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inger](번역)MVP를 향한 조용한, 하지만 힘찬 움직임, Nikola Jokic

들어가며... 

   덴버는 조용한 동네입니다. 미국 중서부에 있고, 다운타운도 웬만한 큰 도시에 비교하면 작고 한산한 느낌입니다. 나이 많은 백인들이 많이 살고, 은퇴한 사람들의 실버 타운이 유명한 한적한 동네입니다. 그런데 이 도시에는 미국 4대 스포츠(농구, 야구, 미식축구, 하키) 팀이 다 있습니다. 

   조용한 도시 분위기만큼, 덴버 너게츠도 조용한 팀입니다. 한국 NBA 팬 분들은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전국적으로 그리 유명한 팀도 아니고, 전국 중계도 몇번 못받습니다. 저도 두달 전 덴버로 한달간 파견근무 가게 되었을 때까지만 해도 "아 좀더 재미있는 NBA 팀 있는 도시로 가면 좋았을껄" 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올시즌 덴버가 이상합니다. 30경기가 지난 오늘, 21승9패로 서부 리그 1위를 수성 중이며, "요키치가 MVP를 탈 수 있을까?" 하는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서도 들려옵니다 (올해 초 까지만해도 상상할수 없었던 모습이죠). 그런 와중에 어제 The Ringer 에서도 Jokic의 MVP 가능성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같이 나누고 싶어서 번역하여 올립니다. 

제목: A Quiet Race: Nikola Jokic Is Making a Strong, Silent Push Into the MVP Conversation

The Ringer, Dan Devine

   덴버 너게츠가 동부 1위 토론토에게 승리한 일요일 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을 꼽으라면 아마 자말 머레이가 "미친듯한" 활약으로 4 쿼터에만 15점을 득점하며 덴버의 역전승을 이끌었던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이 21살의 가드는 베이스라인 러너, 엘보우 점퍼, 캐치 3점, 페이드어웨슛... 그가 시도하는 모든것을 성공시키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받았다. 그날 자말 머레이는 "스타"였다.

   그러나, 진정한 스타는 화려한 조명 뒤에서 조용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예를 들면, 팀이 13점차로 지고 있을때 어떻게든 득점을 해서 분위기를 전환 시키거나... 아니면 상대팀에서 가장 위험한 선수 앞에 몸을 세워서 팀원이 오픈 슛을 쏠 수 있게 해주거나... 아니면 어려운 상황에서 공격리바운드 후 이어지는 분위기 반전 3점슛으로 연결되는 자유투를 얻어내거나... 그것도 아니면 수비수로 가득한 상대 코트에서 어떻게든 공간을 만들어 내서 2쿼터를 마무리하는 레이업을 성공시키거나 하는.. .이런 모습들로 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x0q_bkzWfw&feature=youtu.be 

   요키치가 그날 3쿼터 종료 전 3분55초 동안 한 플레이들은 뭐 아주 특별히 눈에 확 띄는 것들은 아니다 (오히려 그가 세르지 이바카 상대로 아주 요상한 자세로 쏘아 올린 레이업이 더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86ZR0bbvpgM

   그러나 요키치는 그 3쿼터 막바지에 묵묵히, 상대 수비수와 육탄전을 벌여가며 페인트 존을 공략하고 자유투를 얻어냈고, 결국 경기를 15점차 경기를 투 포제션 경기로 끌고갔다. 이러한 그의 활약이 없었다면 덴버는 결코 4쿼터에 멋진 역전승을 이끌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가 보여준 것 역시... 진정한 "스타"의 모습이다.   

   어쩌면 그런 요키치의 활약 없이도, 어쩌면 덴버는 지친 토론토를 4쿼터에 어떻게든 따라갔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랩터스는 7일동안 5번의 원정 경기를 치루고 있었고, 라우리와 시아캄을 포함한 주요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은 상태였으니까. 하지만 요키치 덕분에, 덴버는 그럴 필요 없이 쉽게 승리를 가져 갈 수 있었다. 요키치는 -- 이날 경기 뿐만 아니라 -- 언제나 팀이 그를 필요로 하면 불평 불만 없이 나타나서 팀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해냈다. 예를 들면 토론토가 4쿼터 종료 2분을 남기고 다시 맹렬히 추격을 해오던 그때, 페인트존으로 불도저처럼 돌진해서 토론토의 추격 의지를 꺾는 슛을 성공시키는 것 처럼 말이다.

https://twitter.com/nuggets/status/1074503338564046848

   윌 바튼, 개리 해리스, 폴 밀샙 등의 핵심 선수들의 부상에 허덕이는 덴버이기에, 최근 요키치의 어깨 위에는 무거운 짐이 올려져 있었다. 피닉스 선즈를 제외하고 (심지어 그들도 3연승 중이다!) 모두가 강력한 상대인 서부 컨퍼런스에서, 덴버는 묵묵히 승리를 쌓아가며 서부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덴버의 성공의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천부적인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타고난 이 세르비안 센터의 활약 덕분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hjQpZzPnzA&feature=youtu.be 

   주전 선수들의 부상에 상처 입은 덴버는, NBA에서 가장 끈적끈적한 하프-코트 수비 팀들인 멤피스, OKC, 토론토를 차례 차례 격파했다 (오늘은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승리하며 4연승). 여러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마이클 포터 주니어, 아제이야 토마스의 부상은 제쳐두고라도) 팀의 로테이션을 계속해서 변형하고 있는 덴버 이지만, 요키치가 중심에서 듬직하고 버티고있는 그들은 현재 서부 리그 1위 (골든 스테이트보다도 위!)를 유지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역사상 30경기에서 가장 높은 승률인 21승-9패를 기록 중이다. 

