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NBA Maniazine
/ / / /
Xpert

Grosse Verlierer, 2012

 
47
  3762
Updated at 2012-04-25 22:07:48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 추위에 얼어버린 두 손. 조명이 반쯤 켜진 연습장의 문을 또 다시 그가 열었다.  무려 15년 동안을 찟기고 코에 피색칠을 당하면서 뛰어왔던 이 자리가 그가 집을 떠나 매일 처음으로 도착하는 곳이다.
 
머리를 빡빡 밀었다가 다시 잔뜩 기르기를 반복하면서 뛰어왔던 이 곳에서 내쉬는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했다. 2 TIME MVP의 영광 뒤에 이혼이라는 어둠, 그리고 순식간에 그를 떠난 태양의 전사들.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마레와 매트릭스라는 양 날개가 하늘을 날개 해 주었고 코너에는 퀸틴,벨, 리차드슨이 림으로 편지를 배달하기 위해 손을 흔들고 있었는데 이제 그의 양 옆에는 떨어지는 석양과 꽃을 피우지 못한 슬픔만이 자리할 뿐이다. 가뜩이나 볼품없는 얼굴에 움푹 패인 내쉬의 두 눈이 더 흐릿해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수준의 인간이 아니였다. 모두가 인정하는 그저 그런 롤 플레이어들을 데리고 상위 레벨의 팀과 근접한 수준의 게임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자신의 농구 인생에 있어 큰 보람이라고 생각했다. 동료가 실수를 반복한다 해도, 팀 승률이 5할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이제는 상냥하면서도 퍼니한 미소를 지으면서 어깨를 토닥여 줄 수 있는 여유가 내쉬에게는 생긴 것이다.
 
2012시즌 첫 홈 2경기 전패, 시즌 5할을 맞춤과 동시에 또 다시 찾아온 5연패. 그래 제 아무리 내쉬라도 방전된 힐, 키우다가 끝날 코탓, 자레드-넌새-달걀 따위를가지고 몰 할 수 있겠어? 라며 씁슬한 담배를 머금을 순간;;; 내쉬는 『 얼마 큼 할 수 있겠어? 가 아닌, 나 만큼 노력해 봤어?』 를 되묻기위한 준비를 조금씩 해 나갔다.
 
내쉬 빼고는 정말 볼 것 없는 팀을 가지고 엄청난 결과물을 바라는 것 자체가 사치겠지만 그래도 팬들에게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그것으로 인해 팀 전체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면 희생과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 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한정된 자원과 클 수 있는 크기가 제한 된 것들을 가지고 무엇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원석들을 깨 부셔서라도 보석으로 만들어 보겠노라고 내쉬는 다짐한 것이다.
 
 
 


어차피 내쉬에게 정답은 나와 있었다. 힐, 넌새, 프라이, 자레드등이 한정적인 자원이라면 그래도 고탓은 원석에 가까웠기에 팀이 어느 정도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고탓의 성장이 필수 적이였다. 
 
자신의 패스가 고탓에게는 한 줄기 빛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그 빛의 밝기는 고탓이 발견하는만큼 더 밝아진다는 것을, 결국 고탓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자신의 패스가 태양또는 암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내쉬는 고민해야 했다.
 
마레에 비하면 고탓은 (느리고, 둔한) 한 수 아래의 선수였지만 내쉬는 이런 저런 불평을 하기 보다는 고탓이 모멘텀과 자신감을 잃지 않는 선에서 충고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마신 고탓은 말 한다.
 
 
 
『 리그에는 그 보다 빠르고 현란한 드리블을 가진 가드들이 넘칩니다. 하지만 그 만큼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낮출 수 있는 가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내쉬가 영웅이 되려했다면 우리는 그에게 충성심을 보이지 않았을 것 입니다. 』
 
2년전 컨파, 프라이가 8개의 슈팅을 놓칠 때처럼 내쉬는 속닥이듯 시즌 내내 고탓을 심리를 가지고 놀았다. 그렇게 고탓은 내쉬의 질릴 만큼의 조율과 아버지의 펀치같은 조언을 받아 드리면서 불과 2년만에 리그 정상급 센터로 거듭났다.
 
