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에서 프로포즈 성공과 커리를 만났습니다. (후기)
안녕하세요.
3월 8일 스테판 커리를 만나고 돌아온 블랙커리맘바 입니다.
시간 지난 지금도 믿기지가 않네요. 너무나 많은 분들의 축하와 댓글에 너무나 감사 드립니다.
일일히 댓글을 달지 못해 죄송하네요. 네이버 뿜을 비롯 여기저기 제가 매니아에 쓴 글이 퍼져 깜짝 놀랐네요.
프로포즈와 스테판 커리를 만나게된 스토리를 한번 후기 풀어볼께요. 워리어스 단체관람을 통해 알게된 커리팬분들과 함께 2017년도 방한 때 커리를 만나고자 커리특공대를 결성하게 되었고, 이 특별한 인연으로 함께 커리를 다시 만나기위해 작년 오라클아레나로 직관 트립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비록 당시 스테판 커리는 만나지 못했지만 현지 뉴스에 인터뷰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당시 알게된 워리어스 구단 관계자에게 작년 9월부터 개인적인 연락을 통해 프로포즈 준비를 하게 되었네요. 구단에서도 상당히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도움을 주고싶다고 하였습니다. 디테일한 내용은 경기가 있는 달에 다시 알려주겠다고 하고 연락이 마무리 되었었구요. NBA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제가 좋아하는 팀과 그들의 구장에서 언젠간 프로포즈를 하겠다는 것이 제 로망이었기에.. 이번에 여자친구와 베이 지역 여행을 떠나게 되어 큰 마음 먹고 몇달 전부터 준비를 하게 되었네요. 여행가기 몇일 전 제가 또 커리 컬렉션 수집이 취미라 이번 기회에 꼭 커리를 만나고 싶다며 구단 관계자에게 제 컬렉션 영상도 보내줬습니다.
2월 말에 여행을 떠나 3월 8일 경기 당일... 사실 워리어스에서 당일까지 디테일한 계획을 알려주지 않아 가슴을 엄청 졸였습니다. 제가 계획한 건 경기 타임아웃에 많이하는 이벤트를 참여하고 기습 프로포즈로 싶었는데.. 당일 오후 1시까지도 연락이 없더라구요.. 혹시나 취소될까 걱정도 하였구요. 그러던 중 경기 시작 4시간 전 디테일한 사항을 전달 받았습니다. 제가 사전에 요청한 커스텀 져지도 완벽히 준비되었고 경기시작전 프로포즈를 위한 세팅이 이루어질 것이라구요. 사실 계획한 건 타임아웃 중에 하는 것이었지만, 당일 세계 여성의 날이라 현장 이벤트가 워낙 많아 경기 시작 전에 하게 되었습니다. 커리가 한번 보고 저희를 축하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터라, 원래 제가 원했던 타이밍은 아니였지만.. 구단에 너무 감사했습니다.
몇분이 여쭤보신 져지의 의미는 제가 구단에 커스텀 요청한건데 MARRY ME / YES로 해서 3.8은 경기 당일 날짜입니다. 원래 지불을 당일 제가 하는 거였는데... 구단에서 특별히... 선물로 해줬습니다.
저는 당일 플레이어 터널쪽에 티켓팅을 했는데, 경기 시작이 7시 30분이었고 프로포즈 이벤트는 7시에 진행이 되었습니다. 사진 속 VVIP 자리는 프로포즈 이벤트를 위해 잠시 앉을 수 있었어요. 잠깐이지만 남은 선수들 웜업하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다시는 못 앉아볼 자리에 앉아서 영광이었습니다. 프로포즈 할때 현지 팬분들이 정말 크게 환호해주셔서 너무나 기뻤습니다. 자리로 돌아가는 내내 축하를 받아서... 정말 행복한 추억 만든 것 같네요. 져지 만들기도 잘한 것 같구요. 제 자리로 오니 터널 아래에 보디가드 한분이 프로포즈를 봤다며 정말 축하한다고 하더라구요.
