고

이번 수술은 오른쪽 무릎 수술이었다. 무릎 수술을 하기 몇 일전에

일어 났던 일들에 대한 진실은 앞으로 그 누구도 모를 것이다.

코비는 콜로라도의 스테드먼 호킨스 클리닉으로 향하여

무릎 검사를 받았고 근처 호텔에 체크인 했다. 사실 당시

상황을 둘러싼 팩트는 이야의 전부를 알려주진 않는다.

브라이언트는 호텔에서 일하던 어린 종업원과 성관계를

가졌고 브라이언트는 합의 하의 관계라고 주장했고 이후

종업원은 합의되지 않은 강제된 관계였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몇 개월 뒤, 불기소 처분과 더불어 소송 자체가

엎어졌으나 코비가 입은 데미지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었다. 그때 입었던 데미지는 코비 본인에게 있어서

여타의 다른 부상과 비교했을 때 가장 고통스러웠으며

최악의 일격이었을 것이다. 코비 본인이 자초했던,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었을지라도 그 일은 코비에게

있어 최악의 일이었으며 본인의 명성과 스스로의 영혼

이 부상 당하는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때의 일로 코비는

마음을 닫아 버렸다. 당시 굉장히 폐쇄적인 사람이 되었고

시즌을 진행하는 것 조차 굉장히 버거워했다.” 라며

잭슨 감독이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수많은 부상을 달고 경기에 뛰었지만 콜로라도 사건의

고통이 가장 끔찍했을 것이다. 수많은 재활과 복귀 중에서도

콜로라도 사건에서의 부활과 복귀가 그에게 있어 가장

놀라운 복귀이자 궁극적으로 완전한 부활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라이언트 본인은 그 사건 자체에

대한 모든 것을 함구하고 있다. 형사 소송이 엎어진 뒤에

당시 호텔 종업원은 민사 소송을 재기했고 코비는 민사

합의를 보면서 종업원과 당시 상황을 전부 함구하기로 한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브라이언트는 대중이 당시 얘기를

하지 않기를 원할 것이며 자신의 경력 사항의 오점으로

기록 되는 또한 없었으면 할 것이다. 누군가가 위키피디아로

자신을 검색할 때 자신의 이름 밑에 당시의 일이 기재되지

않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들것이다. 하지만 당시 사건은

존재했던 일이며 앞으로도 항상 코비라는 존재를 떠올릴 때

잊혀지지 않을 일이다. 그래서 필자 또한 당시의 일을 적을

수 밖에 없다. 없던 일이 되는 것이 아니다. 코비 본인에게

오른쪽 무릎 얘기를 할 때면 그는 오른 무릎을 한번 보더니

움찔한다. 그 순간 필자 또한 속으로 저 무릎을 둘러싼

사건들이 그에겐 암흑기나 마찬가지구나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할 수 밖에 없다.

 

규모와 정도는 다르지만 타이거 우즈 사건을 떠올리면

코비 브라이언트 또한 떠오르게 된다. 두 선수 모두

무릎 수술을 둘러싼 정황에서 섹스 스캔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대중이 우즈는 끝인가?’ 라는 점을 얘기할 때면

자연스레 브라이언트가 생각난다. 우즈는 과연 목표를 잃고

방황하며 팬들 그리고 스폰서들을 모두 잃게 될 것인가?

하지만 브라이언트는 돌아왔다. 전 보다 더 강해져서

완전히 돌아왔다. 예전의 과거는 흘러간 악몽과도 같은

셈이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코비가 몸을 던져 공을

잡을 때면 팬들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코비! 사랑해요!”

라고 응원하며 모두가 그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지금, 코비의 삶은 좋다. 아니 코비의 삶은 최고다.

그래서 그가 과거에 대해 얘기하고 싶지 않다 하더라도

이해한다. 일단 민사 합의 계약 때문에도 코비는 당시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며, 본인의 의지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팬들 그리고 몇몇 기자들이 당시 얘기를 계속

해서 들춰낸다 해도 그는 개의치 않을 것이다. 얘기하려면

얘기하라지.

