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 젤러의 스크린, 호네츠 공격에 미치는 영향
오늘 호네츠가 워리어스에 패하면서 다시금 승률은 5할로 되돌아왔습니다. 최근 원정 5연전에서 5전 전패를 한 후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졌던 호네츠인데, 홈 5연전에서는 3연승으로 좋은 스타트를 끊으면서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워싱턴과 골스에게 잇따라 패하면서, 좋은 흐름을 살리지 못한 감이 있습니다.
최근 성적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지만, 이번 글의 요지는 오늘 골스전에 나서지 않은 젤러에 관한 내용입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올 시즌 젤러가 출전한 38경기와 그렇지 못한 8경기 성적입니다. 젤러와 함께한 38경기에서 호네츠는 22승 16패의 성적을 거뒀고, 득실 마진에서는 0.07 정도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썩 좋은 편은 아니죠. 그런데, 젤러가 나오지 않은 8경기 성적을 보면, 1승 7패에 마진은 -4.89입니다. (젤러는 올 시즌 어깨 부상으로 종종 결장을 하곤 합니다.)
어느 팀이건 주축 자원이 결장한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적는 것은, 오늘의 골스처럼 수비 레벨이 매우 높은 팀을 상대할 때에 호네츠의 약점이 극대화된다는 점을 목도한 충격....에서 비롯됐습니다. 젤러의 부재가 미치는 악영향이 참 크다는 생각입니다.
젤러는 올 시즌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 제퍼슨이 팀을 떠나면서, 여기저기서 호네츠의 빅맨 라인업에 관해 의구심을 표한 바 있습니다만, 젤러가 그 우려를 불식하고도 남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스탯으로는 올 시즌 젤러가 얼마나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지 설명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나아진 수치를 기록 중이지만, 요즘 어마어마한 괴수들(엠비드라던지... 칼타주라던지... 요키치라던지...)에 비할 바는 아니죠.
스탯 면에서 꾸준한 발전이 있었는데, 사실 이 선수의 진짜 강점은 경기 내에서 더 두드러진다고 봅니다. 하나를 콕 집자면 바로 스크린 능력입니다. 현 호네츠의 빅맨진 중에서 스크린 능력이 가장 뛰어난 선수가 젤러이고, 5번 포지션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해내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젤러의 스크린이 중요한 이유는 올 시즌 켐바와 바툼으로 대표되는 호네츠의 공격이 대부분 젤러의 스크린을 조건으로 삼아 이뤄진다는 데에 있습니다. 오늘 골스전을 비롯해 젤러가 출전하지 못한 경기에서 호네츠의 공격은 상당히 단조롭고, 볼이 죽는 경향을 자주 연출했는데, 젤러 대신 5번에 투입되는 히버트나 호즈가 공격적인 면에서 해낼 수 있는 부분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경향은 승부처에서 더욱 아프게 다가옵니다. 스크린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호네츠가 택할 수 있는 공격 선택의 폭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올 시즌 호네츠의 트랜지션 이후 공격은 젤러의 스크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에 따라 4번의 마빈이나 카민스키를 비롯해 다른 빅맨들이 같은 움직임을 보여주곤 하지만, 스크린 후 이뤄지는 롤링의 질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언급드린 두 선수는 보통 림으로의 롤링 대신 팝 옵션을 택합니다.
지공 상황에서 볼이 돌 때에도 젤러의 스크린이 눈에 띄는데, 아래 장면은 본인이 득점까지 만들어내는 케이스입니다. 대충 봐도 3~4번 정도 스크린을 시도해 핸들러에게 공간을 만들어줍니다.
그렇다면 젤러 대신 히버트가 코트 위에 있을 때엔 볼이 어떻게 흐를까요. 극단적인 케이스입니다만, 차이가 눈에 들어오실 겁니다. 히버트는 기본적으로 젤러와는 다른 유형의 선수죠. 특히 공간 활용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퀵니스나 활동량 면에서는 젤러에 비해 열세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비롯되는 공격력의 손해는 실재합니다.
골스전에서 호네츠는 주무기인 3점 구사가 좀처럼 잘 이뤄지지 않았고, 오히려 페인트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서 큰 재미를 봤습니다. 주로 바툼의 날카로운 엔트리 패스로 인한 공격이었죠. 그런데 4쿼터에 들어서자 골스가 더는 이런 공격을 허용해주지 않더군요. 수비 레벨이 올라가면서 그린이 넓은 공간을 커버하고, 볼핸들러에게도 강도 높은 압박이 가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스크린 없이 3점을 노릴 수 있을리가요...
이번 골스전은 올 시즌 샬럿에게 있어서 수준급 스크리너인 젤러의 영향력이 얼마나 높은지를 체감하게 한 경기였습니다. 안 그래도 필라델피아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면서 후반기 플옵 경쟁이 정말 만만치 않을 듯한 인상인데, 플옵 한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젤러의 건강이 매우 중요해보입니다.
이 선수 4번픽으로 뽑힌 이후로 3년간 기대치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평을 많이 받았었는데, 어느덧 팀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선수로 거듭났더군요. 키도 크고 잘 달리기까지 하는데, 윙스팬이 짧다는게 너무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