   더 놀라운 것은, 덴버의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드래프트 당시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선수들 이라는 것인데, 후안초 헤르난고메즈(15픽), 말릭 비즐리 (19픽), 몬테 모리스 (51픽), 토니 크래그 (드래프트 되지 못함)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41픽으로 니콜라 요키치라는 보물을 발견해 낸 것이, 덴버 구단의 가장 기적 같은 일일 것이다. 

https://twitter.com/VicLombardi/status/1069764213084581888

   요키치는 핵심 주전 선수인 폴 밀샙이 부상당한 이후 4경기 동안 25.3점, 11.8리바운드, 6.5 어시스트, 그리고 2.3 스틸을 기록중이다. 그는 56.1 FG%, 88.9 FT%를 기록 중이고, 팀의 현재 상황을 고려한 듯 공격적인 플레이로 좀 더 자주 자유투 라인에서 소중한 점수를 적립해 주고 있다. 또한, 때로는 매이슨 플럼니와 투-빅맨 체제로 코트위로 올라가며 예전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코트위에서 보내고 있다. 심지어 이 투-빅맨 시스템은 수비적으로는 아주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둘이 코트위에 있을때 덴버는 상대 100포제션당 89점만을 허용하며, 이 수치에서 리그 TOP 5의 수비 효율성을 기록하고 있다.

   "요키치는 자신이 할 일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말론 감독이 말했다. "그는 우리의 프랜차이즈 선수입니다. 우리는 그를 믿습니다. 그는 우리 팀의 미래입니다. 팀의 로스터의 상태가 어떻든 상관 없이, 우리는 언제나 요키치에게 많은 것들을 기대합니다. 다만 개리, 윌, 폴이 모두 부상으로 아웃된 지금, 그에게 평소보다 조금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고, 그는 놀랍게도 그 모든 것을 해내고 있습니다"

   니콜라 요키치는 17-18 시즌의 마지막 18경기를 평균 24점, 11.5 리바운드, 6.4 어시스트, 1.4 스틸, 1.0블록을 기록하며 끝냈다. 같은 기간, 요키치는 47.6 (!!) 3P%를 보였고, 특히 인상 깊은 장면은 미네소타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35점을 득점하며 분투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의 활약이었다. 이 패배는 뼈아픈 것이었지만, 그날 요키치가 보여준 활약은 그가 덴버 너게츠의 미래라는 사실을 여실 없이 보여주는 경기였다. 그 대가로 그는 지난 여름 MAX 연장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올 시즌, 3점슛 성공률의 감소와 11월초 갑자기 슛을 쏘지 않는 요상한 모습  -- 완벽한 기회에도 팀원에게 패스하며 슛을 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 을 제외하면, 그는 그가 받는 연봉 이상의 활약을 덴버에서 보여주고 있다. 그는 덴버 너게츠의 팀을 하나로 묶는 가장 중요한 선수이며, 그가 이끄는 덴버 너게츠는 NBA의 강팀들을 하나 하나 격파하고 있다 (리그 상위 팀 상대 승률 1위). 또한 요키치는 윌트 챔벌린, 오스카 로버슨, 매직 존슨, 그리고 러셀 웨스트브룩과 함께 NBA 역사상 경기당 17득점, 9.5 리바운드, 7.5 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5명의 선수가 될 확률이 매우 매우 높아보인다. 

   그를 제외한 4명의 선수는 모두 MVP 트로피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오늘날 좀더 "전형적인-MVP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유능한 선수들 사이에서, 요키치도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자신도 MVP를 수상할 자격이 있는 선수임을 조용히 보여주고있다. 만약 그가 부상에 허덕이는 덴버를 짊어지고 험난한 서부지구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 할 수 있다면, 이미 MVP 자격을 갖춘 그가 실제로 MVP를 거머쥐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최근 덴버 너게츠 구단의 어소시에이트로 초빙된 WNBA 레전드 수 버드는 "NBA 선수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한 바 있다: "자기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이해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모습을 보면 니콜라 요키치는 불과 23세의 나이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아미 파악한 것처럼 보인다: "팀이 그를 필요로할때 자신의 능력을 한단계 끌어올려 팀을 이끌고, 매일밤 코트 위의 최고의 선수 처럼 플레이 하는 사람." 덴버 너게츠가 로스터 부상의 상처를 회복하기 전까지, 그들은 요키치가 바로 "그런 사람"이 되어 주길 바랄 것이다. 매일 밤 조용히, 하지만 힘차게 팀을 위해 온몸을 불사르는 최고의 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