 

 

자신을 구글링 하지 않는 남자.

 

그런 남자에게 있어 과거의 일은 어떤 일 일까? 분명

그때의 일 또한 코비의 일이며 코비를 나타내는 일이고

코비의 일부다. 그 사건이 코비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라

할지라도 분명 그라는 사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과거의 나쁜 일은 현재의 행복한 시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까?

 

질문이 이어지는 순간 그의 몸에 힘이 들어가며 긴장한다.

지금 주어진 것들의 가치를 더욱 존중하게 되죠.”

 

사건이 일어난 지 7년이 지난 지금, 충분한 답변인 것 같다


오른 검지

 

하늘을 날던 헬기가 LA 시내의 스카이라인에 돌입했다.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블렉베리를 만지더니 선물 상자를 자신의 무릎에 올려 둔다.

LA 시내의 건물들, 수많은 공원들 그리고 수 천대의 자동차를 보면서

그는 정말로 큰 도시죠.” 라고 전했다.

 

순간 헬기가 정지한다. 스테이플스 센터 근처의 한 고층 건물

위에 머무르던 헬기는 이내 바람 빠진 풍선처럼 하강하기 시작한다.

 

왜 스테이플스 센터에 직접 착륙하지 않는 것인가? 아니 기왕 헬기

타고 다니는 거 스테이플스 센터 지붕을 개폐식으로 개조하여

코드 정 중앙에 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오 예, 하하하, 그럴 바엔 아예 미션 임파서블처럼 와이어를

타고 내려오는 게 좋겠는데요!” 라며 웃는다.

 

스테이플스 센터를 지긋이 바라보면서 코비는 그 광경을

상상하는 모양이다.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재미난 걱정도 든다.

 

헬기가 착륙한 뒤 그는 옥상에서 서비스 출입구를 통하여

화물용 엘리베이터에 서둘러 탄다. 엘리베이터 버튼 만을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 있다. 아직도 베이지 색

리본이 달린 거대한 선물 상자는 그의 손에 들려있다.

 

박스 안에는 뭐가 있을까?

 

쑥스럽다는 듯한 표정으로 코비는 부드럽게

조시 파월 딸 아이의 생일 선물이에요. 저번에

애가 한 살이 되었다고 하더군요.” 라며 말한다.

 

지하 층에 도달한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지하

주차장에서 검은색 SUV가 코비를 태우고 질주한다.

스테이플스 센터 앞에 모인 팬들은 자신들을

쏜살같이 지나치는 SUV 안에 코비가 있다는

사실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팬들 또한 눈치

채지 못한다.

 

댈러스와의 경기는 그야 말로 손쉬운 경기였다.

댈러스는 돈을 주고도 샷을 성공시키지 못할

꼴이었고 LA의 모든 샷은 들어간다. 3쿼터가

시작했을 때, LA 40점 차로 앞서고 있었다.

브라이언트는 본인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15득점 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손가락 때문이 아니다.

오늘 경기에서 브라이언트가 넣어야 할 점수가

15점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브라이언트는 아까의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나타났다. 긴 구찌 자켓 그리고 다이아몬드

귀걸이도 여전하다. 라커 앞에서 약 20명의 기자가

모여있다. 코비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면서 중간

중간 스페인어로도 답변을 한다. (코비는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

모두가 가능하다) 질문이 더 이상 없을 때, 아니면 본인이

이제 그만 받겠다고 작정했을 때, 그는 개인 경호원을

대동하고 출구로 나간다.

 

출구에는 몇몇 팬들이 코비를 기다리고 있다. 그는

이내 발걸음을 멈추더니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정말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들을 대한다. 녹음기

그리고 펜을 들지 않은 사람들에게 코비가

말을 할 때면 전혀 가드가 없다. 그가 와이드

오픈 샷을 때릴 때처럼 경계심이 없다.

 

팬들은 말 한 마디 조차 하지 못한다.

