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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의 소용돌이 속에서 필사적으로 잠을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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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2-31 22:06:14

저는 그 동안의 인생에서 특별히 누군가를 질투하거나 성공에 대해 속이 쓰리다거나 한 적이 별로 없습니다.

사촌이 의사가 되거나 절친이 사법시험에 합격해도 정말 진심으로 기뻐했고 나도 열심히 내 할일을 하면 내 나름대로 내 인생의 금자탑을 쌓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누군가의 성공은 언제나 나에게는 동기부여가 되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나이 40이 넘어 꼴사납게도 가까운 친지(처형)에 대해 질투?를 하고 있습니다.

 처형은 공무원으로 서울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는데 작은 자본금으로 시작해서 강남의 아파트를 불과 7년만에 샀습니다. 바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일궈냈는데요. 사실 만날 때마다 축하를 해드리지만 아마도 제가 평생을 일해도 모으지 못할 돈을 1~2년만에 쉽게 버는 모습을 보면 허탈감이 느껴집니다. 

 최근에 세계 여러대학의 연구에 의하면 행운을 불러오는 성격이라는 것도 있지 않을까하는 레포트들이 있는데 대체로 개방성(새로운 것에 대한 유연한 사고방식과 호기심)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행운을 가져온다고 합니다.

 유연성, 과감한 투자와 결단력, 용기등 저한테는 부족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것도 대단한 능력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질투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영화 음양사의 인간이 귀신이 되어가는 추한 장면이 먼저 떠올라 이 감정을 드러내는 걸 정말 싫어하지만 제일 큰 장점은 자신의 내면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질투를 하는 내 모습이 싫어서 나의 삶과는 다른 삶이야라고 거리감을 두어왔는데 어젯밤에 결혼 선물로 부동산 한채를 받은 동서의 화두에 제 마음이 심란해졌습니다.  아기의 행복을 위해서는 부모가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것보다 나중에 선물로 부동산하나를 주는게 성인이 되었을 때 훨씬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다라는 부분에 대해 와이프를 포함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찝찝한 마음으로 잠이 들었습니다.  

 제가 그 동안 밤마다 취미삼아 조금씩 공부하는 심리학적 조언을 따르면 변화하는 시대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게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과거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게 좋은 멘탈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역시 그 동안의 제 인생관과 육아관과는 너무 배치됩니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저희를 아껴주는 작은 처형 가족들이 초빙해주어서 제주도 여행을 와 있는데 잠을 설치다 호텔 로비에서 이렇게 nba매니아에 글을 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변화를 해야하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성실히 일하고 시간을 소중히 쓰고 자녀와 이런 인생관을 항상 공유하고픈 제 생각이 이걸 거부하는게 느껴집니다.  

 솔직히 지방소도시에서 어느정도 부채를 안고 사는 소시민인 제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부러워하는 와이프를 보면 가슴이 아련하기도 합니다. 

 

 비몽사몽에 일어나서 두가지 생각이 빈부격차의 현실과 관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제 머리를 지배합니다. 

아마도 머리속에서 내 인생의 탈출구를 찾다 보니 떠오른 생각일텐데 첫번째는 왜 이 호텔에는 헬스장이 없는걸까? 지금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건 2년간 단련해온 이 근육들뿐인데.. 내가 가치를 둬야하는 부채하나 없는 건강한 자본, 스쿼트 하고 싶다. 

 두 번째는 귀촌해서 혼자서 유유자적하게 사시는 나의 프롤레타리아 아버지.. 몇 일전 티브이에 넷플리스를 깔아드렸더니 더 크라운 시즌1을 하루만에 다보시고 어제 여행중인데 전화하셔서 다른 재밌는 드라마도  좀 추천해 달라고.. 제주도 여행도 즐겁고 재밌지만 사실 지금 이 순간은 아버지와 단둘이 맥주를 마시며 넷플릭스를 감상하고 싶습니다. 빌리언스 같은게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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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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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08:02:34

정말 행복하고 싶다면,

상대방과의 비교우위에서 오는 행복이 아닌 

자신만의 절대 가치를 얻었을 때 행복을 찾으라는 말이 기억납니다.

 

저는 전생에 풍운아로 살았던 강호의 그 어딘가로 무협지 속 삼매경에 빠질 때 행복을 느낍니다 

어서... 스쿼트하실 곳을 찾길 바래봅니다

2
2020-01-17 08:23:15

남들의 인생과 비교하자면 한도 끝도 없는거 아니겠습니까, 얼마전 책에서 읽고 깊이 공감한 말이 있는데 심플패스님과 공유하고 싶네요. "남과 비교하지 말라. 어제의 자신과만 비교하라."
저도 이것 저것 부족한 게 많아 위의 글귀대로 해보려고 노력 중입니다. 어제의 자신보다 나은 모습으로 나아가다 보면 최소한 후회는 덜 할 것 같기에.

