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옵 2라운드 vs LAL 1차전 흥미로웠던 장면 (휴스턴 관점, 데이터 주의)
휴스턴 vs LAL 플옵 2라운드 1차전
하든과 웨스트브룩이 거의 10년만에 르브론과 플옵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OKC와 7차전 혈전을 치루고 와서 휴스턴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지 않을까 싶었지만, 예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1차전을 잡아냈습니다. 휴스턴과 레이커스의 경기 플랜은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휴스턴은 낮은 높이를 왕성한 활동량과 끝없는 손질로 극복하려했고, 레이커스는 AD와 르브론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해 페인트존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휴스턴의 페인트존 디펜스가 잘 통했고, 레이커스는 3쿼터까지 잘 따라오다가 3쿼터 후반과 4쿼터 초반 하든이 쉬는 타이밍에 크게 달아나면서 1차전을 따냈습니다. 웨스트브룩이 3쿼터 초반까지 업앤다운이 매우 심해서 결국 게임이 넘어가나 싶었지만, 중요할 때 미드레인지와 3점이 적절히 터지면서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확실히, 뜨거운 웨스트브룩보다 차가운 웨스트브룩이 더 무섭다는 것을 잘 보여줬죠. 오늘은 쿼터별 분석이 아닌 공수로 나눠서 재밌는 장면을 가져와봤습니다.
공격
1. 웨스트브룩의 포스트업 이후 공격 전개
휴스턴에서 포스트업을 활용하는 선수는 그린과 웨스트브룩 단 둘뿐이고, 빈도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웨스트브룩이 간간히 보여주는 포스트업 플레이는 꽤나 강력한 옵션입니다. 웨스트브룩은 자신보다 사이즈가 작은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하고, 수비할 때 무게중심이 위에 있는 포워드를 상대로도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합니다.
위 장면에서는 러스가 포스트업으로 쿠즈마와 카루소의 더블팀을 모은뒤 코빙턴의 돌파 후 터커에게 완벽한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습니다. 아쉽게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공격 전개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오늘 휴스턴의 베스트 공격 전개 장면입니다. 역시나 러스의 포스트업이 출발이었고, 좋은 볼 무브먼트로 오픈 3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쿠즈마가 무게중심이 위에 있어서인지 러스가 쉽게 밀어 내더군요.
2. 하든의 왼쪽 수비 대처
오늘 레이커스는 하든을 상대로 맨투맨 수비를 들고왔습니다. 중간에 더블팀을 약간씩 섞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그린, 쿠즈마, 카루소가 돌아가면서 하든을 마크했습니다. 약간 특이했던점은 맨투맨 수비이긴 한데 철저하게 왼쪽을 막는 수비를 했습니다. 이는 예전에 하든을 막기위해 밀워키, 유타 등이 썼던 수비 방법입니다. 이러한 수비는 하든의 왼쪽 돌파와 스텝백을 견제하는 수비로 오른쪽 돌파를 강제하고, 오른쪽이 뚫릴 경우 빅맨이 돌파를 커버쳐주는 수비입니다. 주로, 수비력이 좋은 가드(블렛소, 루비오 등)와 림프로텍팅이 좋은 빅맨(고베어, 브룩 로페즈 등)이 있는 팀이 자주 쓰는 전략입니다. 레이커스도 그린, 카루소가 괜찮은 수비력을 가지고 있고, AD와 맥기, 하워드가 림프로텍팅이 좋으니 이러한 수비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하든은 여기에 맞춰 왼쪽 돌파는 자제하고, 오른쪽 돌파 후 플로터로 대응했고, 결과도 좋았습니다. 흥미로웠던 것은 오른쪽 돌파 후 끝까지 밀고 들어가기 보다 대부분의 슛을 플로터로 마무리 했다는 점입니다.
그린이 하든을 오른쪽으로 잘 몰았지만, 맥기가 뜨기전에 반박자 빠르게 플로터로 올려놓는 모습입니다.
슛은 실패했지만 오른쪽 돌파 후 빠르게 플로터로 올려놓습니다. 이렇게 하든이 플로터로 올려버리니 맥기가 붕 뜨게 되죠. 사실, 맥기를 쓰는 이유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림프로택팅 때문에 쓰는건데, 맥기가 림프로텍팅에서 별 도움이 되지 못하다 보니 레이커스는 맥기와 하워드의 출전시간을 줄여버리고 데이비스 원빅 라인업을 비교적 길게 가져갑니다.
3. 하든의 더블팀 대처
레이커스는 하든을 상대로 간간히 더블팀을 섞어서 썼습니다. 보통 하든이 아이솔 할 때 레그스루를 치는 타이밍에 더블팀을 오는게 정석인데요. 시즌 내내 이골이 나게 더블팀을 당해온 하든은 반박자 빠르게 패스를 넘기며 더블팀 대처를 했습니다. 오늘은 더블팀 상황에서 한번의 더블팀과 터프 패스를 날린 것 빼고는 잘 대처했습니다.