『 이 게임에서 혼자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그건 나도 르브론도 마찬 가지죠. 』 내쉬의 말이다.
 
 
 

 
어중간한 팀 전력에 고민 하면서도 50% 이상의 팀 지분률을 유지해 주면서, 저조한 팀 성적으로 인해 자신의 커리어까지 위험받는 순간 조차도 내쉬는 2012년 오직 팀을 위해서만 뛰어왔다. 철인이라 불리던 헨릭 라르손 조차 '이 정도면 충분하다.' 며 은퇴한 38살의 나이에 코트 어느 지역에서든 안정적인 슛 성공률을 자랑하면서 리그 최고의 패싱 어빌리티를 보여준 승상.
 
짧은 헤어컷을 망치는 휘어진 코뼈도, 그의 환상적인 미소를 앗아가려는 고질적인 등 부상도 그가 농구를 할 때 만큼은 건드릴 수 없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내쉬의 농구는 50%가 공격이고 50%는 그것으로 인해 보기 좋게 포장 되어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내쉬는 선즈를 위해 50이 아닌 100을 걸고 뛴 다는 것이다.
 
막차로 플레이 오프에 오른다 한들 끝내는 얻지 못 하고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영겁의 시간동안 미칠만큼 뛰었던 스티브 내쉬. 오르막과 내리막, 영광과 상처의 반복속에서 그렇게 또 내쉬의 한 시즌이 갔다.
 
그리고 마지막 한 게임, 내쉬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겠다고 말 했다. 언론은 그런다, 올해의 내쉬는 이 한판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하지만 결과가 아니였다 하더라도 단 48분으로 내쉬의 열정을 저울질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숨 돌릴틈 없이 바삐만 가는 현실처럼 고 지식한 결과론만 들이댄 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조금은 불편하고 뜸들이는 과정속에서 동료애를 느끼고 이 곳 저 곳에서 망가진 영혼들이 하나 둘 씩 뭉쳐 점점 하나가 되는 순간을 1년간 선즈에게느낄 수 있었다면, 그것은 돈이나 누군가의 담합으로 만들어 진 어느 강팀의 모습 보다 아름다운 광경이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 스티브 내쉬. 어느 해설자의 말 처럼 쇼를 마친 뒤의 공허함을 느낄 순간이 왔다.
 
미친듯이 치고 받는 농구, 10번 때리고 10번 얻어 터지는 선즈의 런앤건. 내쉬는 올해도 골대와 심장을 뒤흔들긴 했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결과적으론 시대 유감이였다. 하지만 성취와 환호의 반대편에는 항상 절망과 부서짐이 있다는 사실을 내쉬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결국 승자로 기억되지 않더라도 꿈을 잃지 않는 위대한 도전자로써 선즈의 2012년은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 글 성격상 평어체 쓰게 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 게시물은 ┏Penetration┓님에 의해 2012-04-25 22:43:12'NBA-Talk' 게시판으로 부터 이동되었습니다.
22
Comments
2012-04-25 22:12:13

추천하려고 로그인했습니다.

2012-04-25 22:13:16

아.. 스크랩 합니다.. 눈물이..

아직 승상에겐 영광의 순간이 남아 있습니다..
승상 힐옹 프라이 더들리 고탓 로로 그리고 새로이 들어온 텔페어 레드 섀넌 엉짱 워릭 모두 이번시즌 수고 했습니다. 죽기전 다시 부활하는 불사조처럼 다음시즌의 부활을 기대합니다.
Updated at 2012-04-25 22:18:50
진짜 눈물날것 같아요
승상 당신은 제가 본 최고의 포인트가드에요..
 
글 정말 잘 읽었고 추천 날리고 갑니다
2012-04-25 22:42:29
정말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난독증인가요.. grosse verlerier의 뜻을 알고자 글을 읽었는데 못 찾았네요..
정말 힘겨우면서 희비를 오락가락한 한 해였습니다.
내쉬는 아직도 충분히 보여줄 것이 남았고 선즈도 계속 불타오르길 빕니다!
2012-04-25 22:58:34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grosse verlierer 큰 패배자라는 뜻이네요..

