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 16-17시즌 6-7주차 리뷰
48
3816
Updated at 2016-12-14 06:42:26
캡스 주간 시리즈
이제 2016년도 2주밖에 남지 않았네요. 매니아분들 모두 따뜻한 연말 되시길 기원합니다!
혹독한 예방 주사를 맞은 캡스
첫 NBA 우승, 반지수여식, 인디안스 단체 응원, 백악관 방문, 풋볼 경기 단체 관람 등 우승 후 캡스는 오하이오의 영웅들이자 축하 행사와 초청이 계속되던 팀이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13승 2패의 좋은 성적으로 2위권 그룹을 크게 앞서며 동부 우승도 마치 결정 난 분위기와도 같았습니다. 그러던 사이 어쩌면 그들에게 방심, 자만이라는 마음이 조금씩 들어온 것일까요. JR의 밀워키전 저 장면은 그 단면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d-kuxgsowM
하지만 NBA 리그는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캡스는 밀워키-LAC-시카고를 맞아 최악의 경기력을 보이며 완패했고 순조로워 보였던 동부 1위 자리도 위태해졌습니다. 우승의 달콤한 기분도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플레이해야 합니다. 마치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한 것처럼 매일 밤 싸워야 합니다. 지난해는 지난해입니다. 반지 수여식이 끝나면 그걸로 끝입니다. 이제 새로운 시즌이고 모두가 매일 밤 우리를 겨누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걸 이해해야 합니다. 허니문 기간은 끝났습니다. 이제 진짜 농구를 해야 할 시점이고 특히나 어려운 상황에선 더욱더 피지컬하게 플레이해야 합니다. (페인트 존에서) 78점을 내주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정신 차리고 똑바로 해야 합니다." - 르브론, 시카고전 패배 후
감독 부임 후 첫 3연패를 겪은 루도 더는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시카고 원정 후 토론토로 이동한 캡스는 토론토 경기를 앞두고 긴 필름 세션을 가졌고 강도 높은 팀 연습을 했습니다. 루는 지난 단 3경기 동안에만 150여 개의 선수들의 나쁜 수비를 보여주는 동영상을 확인했습니다. 그 중 80여 개를 추려 선수들에게 보여줬고 그 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연습을 했습니다.
"우리는 나이가 많은 팀이고 최고의 1:1 수비수들을 가지고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도움 수비를 하며, 빈자리를 메우고 여러 명이 함께 노력하는 팀 수비를 더 잘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런 거에서 멀어졌었고 그 모습을 오늘 선수들에게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이런 수비 모습들을 보며 부끄러워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연습을 가졌습니다. - 루 감독, 토론토 전을 앞두고
루 감독이 지적한 대로 캡스 라인업 곳곳에는 수비에 약점을 보이는 선수들이 있으며 센터진의 높이도 높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선수들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협력 수비를 가고 공간을 다른 선수들이 빠르게 매워줘야 합니다. 특히나 포워드진들은 돌파 라인에 먼저 자리를 잡으며 컨테스트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 중의 하나는 골스의 그린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앞선을 뚫고 돌파해오는 과정에서 그린은 좋은 위치 선정으로 반박자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상대 돌파를 막아냅니다. 키가 큰 것도 윙스팬이 긴 것도 아니지만 그린은 스몰라인업의 중추로서 골스의 골밑을 굳건하게 지켜냅니다. 바로 그런 모습이 현재 스몰라인업이 득세하는 리그 트렌드에 가장 잘 맞는 빅맨의 모습이자 캡스의 센터진들에게 요구되는 모습입니다.
아래 표에 나온 것처럼 3연패 동안 리바운드는 압도 당하고 상대의 공격은 약 30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짜임새 있게 흘러갔지만 캡스는 턴오버를 남발했습니다. 늦게나마 정신을 차린 캡스는 다행히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상승세의 토론토와 뉴욕 원정에서 승리, 그리고 샬롯에게도 홈에서 이기며 다시 4연승을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한명의 우승자
존 월, 에릭 블랫소, 드마커스 커즌스, 패트릭 패터슨.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09-10년 켄터키대학에서 같이 뛴 선수들 입니다. 이들과 같이 켄터키에서 뛴 선수들 중엔 디안드레 위긴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쟁쟁한 선수들과 뛰면서 리긴스는 감독인 칼리파리로부터 수비에서 활약하는 것이 그가 꾸준히 기용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란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리긴스는 멤피스의 토니 알렌을 롤모델로 삼게되었습니다. 셀틱스에서 토니 알렌을 코치한 경험이 있는 루는 토니 알렌이 키는 더 작지만 힘이 더 좋고 대신 리긴스는 슈팅에서 더 낫다고 평가했습니다.
"매일 밤 경쟁하고 있습니다. 매일 밤 1-3번까지 최고의 선수들을 막아내며 도전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는 예전에 토니 알렌이 했던 것과 비슷합니다. 그는 매 경기에서 그런 도전을 즐겼고 최고의 선수들을 수비해 냈습니다. 저는 리긴스도 비슷하게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루 감독
앞서 언급한 최악의 상황에서 캡스를 구출한데에는 부상으로 빠진 JR의 빈자리를 잘 매꿔준 리긴스의 활약도 컸습니다. 토론토전에서 3쿼터 주전으로 나와 어빙 대신 라우리를 전담 마크했고 라우리는 3개의 슈팅만을 기록하며 3득점에 그쳤습니다. 어빙 대신 리긴스가 라우리를 막고 르브론이 드로잔을 막은 캡스의 3쿼터 수비 전략은 잘 먹혀들었고 리드를 9점으로 벌리며 연패를 탈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뉴욕, 마이애미와의 경기에도 주전으로 나와 대승을 거두는데 일조하였습니다.