이후 부담없이 즐겁게 경기를 즐겼고. 이제.. 스테판 커리를 만나게 된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구단 관계자에게 커리를 만나게 해줄 수는 없냐고 몇달 전부터 요청을 했지만,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개인 스케쥴로 인해서 그것까지는 도와줄수가 없다고.. 프로포즈 후 마지막까지 물어봤지만(?) 경기 끝나고 자리 지키고 있으면 경기 후에 터널쪽에 한번 저희를 서있게 해준다고 해서 그때 한번 불러보라고 하더라구요. 이후 저는 정말 인생 최고의 직관 경기를 관람했습니다. 탐슨이 빵빵 텨져서 재밌게 봤네요.
경기가 끝나고 구단 관계자를 기다렸는데, 연락이 없었습니다. 커리가 마침 터널로 지나가길래 커리가 뒤집어쓴 타월을 운좋게(?) 건졌습니다. 그때 커리가 딱 쳐다봤는데, 뭐라고 할줄 알았는데 그냥 지나가더라구요. 마침 아까 절 축하해준 보디가드분이 커리에게 저희를 가리키며 옆에서 뭐라뭐라 설명하니 커리도 그냥 넘어간 것 같았습니다. 커리가 뒤집어쓴 타월이라니! 그래, 커리를 못만나도 이 정도면 할만큼 다 했다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아까 그 보디가드 분이 저희에게 돌아와 저희보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러더니 아까 프로포즈 잘 봤다고, "근데 커리가 부르는거 같아, 이쪽으로 넘어와" 그러더라구요..
이게 무슨일??
허겁지겁 터널로 이동해서 그를 따라가니 왠 커튼이 쳐진 곳에 도착했고, 커튼이 열리니 눈앞에 락커룸 정문이 보였습니다. 정말 그때부터 정신을 못차렸던거 같아요. 바로 옆 방에선 커즌스와 루니가 싸이클을 타고있고 앞에선 퀸 쿡, 조던 벨이 지나다녔거든요. 그리고 조 레이콥 구단주, 밥 마이어스 GM등 워리어스 관계자들도 가까이서 뵐 수 있었습니다.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그렇게 20분정도 지나니 선수들이 퇴근을 하더라구요. 드레이먼드 그린, 이기, 예렙코, 데미안존스 등등 대부분 선수들에게도 잠깐의 인사도 나눴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스테판 커리가 눈앞에 나타나더라구요. 이게 CG인지 현실인지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https://youtu.be/GNSVZnV9SLQ
져지를 건네고 사진도 먼저 찍자고 해주고 정말 스테판 커리가 그간의 제 노고를 인정해주는 것 같아 너무 행복 했습니다. 아직도 그때 찍은 영상을 돌려보는데 볼때마다 소름이 끼치네요. 스테판 커리라니.. 그가 날 위해 자기가 입은 져지까지 챙겨서 주다니.
마지막으로 그가 떠나기 전 셀피로 비디오도 찍고 싶어 그에게 저희를 축하하는 영상 같이 찍어달라고 하니 흔쾌히 찍어주었습니다. "Congratulations, All the Best. She Said 'YES'" 라고 말하며 미소와 함께 유유히 사라지는 커리.. 결국 제 꿈이 이루어진 순간 이었어요. 진짜 당시에는 너무 말도 안돼는 상황이라 눈물도 안났는데 숙소로 돌아오고 져지를 보니 눈물나더라구요. 구단 덕에 프로포즈도 성공하고 결국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에게서 축하도 받게 되어서요. 기적이었습니다. 말도 안돼게 꿈꾸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는데 정말 그때의 감정은 어떻게 또 다른 설명을 할 수가 없네요.
스테판커리, 제 평생 최고의 NBA 선수입니다. 그가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 응원하려구요.
꼭 다시 한국에 와달라고 했는데, 그가 다시 한국에 온다면 꼭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 이제는 제가 그의 기억에 남지 않았을까요?
<스테판 커리의 선물>
가능한 저도 기억을 남기기 위해 자세하게 써봤습니다.
꿈을 위해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집니다. I can do all things.
PS. 매니아의 성덕 팀하워드님께 감사드립니다. 팀하워드님의 성공기를 보며 사실 꿈꾸게 되었어요.
언젠간 나도 스테판 커리를 만날거라며. 그리고 제가 해냈어요!!
너무 축하드립니다.이제 미래에 행복하실 일만 남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