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p
자동
Free-Talk

‘이성’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4
  3250
2024-04-26 00:45:18

일단 저는 민희진 뉴진스 방시혁 하이브 모두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입장이었습니다.(전혀 관련 없는 작은 걸그룹을 좋아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본 것도 단순히 팝콘이나 뜯을 생각이었습니다. 민희진 씨와 카메라 기자들과의 비프에서 정말 카메라 기자들이 이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고 있구나를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기자회견이니까 굳이 신경질적으로 반응하지 말았으면 더 좋았겠다 그렇게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다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어떻게 다 듣게 되더군요. 진실이란 무엇인가. 개인이(민희진 씨가 완전히 소시민은 또 아니겠지만 하이브에 비하면) 어떻게 거대 기업과 싸움을 가져갈 수 있는가. 언론의 힘은 무섭다. 등의 감상이었습니다.

일단 하이브 측에서 내부감사를 들어간 부분에서는 민희진 씨도 완벽하게 소명했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다만 하이브도 어떤 대단한 증거를 내놓은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얘기해주셨듯 이를 증거로 보느냐 마느냐는 참으로 난해합니다. (저는 쟁점은 1945파일? 이라고 봤는데 민희진씨도 얘기를 안 하시고 기자분도 질문을 안 하쇼서 그 부분은 궁금하네요)

또 하이브 측에서 제시한 증거도(지금까지 밝혀진 것에 따르면) 법적인 근거가 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하니… 이는 추후 상황을 지켜봐야겠네요.

민희진 씨가 말하기를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20퍼센트의 지분으로 회사를 찬탈할 수는 없다. 내가 바보가 아니다.”
이 말은 주식, 주주, 등과는 전혀 무연한 제가 봐도 맞는 말 같습니다.
또 민희진 씨는 컴퓨터를 제출하라는 통보를 어제 받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이브의 언플과는 다르다는 거죠. 또한 무속인에게 상담을 받은 것은 맞지만 지인이 우연히 무속인이라 무속인으로의 관점이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에게 고민상담을 하듯이 한 것일 뿐이다고 말했죠.

이 모든 주장은 민희진 씨 개인의 주장이며 이에 대해 하이브는 또 답변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양측의 입장을 듣고 판단해도 늦지 않겠죠.

다만 민희진 씨가 카카오톡을 열거하며 폭로한 내용은 상당히 그럴 듯하고 근거가 있게 느껴졌습니다. 방시혁 의장과의 시작, 뉴진스 멤버와의 만남, 갑작스러운 르세라핌 데뷔 통보, 뉴진스 데뷔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금지, 그리고 뉴진스가 뜨자 그를 비아냥대는 듯한 말투의 카톡까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이 적어도 민희진 씨가 보여준 내용이라면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이 상당히 잘못하고 있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토사구팽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저는 라이브를 보며 그리고 그 이후에 댓글을 보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민희진 씨가 이 일련의 과정을 설명한 이유는 빠져 있고 ‘뉴진스를 끌어들임’ ‘뉴진스의 부모님을 끌어들임’ ‘타그릅을 끌어들임’ 과 같은 프레임에 집중하더라구요. 또 민희진 씨가 울먹였다는 이유로 ‘선즙필승’이라느니 ‘감정에 호소’ 라는 말도 들었구요. 욕을 했다는 이유로 ‘무례하다’ 말까지 들으니 과연 같은 기자 회견을 본 것이 맞나 하는 생각에 깊은 고뇌에 빠졌습니다. 그러다가 이 글을 씁니다. 사람의 의견은 모두 다를 수 있다는 거 인정합니다. 하지만 진실이 왜곡되어서 전달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희진 씨가 왜 방시혁 의장과 지금까지의 일련의 과정들을 굳이 설명 했을까요? 나는 이 일련의 과정 때문에 매우 힘들었고 화가 났고 울분에 차서 그의 의견에 반하는 일을 했고(의견에 동의하지 않거나 순종적으로 따르지 않음) 내부고발도 감행했고 그러는 중에 이런 자신을 평소에 고깝게 보던 방시혁 의장이 꼬투리를 잡아 나를 솎아내려 한다는 것이 민희진 씨의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나는 결백하고 방시혁 의장이 나를 마녀사냥하려 한다는 게 논지입니다. 여기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어쨌든 그녀의 논리에서는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 타당했기 때문에 한 것입니다. 전혀 상관 없는 물타기가 아니라.

뉴진스와 그 부모님들 그리고 타 그룹까지 굳이 왜 이야기 했을까요? 이야기에 정말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언급을 했다고 해서 물타기고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고 방패로 세우는 것이고 팬덤을 싸움을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의 흐름 속에서 다 필요했습니다. 적어도 제가 기자 회견을 2시간 30분 동안 보면서 느낄 때는 그랬습니다.

왜 울먹였습니까? 지난 3일 동안 민희진 씨는 대국민적 욕이란 욕은 다 들어먹고 길러줬더니 주인을 무는 개 취급을 당하며 언론과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습니다. 연예인도 힘들 것을 개인이 오롯이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니, 이 3일 전부터도 하이브와의 마찰은 지속적으로 있었고 이러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오늘 기자 회견장에 나올 때는 잠도 한 숨 못잤다고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민희진 씨의 계획된 거짓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저런 상황 속에서 인간이라면 누구나 분에 차서 눈물이 차오르지 않겠습니까? 이를 두고 눈물을 흘리며 감정에 호소한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한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간입니다. 인간은 힘들면 눈물도 흘리고 그러는 것 아닌가요? 적어도 제가 보기에 3일 동안 민희진 씨에게 집중된 언론과 대중의 질티 그리고 비아냥은 가벼운 울먹임 정도로 그칠 것이 아닌 것으로 보얐습니다.