5
2020-01-17 08:28:14

30대 초반의 초기 사회인으로써 많은생각을 하게 되는 글입니다.
불로소득, 그러니까 일을 하지 않아도 얻는 수익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신 아버지 밑에서 자라면서 저도 정당하게 일을 해서 얻은 것으로 살것이라 믿었습니다. 남들이 돈이 중요하다 결국엔 돈이다 라는 이야기를 할 때도, 저에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라고 넘겼습니다. 어쩌면 애써 무시 했던 걸 수도 있습니다.
며칠 전 집을 구매하기 위해 부동산에 다녀왔는데 몇억은 우습더군요. 그걸 보고 요즘 현타가 오네요.

그래도 저는 아직 돈보다는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신체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심플패스님도 돈에 휘둘리지 마시고 건강한 사람들과 건강한 신체로 건강하게 사시는게 나중에 돌이켜봤을때 스스로 뿌듯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그러고 싶구요.

자본주의 사회라고 하지만 모두 돈이 최 우선 가치가 되는 것이 안타깝고 쓸쓸하네요.

2
2020-01-17 08:31:26

저도 부동산으로 속앓이중인 직딩입니다

어느타이밍에 풀대출로 강남권 집을 샀느냐
어느타이밍에 어느지역 청약성공했느냐로

인생이 갈리고 하는게 첨 하무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앵간한 서민은 대출깐 집한채가 전재산이니까요..

1
2020-01-17 08:38:40

글로 쓰셨다면 꾹꾹 눌러쓰시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는 글이네요.

 

저도 유튭 보다보면 일명 '현타 씨게 온다' 라는 영상들이 있는데요. 보고 있으면 부러움이 많이 생기는거죠.

허나 멀리 있는 타인이라고 생각하다 보면 무시할 수도 있는데. 가까운 지인과의 비교는 상당히 괴롭습니다.

 

뭐라고 전달 드릴 말씀이 없고 그저 저를 비롯해서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네요. 

WR
1
2020-01-17 08:43:10

공감과 조언에 감사드립니다!
거짓말처럼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제주의 아침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오늘은 억만장자처럼 보내보겠습니다.

2020-01-17 13:02:34

혹시 리조트가 어디인가요? 경치가 좋아서 저도 가보고 싶어서 여쭈어봅니다

WR
1
2020-01-17 14:06:01

서귀포 켄싱턴 리조트입니다

2
2020-01-17 08:53:49

인정하면 됩니다.
누구나 다 이런 상황이면 부럽고 상대적 발탈감을 느끼는건 당연한 인간의 심리입니다.
다만, 인정을 하면 됩니다. 처형 가족은 처형 가족! 우리 가족은 우리 가족! 쉽지만 어려운 말이지만 저도 비슷한 상황의 부모님과 친형이 있습니다. 형을 보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제 위치를 인정합니다.
비교는 불행의 시작입니다. 본인 가족만 생각하시면 행복하실겁니다. 공감되는 글 잘 읽었습니다.

1
2020-01-17 09:03:32

인정 하는 것 정말 중요하죠

공감 합니다

다른사람과 나의 차이를 인정 하는 것
나의 부족함, 뛰어남을 각각 인정 하는 것
나 역시 어느정도 비열하고 속물적인 평범한 인간임을 인정 하는 것
등등등

먼저 인정을 해야 다음으로 나갈 수 있더라구요

인정을 안하면 같은 스트레스만 반복적으로 받을 뿐....

1
2020-01-17 08:56:38

유연한 사고. 저한텐 참 힘든 부분이더라구요. 제 주어진 삶이 그렇구나 생각하고 저한테 맞는 노력을 하고 살고는 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부동산을 통한 처형들의 부의 축적이 저희와 격차가 커질 수록 아내와 아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남들 하는 일 신경안쓰는 편인데 저도 40줄이 넘다보니 슬슬 몸이 무겁고 둔해지는 걸 느끼면서 노후 걱정과 함께 주변을 보게 되는거 같습니다.
그나마도 가족들이 건강해서 다행인데 자산에 대한 걱정은 가시질 않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제 생각이랑 매칭이 많이 되어 여러 생각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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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17 09:02:55

불로소득.
개인의 노력과 무관한 소득으로 보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예전엔 그랬었구요.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을 보면 투기라고 합니다. 내가 하면 투기는 아닐거예요.

자세히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직장인이면서도 밤낮없이, 주말까지 다 희생하면서 가족들과 식사 몇 번 못하면서 투자공부 하고 하루 3~4시간만 자며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가져가는 소득을 불로소득이라고만 얘기할 수 있을까 싶어요.

이는 동전과 같아서 한 면 밖에 안보입니다.
좋게 보면 좋아보이는데, 나쁘게 보고자 하면 나쁘게만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사람도 사물도 현상도 삶도 모두 마찬가지인 거 같아요.

