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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전 3 - 스퍼즈의 웨지픽앤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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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7-07-27 15:53:37

스퍼즈의 웨지롤(Wedge R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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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전술에서 roll이라고 되어 있으면, 대체로 픽앤롤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웨지롤이라고도 하고, 웨지픽앤롤이라고도 합니다.

 

이 동작의 출발점은 3번 공격수의 스크린입니다. 화면 하단에서 빅맨에게 스크린을 걸면서 상단으로 올라가는 동작이 핵심으로, 위 영상에서는 카와이의 동작이 출발점이라 할 수 있죠. 스크린의 취지는 빅맨과 화면 하단의 가드가 픽앤롤을 하기 바로 전에 빅맨 수비수의 수비 대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고요. 며칠 전 썼던 썬더의 공격전술 관련 게시물에서 언급한 램스크린과 유사한 패턴으로 스크리너 수비수의 움직임을 잡아준다는 취지를 갖습니다(측면에서 하느냐 정면에서 하느냐의 차이).

 

사이드 픽앤롤은 스퍼즈가 애용하는 공격 패턴이기도 한데, 장점은 정면에서 진행하는 하이픽앤롤과 달리 옵션이 다양하고, 동선이 간결하다는 점에 있습니다. 한번의 드리블 돌파 후 슛을 하든 외곽으로 킥아웃 패스를 하든 뭔가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게 하이픽앤롤이죠. 이와 달리, 사이드픽앤롤은 짧은 돌파 동작으로 수비를 견인한 후 반대편 사이드에서 돌아나오는 윙맨에게 패스를 돌려 2차, 3차 돌파를 추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 영상에서도 밀스의 픽앤롤 돌파를 반대편의 대니 그린이 2차 돌파로 이어받고 있는데,, 스퍼즈 농구의 핵심 중 하나는 이러한 측면공격을 통해 스팟업 점퍼 비중을 높인다는 점이죠(가솔의 코너 3점으로 마무리).

 

하이픽앤롤을 애용하는 가드들은 기본적으로 개인기량이 월등한 경우가 많습니다(웨스트브룩/하든/월). 돌파를 통해 한번에 결정을 내려야 하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이기도 한데, 좌우의 수비수들을 모두 본인에게 집중시키기 때문에 역으로 실책의 리스크가 크기도 하죠. 관련해서 사이드 픽앤롤의 특징을 단점까지 아울러서 좀더 간략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가드진들의 연속된 플레이를 중요시하게 한다, 2) 돌파 후 빅맨이 패스중개자로서 빠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 3) 베이스라인과 사이드라인을 끼고 움직이기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의 베이스라인 쪽 몰이 수비에 갇힐 위험이 있다 등.

 

아래는 베이스라인 몰이 수비의 전형인 픽앤롤 ICE 수비의 장면입니다.

Ice 혹은 Blue라고도 불리는 수비대형으로, 화면상에서 가드 수비수가 스크리너가 있는 화면 오른쪽의 각을 완전히 닫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스크리너로부터 볼핸들러를 고립시켜서 핸들러를 베이스라인/사이드라인 쪽으로 가두는 수비패턴이죠. 사이드픽앤롤뿐 아니라 정면의 탑픽앤롤에서도 볼핸들러가 한쪽 각을 일부러 열면서 수비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는데, 같은 목적을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웨지롤은 이러한 트랩형 몰이수비의 압박을 풀기 위한 목적을 갖습니다. 좀더 관점을 넓혀서 이번에는 웨지스크린을 건 윙맨의 후속 동작과 빅맨의 패스 중개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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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롤 – 대니 그린의 코너 3점)

 

대니 그린의 스크린으로부터 공격이 시작되는 장면입니다. 스크린 후 그린은 반대편 코너로 빠지는 게 일반적인 정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카와이가 가솔과 픽앤롤을 해야 하는데, 상대 수비가 카와이를 가솔로부터 고립시키고 있죠. 카와이가 가솔에게 볼을 넘기고, 가솔이 바로 공격 대형을 확인한 후 코너의 그린에게 패스를 넘겨주는 모습입니다.

 

사이드 픽앤롤은 드라이브인을 연속 동작으로 이어줄 가드 간 호흡이 좋아야 하고, 위 장면처럼 빅맨의 패스중개력 역시 효용성에 크게 개입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팀들의 경기를 본 게 아니라 제가 판단하는 데 한계는 있겠으나, 개인적으로 웨지롤의 활용 빈도가 리그 전체적으로 아주 높다고 생각지는 않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에이스 가드들을 중심으로 한 하이픽앤롤 정면돌파 빈도가 높아지는 추세와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돌파형 가드들의 풀업 점퍼 정확도가 좋아진 것이 아마 결정적일 듯).

