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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마지막 중대 변수가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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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9 14:36:55

중요한 내용인데 관련된 글이 올라오지 않아 기다리다 결국 제가 올립니다.


의심 많고 속마음을 안 드러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런데 힐러리 클린턴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인물이 두 명 있습니다. 두 명 모두 여성인데 한명은 셰릴 밀스라는 흑인이고 또 한명은 휴마 아베딘이라는 인도/파키스탄 계 무슬림입니다. 셰릴 밀스 전 국무장관 비서실장은 스탠퍼드 로스쿨 출신으로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백악관 근무를 시작으로 르윈스키 스캔들의 변호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비서실장을 지낸 최측근 인사입니다. 밀스는 클린턴의 가족 변호사로서 힐러리 부부에 관한 모든 것을 인물이며 힐러리의 대선 출마를 반대해서 대선 캠프에 가담하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신임을 받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은 수양딸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그녀를 보좌해 온 휴마 에버딘 전 수행실장입니다. 아베딘은 인도계 아버지와 파키스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어릴 적에 사우디에서 미국으로 이민왔습니다. 조지워싱턴 대학생 시절인 1996년 퍼스트레이디 힐러리의 인턴으로 들어가 클린턴의 보좌관과 비서실장 등을 거쳐 현재 선거 캠프에서 힐러리의 ‘문고리 비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널트 트럼프는 선거 유세도중에 무슬림인 아베딘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첩자이거나 테러요원일 수 있다고 흑색선전을 한 바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선거 캠페인의 핵심 인물인 로저 스톤이 아베딘만 문제가 아니라 이슬람 강경파 이론가인 그녀의 부모도 문제라고 말하기까지 했습니다. 스톤은 아베딘의 모친이 극단적 이슬람 성향을 띤 '저널 오브 무슬림 마이너리티 어페어스(Journal of Muslim Minority Affairs)'의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휴마 아베딘도 여러 번 그곳에 글을 기고했던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렇듯 트럼프는 휴마 아베딘을 매개삼아 힐러리 클린턴을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시켜 깎아내리려 한 것입니다. 그 정도로 휴마 에버딘은 힐러리 클린턴의 최측근입니다.



휴마 아베딘은 남편 때문에 큰 곤혹을 치른 적이 있습니다. 그녀는 2010년 34살의 나이로 빌 클린턴의 주례 아래 45세의 뉴욕 주 연방하원의원인 앤서니 위너와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결혼 1년 만에 아베딘과 위너의 부부관계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위너가 트위터를 통해 한 젊은 여성에게 자신의 반 나체 사진을 발송한 것이 드러난 이후 그의 나체사진과 함께 다른 외설 사진들도 연달아 공개되면서 대대적인 스캔들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앤서니 위너는 전문가의 상담을 받고 더 좋은 남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 후 2011년 연방 하원의원을 사임했고, 2년간 권토중래 후 2013년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그 직후 위너에 대한 2차 스캔들이 터졌습니다. 하원의원 사임 후에도 앤서니 위너는 미성년 소녀가 포함된 10명 가량의 여성들과 지속적으로 섹스팅을 주고받은 것이 밝혀진 것입니다. 2013년 8월 뉴욕포스트가 섹스팅 영상을 폭로한 이후 위너의 정치생명은 완전히 끝장났고 휴마 아베딘도 위너와의 전격 이혼을 발표했습니다.



현시시간으로 어제인 10월 28일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을 재수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힐러리의 새로운 이메일들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이메일이 클린턴 후보의 측근 휴마 애버딘과 남편 앤서니 위너 소유의 전자기기가 압수된 이후 발견됐다고 전했습니다. FBI와 뉴욕 경찰이 위너 전 하원의원의 섹스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온 새로 발견된 이메일에 비밀정보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는 내용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진영은 대선을 11일 앞두고 FBI가 뭔지도 모르는 이메일을 수사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오바마와 민주당 정권의 법무부는 지난 7월 '이메일 스캔들'의 불기소를 권고하고 공화당으로부터 클린턴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법무부의 산하기관인 FBI가 전격적으로 재수사를 선언한 것입니다. 현재 FBI 국장인 제임스 코미(James Comey)는 공화당 출신으로 부시 행정부에서 법무부 부장관이라는 정부 고위직을 지낸 인물인데, 2013년 5월 오바마에 의해 전격적으로 FBI 국장에 발탁되었습니다. 오바마 정부 안의 공화당 인물인 제임스 코미 국장은 힐러리 클린턴과 계속해서 팽팽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왔는데, 대선 열흘을 남기고 클린턴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긴 것입니다.