리긴스는 캡스와 2년 총 2밀의 비보장 계약을 맺었습니다. 지금까지의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아마 캡스가 이번 시즌 맺은 최고의 계약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시즌 D리그 우승팀 멤버이자 올해의 수비수 상을 수상했던 리긴스. D리그를 넘어 NBA에서도 토니 알렌과 같은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https://twitter.com/SFSkyforce/status/807362142559207424
1쿼터 여포 케빈 러브
멀게 글에서 그깟공놀이일뿐 님께서 달아주신 제목이 인상적이라 저도 인용해 봤습니다. 저 말에 걸맞게 현재 러브는 1쿼터 평득 9.5점으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나 필드골 51.7%, 3점 48%, 자유투 82.6%로 성공률도 매우 좋은 모습입니다. 덕분에 캡스의 1쿼터 평득은 30.8점으로 휴스턴 (31.4점)에 이어 2위이고 +/- 마진은 평균 5.6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1쿼터에 러브에게 포제션을 많이 몰아주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시즌 1쿼터 평득은 5.4점에 그쳤고 야투도 43.6% 그쳤습니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모습은 주저 없이 3점슛을 올라가는 모습으로 최근 10경기에서 평균 8.6개를 시도해서 47%의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0경기 평균 23.5점, 9.4리바운드로 꾸준한 활약을 유지해주고 있고 거의 대부분의 수치에서 미네소타 시절의 모습을 되찾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론 25일 골스전에서 러브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가장 기대가 큽니다. 과연 작년처럼 스몰라인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오클전에서 르브론과 2:2로 듀란트를 계속 공략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던 모습을 재현할지 러브에겐 좋은 시험 무대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3점 기록 갱신 중
지난 시즌 애틀란타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5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리그 기록을 갈아치웠던 캡스의 3점슛 행진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지난 포틀랜드전 21개, 닉스전에서 22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이번 시즌 팀 3점슛 기록 1, 2위를 모두 가지고 있고 성공률에서도 40.1%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성공 갯수는 13.5개로 14.2개의 휴스턴에 이은 2위). 게다가 이번 시즌 16경기으로 연속 10개 이상 3점슛 성공,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골스 16경기). JR (32.8%)과 던리비 (29.5%)가 슈팅 슬럼프를 겪고 있는 와중에 세우고 있는 기록들이라 더 인상적입니다.
현재 캡스 팀내 3점 1, 2위는 러브 (57개, 40.7%)와 어빙 (55개, 43%)으로 두 선수 모두 40%가 넘는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벤치에서 나오는 프라이와 셤퍼트는 각각 48.1%, 47.5%의 3점 성공률을 보이며 리그 전체 2, 4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1위는 유타의 잉글스 48.4%).
캡스가 지금까지 성공시킨 298개의 3점슛 중 르브론이 성공시킨 35개를 제외한 263개 중 42%에 해당되는 110개가 르브론의 패스로부터 나왔고 이때의 성공률은 43.8%에 이릅니다.
르브론의 의존도를 줄여라
캡스가 지금까지 잘 안되는게 하나 있다면 바로 르브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러브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빅3 모두 평득 20+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르브론이 코트에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차이는 여전히 큽니다. 단적인 예로 르브론이 코트에 있을때 캡스의 ORtg는 118.6을 기록하지만 벤치에 있는 동안엔 109.1로 떨어집니다 (+9.5마진). 수비의 경우 르브론이 코트에 있을 경우 DRtg는 106를 기록하는데 벤치에 있으면 112.5 (-6.5마진)을 기록합니다. 즉, 코트에 있는 동안엔 118.6 vs 106.0으로 크게 앞서지만 벤치에 들어가면 109.1 vs 112.5로 마이너스가 되게 됩니다. 이러한 르브론 의존도는 팀이 어려운 경기를 할때 더욱 심해집니다.
"현재 우리는 르브론을 너무 많이 씁니다. 우리가 잘 풀리지 않는 경기를 할 때면 기본적으로 르브론이 모든 플레이를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 루 감독, 시카고전 패배 후
백투백으로 벌어진 샬롯 전에서 루 감독은 르브론과 어빙을 오래 뛰게 할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어빙은 경기 전 다리가 무겁고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루에게 얘기했고 경기 내에서도 몸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경기 중 르브론은 루에게 자기는 괜찮다고 전하면서 많은 시간을 뛸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44점, 10어시스트,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27000-7000-7000을 달성한 역사상 첫번째 선수가 되었습니다. 르브론은 캡스 이적 후 가장 좋은 몸상태라고 얘기하면서 식단 조정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백투백 경기였지만 경기 내내 좋은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르브론의 긴 출장시간은 주전으로 나와서 뛰는 것 이외에도 벤치라인업을 이끄는 포인트 가드 역할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루는 최근 백업 포인트가드가 채워지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뛰는 콜, 재활 중인 찰머스 외에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된 선수는 없지만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캡스의 영입/트레이드 1순위는 백업 포인트가드가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
다음 2주 동안 캡스는 2번의 백투백 (멤피스, 벅스)이 있지만 2주간 6경기를 치루는 여유있는 스케줄 입니다. 그리고 25일에 골스와의 첫 경기가 열리게 됩니다. 과연 지난 시즌 2번의 대패를 되갚아 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다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2
Comments
Go CAV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