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네이버에 쓴글을 여기에도 한번 올려봅니다 마이클 조던이 국내에서 아이콘이 되기 시작한건 SBS에서 NBA 프로그램을 시작했던 1993년으로 기억됩니다
그보다 몇개월 앞서서 저는 92시즌이 끝남과 동시에 래리 버드가 은퇴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접했습니다
문제는 고질적인 허리부상때문이었고 92년에 버드의 나이는 이미 36세였습니다
이소식을 접하면서 저는 '앞으로 향후 5년동안 NBA는 그야말로 조던의 시카고 불스가 독식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80년대 초강팀이었던 보스턴, LA, 디트로이트가 노쇠, 부상으로 몰락함과 더불어 사실 리그는 불스와 대적할만한 상대는 없어졌습니다
마이클 조던이 98년 불스에서 은퇴할때까지 많은팬들은 그의 라이벌 순위를 메기곤 했습니다
이건 그의 영향력과 농구 슈퍼스타로서 최고의 상품가치를 가지는 아이콘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대변하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국내매니아분들이 조던의 라이벌로 생각하는 바클리, 드렉슬러, 유잉, 오닐, 밀러 등도 훌륭한 선수들이었지만 시장에서의 상품가치, 슈퍼스타로서의 영향력,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수있는 매력도, 코트를 장악하는 카리스마,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업적등 모든면에서 조던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할수는 없는 선수들입니다
"라이벌"이란 말그대로 레벌이 동일한 슈퍼스타간의 대결일때 쓰는 말이지요
그럼 전성기의 조던과 동일선상에서 또는 심지어 그위에서 조던과 완전한 대결구도로 비교할수있는 슈퍼스타들은 누구였을까요?
다시 말해 조던을 제대로 무릎 꿇게 만든선수는 누구였을까요?
그중 저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역대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인 래리 버드가 조던을 주눅들게 했던 경우들을 제가 본 게임, 소장하고 있는 게임들을 중심으로 기술하고자 합니다
1984-85시즌 조던의 스탯을 보면 왜 루키로서 센세이션을 일으킬수밖에 없었는지 알수 있습니다 28.2pts 5.9ast 6.5reb
래리버드는 오리지날 3점라인에서 0.427의 높은 성공률을 보여주며 날카로은 득점력을 뽐내며 28.7pts 6.6ast 10.5reb를 기록, 2년 연속 리그 MVP에 등극하죠
당시 불스는 스티브 존슨, 올랜도 울리지, 시드니 그린, 데이비드 그린우드의 장신 포드진을 넓게 거느렸었고 가드진은 퀸틴 데이리와 에니스 왓리, 센터는 미들슛이 좋았던 데이브 코진이 보고 있었습니다
조던은 정말 의욕적으로 루키시절을 보내며 NBA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옵니다
시즌 7번째 경기에서 생애최초로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갔을때 래리 버드가 인정한 NBA 역대 최고의 득점기계인 버나드 킹이 이끄는 뉴욕 닉스전에서 하일라이트에 자주 등장하는 윈드밀 덩크를 구사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것, 9번째 경기에서 조지 거빈의 샌 앤토니오와 맞붙어 4쿼터에 연속 슛을 작렬시키며 45점을 기록한 것 등등
당시 NBA에서 최고선수는 단연 래리 버드였습니다
스케줄 때문에 보스턴 가든이 아닌 하트포트에서 시카고와 보스턴이 붙었던 경기에서 불스의 수비진을 농락하며 연달아 슛을 성공시키던 래리 버드가 감각적인 리버스 슛을 성공시킨뒤 "익살스런 미소"를 지며 백코트로 뛰어 옵니다
이 익살스런 미소는 게임을 부담없이 즐기고 있는 버드의 기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얘야 좀더 배우고 와라" 라고 하듯이~
4쿼터에서의 조던의 연속적인 득점은 기울어진 게임을 뒤집지는 못했지만 조던이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지의 예고편을 살짝 볼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 선수가 얼마나 위험해재질지는 아무도 모를 정도로 4쿼터에서의 조던의 플레이는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과: 래리 버드 34점, 조던 26점, 보스턴 115:105 로 완승
1985 시즌동안 불스는 셀틱스와 6번을 만나 2승 4패를 기록합니다
1985~86시즌 역사적인 플레이 오프 1라운드