뭔가 감동과 슬픔이 한층더 오는듯한
2012-04-26 07:09:22

독일에 9년째 살고 있다고 일단 말씀드리고...

문법과 의미상 ein grosser Verlierer 가 맞습니다.

위의 제목은 복수입니다. 내쉬만을 지칭하는것이면 ein grosser Verlierer가 맞습니다.
2012-04-26 18:58:38

만약 선즈 팀을 말한다면 die grosse verlierer.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내년에는 내쉬가 꼭 적어도 어느 팀에서든지 컨파까지는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내쉬가 어느 팀에 가서 어떤 조합을 보여줄지, 이것도 내년 시즌 보는 재미중 하나겠네요


2012-04-25 23:03:00

내년에 내쉬가 남을지 떠날지 모르겠지만, 그는 정말 이곳에서 최선을 다했고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었던 것 같습니다. 팬들 중에서 그 누가 고작 '공놀이'를 보며 눈물을 흘릴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정말 그깟 공놀이로 팬들에게 감동을 준 선수는 이 선수가 처음이였습니다. (더 잘됐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팬들은 더 감동을 느끼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 


선즈와 남은 시간을 함께 했으면 좋겠지만, 어디로 가든지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2012-04-26 00:12:40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얼마 큼 할수있어가 ? 가 아니라 . 승상처럼 노력해봣어 ..?
가장 절실히 느껴지는 말이네요 ..
 
2012-04-26 01:20:22

감동적인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2012-04-26 08:03:44
2012-04-26 12:42:24
정말 고맙습니다. 최고의 글이네요. 추천누르고가겠습니다 ^^
2012-04-26 13:02:22
추천 누르고 갑니다.. 승상 최고!!
2012-04-26 13:43:54
내쉬의 팬으로서 너무나 감동적인 글입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다음 시즌에도 어디서든 불사조 정신으로 우승을 위해 완전 연소하는 내쉬를 볼 수 있길 기원합니다.
2012-04-26 13:47:14
 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2012-04-26 14:05:33
아 내쉬옹......감동적인 글인만큼 ...진짜 눈물밖에 안 나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2012-04-26 14:23:14

잘 읽었습니다.

2012-04-26 15:07:03

2012-04-26 16:07:07
명문이네요  
 
선즈 선수단 모두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플옵을 향해 달려가던 막바지의 경기들..
열악한 로스터와 부족한 피지컬을
끈끈한 팀웍과 조직력으로 극복하는 모습
경기 하나하나가 감동이였고
제게는 챔피언쉽파이날 못지않은 레전드급 경기들이였습니다
그리고
내쉬, 힐, 레드 노장들의 투혼
고탓, 더들리, 프라이 주전들의 성실함
새넌, 텔페어, 로페즈 등.. 벤치의 패기
젠트리 휘하 코치진의 믿음과 신뢰
선수단 모두가 제게는 mvp였습니다

매냐의 선즈팬분들 모두 응원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시즌을 기약하며 한마디 남깁니다
 
nash in suns forever!!!!!!!
2012-04-26 18:05:08

잘 읽었습니다.

2012-04-26 23:35:05

이런 굉장하신 분들 때문에 제가 매니아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2012-05-05 10:15:57

승상의 열렬한 팬으로.. 이건 정말 추천을 안누를수가 없네요

bosmia
82
5463
24-04-25
minphx
35
3774
24-04-25
nyk
65
5427
24-04-23
nykphi
32
3698
24-04-21
miaphi
42
7692
24-04-18
bos
80
10180
24-04-16
min
84
15252
24-04-16
atlbkn
41
6791
24-04-13
por
69
16685
24-04-12
hou
33
12190
24-04-08
orl
43
8123
24-04-10
dalsac
48
8541
24-04-05
dal
57
20310
24-04-04
gswind
89
11404
24-04-02
hou
62
11168
24-03-23
bos
126
31465
24-03-18
atlgsw
91
23097
24-03-18
bosden
59
7863
24-03-16
den
125
26229
24-03-14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