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볼. 그리고 로우포스트 활용에 대해.
1편은 런앤건과 스몰볼에 대해, 2편은 로우포스트 공략과 빅볼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이 시리즈를 구상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런 앤 건은 남자의 로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클래시컬한 농구라 지칭할 수 있는 빅볼 또한 굉장히 좋아하는 지라 이번에는 1편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글을 써보게 되었습니다.
근래 매니아에서는 포스트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다뤄지고 있고, 스몰볼과 빅볼에 대한 토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글도 그런 시류에 편승하는 글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빅볼의 시대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이 있는가? 라는 의문이 이글에 대한 시작점입니다.
이 글에서는 단순히 포스트업 만을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포스트업은 포지셔닝 이후 행해지는 로우포스트 스킬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로우포스트 스킬에는 페이스업도 당연히 포함되며,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샷도 물론 포함됩니다.
과거 뛰어난 빅맨들은 페이스업도 잘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본인만의 시그네쳐 무브인 기술 한 가지 외에도 다양한 기술들을 적절히 활용해 스킬의 다양성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4대 센터 중 한명인 하킴 올라주원은 포스트업, 페이스업에 모두 능했으며 특히 백다운 후 퍼스트 스텝이 정말 예측불허였지만, 사이드라인을 포함하는 미들레인지 점퍼와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또한 뛰어났습니다.
유잉의 경우는 아예 시그니쳐 무브가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샷이었죠.
그리고 카림 압둘자바 또한 스카이훅 샷이 원채 유명한 데 이 기술이 특히 대단한 점은 미들레인지에서도 적중 가능한 정말 대단한 비거리를 자랑했다는 점입니다.
즉, 빅맨 들의 로우 포스트 활용에 있어서 포스트 스킬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포지셔닝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으며, 또한 현 빅맨들의 활용 제한이 단순히 포스트업 부재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으실만한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뛰어난 매니아분 들의 많은 지도편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유잉의 아름다운 페이드어웨이!
리그 내 수비 구조가 지역방어 도입 이후 최근 10년 사이 보다 다양해지고 있고 점차 프레싱이나 트랩 디펜스 등의 구사 빈도와 변형도가 커지는 추세이므로 이러한 심화되는 수비 패턴을 깨기 위해 하프코트 오펜스 또한 다양한 패턴 오펜스가 정착되었습니다.
특히 일리걸 디펜스가 존재하던 시절에는 3번의 헬핑 디펜스가 중요한 축이었다면 현재는 빅맨의 헷지 앤 리커버리가 일종의 트렌드가 되면서 빅맨의 수비 범위가 과거 대비 상당히 넓어졌는데요(공간커버를 담당하던 수비수가 3번에서 빅맨으로 옮겨간 느낌입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존 디펜스 도입 뿐 아니라, 헨드체킹 룰 강화로 인한 3번 수비수들의 롤 축소도 한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리그 내 로우 포스트에서 압도적인 공간 확보가 가능한 빅맨이 줄어드는 추세인 데, 사실 유럽무대나 대학에서 포지셔닝에 능했던 빅맨이라 할지라도 정작 NBA에서는 포지셔닝을 통한 공간 확보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발생된 이면에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빠르게 공간을 장악하고 있는가.
첫 번째, 포지셔닝과 이후 후속동작이 간결한 선수가 드뭅니다.
포지셔닝이 제한시간 내 전술적으로 의미를 가지기 위해선 짧은 시간 내에 스트롱사이드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포지셔닝을 행하는 선수는 빠른 공격전개력을 겸비해야합니다. 허나, 현재 대부분의 빅맨들은 포지셔닝을 행할 때 불필요한 동작이 많아 시간을 잡아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후속동작 또한 최근에는 간결한 움직임을 보이는 선수가 드뭅니다.
흔히들 하는 오해가 포스트업이 시간을 잡아먹는 전술이라는 것인 데 사실 포스트업은 백다운 시 어깨만큼이나 풋워크와 퍼스트스텝을 정말 잘 써야하고, 풋워크와 퍼스트스텝을 잘 쓰는 선수의 포스트업은 정말 간결하고 빠르게 전개됩니다(유잉이나 하킴, 조던같은 선수들의 포스트업은 정말 간결합니다). 페이스업으로의 전환도 자유자재로 이뤄지고요. 설사 포지셔닝이 빠르게 이뤄졌다하더라도 이후 페이스업이나 포스트업으로의 전환이 빠르고 마무리가 간결한 빅맨이 드물다보니 결국 시간 낭비가 극심해져 전술 구성에서 제외되는 것이죠.
