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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생성 이론의 딜레마를 해결한 발견이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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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9 00:56:43

오늘자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우주형성 이론의 중요한 단서가 발견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이를 간단히 소개합니다.

 

 

 

수소 이온과 헬륨원자로 이루어진 수소 이온화 헬륨(HeH+)’1925년 실험실에서 합성된 분자로 산해리상수(pKa)가 무려 63인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산(Acid)입니다. 하지만 HeH+는 플라즈마 상태에서만 관찰되므로 오늘날 지구에서 화합물로 비중 있게 다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현대 우주론에서 HeH+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HeH+는 빅뱅 이후 초창기 우주에서 가장 먼저 합성된 분자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약 138억년 전 빅뱅에 의해 우주가 탄생하면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고, 공간적으로 우주는 급속도의 팽창을 거듭했습니다. 총에너지는 일정하지만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서 온도와 밀도가 떨어졌습니다. 온도가 떨어지고 밀도가 낮아지면서 우주공간 속의 에너지는 물질로 바뀌기 시작해 물질의 재료가 되는 쿼크와 전자가 먼저 생겼습니다. 그 직후 쿼크가 세 개씩 짝을 이루면서 양성자와 중성자가 만들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소와 헬륨 등 몇 개의 원자가 탄생했습니다.

 

 빅뱅 후 약 10만년이 흘러 우주의 온도가 4000도 가량으로 식었을 때 원자들이 결합해 분자가 생성되었는데, 우주의 첫 번째 분자가 헬륨과 수수이온이 결합한 HeH+일 거라는 게 지금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원시 핵합성(primordial nucleosynthesis) 이론입니다. 그 이후 우주가 더 식어가면서 우주의 나이가 38만살 정도 되었을 때 HeH+와 수소 원자가 다시 상호작용을 일으켜 수소 기체(분자)가 되고 이들이 모여 첫 번째 별을 만들게 됩니다. 이 별을 통해 우주의 화학성분이 다양해지면서 현재의 우주가 구성되는 기반이 갖춰집니다.

 

그런데 이런 우주형성 이론의 첫 번째 고리인 HeH+가 많은 노력에도 여태까지 직접 관찰되지 않아 학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과학자들은 1970년대 말부터 NGC 7027이라 불리며 지구에서 약 3천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행성상 성운에서 나오는 자외선 복사와 열을 탐지한 후 그곳이 HeH+가 생성되기 적합한 환경으로 판단하고 집중적으로 관찰해 왔습니다. 행성상 성운(planetary nebula)은 태양과 비슷한 크기의 별이 외피층을 방출하며 일생의 마지막에 도달하기 전의 혼돈 상태의 천체입니다.  NGC 7027HeH+가 있을 거라는 단서는 많았지만, 혼탁한 지구의 대기를 뚫고 여러 물질이 뒤섞여있는 행성상 성운 안에서 HeH+를 식별하기 어려워서 지금까지 지상의 망원경을 사용한 관측이 계속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에 따라 독일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2016년부터 보잉 747을 개조해 13.7상공에서 성층권 하부를 비행하면서 지구 대기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천체를 관측할 수 있는 '성층권 적외선 천문대(SOFIA)'를 이용해 HeH+ 분자를 추적해 왔습니다. 최근에는 '그레이트(GREAT)'라는 테라헤르츠 고해상도 주파수 수신기를 SOFIA에 탑재하고 기존에 없던 HeH+용 채널까지 추가해 관측을 시도했습니다. 아래는 SOFIA에 대한 설명과 내부 장비입니다.

 

 

이러한 각고의 노력과 새로운 시도 끝에 연구진은 그레이트를 통해 NGC 7027에서 HeH+을 관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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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4-19 01:02:10

일단 추천부터 호다닥 누르고...

 

수소와 헬륨의 합성인 수소 이온화 헬륨 이라는게 있었군요.

 

하긴 우주에서 가장 쉽게 관측되고 찾을 수 있는 원소 1,2위들이니 뭔가 조합식이 없는게 더 이상했을수도

 

있지만..

 

수소와 헬륨은 너무 흔한 원소라서(그런데 액체핼륨 없어서 미치겠다라는 이야기 나오는거 보면 지구에서

 

는 이제 더이상 헬륨은 흔한 원소가 아닌것처럼 느껴지는) 쉽게 넘어갈수도 있지만.

 

이 원소들이 우주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깊게 생각해봐야 할수도 있는 거군요 

W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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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9 01:06:32

우주의 원리가 정말 오묘함을 느낍니다.

 

https://i.imgur.com/50B7XDk.png

2019-04-19 01:10:06

이걸로 학계에 한동안 어마어마한 논문이 터지겠군요...

 

서지관리 프로그램 일해라 

2019-04-19 01:23:14

아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오묘함이군요 ㅜㅜ

2019-04-19 01:26:31

그래서 이번 수능 국어 비문학은 블랙홀+빅뱅 융합지문인가요..
천문매니아인 저에겐 희소식이군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2019-04-19 01:43:07

과연 우주의 탄생 비밀이 어디까지 밝혀질지 .. 그리고 그게 진실인지 기대가 되네요

Updated at 2019-04-19 02:08:09

Abstract밖에 못봤는데도 재밌네요. 막연히 H2가 최초의 분자겠거니 했는데 HeH+가 먼저라는 것도 배워갑니나~ 논문은 3페이지던데 짧지만 강렬하네요.
실례지만 혹시 데이먼님은 전공이 어떻게 되시나요?

2019-04-19 08:49:19

이론으로만 예측하던 것을 실제로 확인할때 얼마나 짜릿할까요.. 저 같은 일반인도 흥분되는데 연구자 입장에서는 정말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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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9 08:52:50

HeH+라니... He는 비활성기체라고만 생각했는데, 놀랍네요. 하긴, 그 온도, 그 압력이라면 무슨 일이 안일어나겠냐마는...

 

인간은 왜 우주를 이렇게 알아가려고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사실 우리의 인식체계러는게, 무한에 가까운 공간과 무한에 가까운 시간과 초속 30만km의 속도를 이해하기에 적절하지는 않은데 말이지요.

어떤 선구자가 있고, 이론을 제시하고, 그것을 증명하고, 그런것들이 인간의 호기심이란 것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

2019-04-20 06:19:10

http://wouldyoulike.org/featured/허블로-바라본-밝은-행성상-성운-ngc-7027-bright-planetary-nebula-ngc-7027-from-hubble/

Ngc7027 입니다. 백조자리에 있는 성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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