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크 그리핀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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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1-01-24 04:06:03
'대세는 그리핀'에 편승하여, 오밤중에 제 짧은 식견으로나마 지금까지 봐온 그리핀에 대한 느낌을 써볼까 합니다.
@볼핸들링
그 무엇보다 그리핀의 볼핸들링...현 리그 4-5번 포지션에서 그리핀보다 볼핸들링이 부드럽고 수비수와 컨택이 있을때도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면서 거기에 화려함까지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있을까라고 물어봤을때 댈 수 있는 선수가 딱히 없다고 봅니다. 양손사용도 자연스럽고 오픈코트에서의 내지르는 드리블도 아주 훌륭합니다.
제 판단에는 심지어 TD 혹은 KG가 보여준 정도의, '드리블이 안정적이고 볼간수 잘하는' 그런 수준은 이미 넘었다고 봅니다. 무지막지한 체공력과 더불어 볼핸들링은 현시점에서 빅맨중 리그 최고가 아닐까싶네요.
@슈팅
지난 골든스테이트와의 경기의 막판 클러치 3점을 보고 놀라신분들이 많은데요, 그리핀.. 슈팅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선수입니다. 우선 가장 큰 장점으로는 볼핸들링 워낙 좋기 때문에 오프드리블 상태에서도 슈팅을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고, 스핀도 좋고.. 슈팅에 힘들어가는 부분이 없어 보여 슛레인지 또한 얼마든지 더 늘어날거라 봅니다.
전 왠지 그리핀이 하워드처럼 폼은 괜찮아 보이지만 언제나 슛이 '딱딱'한 부류일듯 해서 염려를 했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자유투도 시즌 현재 61.7%인데, 1월 들어 치른 10경기에서의 성공률은 72/103로 거의 70%이고, 앞으로 더 향상될거라 보기에 자유투는 사실상 시간문제일듯 합니다.
@전체적인 공격에서의 모습
먼저 하프코트에서의 가드와 2:2, 백도어 플레이, 자기가 공격할 지점에서의 포지셔닝, 스크린 능력 등 팀원과 손발을 맞추는 플레이는 모두 훌륭하다고 봅니다. BQ가 뛰어남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겠죠. 무엇보다 맘에 드는것중 하나는 기름손이 아니라는 점인데요, 사실 그리핀 정도의 운동능력을 지닌 빅맨은 캐칭만 완벽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이죠. A패스를 놓친걸 본적이 거의 없는듯하구요, 실수없이 원투스텝 따닥 밟아 올라가는 모습도 그의 기본기가 출중함을 느끼게 합니다.
아이솔레이션에서의 모습을 보자면, 상당히 특이하긴 합니다. 소위 개똥슛에 이은 득점도 많고, 아마레와 같은 우격다짐 플레이도 자주 보여주죠.
가장 위력적인 것 두가지는, 첫째로 포스트업에서 페이스업으로 재빠르게 전환해서 한박자 빠른, 원스텝 상태에서 레이업 또는 점퍼를 올려놓는 움직임인데 이게 왠만한 빅맨들은 퀵니스에서 그리핀을 따라잡기가 힘들고 볼핸들링이 좋다보니까 공간이 안난다 싶어도 어떻게든 제치고 성공을 시킨다는 겁니다. 그리핀 자신도 아마 '필살기'성으로 생각하고 자기가 득점하겠다고 마음먹은 듯한 순간에는 꼭 보여주는 무브인듯 하네요.
둘째로는 엘보우 쯤 지점에서 완전한 페이스업으로 훼이크모션 후에 원드리블 돌파 후 역시나 원스텝으로 올라가 컨택상황중 슈팅하는 패턴인데 이게 바스켓카운트를 곧잘 얻고, 체공력이 워낙 좋다보니 안정적으로 득점이 됩니다. 레이업 감각도 좋아서 난전 상황에서도 '시내루'를 먹일 줄 알고 그런 식의 메이킹도 잘 하더군요. 개똥슛 득점의 원천이겠죠..
오픈코트에서는.. 따로 언급을 안해도 그 위력을 다들 아실거라 보구요 -_-
다만 완전히 상대를 등지고 Back down 하는 스킬 즉, 적절히 힘을 집중시켜서 밀치고 들어가는 플레이에는 아직 숙련이 안됐다는 점, 그리고 트리플쓰렛 상황에서 다소 공을 일찍 놓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약간 아쉬운 정도입니다. 드리블에 워낙 자신감이 있다보니 그런듯 보이는데, 만약 슈팅 정확도가 더 좋아지고 앞으로 더 많은 아이솔레이션 상황이 주어져 경륜과 여유가 생기면 개선되겠죠. 만약 그리핀이 마치 칼말론처럼 수비달아놓고도 안정적으로 점퍼를 꽂아대는 수준이 된다면 이건 언터쳐블이 될겁니다.
@수비
꽤 많은 분들이 그리핀 특유의 다소 짧은 팔(사실 윙스팬 측정기록을 보면 그렇게 짧지도 않고 딱 중
간수준이라고 봅니다. 샷블락커로서 위력적이지 못한 정도)에 원인을 둔, 저조한 블락 스탯을 옥의
티 처럼 조금 아쉬워하시는데, 이건 앞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개선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근거를 대보자면, 첫째 팀내의 5번 자리에 이미 뛰어난 윙스팬 혹은 위압적인 바디프레임을 지녀 밑선 존재감이 확실한 선수(조던, 케이먼)들이 존재하기에 그리핀이 굳이 샷블락을 시도할 필요성이 적고, 둘째로 만약 그리핀이 블락을 위해 붕붕 떠다닌다면 보드 장악력이 현저히 저하될것이 분명하다는 점을 들고 싶습니다. 수비리바운드는 수비에 마침표를 찍는다는 점에서 제 생각엔 매우 중요한 수비지표라고 보는데 그리핀과 같이 체공력이 엄청난 선수가 무리해서 샷블락을 뜨다보면 자기 마크맨에게 공간을 내줄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 상대방에게 세컨찬스를 쉽게 뺏기게 될테죠. 이런 플레이는 실제로 코치들이 가장 싫어하는 부류중 하나이구요. 현재 리그 탑 수준의 디펜스 보드 능력을 가진 그리핀은 현재 수준의 수비리바운드만 잡아줘도 수비에서 최소한 팀에 마이너스가 될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핀이 수비에서 지향점을 두고 향상시킬 점이 있다면, 그것은 공격수의 '볼그립을 훑어내는 스틸 '스킬이 되어야 할겁니다. 상대방이 슈팅모션일때나 돌파중일때 그립을 잡은상태로 공을 올린다 싶으면 그 공만 훑어내는, 과거 칼말론이 정말 귀신보다 빠른 손으로 해내던 그 플레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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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운동능력에, 이정도의 기량의 완성도와 멘탈에서의 문제도 전혀 없어보이며, 매력적인 쇼맨십까지..워낙 대세이다 보니 장점만 눈에 들어오는가도 싶지만, 뭐가됐든 03년 르브론이 주었던 센세이션을 뛰어넘을 기세인 이 신인의 등장이 참으로 반갑습니다. 루키 르브론을 뛰어넘을 그다음 루키가 이렇게나 빨리 나타났다는 것이 놀랍고, 1년을 통으로 쉬었지만 기다림이 전혀 헛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만약 그리핀이 나이를 먹어 운동능력이 반감된다 할지라도 그의 준수한 BQ와, 특히 제 판단으로는 빅맨중 역대급인 볼핸들링 능력만으로도 언제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거라 예상합니다. 오직 그의 커리어에 큰 부상이 다시는 없기만을 빌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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