로우포스트에 위치한 선수가 전술상 중심이 되려면,
1) 빠르게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하고,
2) 후속동작이 즉시 이어질 수 있는 뛰어난 볼 캐칭 능력을 소유해야 하며,
3) 볼 소유 후 상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능력(백다운 후 베이비훅, 턴어라운드 페이드어웨이, 피벗 후 원투스텝에 이은 백보드샷 혹은 핑거롤 등의 간결하고 확실한 피니쉬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스트롱사이드 형성능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4) 스트롱사이드 형성 후 위크사이드의 동료를 살리는 능력(킥아웃과 같은)도 필요하지만,
현재는 이 네 가지 모두를 충족하는 빅맨이 드문 실정입니다.
◎ 좋은 피지컬이 손쉬운 공간 확보를 돕는다.
리그를 호령했던 4대센터!
두 번째, 현 시점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로우 포스트 스킬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대체로 압도적인 피지컬(신장과 웨이트 두 가지 모두를 가지는 것을 말합니다. 현재 엘리트 빅맨 중 기본적으로 7 footer이면서 110 kg을 넘는 선수가 희귀하며, 디펜더형 빅맨의 경우 100 kg을 넘지 않는 경우도 많죠)을 자랑하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현재와 같이 다면적인 존 디펜스와 트랩 디펜스가 성행하는 상황에서는 제한된 시간 내에 포지셔닝을 통해 자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패스를 공급받는 것이 일정수준의 개인 스킬만으로는 쉽지가 않습니다.
결국 기술로 압도하지 못한다면 피지컬로라도 압도하는 것이 있어야 공간 확보가 되면서 포지셔닝이 가능해지는 데(가장 최근의 예는 야오밍과 하워드) 현재 리그 내에는 이 부분에서 압도적인 빅맨이 부족합니다(로우포스트 공격스킬을 겸비한 110 kg 이상의 7 footer). 90년대 리그를 호령했던 4대 센터의 경우도 모두 7 footer이면서 110 kg 이상의 몸무게를 자랑하는 거구였던 점이 완성도 높은 포지셔닝에 큰 도움을 주었죠.
압도적인 피지컬이 없을 경우 공간 확보를 위한 포지셔닝 기술이 뛰어나야 하는 데, 현 시점에서 이 부분에서 두각을 보이는 선수 또한 희귀한 실정입니다(가솔 형제가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나 팀 내 사정 상 전술 중요도에서 로우포스트 포지셔닝이 차선으로 밀린 상태입니다. 마크가솔의 경우에는 특히 하이포스트 플레이가 팀의 핵심 전술이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보는 것이 현 트렌드 상 속공과 탑에서의 공격전개가 선호되다보니 빅맨에게도 수비 시 빠른 공수전환이 요구되고, 헷지 앤 리커버리 등 헬핑 디펜스에 대한 요구도 또한 커져 선호하는 빅맨 유형의 트렌드가 바뀐 탓도 있는 듯합니다.
물론, 공격에서 상대 수비진에 계속적인 균열을 가할 수 있다면 수비 시 다소간의 리스크를 짊어지고서라도 기용할 수 있겠지만, 공격 시 그만큼의 파생력이 없다면 현재 수비 트렌드에 맞는 빅맨을 선호할 수밖에 없겠죠.
사실, 소위 말하는 정통파 빅맨은 보통 세로 수비에 능하고 공간 점유는 제한적이며 높이가 있는 만큼 스피드는 평균수준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적절한 스피드는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거에도 소위 엘리트 정통파 빅맨인 경우 결코 느리지는 않았으며, 일정수준의 공간점유 및 공수전환은 가능했습니다. 물론 하킴 올라주원이나 로빈슨과 같은 독보적 예외도 존재하죠. 이 두 명의 수비범위는 현재 디펜더형 빅맨들 못지않게 넓었습니다.^^) 수비에서 단점을 커버해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를 만나지 못할 경우, 수비 시 빅맨이 중심이 되는 현 트렌드 상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큽니다(이 경우 개인적으로 이상적으로 꼽는 것이 공간장악력이 좋고 헬핑 디펜스에 능한 4번과 보드장악력이 좋고 이면 블로킹에 능한 5번의 조합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이 모두를 소화 가능한 디펜더형 빅맨 한명이 중심에 서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특히, 스몰볼을 통한 빠른 공격전개로 복잡해진 하프코트 오펜스를 상대하는 비중을 줄이는 것이 일종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어(골든스테이트의 대성공으로 인해 더욱 심화되는 느낌입니다) 이로 인해 속공 저지에 능한 빠른 선수들에 대한 요구도(빅맨도 포함)가 커지는 추세입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압도적인 빅맨(압도적인 피지컬을 가졌거나 능숙한 포지셔닝 기술을 가진)이 존재한다면 속공 저지를 다른 선수에게 맡긴다하더라도 충분한 이점을 볼 수 있겠지만요.
