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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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4-30 00:38:09
5 년 전 초등학교 동창들과 잠실야구장에 간 적이 있습니다.
롯데vs두산이었는데요,
그래도 고향이 부산이라고 원정팀 응원석쪽에 앉았더랬죠.
셋이서 맥주와 치킨을 마시며 신나게 야구를 보는데, 어라.. 갑자기 손아섭 선수가 때린 파울볼이 공중에 뜨는 겁니다. 그리고 갑자기 저를 향해 미친듯이..
정확하게 제가 앉아있던 의자와 친구의 의자사이에 꽂혔습니다.
그리고 전 공을 주웠죠.
뭔가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어요.
근데 누군가가 '아주라'라고 외쳤고, 그 누군가는 다수가 되어 저를 힐난하는 듯이 쳐다보며 외치더군요.
정확히 이런 느낌.
'니가 아주라 문화를 잘 모르는구나, 가까운 데 있는 애기한테 공을 안 주고 배길거 같아?'
모든 사람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었기에 급히 근처에 있는 아이에게 공을 주자, 소리는 잦아들더군요.
그 이후로 야구 직관은 한 번도 안갔습니다.
아, 만약 간다고 하더라도 롯데홈이면 원정팀석에 앉고 롯데원정이면 홈팀석에 앉으려구요.
뭔갈 강탈 당하는 느낌이라 아주 기분이 안 좋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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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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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30 00:38:24
격히 공감합니다. 아주라 문화도 추하고, 자리 양보를 당연시 하는 문화도 추하다고 생각해요. 속으로 '주겠지' 또는 '양보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만 해도 이미 추한데, 그걸 입밖으로 낸다면 말할 필요 조차도 없을 정도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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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자이언츠 직관을 가끔씩 가는 편이고 응원하는걸 좋아하는 편이지만 아주라는 제일 고쳐야될 응원 문화인거 같습니다. 아무리 어른이라도 파울볼이나 홈런볼의 경우 특별한 경험이고 야구공 또한 소중한 추억이 될 수 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아주라고 강요하는건 제가 그 입장이 되었을때 강제로 강탈당하는 느낌이 들 거 같습니다. 특히나 몇번 직관을 갈때마다 파울볼이 가는곳에 부모들이 애들을 데리고 우르르 몰려 가서 당연한듯이 달라고 하는걸 몇번 봤는데 보기 상당히 좋지 않더라구요.. 제발 이런 이상한 응원 문화는 없애벼렸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