공항에서 코비를 쳐다보던 사람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들은 유성 마커를 코비에게 주면서

손을 벌벌 떤다. 브라이언트 본인은 팬들이

자신 앞에서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다른 사람이 저랑 얘기할 때 왜 긴장하는

지 그 이유를 대체 이해 하지 못하겠어요.”

 

그는 다친 손가락으로도 수월하게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다. 삼삼오오 모인 팬들에게

약간의 사랑을 보인 뒤 그는 터널 안으로

걸어 들어가 아까의 SUV에 탄다. SUV

다시 코비를 헬기로 데리고 갈 것이고

5분 뒤면 그는 다시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다.

 

반면 팬들은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들 모두 사인을 받은 매치 프로그램과

농구공을 바라볼 것이며 코비와의 만남에

흥분하여 떠들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에게

자신 있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보기엔 코비는 말이야……”

 

이 게시물은 운영진에 의해 2011-02-28 20:45:34'NBA-Talk'란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21
Comments
2011-02-28 19:40:53

스압이....


스크랩 해놓고 시간 날때 읽어야 겠네요..

P.S 코비 수트빨 죽이네요.. 비싼거라 그런가?
2011-02-28 19:58:11

P.S 코비 수트빨 죽이네요.. 비싼거라 그런가?(2)

너무 멋있어서 저장 해버렸네요.

1
2011-02-28 20:07:35

좋은 글 잘봤습니다. 코비에게 이렇게 많은 사연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이런 부상들을 달고 믿기지 않는 커리어를 작성해 나가는 코비가 존경스럽네요.

2011-02-28 20:24:28

글 잘 읽었습니다. 

2011-02-28 21:04:58
모든 분들이 한번쯤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되는 글이네요
 
 
1
2011-02-28 21:21:49
숨도 쉬지 않고 정독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헬기를 타고 출근하다니 부럽네요... 하루에 잠을 4시간밖에 안 자도 충분하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
2011-02-28 22:39:22

원문을 보고 싶어 지는군요. 시내 서점에 GQ 뒤지러 가봐야겠습니다.
흠뻑 빠져 읽은것 보다 더 오랜시간 번역하셨을텐데,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2011-02-28 22:40:08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2011-02-28 23:15:14
코비라는 사람을 잘 보여주는 인터뷰 같네요..
 
그나저나 두번째 사진은
2011-03-01 00:18:43

 크아.. 수트 장난없네요 뭐랄까 진짜 수트간지의 끝이네요 끝(흑인인것, 머리스타일까지도 저 표정과 셔츠의 길이, 단추 하나만 잠근것, 넥타이, 행거칲까지 전부 멋스러운)

1
2011-03-01 01:00:11
다른 것보다 파웰의 아이 선물을 사간다는게 너무 멋있네요
2011-03-01 02:00:19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양을 번역하시느라 고생이 많으셨겠네요.

1
2011-03-01 06:51:59

제가본 nba선수들 수트빨 중 넘버원이네요..

1
2011-03-01 10:33:18
 
농구선수들은 기럭지가 길어서 그런지
정말 슈트가 잘 어울리네요.
 
코비는 물론이고 르브론이나 다른 선수들 모두
슈트가 매우 잘 어울리더군요. 심지어 레전드옹 오든까지..^^
 
근데 정말 코비의 손가락은 만신창이였군요.
저런 상황에서 백투백을 이루어 낸 코비가 새삼 대단하네요.
 
올해도 기대해 볼까요?
 
2011-03-01 11:15:29
글 잘 읽었습니다.
1
2011-03-01 12:27:43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코비가 부상으로부터 자유로웠으면... 하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2011-03-01 12:46:13
스압이....
어쩃거나 좋은 글이네요. 추천 꽝
2011-03-01 13:13:48

추천드립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1-03-01 19:48:56

아아 코비... 가장 존경하는 선수입니다.

2011-03-01 21:33:28
잘 읽었어요~
근데 직접 번역하신건가요? 대단하네요.
앞으로도 많은 번역 부탁드립니다~
2012-04-14 06:18:12

정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끝까지 정독했네요...너무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하구요 정말 스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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