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스는 커리의 팀이 아닌가?
1. Prologue
처음에 알아보고 싶었던 것은, 더 맨이라 불리던 선수들의 각종 스탯 중 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어느 요소가 중요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원했던 답이 아닌 엉뚱한 다른 곳에서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저는 코트 위에서의 한 선수의 생산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지표는 온코트 마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온코트 마진은 자신 이외의 4명의 선수에게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완전한 지표입니다. 그럼에도 온코트 마진이 한 선수의 활약상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면 그 한 명은 분명히 코트위에서의 영향력이 큰 선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온 코트 마진의 상당부분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아닐까 하는 가정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엄밀히 말해 가정을 먼저하게 된 것이 아니라 우연히 분석하다보니 가정을 세우게 되고 결과물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 분석은, 엔톡에서 커리앤메시 님이 커리에 대한 분석을 해달라고 하셨고 그 결과 얻게 된 산출물입니다. 커리앤메시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 간단 설명
일단 단순하게 설명부터 해보겠습니다. 어떤 선수의 슛성공률, 리바운드, 어시스트, 턴오버 등 농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수치가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의 기복과 편차에 따라 온 코트 마진이 달라집니다. 이를테면 커리의 같은 경우 당연히 3점슛감이 좋으면 온코트 마진도 당연히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안 좋은 날에는 심하게 떨어질 수도 있겠죠. 3점슛뿐만 아니라 몇 가지 중요한 요소만 추려서 이러한 부분을 알기 위해 회귀분석을 사용해 봤습니다.
<14-15시즌 커리의 활약도에 따른 온코트마진>
여기서 Y축은 온코트 마진을 의미하고 X축은 커리의 활약도를 의미합니다. 1이면 삽을 푸는 날이고 5이면 그분이 오신 날인거죠. 기본적으로 14-15시즌 골스는 67승의 강팀이었고, 커리의 경기당 평균 온코트 마진은 11.4나 될정도로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골스라는 팀이 커리가 없어도 강팀이라는 걸 의미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커리의 영향력이 작다는 뜻은 절대 아닙니다. 바로 회귀분석을 통해 본 결과 위의 그래프처럼 커리의 활약도에 따른 상하편차가 51.8이나 되기 때문이죠. (모형에 따른 가정이기 때문에 실제로 1이나 5단계와 같은 상황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실제로는 2~4단계에서 많이 발생할 것입니다)
그럼 표본 수가 적지만 올시즌 부상당하기 직전까지의 30경기를 분석해봤습니다.
<15-16시즌 커리의 활약도에 따른 온코트마진>
이 그래프에서 눈에 띄는게 커리가 삽을 푸더라도 최저점이 -10정도 밖에 안 될 정도로 골스가 강해졌다는 것과 상하편차는 53.8로 근소하게나마 증가했습니다.
비교를 위해 탐슨과 그린도 조사를 해봤습니다. 14~15 탐슨의 경우 온코트마진이 10.1로 커리와 비슷하지만 상하편차가 48.1로 근소하게나마 커리만큼의 영향력을 보여주지는 못합니다. 또한 15~16시즌의 경우 마찬가지로 그 표본 수가 적지만 상하편차가 44.1로 커리와는 9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그린의 경우 14~15시즌의 상하편차는 21.18로 커탐에비하면 많이 작습니다. 재미있는 건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는 올해에는 오히려 더 상하편차가 줄어 16.46에 불과합니다.
결국 팀 동료들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봐도 커리의 영향력이 큼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몇 가지 의문점
혹시나 몇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모형이 빅맨에게 불리하고 슈터유형에게만 유리한 것이 아닐까? 아님 3점슛을 많이 던지는 선수에게만 유리하게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01-02시즌 샼과 코비를 동시에 분석해봤는데 샼은 무려 상하편차가 58.2로 MDE 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반면 같은 시즌 코비는 33.68입니다.
3점슈터에게 유리한 것이 아닐까하는 의문에 대해서도 분석을 해봤습니다. 32%의 슈팅성공률로 580개가 넘는 3점슛을 던져댔던 앤투완 워커의 02-03시즌의 상하편차는 39.6정도가 나옵니다. 레이 앨런이 3점슛 기록을 세웠던 05-06시애틀 시절을 살펴봐도 44.2정도가 나옵니다.
참고로 07-08시즌의 르브론이 상하편차 48.8이고, 87-88시즌의 조던이 상하편차가 59.1로 나옵니다. 조던의 87-88시즌의 경우 당시에는 온코트마진 데이터가 없었기때문에 팀의 최종경기결과 득실로 따져서 나온 값입니다. 따라서 다른 선수들의 데이터보다는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내가 설마 여기에서 빠질거라 생각했어? 흠>
특이한 것은 팀 던컨이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스탯을 쌓은 01-02시즌 상하편차가 7에 불과합니다. 이건 너무 괴랄한데요, 샌안의 시스템 농구의 위력인가 아니면 극단적인 케이스에 불과한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4. 결론
일단 몇몇 선수들을 살펴본 결과 대체로 팀내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일수록 회귀모형에서 제가 임의적으로 구한 상하편차가 높게 나옵니다. 그리고 특히나 50이 넘어가는 경우는 역대급 시즌의 반열에 있다고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저 모형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골스가 커리의 팀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반증의 사례로 보기에 충분할 것 같습니다.
'골스는 커리가 없어도 강하지만, 골스는 분명히 커리의 팀이다.'
PS. 위 회귀분석은 선수별로 몇몇 중요한 스탯 7~8가지를 독립변수로, 온코트마진을 종속변수로 돌린 것입니다. 공선성 검증도 했고 제가 아는 선에서는 최대한 정교하게 돌릴려고 노력했습니다. 회귀모형의 상수항(Y절편의 값)을 토대로 제가 5단계로 구분하여 만든 것임을 밝힙니다.
본문중 05-06 레이알렌은 시애틀 아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