이상으로 리그 내 로우 포스트에서 압도적인 빅맨이 줄어드는 두 가지 이유를 먼저 살펴봤습니다.
위의 두 가지 문제점만 봤을 때 들 수 있는 궁금증은 정말 저런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수가 현 리그에 한명도 없는 가일 겁니다. 당장 가솔 형제만 해도 위 기준들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빅맨이지만 팀에서는 전술 상 로우포스트 내에서의 활용은 제한되고 있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요?
세 번째 이유가 이 부분에 대한 답을 어느 정도는 제시할 수 있을 듯 합니다.
◎ 볼 투입을 도와주는 파트너가 존재하는가.
우린 함께 할 때 두려운 것이 없었다! 샤크 & 코비.
세 번째, 현재와 같은 수비 구조(바깥으로 점차 빅맨의 수비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를 깨기 위해서 대부분의 팀들이 하이에서 투맨 게임에 능하고 개인의 득점력이 뛰어난 듀얼 가드들을 선호하는 성향이 두드러져 역설적으로 안정적인 엔트리패스를 공급할 수 있는 선수가 희귀해지는 추세입니다. 사실 엔트리패스는 그 자체로 굉장한 고급기술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가치가 다소 저평가된 느낌인데요.
포지셔닝에 대한 각종 방해와 디나이를 넘고 로우포스트에 패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것은 굉장한 고급기술입니다. 특히 엔트리 패스는 모두가 패스하는 것을 아는 상태에서 하는 패스이므로, 기본적으로 바운드 패스나 스냅 패스(손목을 이용하는), 탭패스(손가락을 이용하는), 체스트패스, 오버 헤드 패스 등의 각종 패스기술에 정통해야하며, 정말 찰나의 순간을 파악해 패스를 넣어주어야 하기 때문에 받는 선수의 후속동작이 용이하도록 정확한 타이밍을 맞춰주는 것이 필수입니다.
특히 정확한 타이밍에 넣어주는 자체는 기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상황 판단력. 즉, 재능의 산물이라 할 수 있죠.
과거의 퓨어 포인트가드들은 엔트리패스를 굉장히 잘 활용했으며 사실 엔트리패스가 완벽히 들어가면 그 자체만으로 상대의 수비공간에는 균열이 생기기 마련입니다(1 : 1 상황 강제 창출).
물론 과거의 엘리트 1번들은 뛰어난 후속 동작으로(빅맨의 킥아웃을 끌어내는 3점 시도나 컷인과 같은) 균열을 더 크게 벌리는 데도 능숙했죠. 개인적으로 엔트리패스에 능한 선수로의 판단 기준을 패스에만 두지 않는 이유입니다. 또한 2번의 스윙이 받쳐주면 보다 원활한 공간 파생이 가능해져 로우 포스트 공략이 용이해집니다. 여기에 적절한 투맨 게임이 섞인다면 전술적 폭이 매우 넓어지는 거죠.
최근에는 빅맨의 수비범위가 넓어짐에 따라(헷지 앤 리커버리) 압박을 이겨내고 엔트리패스를 넣는 자체도 그리 쉽지는 않은 일이 되었지만 이 또한 포지셔닝에 능한 빅맨 파트너가 있다면 해결가능하다고 판단됩니다(볼 투입을 위한 기회창출이 가능한 빅맨).
한 가지 재밌는 점은 리그를 호령했던 센터가 존재했던 팀 중 센터-스윙맨 조합이 많았고, 이 팀에서 최고의 엔트리패스를 넣어주는 파트너가 스윙맨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인데요.