 

한편, 같은 전술에도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스퍼즈 버전과 달리 올시즌 아주 흥미로웠떤 것이 캡스의 웨지롤 3점 농구 버전인데, 관련 영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두 번의 공격이 하나의 움짤에 연속으로 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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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블랜드식 웨지롤 3점 농구)

 

채닝 프라이가 제퍼슨에게 웨지스크린을 먼저 걸어주는 모습으로 두 번의 공격에서 한번은 프라이, 한번은 제퍼슨이 3점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두 장면 모두 프라이의 스크린으로부터 제퍼슨이 화면 상단의 코너로 넘어가는 것을 시작점으로 하고 있죠. 앞서 봤던 웨지스크린이고, 후속 동작으로 제퍼슨이 어빙에게 스크린을 걸면서 빠지는 일종의 슬라이드 픽앤롤(혹은 픽앤팝)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웨지롤은 첫 스크린을 건 윙맨(프라이)이 반대편 코너로 빠지고, 스크린을 받은 빅맨(제퍼슨)이 가드(어빙)에게 스크린을 걸어주는 공식을 갖습니다. 그런데 잘 알려졌다시피 클리블랜드는 전형적인 3점 농구의 팀이고, 프라이도 제퍼슨도 모두 3점이 가능한 자원입니다. 웨지스크린을 건 프라이는 반대편 코너가 아니라 어빙 바로 옆에서 3점 옵션을 만들어 내고, 제퍼슨은 슬라이드 형태로 빠지면서, 마치 두 명의 슈터가 어빙을 사이에 두고 찢어지는 것 같은 동선을 취하고 있죠.

 

요컨대, 두 개의 3점 옵션을 동시다발적으로 연출하는 모습입니다. 팀마다 선수 성향들에 따라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는데, 캡스의 이 웨지롤 변형판은 굉장히 창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앞서 본 바처럼 웨지롤은 기본적으로 측면 공격에서 수비압박을 풀기 위한 전술로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측면에서 픽앤롤로 수비대형을 한 번 흔들고, 반대편에서 패스를 받아 연속 동작으로 돌파를 하면서 코너로 빼주는 패스게임은 스퍼즈의 경기에서 그동안 수없이 반복되었던 것이기도 하죠. 이상 ‘알’아두면 ‘쓸’데 없는 ‘신’비한 ‘전’술사전 3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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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7-07-27 12:45:27

 대단하시네요. 전시리즈부터 봤는데 감탄하고갑니다!

WR
2017-07-27 14:09:56

감사합니다

2017-07-27 19:43:25

거의 농구학자신듯

WR
2017-07-27 21:41:55

학자는 아니고 강박증자같아요

1
2017-07-27 23:22:08

선추천 후감상

2017-07-28 21:55:52

감사합니다! 덕분에 다음 시즌엔 농구보는 재미가 한층 커질듯 하네요

WR
2017-07-28 22:38:06

다소 딱딱한 전술 내용들인데, 흥미롭게 봐주시니 제가 감사합니다.

1
2017-07-29 08:16:29

우선 이런 고퀄리티 전술글을 읽을 수 있다니... 감사드립니다.
대학농구를 봤는데 허웅(?)이 있는 연대에서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패턴이 이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45도에서 진행되는 픽앤롤의 파생이었는데, 이게 이런 전술들이었다는걸 처음 알았습니다. 수비수 들의 시아가 대각선으로 고정 됨으로써 생기는 시아의 사각을 이용하는게 신기했습니다.

WR
Updated at 2017-07-29 09:01:53

국내농구를 본 지 오래되었는데, 국내 농구는 어떤 특성의 농구를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3점도 코너 3점을 활용할 때 효율이 올라가고 공격이 다채로워지듯, 픽앤롤이나 돌파 옵션도 측면 활용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럴 때 빅맨들도 볼전개에서 좌우 측면을 연결하는 유의미한 역할을 하는데, 지난시즌 NBA는 극단적으로 에이스들의 정면 돌파와 3점에 의존하면서 측면 활용도가 많이 줄었어요. 

 

얼리오펜스가 강조되면서 볼을 많이 돌리지 않는 농구가 형성되고, 에이스들의 3점 능력이 좋아지면서 3점시 코너보다 정면활용이 늘어났는데, 그래서 갈수록 공격이 단조로워지고 재미가 없네요. 아무튼, 재미없는 전술 이야기라서 어디까지 다루는 게 좋을까 살짝 주저했는데, 좋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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