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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문제는 결국 하나로 귀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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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3 00:09:56
결과에 대한 책임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봐도 과정적으로 봐도 모두가 공감할 것이 바로 감독의 역량입니다. 바로 문경은 감독의 역량인 것이죠. 그 누구보다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열심히 준비하고 공부하고 있을 분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당장 문 감독님께 필요한건 시간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꽤나 긴 커리어를 쌓았다고 볼 수 있는데 막상 경기를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무엇을 지시하고 어떤 것에 강점을 두어야 하는지 모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조금 우왕자왕하는 느낌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부분이 아쉬운 것인가 생각해 본다면 첫번째로 강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SK의 강점으로 특히 최부경까지 합류한 이 시점에서는 높이라고 생각합니다. 최부경, 김민수, 최준용, (김우겸), ((송창무)). 각각 장점이 큰 선수들입니다. 헌데 여기서 자신의 강점이 감독에 의해 잘 활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선수는 얼마나 있을까요? 저는 솔직히 송창무 정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송창무의 강점은 외국인 선수의 포스트업을 버틸 수 있는 힘인데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싱글톤 선수도 훌륭한 수비수이자 농구선수이지만 높이와 힘에서 버틸 수 없는 선수들이 있을 때 송창무가 대신 잘 막아주고 있죠. 

그렇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어떨까요. 차례대로 언급해보자면 최부경 선수는 물론 군 제대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의 문제도 있겠지만 군에 있을 때 열심히 익힌 것도 혹은 원래 가지고 있던 능력도 못 쓰고 있습니다. 자리를 잘 잡았을 때 볼이 투여되지 않는 문제가 여실히 드러납니다. 베이스에서 자리를 잡던 하이에서 자리를 잡던 말이죠. 이에 대한 문제는 나중에 또 언급해보겠습니다. 

두번째로 김민수 선수. 김민수 선수에 대한 의견이 참 부정적입니다. 수비도 안되고 공격도 못한다 이거죠. 하지만 제가 본 김민수 선수는 스팟을 잡았을 때 김민수 만큼 정확한 슛을 던지는 빅맨이 얼마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김민수 만큼 빅맨 수비수를 끌어당겨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선수도 몇 없지요. 물론 공격 전개 할 때 답답하게 만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볼 처리가 잘 안 될 때가 바로 그럴 때인데 이 문제는 저는 개인적으로 김민수 선수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세번째로 최준용 선수. 솔직히 최준용 선수는 유망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아직 기대도 정말 많고 그만큼 발전해야 할 부분도 많습니다. 특히 드리블, 패스와 같은 부분에서 그렇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강점이 있는 선수이기에 놀랍기도 합니다. 리바운드 같은 경우 특히 그렇지요. 보통 궂은 일과 관련된 장점들이 많이 부각되는데 저는 공격적인 부분에서의 장점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바로 상대 3번과의 매치업인데요. 상대적으로 신장적인 우위가 있고 생각보다 포스트업 상황에서 훌륭한 공격 전개를 보여주는 최준용 선수인데요. 정말 기회를 안 줍니다. 상황도 안 만들어주고요. 

마지막으로 김우겸 선수. 최부영 선수가 없을 때 참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나오질 않네요. 장점이라면 역시 베이스라인에서 미들 슛을 쏠 수 있는 꽤나 기동력 있는 빅맨이라는 것 입니다. 잘 갈고 닦은 무기가 있는 선수인데 활용하지 못하는 건 저는 감독의 역량이라 생각합니다.


SK의 농구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역시 왜 저렇게 좁은 공간에서 농구를 할까 이지요. 그러다 보니 SK의 농구은 개인 능력에 매우 의존하게 되고 쉬운 찬스를 만들질 못하는 농구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농구는 공간을 만드는 스포츠라 생각하는데 문감독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 모르겠습니다. 본인이 공간 없는 곳에서도 슛을 잘 던지셔서 그런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헌데 감독의 탓만 할 수도 없습니다. 저는 위에 빅맨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가드진의 문제도 언급하고 싶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빅맨들이 인사이드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공을 투여하질 못합니다. 김선형 선수가 그나마 괜찮은데 농구는 김선형 선수만 하는게 아니죠. 다른 가드들이 역할을 수행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볼을 잘 돌리는 성향의 가드가 없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패스 공간을 만들어서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지도 못하구요. 김선형 선수는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줄 때가 픽앤롤이라고 생각하는데 2:2 플레이의 기회가 없습니다. 다른 선수들이 그렇게 공간을 만들어 주지도 않을 뿐더러 상대도 김선형의 강점을 잘 알기도 하고 말이죠. 겨우 하는 픽앤롤이 탑에서 하는 픽앤롤인데 몇몇 선수들이랑 동선에서 겹치는걸 얼마나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참 좋은 선수인데 요즘 보면 혼자서 무리를 하게 됩니다. 이건 김선형 선수가 절대 못하는게 아니지요. 저는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이 정도 역량을 보여주는 김선형 선수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변기훈 선수. 약간의 찬스만 만들어주면 충분히 제 활약을 할 선수임이 분명합니다. 본인도 굉장히 노력을 합니다. 쉴새 없이 뛰어다니는걸 볼 수 있죠. 그런 노력의 결과 힘들게 찬스를 만들어 냅니다. 정말 힘듭니다. 왜 힘들까요? 외곽 일변도의 플레이만 하고 있으니 그렇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계진도 참 자주 말하지요. 안팎에서 볼이 잘 흘러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 말입니다. 그런게 없으니 힘들어집니다. 힘든 만큼 슛도 안 들어가고 말이죠. 