그린이 더블팀을 오기 전에 반박자 빠르게 러스한테 패스를 넘겨줬습니다. 쿠즈마가 이를 인지하긴 했지만, 러스가 워낙 빨랐고 쉽게 레이업을 올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쿠즈마가 제 타이밍에 커버를 왔어도 하우스가 스크린으로 르브론을 막을 수 있어서 터커에게 와이드 오픈 찬스가 났을겁니다.
휴스턴의 가장 기본적인 더블팀 대처 방법입니다. 더블팀이 들어올 때 하우스가 하이쪽으로 컷인을 해주고, 킥아웃을 통해 오픈 3점 찬스를 만드는 장면입니다. 한창 하든이 더블팀 당하기 시작하면서 이 전략을 많이 사용했는데, 처음에는 컷인 타이밍과 패스 타이밍이 맞지 않아 꽤 많은 턴오버가 나왔습니다. 이때, 하든이 벤맥과 하우스에게 계속 컷인, 스크린 타이밍에 대해서 잔소리를 했는데요. 점점 손발이 맞아간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4. 스트롱사이드 3:3 전략
휴스턴 경기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댄토니 감독이 3:3 게임을 정말 잘 펼친다는 겁니다. 특히, 그린과 터커와의 픽앤롤, 핸드오프를 통해 공격을 많이 전개하는데 볼 때마다 공격 전개가 심플하고 강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이 있는 반대쪽 코트 45도와 코너에 슈터 두명을 몰아넣고, 공이 있는 스트롱사이드에서 3대 3 공격을 전개합니다. 그린의 핸즈오프 후 롤인, 그린과의 픽앤롤, 오프볼 스크린을 통한 코너 3점 등 무궁무진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걸 보면서 왜 댄토니가 공격의 귀재인지 알게되었습니다.
코빙턴이 스크린을 걸어주고 하든이 그린의 핸즈오프를 받아 탑으로 빠져나온 후 롤인 해가는 그린을 향해 하든이 기가 막힌 패스를 뿌려줬습니다. 그린이 돌파하면서 여의치 않으면 코너로 빼줘 오픈 3점 찬스를 만들 수도 있었죠.
역시나 슈터 2명 (코빙턴, 하우스)를 반대편 코너와 45도에 보내놓은 다음 그린과 하든이 픽앤롤 전개합니다. 재밌는것은 제프 그린이 슬립하여 골대로 파고드는게 아닌 바로 고든에게 스크린해줬다는 건데요. 이를 통해 고든에게 와이드 오픈 찬스가 났고, 달아나는 3점 슛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위 두 장면과 동일하게 고든 하우스가 반대쪽으로 넓게 빠져있고, 하든, 그린의 픽앤롤과 킥아웃 패스를 통해 3점 찬스를 만들어냈습니다. 공격 시간이 7초 밖에 남지 않았지만, 간결한 3:3 플레이로 3초만에 점수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두 팀다 빡빡한 경기를 하면서 공격시간을 다 소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러한 간결한 공격 전개로 시간에 쫒겨서도 좋은 공격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수비
1. 페인트 존 수비
오늘 휴스턴의 페인트 존 수비가 상당히 좋았습니다. 평소와 동일하게 오버가딩과 쉴새없는 손질을 통해 포스트에 볼투입을 차단하는 수비 전략을 펼쳤습니다. 하지만, 약간 달랐던 점은 앨리웁 플레이를 많이 의식했다는 점입니다. 레이커스는 랍패스를 날려줄 르브론과 론도가 있고, 이를 받아 먹을 수 있는 AD-하워드-맥기가 있습니다. 레이커스는 앨리웁 플레이를 통해 팀 분위기를 올리고 이를 통해 점수를 벌리는 팀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휴스턴 선수들이 이를 잘 체크했고, 랍패스 플레이가 한번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르브론과 AD가 픽앤롤 플레이를 하지만, 터커가 AD에게 가는 패스길을 잘 막았고, 르브론은 베이스라인에 있는 맥기에게 패스를 줬습니다. 하지만 하든이 베이스라인을 잘 막아냈고, 밖으로 빼내면서 1차 공격 저지를 합니다. 그린은 AD에게 1:1 엔트리 패스를 하려 하지만, 터커의 좋은 오버 가딩으로 엔트리 패스를 주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공격 시간에 쫒겨 돌파를 하지만, 너무 강한 패스가 나오면서 턴오버를 유발했습니다. 터커와 하든의 좋은 수비를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터커의 오버가딩 수비는 예술이었네요.