샤크-코비, 샤크-웨이드, 야오밍-티맥, 하워드-히도 터코글루 등이 그 예인 데, 이 경우 대체로 파트너인 스윙맨들이 1) 신장이 좋아 볼 투입이 용이하며, 2) 그 존재감만으로도 센터의 1 : 1 상황을 끌어내줄 수 있고, 3) 실제로 후속 동작도 좋은 경우(기본적으로 엔트리패스를 넣어준 선수는 슈팅력이 압도적이거나 리포스트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움직여줘야 로우포스트로의 더블팀을 차단할 수 있음에도 이런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습니다)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스윙맨들 대부분은 뛰어난 퍼리미터 디펜더였기 때문에 속공 저지 및 헬프 앤 리커버 능력이 뛰어나 빅맨의 수비 부담을 현저히 줄여주었죠.
이처럼, 포지셔닝에 능한 빅맨을 전술적으로 살리기 위해서는 엔트리패스와 후속동작이 좋은 파트너의 존재가 필수적입니다. 이 조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빅맨이 있다 해도 전술적 활용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좋은 스윙맨 자원들이 늘고 있는 추세이나 현 시점에서 앞서 말한 포지셔닝에 능한 빅맨과 엔트리패스와 후속동작이 좋은 스윙맨의 조합이 드문 것도 현 리그에서 빅맨의 전술적 중요성이 떨어지게 된 원인일 것입니다.
◎ 색다른 로우포스트 활용으로 팀 전력을 강화했던 독특한 팀.
완성도 높은 로우포스트 포지셔닝과 엔트리패스가 어느 정도의 위력을 가지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 팀을 하나 일례로 들어보려 합니다. 심지어 이 팀은 로우포스트에서 중심을 잡아준 선수가 무려 스윙맨이었습니다.
예. 다들 예상하셨을 그분의 팀입니다.^^
빅맨이 아닌 선수를 축으로 로우포스트 포지셔닝을 주무기로 사용한 팀이라면 단연 조던의 시카고불스가 있습니다(코비의 레이커스도 유사하나 이 팀은 코비 뿐 아니라 가솔이 또 다른 코어가 되어주었기 때문에 불스와는 다소 다릅니다. 다만, 포지셔닝에 능한 빅맨과 엔트리패스와 후속동작이 좋은 스윙맨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는 글의 주제에 훨씬 부합해 보입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로우포스트 활용이 인상적이었던 2차 쓰리핏 당시의 시카고불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72승의 압도적이었던 시카고 불스! 그리고 다소곳한 로드맨...^^
불스의 트라이앵글 오펜스 또한 기본적으로 45도 꼭지점에서 트라이앵글 스트롱사이드의 핵심이 되는 로우포스트에 위치한 선수(보통 조던)에게 최초 투입되는 엔트리 패스가 매우 중요하며, 피펜이 위대한 이유 중 하나가 이 팀에서는 1번 외에도 피펜이라는 3번이 이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기 때문입니다(위에서 언급한 빅맨-스윙맨 조합과도 유사합니다. 그럼 이 경우 조던은 빅맨이 되는 건가요?^^).
3번이 엔트리 패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3점 능력과 오프 더 볼 무빙에 능한 1번은 다양한 움직임으로 계속적으로 위크사이드에서 공간을 창출합니다(이로 인해 3번과의 역할 분담 및 스위칭이 발생됩니다. 론 하퍼는 3점능력은 부족하나 세이프티와 무빙이 좋고, 스티브 커는 두말하면 입 아픈 역사상 최고 수준의 3점 스페셜리스트죠).
트라이앵글 오펜스는 삼각형을 구성하는 세 명을 통한 스트롱사이드 외에도 2명의 위크사이드 움직임이 효율적일 때 비로소 코트 전체에 연속적인 스페이싱이 창출되기 때문에 위크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 또한 매우 중요한 데요. 피펜으로 인해 1번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공격 시 다양한 의외성이 창출되었습니다. 그리고 피펜은 이 부분에서 매우 유니크한 자원이었죠.