86시즌 3번째 경기에서 왼쪽 발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 조던은 그 시즌내내 약 64경기를 뛰지 못하고 출전을 못하고 쉬는 불운을 당하게 됩니다
불스가 동부8위로 플레이오프로 올라가며 1위인 셀틱스와 1라운드에서 맞붙게 됩니다
86플레이오프에서 셀틱스가 세미 파이널 5차전에서 도미니크 윌킨스가 이끄는 애틀란타 호크스를 3쿼터에서 부분적으로 24:0 으로 압도하며 그 쿼터를 36:6으로 끝냈을때 호크스의 닥 리버스는 "오늘 같으면 그들은 레이커스도 40점차로 깰수있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가 절묘히 조화된 역대 NBA 최강팀 이었습니다 86셀틱스가 그런 팀이었습니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차전, 조던은 49점을 몰아넣습니다 그러나 버드-맥헤일-패리쉬의 프론트 라인이 106점을 합작하면서 보스턴은 123:101로 조던의 불스를 가볍게 제압합니다
역사적인 2차전 베이스라인에서 맥헤일을 제치며 투핸드 덩크, 에인지를 제치며 버티고 서있는 빙 월튼 앞에서 체공력을 이용해 한 템포를 죽이고 샷을 성공시키는등 조던은 신들린 듯한 슛 세례를 펼쳐보입니다
또한 경기종료를 남기고 얻은 자유투를 이미 클락은 0:00을 가리키고 있는 엄청나게 압박적인 상황에서 깨끗이 작렬시킵니다
위기에 강한 조던의 능력을 보여주는 거죠
1차 오버타임에서 조던의 마지막 점프샷이 넷을 갈랐다면 이 시리즈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을 겁니다
버드역시 36pts 12reb 8ast로 농구쇼를 펼치며 응수했고 경기후 조던에게 "신이 농구선수로 변했다"는 찬사를 보냅니다
많은 팬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3차전입니다
보스턴은 조던을 집중수비하며 19점에 묶어 놓습니다
보스턴은 시카고를 122:104로 가볍게 누르며 시카고를 가볍게 스윕해버립니다
1986~87 - 버드의 셀틱스에게 전패를 당하다!
당시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에서 불스를 "원맨 갱"이라 표현했을 정도로 조던의 득점력은 한층 더 증강된 모습을 보입니다
같은 동부의 보스턴이 시카고에 왔을때 조던은 수비 에이스중 한명인 데니스 존슨을 비롯 셀틱스의 가드진들을 1:1능력으로 제끼며 또 엄청난 득점세례를 퍼붓습니다
심지어는 하프타임 끝나기전 하프라인에서 던진공이 들어가기도 하죠
이 경기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조던은 48점을 넣지만 역시 셀틱스의 프론 코트 버드(37점) 맥헤일(32점) 패리쉬(26점) 이 코트를 장악한 셀틱스에 98:110으로 대패합니다
보스턴이 시카고에서 가진 또 하나의 경기에서 당시 불스에서는 7피트의 브래드 셀러스나 포켓, 오클리 등등 장신 포드들을 파울아웃당할 각오로 버드에게 던지지만 버드는 이들의 면상에 연속되는 점프슛을 갈겨주며 1쿼터에서만 20점을 넣으며 41점을 기록하며 심지어는 득점에서조차 조던을 압도하며 팀의 111:106 승리를 돕습니다
정규시즌동안 불스는 셀틱스와 6번 만나서 전패를 당합니다 - 6전 6패
1987 플레이오프 1라운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다시 동부최강 셀틱스와 만난 조던
당시 젊은 조던은 NBA의 웬만한 센터들보다도 많은 블락슛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용수철 같이 튀어 오르곤 했습니다
1차전에서 센터 패리쉬의 슛을 블락하는 조던의 모습은 그야말로 운동능력의 극치를 보여주죠
역시 35점을 쏟아부우며 분전하지만 버드가 거의 트리플 더블급 (17pts 13ast 9reb) 활약을 펼치며 셀틱스의 108:104승리를 이끕니다
2차전도 역시 조던은 42점을 올리며 분전하지만 버드가 29점을 비롯하며 팀을 이끈 보스턴은 105:96의 여유있는 승리를 거둡니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셀틱스는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맥 헤일을 3차전에 출전시키지 않습니다
버드의 진가는 계속됩니다
버드는 고비때마다 슛을 터뜨리며 30점을 넣고 데니스 존슨은 조던의 타이트한 수비에도 불구하고 24점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낑낑매며 별로 영양가없는 30점을 넣은 조던의 불스를 105:94로 2년연속 스윕합니다
결국 1986~87 시즌동안 조던은 버드에게 9전 9패라는 수모를 당하게 되는 것이지요
1987~88 루키 피핀을 가지고 놀았던 버드
드래프트에서 시골동네 아칸소의 스카티 피핀과 크렘슨의 호레이스 그랜트를 획득한 불스는 레이커스와의 명예의 전당 시범경기(비록 매직, 압둘자바가 빠지긴 했지만)에서 보여준 피핀의 고무적인 플레이를 봅니다
