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부격차의 소용돌이 속에서 필사적으로 잠을 자다.
저는 그 동안의 인생에서 특별히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성공에 대해 속이 쓰리다거나 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사촌이 의사가 되거나 절친이 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정말 진심으로 기뻐했고 나도 열심히 내 할일을 하면 내 나름대로 내 인생의 금자탑을 쌓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누군가의 성공은 언제나 나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나이 40이 넘어 꼴사납게도 가까운 친지(처형)에 대해 질투?를 하고 있습니다.
처형은 공무원으로 서울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작은 자본금으로 시작해서 강남의 아파트를 불과 7년만에 샀습니다. 바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일궈냈는데요. 사실 만날 때마다 축하를 해드리지만 아마도 제가 평생을 일해도 모으지 못할 돈을 1~2년만에 쉽게 버는 모습을 보면 허탈감이 느껴집니다.
최근에 세계 여러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행운을 불러오는 성격이라는 것도 있지 않을까하는 레포트들이 있는데 대체로 개방성(새로운 것에 대한 유연한 사고방식과 호기심)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유연성, 과감한 투자와 결단력, 용기등 저한테는 부족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도 대단한 능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투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영화 음양사의 인간이 귀신이 되어가는 추한 장면이 먼저 떠올라 이 감정을 드러내는 걸 정말 싫어하지만 제일 큰 장점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질투를 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나의 삶과는 다른 삶이야라고 거리감을 두어왔는데 어젯밤에 결혼 선물로 부동산 한채를 받은 동서의 화두에 제 마음이 심란해졌습니다. 아기의 행복을 위해서는 부모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보다 나중에 선물로 부동산하나를 주는게 성인이 되었을 때 훨씬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라는 부분에 대해 와이프를 포함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찝찝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밤마다 취미삼아 조금씩 공부하는 심리학적 조언을 따르면 변화하는 시대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게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과거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좋은 멘탈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역시 그 동안의 제 인생관과 육아관과는 너무 배치됩니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저희를 아껴주는 작은 처형 가족들이 초빙해주어서 제주도 여행을 와 있는데 잠을 설치다 호텔 로비에서 이렇게 nba매니아에 글을 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해야하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성실히 일하고 시간을 소중히 쓰고 자녀와 이런 인생관을 항상 공유하고픈 제 생각이 이걸 거부하는게 느껴집니다.
솔직히 지방소도시에서 어느정도 부채를 안고 사는 소시민인 제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부러워하는 와이프를 보면 가슴이 아련하기도 합니다.
비몽사몽에 일어나서 두가지 생각이 빈부격차의 현실과 관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 머리를 지배합니다.
아마도 머리속에서 내 인생의 탈출구를 찾다 보니 떠오른 생각일텐데 첫번째는 왜 이 호텔에는 헬스장이 없는걸까? 지금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2년간 단련해온 이 근육들뿐인데.. 내가 가치를 둬야하는 부채하나 없는 건강한 자본, 스쿼트 하고 싶다.
두 번째는 귀촌해서 혼자서 유유자적하게 사시는 나의 프롤레타리아 아버지.. 몇 일전 티브이에 넷플리스를 깔아드렸더니 더 크라운 시즌1을 하루만에 다보시고 어제 여행중인데 전화하셔서 다른 재밌는 드라마도 좀 추천해 달라고.. 제주도 여행도 즐겁고 재밌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은 아버지와 단둘이 맥주를 마시며 넷플릭스를 감상하고 싶습니다. 빌리언스 같은게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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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행복하고 싶다면,
상대방과의 비교우위에서 오는 행복이 아닌
자신만의 절대 가치를 얻었을 때 행복을 찾으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저는 전생에 풍운아로 살았던 강호의 그 어딘가로 무협지 속 삼매경에 빠질 때 행복을 느낍니다
어서... 스쿼트하실 곳을 찾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