어제 FBI가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선언하기 전까지만 해도 모두들 대선 승리의 추가 클린턴 쪽으로 기울었다고 생각했고, 트럼프 진영도 선거를 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 선언 이후 민심은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경합주에서 힐러리 클린턴에 기울던 부동표가 다시 트럼프에게로 턴어라운드 할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은 수십년 동안 자신에 관한 정보는 무엇이든 비밀에 부치려 했다는 게 이미 수없이 확인되었고, 그러한 병적인 자기방어 성향이 프라이버시를 용납하지 않는 대통령 직책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의 프라이버시 집착 성향은 이미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클린턴의 이런 자기파괴적 성향을 감수하고 지지하기로 했거나, 아니면 그녀를 싫어하기로 이미 결정을 내린 상태입니다. 따라서 이메일 재수사 때문에 클린턴 지지층이 마음을 바꾸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선까지 남은 열흘간은 재수사로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트럼프에서 힐러리 쪽으로 넘어왔던 부동층이 흔들릴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현재 최대 격전지인 플로리다 주가 '클린턴 우세'에서 '경합' 이나 '트럼프 우세'로 바뀌고 있다는 보도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FBI의 재수사 선언은 꺼져가는 트럼프 진영의 희망을 다시 일으키는 불씨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잠잠하던 트럼프의 유세는 다시 열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은 단기간에 뒤엎어지기 힘들 정도로 확고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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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6-10-29 14:38:36

여기나 저기나 메일이 문제 

2016-10-29 15:04:48

연임은 어렵고.. 정말 4년만 때우는 모양새 입니다. 

WR
Updated at 2016-10-29 23:42:01

힐러리 클린턴은 지금 엄청 답답하고 화가 나 있을 거 같습니다.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자는 발언도 그런 상황에서 이뤄졌겠지요. 하지만 위너 부부의 압수된 노트북에서 새로 발견된 이메일이 수천통에 달하는데 이걸 모두 대중들에게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대선 열흘 전에 재수사 방침을 공개하는 건 아주 특이한 케이스이고 그 자체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코앞에 닥쳐온 선거일까지 아무것도 밝혀질 수 없고 이상한 추측이나 소문만 증폭시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FBI가 밝힌 사정도 나름 일리가 있습니다. 위너 부부가 공동으로 사용하던 노트북에서 아베딘의 새로운 개인 이메일이 수천통 발견된 이상 의회에 보고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될 수도 충분히 있습니다.


휴마 아베딘(후마 애버딘)은 현재 위너와 별거 상태이고 이혼이 이뤄지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법적으로 여전히 부부입니다. 그리고 위너의 섹스팅 상대에는 미성년이 포함되어 있어 FBI가 그의 노트북을 압수해서 이메일을 조사한 것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노트북은 지난 달에 압수되었고 아베딘의 이메일이 발견된 것은 최근이라 FBI는 이를 대선 후까지 덮느냐 당장 의회에 보고하느냐의 선택을 놓고 후자를 택한 것입니다. FBI 국장이 민주당 출신이라면 상황이 완전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았는데, 힐러리에 대한 제임스 코미의 사심이 작용했을 수도 있지만 FBI 국장이 마땅이 해야할 일을 했다고 보여질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분이 찜찜하고 의혹이 난무하는 채로 투표에 임해야 하는 국민들도 참 답답할 겁니다.

2016-10-29 14:55:22

이래서 버나드가 되었어야...

2016-10-29 15:02:39

뭐 그래도 대세에는 영향 없다 봅니다.

2016-10-29 15:07:52

그렇게 숨길 것이 많은 사람이 왜 대통령이 되려하는지...참 아이러니합니다.

2016-10-29 15:25:32

게다가 오늘 트럼프가 힐러리가,여성이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그 발언'을 했다고 하더군요. 한국이 롤모델로서 미국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준까지 왔구나 생각이 들면서도..

2016-10-29 19:15:26

그 발언 허구입니다. 국내 네티즌이 만든 짤방이 돌고 돌아 팩트처럼 되어 버렸지만 이미 원 트윗은 삭제됐죠.

2016-10-29 15:31:17

이쪽이나 저쪽이나....문제가 많네요...

2016-10-29 15:32:17

미국도 참 인재가 없나봐요.


2016-10-29 16:19:56

인재는 있는데.. 기득권의 힘이...

2016-10-29 15:34:18

정말 누구한테도 투툐하고 싶지가 않을 것 같네요.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도 나라를 이끌 사람이 완벽하진 않겠지만 조금이나마 믿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WR
2016-10-29 19:17:50

지금 양 후보의 대선 유세는 그야말로 진흙탕입니다. 상대를 향한 발언의 수위가 조폭들 수준입니다.

2016-10-29 20:21:19

그냥 오바마가
더 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네여..

WR
2016-10-31 21:28:32

이건 정말 중요한 이야기이고, 제가 가끔씩 글에 섞어서 언급한 적이 있었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여기에 대해 자세히 적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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