사실 트라이앵글은 패싱과 점퍼가 뛰어난 로우포스트 플레이어 존재 시(무엇보다 로우포스트로 볼이 투입되는 일련의 동작과 이후 후속동작이 정말 간결하게 짧은 시간 내에 이뤄져야합니다. 불스의 경우는 조던을 중심으로 이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습니다. 조던이 후속동작을 용이하게 해주는 볼 투입을 굉장히 중요시 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죠) 그 위력이 극대화되는 데, 기본적으로 스트롱사이드를 형성하는 세 명의 선수들이 로우포스트에 위치한 선수를 중심으로 15~20 feet 거리를 유지한 채 대형을 짜며, 위크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은 투맨 게임(픽 앤 플레이(롤, 팝, 슬립), 기브 앤 고, 인 앤 아웃)을 주로 수행하고, 오프스크린, 스윙이나 백도어 컷 등을 통해 코너에 공간을 만듭니다. 당시 일리걸디펜스의 영향으로 조던의 위력이 증가되었다는 의견도 많은 데 사실 조던의 1 : 1에는 분명 일리걸디펜스가 도움을 주었으나 스트롱사이드 형성에 있어서는 제한점도 뚜렷했기 때문에(더블팀, 트리플팀이 불가능했으므로) 트라이앵글의 전술적 활용도 사실상 제한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장점은 상쇄된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게다가 당시에는 수비 자체가 지금보다 거칠어서(핸드체킹 규정이 완화된 것이 2000년대 중반입니다) 1 : 1도 사실 쉽지만은 않았죠.
그리고 트라이앵글이라는 전술을 축으로 로우포스트 공략과 엔트리패스를 적절히 구사한 이 팀은 전무후무한 72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리그를 세 번이나 제패했습니다. 그 중심에 조던이라는 최강의 스윙맨이 있었고, 이 선수로 인해 이후 스윙맨 시대가 도래하지만, 조던의 시카고 불스는 정작 빅볼 시대에 훌륭한 센터가 없었음에도 로우포스트 활용을 잘해낸 대단한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로우포스트 활용빈도가 과거대비 떨어지는 현 리그에도 많은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트라이앵글이라는 전술 자체는 트라이앵글의 중심에 압도적인 빅맨이 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전술이고, 이 후 샤크-코비의 레이커스는 이 부분을 여실히 증명했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건 레이커스의 쓰리핏 우승 혹은 백투백 우승 당시 코비가 대단한 점이 조던과 같이 트라이앵글의 중심에 위치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로우 포스트 무브가 정말 좋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본인 자체가 트라이앵글의 중심에 서는 빈도 또한 높았고, 이로 인해 공격 의외성 창출에 큰 힘을 실어주었다는 점입니다. 이 당시 레이커스는 이 글에서 이야기한 빅맨-스윙맨의 조합으로 로우포스트 공략을 극대화했던 정말 좋은 예시로 보여집니다.
우리도 리그를 지배했었지! 가솔 & 코비
◎ 스몰볼과 빅볼의 진검승부를 기대하며.
여하튼, 실질적으로 위와 같은 다양한 이유로 정통파 빅맨이 줄어드는 추세에 접어들면서 현재는 듀얼가드를 살리고 팀 내 전술 유동성을 확보하고자 스트래치형 빅맨이(현재는 충분히 정통파 빅맨롤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조차 스트래치형 빅맨 롤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중용되는 상황인 듯 합니다. 과거 엘리트 빅맨의 비중이 높던 시절의 스트래치형 빅맨은 매치업 상대를 코트 바깥으로 끌어내면서 안쪽 공간을 열어주는 모습이 많았으나, 존 디펜스가 자리 잡고 과거 대비 엘리트 빅맨의 비중이 줄어든 현재에는 스트래치형 빅맨의 롤도 전통적 개념에서 벗어나 보다 복잡해졌죠.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30246&sca=&sfl=wr_subject&stx=%ED%98%BC%EC%A6%88&sop=and&scrap_mode=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30250&sca=&sfl=wr_subject&stx=%ED%98%BC%EC%A6%88&sop=and&scrap_mode=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30253&sca=&sfl=wr_subject&stx=%ED%98%BC%EC%A6%88&sop=and&scrap_mode=
/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30261&sca=&sfl=wr_subject&stx=%ED%98%BC%EC%A6%88&sop=and&scrap_mode=
소닉님의 이전 칼럼에 소개된 혼즈셋을 활용하는 일련의 전술들이 현 트랜드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전술이라 생각됩니다. 소닉님의 칼럼에 너무나도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간단히 이 글의 흐름에서 혼즈셋을 설명하면,
기존 피닉스의 디앤토니 식 오펜스가 속공이나 얼리 오펜스 시 상대 코트의 넓은 공간을 이용하는 방법이라면 혼즈셋은 더 나아가 정상적인 하프코트 오펜스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창출하고자 1명의 빅맨이 아닌 2명의 빅맨을 엘보우에 위치시킵니다. 사실 대형자체는 기존의 1-4 high offense의 변형으로 보이나 일자 대형을 유지하는 1-4 high offense와 달리 혼즈셋은 1, 3번이 코너에 위치하면서 공간을 벌려주고 투맨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더군요.