피핀은 이 경기에서 레이커스의 스타 포워드 제임스 워디와의 매치업에서 참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칩니다
드디어 셀틱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셀틱스가 불스의 홈에서 86년 1월 30일 불스를 홈에서 격퇴한뒤 셀틱스는 16연승을 거뒀습니다
불스는 16전전패를 당하다가 88시즌 첫경기를 하트포트에서 가졌는데 승리를 거두죠
이게임 중계테잎을 보면 불스홈경기인데 셀틱스는 1986년 1월 30일이후부터 불스홈에서 7연승중이었습니다
이 게임이 불스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게임이란걸 나타내주는 거죠
자신들의 홈에서 7연속 패배를 당하고 있었으니까요
하프타임까지 각각 10점 정도에 머물러 있던 조던과 버드의 슛아웃은 3쿼터에서 시작됩니다
버드는 불스에서 7피트의 셀러스를 보내도 사이드라인 근처에서 셀러스바로앞에서 옆으로 터닝하며 가볍게 득점하는등 기막힌 기술들을 선보입니다
반면 조던도 버드의 득점에 꼭꼭 응수하며 두선수는 불꽃같은 득점대결을 언제나 그랬듯이 이어나갑니다
3쿼터 후반 불수는 루키 스카티 피핀에게 버드의 수비를 맞깁니다
중앙으로 드리블해 들어오는 버드와 이를 따라오는 피핀, 갑자기 한템포 죽이며 슛을 날리는 버드와 허둥지둥 이를 블락하려는 피핀, 결국 볼은 넷트로 깨긋히 들어가며 "스위시" & "바스켓 카운트"!
4쿼터에서 계속 슛아웃을 이어오던 버드와 조던, 결국 4쿼터 중반, 하프라인 부근에서 볼을 가로챈 버드가 레이업을 성공시키며 이때부터 셀틱스의 페이스로 끝나며 결국 115:105 셀틱스의 승리
셀틱스가 불스의 홈구장에서 8연승째를 거두는 순간이었습니다
버드(38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조던(42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
개인대결서도 골밑의 패리쉬등에게 결정적인 어시스트들을 보여준 버드의 판정승
그러나 3월에 있은 시카고의 홈경기에서 50점을 기록한 조던의 신들린 활약으로 시카고는 드디어 보스턴을 홈에서 한번 이겨봅니다
그 다음에 보스턴 가든에서는 버드(33점)가 조던(26점)을 압도하며 보스턴이 시카고를 30점차로 대파!
보스턴 홈에서 열린 또다른 경기에서 버드의 눈부신 기술들이 나옵니다
버드는 속공찬스에서 드리블하다 오른쪽으로 패스하려는 페이트를 쓴뒤 뒤로 패리쉬에게 "노룩패스"를 연결하는 묘기를 보여줍니다
버드를 맡은 피핀이 가까이 따라붙습니다 버드가 스크린을 빠져나오자 허둥지둥 따라오던 피핀은 넘어집니다
이때 버드의 묘기가 나옵니다
공을 받음과 동시에 왼손한손으로 뱅크슛을 연결합니다
피핀의 파울까지 얻어내며 "바스켓 카운트"
이 경기 버드는 44점을 득점하며 피핀을 비롯한 불스의 수비진을 농락했고 조던은 38점을 기록합니다
결과는 셀틱스의 126:119 승리
어쨌든 호레이스 그랜트, 스카티 피핀이라는 루키들의 등장과 더불어 불스는 새로운 라인업을 형성하는 근간을 마련하고 87~88시즌 셀틱스와의 대결을 3승3패로 마무리하며 새로운 시대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버드 VS 조던은 제가 가장 재미있게 즐겼고 앞으로도 즐길 최고의 라이벌 매치업이라고 생각하며 이글을 적어봤습니다 |
그런데...별로 굴욕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어찌 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신인이고, 상대적으로 덜 정비된 멤버로 나와서, 80년대를 대표하는, 님의 '인사이드와 아웃사이드가 절묘히 조화된 역대 NBA 최강팀 이었습니다. 86셀틱스가 그런 팀이었습니다'라고 표현이 되는 셀틱스에게 졌다고 해서, 과면 그것을 굴욕이라고 할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슈퍼스타가 현재의 최강팀에게 졌다는 것이 굴욕이라면, 드래프트 되고 첫해 우승을 차지한 매직 존슨, 아니면 조금 지나서 우승을 한 압둘 자바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슈퍼스타는 Reeve's Turtle 님의 '굴욕' 정의에 따르자면 모든 스타플레이어들은 굴욕의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굴욕이라고 하자면, 역대 최강으로 분류되는 어떤 팀이 약팀에게 졌을 경우, 플옵에서 업셋을 당했을 경우...등이 굴욕이 아닐까요? 그리고, 언제나 예상한 대로의 결과가 나오지 않고, 의외성이 다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굴욕이라는 표현이 그리 좋아보이지만은 않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