나는 할 수 없다 지방이니까 외벌이니까 돈이 없으니까 할 수 없다 선 긋는 순간부터 이미 끝난 게임입니다. 세상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절박함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봐왔고, 그 분들이 당당하게 성공해내는 것도 많이 봤습니다.

저의 예전 모습 같아서 말씀드리는 것이니 거슬린다 싶으시면 그냥 지나가는 꼰대의 오지랖이려니 생각해주시고 이해부탁드려요.
저는 여기서 눈팅만 10년 넘게 하던 회원인데.. 점점 정이 가서 이런 글들을 그냥 지나치기 쉽지 않네요.

진심으로 힘내시길 바래요.

WR
1
2020-01-17 09:22:43

저도 처형의 능력과 끊임없는 노력을 인정합니다.
진심어린 조언 감사드립니다

2020-01-17 10:53:20

공감하고 갑니다.

2020-01-17 11:44:15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1
2020-01-17 09:49:08

 이게 참 스스로도 자괴감이 오는게 분명 안그랬는데 나이가 하나하나 먹을 수록 그런 감정이 더 생기더라고요

본전생각도 많이 합니다. 20대 때는 술값도 아무도 못내게 하는 성격이었는데

요새는 저자식이 나보다 연봉 4배는 벌면서 더치하네 분명 어렸을때는 내가 더 잘했는데 배아파하고

내가 못난건데 그사람이 괜히 미워지고 그러면 안되는 거 아는데 자꾸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잘 때 항상 망상하면서 잠듭니다. 2009년 즈음으로 돌아가서 비트코인을 사서 때부자 된 다음에 계획을 세우면서 잠듭니다. 계획 세울때는 행복합니다,,,,, 아침에 눈뜨면 그지같지만요

1
2020-01-17 10:03:25

다른 방법도 있어요. 쿨하게 인정이 힘들다면 나를 비참하게 만드는 사람을 피하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그 시간만큼 나를 채우는거죠. 글이라고 쉽게 씨부리는 중이지만... 힘내셔요

WR
2020-01-17 10:16:30

고맙습니다. 아침이 되니 거짓말처럼 아무렇지도 않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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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7 10:07:23

공감 합니다 ㅠㅜ
전 그럴때 유투브에서 우주 관련 영상을 봅니다
끝도 없는 우주를 보다보면 지구는 한낱 양자의 영역이더라구요 ㅎㅎ;;
그렇지만 부러운건 사실이죠 ㅋㅋ 인정해야죠 너는 너 나는 나

2020-01-17 10:34:40

요즘 우주 관련 영상이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저변이 넓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보다보면 마음이 정화되기도 하고

아.. 화성 유인탐사까지 보려면 건강해야겠다..는 동기부여도 되고..

 

사람이다보니 질투도 당연히 생기지만

각자 취향대로 푸는거죠 뭐..

 

요즘은 취향껏 풀 방법이 많아서 좋아요

2
Updated at 2020-01-17 10:50:59

남들과 비교 하지 않고 자기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건 혼자 살때만 가능하겠죠. 아내가 있고 자식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우리들만의 행복을 추구하자는 말이 통하지는 않으니까요. 와이프와 자식 데리고 깨달음과 중도의 삶을 사는 건 부처님도 못합니다
화이팅!

4
2020-01-17 11:11:00

매니아엔 이런 글들과 댓글들이 올라오는게 참 좋습니다.

저도 한번 더 생각하게 되구요.

다들 화이팅 하시는 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3
2020-01-17 11:15:01

글쓴분의 자식은 아파트한채를 물려받으면 된다는 말을 하는 사람의 자식보다 훨씬 행복하고 마음의 부자로 자랄것입니다. 좋은 부모님을 두었네요.

WR
2020-01-17 14:33:31

좋은말씀 감사합니다.

2
2020-01-17 11:22:56

글쓴분의 눈높이를 낮추어 만족하며 살아도 되지만, 돈에 대해 더욱 떳떳해 지시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부동산 공부 하셔서 투자 하시면 됩니다. 적은 자본금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부동산은 돈이 많아야 투자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으시다면 하루빨리 버리고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유튜브만 봐도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자료들이 널려있어요.
이와는 별개로 힘내시기 바랍니다!!

WR
2020-01-17 14:34:42

감사합니다.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라 생각했는데 공부해볼 마음도 생기네요.

1
2020-01-17 11:26:55

자식은 결국 자기 친구들과 비교를 하게 되어 있는데 

그것도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비교를 합니다. 

그래서 강남에서 비교적 가난하게 산 친구들은 부모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사실은 그 부모는 강남으로 가기 위해서 많은 것을 희생하면서 간 것인데도 말이죠. 

'왜 다른 친구들은 몇백짜리 과외도 붙여주는데 나는 학원비도 아끼라 그러냐?'

'부모가 해 준게 뭐가 있냐?' 

실제로 이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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