론도가 탑에서 AD에게 랍패스를 하려하지만, 터커가 이를 체크하고 빠르게 견제해 랍패스를 주지 못합니다. 론도는 쿠즈마를 선택했고, 3점을 쏘려하지만 러스의 리커버리가 좋았고, 론도가 슛을 쏘게 하면서 수비에 성공합니다.
역시나 AD가 뒤돌아서 앨리웁 동작을 취하지만, 하든이 팔을 이용해 적절히 견제를 했고, 론도는 죽은볼을 돌리게 됩니다.
2. 포스트업 수비
레이커스는 휴스턴의 스몰라인업을 의식해 르브론과 AD가 포스트업 비중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휴스턴은 최대한 볼투입을 못하도록 오버가딩 수비와 공을 훑어내는 수비를 했는데, 좋은 수비장면이 많이 나왔습니다. 확실히, 터커-하든-코빙턴이 신장에 비해 윙스팬이 정말 길다보니 어중간한 엔트리 패스는 다 끊기더라구요. 그리고, 공입 투입되어도 빠른 더블팀을 통해 최대한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휴스턴은 공격수가 자리를 잡기전에 베이스라인에서 선수 한명이 위치하여 더블팀 갈 준비를 하고, 볼이 투입되어 드리블을 한번 치면 바로 반대쪽으로 더블팀을 들어와 공격수를 압박합니다. 이게 더블팀 들어오는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레이커스 선수들이 당황하고 대처를 잘 하지 못하더라구요.
하든이 긴팔을 이용해 엔트리 패스를 잘라먹는 장면입니다. 역시나 맥기가 자리 잡자마자 웨스트브룩이 코너를 버리고 더블팀 갈 준비를 합니다. 아마 맥기가 공을 잡았어도 이미 러스가 자리를 잡고 있어서 쉬운 공격은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AD가 공을 잡자마자 베이스라인에 있던 하든이 더블팀을 들어와 블락해내는 장면입니다. 만약 하든이 더블팀을 한박자 늦게 들어왔다면 쿠즈마에게 와이드오픈이 나왔을 겁니다. 더블팀 들어오는 타이밍이 아주 좋았습니다.
터커 코빙턴 조합의 도움 수비 장면입니다. 코빙턴이 르브론의 턴을 잘 막아주었고, 적절한 타이밍에 터커가 도움수비를 들어와 르브론의 동선을 막고 패스를 강제했습니다.
역시나 고든이 AD가 볼을 잡자마자 코너를 버리고 더블팀을 들어옵니다. AD는 더블 팀을 생각해 페이더웨이를 하려하지만, 고든이 이를 잘 예상하고 공을 훑어냈습니다.
3. 코빙턴 수비
코빙턴은 오늘 6득점에 그쳤지만 스틸을 4개나 해내면서 수비에서 제몫을 해냈습니다. 코빙턴의 대인 수비 능력은 그닥 좋지 못한편입니다. 사이드 스텝이 좋지 못해서 돌파를 잘 내주고 스틸하려다가 파울을 내주는 경우가 은근히 많습니다. 하지만, 도움수비와 커버링, 볼을 훓어내는 정말 일품입니다. 수비 스타일만 보면 쿰보랑 많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팀에서 수비 프리롤을 맡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코빙턴이 튀어 나옵니다.
드리블 치는 공격수 공 훑어 내는데 도가 튼 코빙턴 입니다.
휴스턴 유일의 림 프로텍터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정규 시즌에서도 이적후 커리어 하이인 2.2개의 블락을 기록했고, 플옵에서도 1.5개의 블락을 해주고 있습니다.
코빙턴의 환상적인 스틸입니다. 보통 레이업 올라가기전 마지막 드리블할 때가 가장 뺏기 쉬운데 코빙턴이 이를 잘 노렸네요.
이처럼 오늘 휴스턴은 공수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이 계속해서 이어질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레이커스는 그 빡센 서부에서 1위를 한 팀이고, 르브론이라는 슈퍼스타가 있어서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겠죠. 분명 2차전에서 파훼법을 들고 올겁니다. 아마, 코빙턴과 터커의 파울트러블을 노리고 피지컬하게 밀어붙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휴스턴은 코빙턴, 터커 둘중하나가 파울아웃 된다면 아주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그만큼 일정한 수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파울 관리가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든이 오늘처럼 잘 풀릴거란 보장이 없죠. 레이커스가 48분 하든 더블팀 작전을 들고 온다면 고든, 러스의 활약이 필수적입니다. 일단 스윕은 면했으니, 준비 잘해서 컨파까지 갔으면 좋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움짤이 좀 많네요.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역시 랄은 더블팀 수비군요 부추먼드님은 하든 상대로 더블팀 수비오는 거는 익숙하시겠군요(썬더전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