이현석, 최원혁 선수. 최원혁 선수는 참 많은 발전을 보여준 선수인데 아직도 코트에서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고 저는 이현석 선수가 이렇게 묻혀 있는게 참 아쉽습니다. 처음 데뷔 시즌 참 좋은 인상을 주었던 선수인데 기회가 주어지질 않으니 보여줄게 없어 보입니다. 이번 시즌 이 두 선수는 플레잉 타임이 굉장히 적어서 뭐라 말을 못할 정도네요.

이렇게 가드진이 참 부실합니다. 다른 팀 가드들은 참 성장을 잘하던데 SK 가드들은 왜 이렇게 성장을 못하는지 정말 답답합니다. 좋은 원석들은 많은데 말입니다. 그 책임은 누군가 지어야 겠지요. 


SK는 조직력의 부재라는 타이틀로 꽤나 오랜 시간을 견뎌왔습니다. 문경은 감독이 오면서 조금 바뀌는가 싶었으나 해소되지 못한 부분이 바로 이 조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참 잘해오셨지만 한 단계를 더 나아가려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모비스의 농구를 보면 "아 이게 농구지" 라는 생각이 드는 것처럼 SK 역시 그런 농구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물론 모비스 만큼 만들 수 있는 감독이 흔하진 않을겁니다. 다만 적어도 지금의 SK 농구가 겪고 있는 한계를 뚫어줄 수 있는 감독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평생을 농구로 살았을 선수들이나 감독을 평가한다는게 한낯 농구팬으로서 부끄럽습니다만 SK를 정말 사랑하는 팬으로서 쌓아왔던 체증을 풀어 보는 것이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문뜩 생각이 드는 것은. 주희정, 박상오 선수를 트레이드 시킨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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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17-02-03 00:42:24

팀에 대한 애정뿐만 아니라 감독-선수 모두에 대한 애정과 관심, 심층적인 분석이 적힌 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고작 저의 감정을 적는데 불과했는데... 서울SK가 곧 팀을 위한 좋은 결단을 내렸으면 합니다. 문경은 감독이 감독으로서 성장한다면 좋겠지만 chanisma님께서 언급하신 것처럼 서울SK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문경은 감독에게 준 것 같습니다.

WR
2017-02-03 14:38:45

잘 만들면 정말 국가대표급 팀이라 생각하는 라인업인만큼 좋은 해결책이 생겼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02-03 01:18:25

전 다시 김선형이 2번 봤으면 좋겠어요

공 잘돌리는 포가 하나 데려오고요

김선형이 리딩능력이나 패싱센스가 우수하다고 생각이 들지 않거든요

WR
2017-02-03 14:47:36

맞습니다. 리딩능력, 패싱센스 정말 많이 성장했으나 이제 막 시작인 느낌입니다. 그래도 팀 내에서 이 부분에서 가장 뛰어난건 사실이지요. 정말 가드들의 성장이 시급합니다. 아니면 허훈 선수라도 뽑아야겠지요.

2017-02-03 17:23:37

1..가드출신 코치가 없습니다.

문경은,전희철,김기만,허남영...1~2군을 통틀어 PG출신 코치가 없습니다.
주희정선수가 있을때는 그나마 벤치에서라도 가드진에대한 롤모델이 있었다치면,
트레이드로 보내고부터는 가드진에 CPU가 없어요..
저는 그래서 주희정선수가 몇년더 뛰면서 플레잉코치하다가 
코치로 넘거갔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아마 본인도 SK에서 그럴줄 알았는데 트레이드 되면서 아쉬웠을겁니다.
이후로 가드의 롤은 볼운반위주로 끝입니다.
2:2를 제대로하는 경우는 김선형이 탑에서 센터끌어다가 돌파하는거 외엔
거의 없습니다.
화이트역시 같은 공격을 하고 다만 마무리가 3점이고 김선형은 돌파다 보니
서로 시너지가 아니라 턴바꾸기놀이가 되버리는 겁니다.

2..십수년째 봐왔지만, 흐름이 정체될때 결국 SK에선 헤인즈에게 맡겨버리는 선택을 했고
3년간은 실제로 그게 잘 통했지만,
이후에는 그렇게 맡겨봐야 효율도 떨어지고 성공률도 낮아서
죽은공격으로 4~5분 흘러버리는게 부지기수입니다.
화이트에게 그런 롤을 맡기려고 하나 
화이트는 외곽에서 던지는걸로 마무리하고, 안들어가서 리바 빼앗기면
그대로 속공먹는일이 잦고, 그게 반복되면 사기저하가 큽니다.

3..김민수의 집중력이 이젠 진짜
한쿼터에 기채워서 1~2분쓰고 다시 기채워야하는 캐릭터가 되버린것같습니다.
프렌차이즈인데 참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발전이나 잠재력을 이야기할 나이도 아닌지라...

결국 최근 16년간 플옵에는 딱 4번갔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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