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NBA팬들은 너무 현실적?
문득 한번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NBA팬들은 너무 현실적인게 아닐까?'
이것은 무슨말인고 하니, 우리나라 농구선수중 몇몇선수들이 NBA에 가서 통할까라는 질문과 통할것이다라는
질문에 상당히 현실적이고 냉혹하다는 점일것입니다.
저는 네이버 농게에서 한국농구선수의 NBA진출성공한다. 혹은 성공할까? 류의 글을 많이 본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 중의 글은 정말 찌라시글에 낚시성 글도 상당수였지만, 조심스럽게 성공할수 있지 않느냐? 혹은
어느정도 뛸수 있지 않겠느냐? 라는 글도 있었습니다만, 당시 네이버농게에서 활동하는 모든분들은 회의적으로
봤습니다. 아니 아예 부정적으로 봤습니다.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말이지요. 이러저러 해서 안된다. 한국선수는
절대 미국이나 유럽선수들을 따라잡을수 없다. 등등의 예기를 많이 하는걸 보았습니다.
그걸 보면서 한편으로는 수긍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씁쓸하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씁쓸함이란, 바로 지나치게 현실적이다는 점이지요. 가령 어떤선수가 NBA진출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나타난다 싶으면 우리는 늘 그 선수의 약점을 찾아 안된다,된다 형식의 토론만 하지요. 그리고 나오는 결론은
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비록 위에 큰 글씨처럼은 아니더라도 저거랑 비슷한 예기들을 했을꺼라고 생각됩니다. 그게 현실이지요.
지금 메릴랜드 대학에 재학중인 최진수도 머지않아 이런 탁상토론에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예를 들어 자기는 NBA에 진출하려고 영어도 배우고 연습도 열심히 하고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데, 국내팬들은
성공/실패여부를 두고 토론하고 결론은 안된다쪽으로 나오면, 무슨심정일까요? 도전은 커녕 그 후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는 쓸모없는 선수가 될지도 모르지요.
물론 누가 성공한다/실패한다 이런건 모두 그 선수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니까 나오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도전하는것이 미덕 중 하나인 운동선수에게는 너무나도 지나친 말이 아닐지. 그런 생각을 좀 해봅니다.
지금 순간 누군가가 NBA를 목표로 열심히 땀을 흘리는 선수에게 '넌 안돼. 낄낄' 거리며 빈정대고 말릴 자격이 우리에게
있을까요? 뭐 있을수도 있겠지만, 차라리 나라면 이렇게 예기하고 싶습니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도전해봐라. 포기하는건 가서 부딪혀보고 결정한 뒤에도 늦지 않아.' 라고요
인생은 B와 D사이의 C이다 라고 말한 샤르트르의 명언처럼 선택은 우리의 몫이 아니고 언젠가 NBA에 진출할지도
모르는 선수들의 초이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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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신이 네이버 농게에서 그런 토론에 많이 참여했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만......
되든 안되든 그냥 한국에서 은퇴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그 선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될 것이냐 안될 것이냐를 토론해서 안되는 쪽으로 나오는 것까지는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선입관이나 편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토론에 의해 안되는 쪽으로 결론나는 게 문제라고 하는 것은 이것저것 볼 것 없이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결론을 정해놓는 일이니까요. 이것저것 따져봤는데 아무래도 안 되는 쪽으로 나왔지만, 우리나라 선수니까, 선수가 상처받을 수도 있으니까 되도록 안될 거라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은 토론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 아닐까요?
따라서 가능성 토론 여부에 중요한 것은 주장의 근거가 얼마나 사실성, 논리성 및 타당성을 갖느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입니다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대부분의 근거는 '사람 일 모르는 것 아니냐'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래서는 토론 자체가 안되죠. 그리고 선수도 고작 팬들의 토론 결과 정도로 용기를 잃어 도전하지 않는 정도라면 도전해도 거의 100% 실패할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국내 선수의 NBA 도전은 도전 자체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뭐든지 두드려야 열리죠. 하다못해 NBA 캠프에 참가해서 시스템만 익혀와도 다음 세대 선수에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KBL 선수들이 안주하지 말고 좀더 비전을 높게 가지길 바라고요.
하지만 모 선수처럼 말만 도전이지 원소속팀 페이롤에서 가장 많은 돈을 받고, 실패해서 돌아왔을 경우의 재취업 대비를 해두느라 소속팀은 샐캡의 반 이상을 비워놓도록 하는 등의, KBL을 무슨 보험으로 아는 도전같지도 않은 도전을 하는 것은 도전의 의미도 없을 뿐더러 다음 세대의 선수들에게 아무 도움도 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전은 높이 평가하되, 정선민 선수가 언젠가 말한 것처럼 '국내에서 성과를 내고 나가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나가서 한 걸 가지고 국내에서 평가받으려 하는' 도전은 반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