속공 혹은 얼리 오펜스 시 1명의 스크리너와 1명의 슈터를 이용해 넓은 공간을 활용하는 디앤토니 식 오펜스에서 나아가 혼즈셋은 코너에서 2명의 선수가 공간을 벌린 채 두 명의 빅맨을 엘보우에 위치시킴으로써 하프코트 오펜스 시에도 넓은 공간을 인위적으로 창출한다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디앤토니 식 오펜스가 가지던 지공 시 단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것으로 보였구요.
하지만 이런 방식의 셋오펜스는 기존 전술 대비 존디펜스를 깨는 데는 뛰어나더라도 결국 빅맨의 로우포스트 내 롤 제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할 겁니다.
일례로 마크가솔의 경우 뛰어난 로우포스트 공격 스킬을 가진 선수이나, 팀의 백코트 상황 상 하이로 계속 나오고 있고, 가솔 중심의 하이포스트 게임은 이 팀의 핵심전술 중 하나가 되었죠. 물론 본인의 성향과 능력이 이런 상황에서도 가솔을 빛나게 하고는 있습니다만, 만약 가솔의 로우포스트 스킬을 살릴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있다면 지금보다도 가솔의 위력이 더욱 증가할 거라 생각됩니다.
사실 국제 대회를 보면 현재에도 존 디펜스를 깨기 위해 압도적인 사이즈와 스킬을 가진 빅맨으로 로우 포스트를 공략하는 경우가 많으며(유럽무대나 세계대회에서는 이런 모습이 많이 나타나죠. 최근 유럽을 제패한 파우 가솔의 스페인도 이러한 예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35살로 과거보다 느려진 가솔임에도 전술적 중심이 되었을 때 놀라운 공격파생효과가 창출되었죠. 물론 이런 모습의 이면에는 FIBA 룰의 3점 라인이 NBA보다 좁다는 점은 감안되어야할 것입니다),
35살이면 아직 한창때죠!
포스트업이든 페이스업이든 사실 로우 포스트 공략이 극대화되면 그에 따라 무수히 많은 공간이 파생 가능하므로(강제적 1 : 1 상황 창출),
만약 정통파 엘리트 빅맨과 퓨어 1번 혹은 정통파 빅맨과 S급 스윙맨의 조합을 가지는 팀이 다시금 등장한다면 현재의 추세는 의외로 쉽게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간단히 생각해서 최근 트렌드에 걸맞는 헷지 앤 리커버리에 능한 빅맨이 로우 포스트에 그대로 묶여버린다면 그 팀의 수비 간격은 벌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계속 페이스를 느리게 가져가면서 벌어진 수비 간격을 공략해 하프코트오펜스에서 착실히 점수를 쌓아간다면 스몰볼도 결국 깨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 경우에는 결국 어느 팀의 코어(듀얼가드 vs 빅맨)가 더 창출효과와 파괴력이 강한가의 싸움이 되겠네요.
결국, “최대한 림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고 확률 높은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속공과 3점슛을 통한 다득점 창출만큼이나 매력적인 전략이기 때문이죠.
사실, 뛰어난 피지컬과 능숙한 로우 포스트 스킬을 가진 빅맨만큼이나 패스에 정통한 퓨어가드가 배출되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자기가 돋보이고 싶어하기 마련인지라 아무래도 패스보다는 슛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차후 현 트렌드를 뒤흔들 빅맨 중심의 팀이 만약 나온다면 이 팀은 아마도 빅맨-스윙맨의 조합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그리고, 뛰어난 빅맨 유망주들이 많은 필리가 차후 꼭 훌륭한 스윙맨을 얻어 현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그런 팀이 되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이런 호쾌한 덩크를 다시 보길 기대하며!
첫 댓글의 영광을 가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