욕을 왜 했나요? 기자 회견장에서는, 공식적인 석상에서는 욕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저는 민희진 씨가 욕을 했다고 해서 이를 통쾌하다거나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냥 인간 같습니다. 인간. 저 모든 정황이 사실이라면 욕을 수십 수백 번은 해도 이상하지 않잖아요? 안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민희진 씨의 진심을 전하는 데에 있어서는 조금의 부족함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3일간 이잡듯이 잡아 놓고 깔끔하게 정장 차려입고 나와서 정중하고 나이스하게 요점만 딱딱 이야기하라고 하는 게 진짜 잔인한 거 아닌가요?

사람이 사는 세상이고 이 모든 것은 사람 끼리 벌어진 일입니다. 인간에게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떻게 모든 감정을 배제하겠습니까? 물론 이성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중요하고 또 사건의 핵심입니다. 하지만 민희진 씨가 울먹였다고 해서, 욕을 했다고 해서, 그저 감정에 기대어 호소를 한 기자회견은 결단코 아니었습니다.

모든 팩트 체크는 면밀히 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힌 것들로만 따졌을 때는 저는 민희진 씨의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 하이브의 대처는 면밀히 살피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프레임에 갇히는 것에 대해 끊임 없이 경계해야겠습니다.


14
Comments
2024-04-26 00:49:19

글을 이렇게 길게 쓸 정도면 상당히 이 사건에 관심이 있는거 같네요...아직 확실하게 나온게 없는데 무슨 근거로 결단코?라고 단정 하시는거도 아닌거 같습니다

WR
14
2024-04-26 00:52:33

결단코라고 단어를 쓴 부분이 ‘민희진 히가 감정호소만 한 기자회견은 결단코 아니었다’ 그 부분 아닌가요? 그렇다면 저는 결단코를 고수하겠습니다. 민희진이 절대적으로 맞다 라고 주장한 게 아니라 민희진이 해명한 것이 없이 감정에만 호소한 것은 결단코 아니라고 생각하니까요.

Updated at 2024-04-26 00:54:50

가장 중요한 쟁점은 그 '1945'라는 파일? 프로젝트?의 실제와 흐름이지 않을까요?
속시원함도, 감성팔이에 대한 거부감도 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저 1945라는 것의 확실한 유무겠지요
그냥 당장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어 버리는 여론은 큰 의미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WR
2024-04-26 00:55:45

그쵸 이게 진짜였고 빼박 불법 정황이 드러난다면 지금까지의 일은 차치하고 민희진 씨는 잘못을 한 거니까요.

WR
2024-04-26 01:00:01

왜 기자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안 했을까요? 쟁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2024-04-26 03:34:08

이미 알수있는건 다 알아서 관련해서 얘기할게 없지않나요?

문건이 있는가? 뭐 비슷한거 있음 (양측인정)
실행했는가? 민희진은 안했다고함. 하이브는 뭔가 했다고 함.

이게 전부라서 뭐 기자회견수준에서 더 할얘기는 없었을거같네요.

8
Updated at 2024-04-26 00:56:42

태도로 내용을 판단하지 않고 보면
하이브의 저열한 언플에 딱 맞는
답변해야 할 것도 충분히 하고
호소력 높은 적절한 대응이었죠
민희진은 아니라고 했고, 찬탈을 하려했냐는
하이브에서 답변이 나와야 되는 턴으로
넘어갔습니다

본인이 싫은 것과 틀린건 다른건데
민희진의 태도가 싫은 사람들이
내용을 틀렸다고 말하는게
매니아에서만 유난히 많네요

WR
2024-04-26 00:56:40

저도 공감합니다. 저는 특히 하이브의 언플에 정말 소름이 돋았네요. 말로만 들었지 이건 뭐..거의 진짜 죽이기를 하는 수준이라 좀 무섭네요.

2
2024-04-26 00:56:27

애초에 이런 억울한 부분에 대해서도 그동안의 모든 스토리를 통해 밝히겠다고 진행한 기자회견인데 부정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이 부분을 너무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8
2024-04-26 01:02:35

저는 절대적으로 감정에 호소한 기자회견이었다고 봅니다. 나는 희생양. 싱대는 악마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태도. 쉬 납득이 가지않는 자기중심적인 해석들. 비약, 감정과잉, 논점 흐리기…

WR
2024-04-26 01:05:23

그렇게 보실 수도 있죠.. 앞으로 방시혁 의장이나 하이브의 대응이 관건이겠네요. 어차피 민희진씨가 보여준 것도 다 잘라놓은 카톡 내용이었고 실제로 전문이 어떤지 어떤 만남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가(이 부분은 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이게 논점 흐리기였는지 아닌지를 판가름할 것 같네요

4
2024-04-26 01:39:29

재밌네요. 전 분위기를 보며 제가 이상한줄 알았는데, 정확히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있다니.
주식을 좀 많이 하는지라, '찬탈' 얘기 나올때 부터 '응 뭐지?' 했는데, 하이브의 언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봅니다. 오늘 이부분 변호인 '세종'에서도 분명히 얘기했죠.
비밀유지 협약이 돼있는 하이브와 민희진 간 '주주간계약'이 핵심 이겠어요. 민희진은 자신 지분의 가치를 1000억이라 보고 있는데 반해, 하이브는 아마도 엄청 낮게 쳐주려 했을 것 같고. '노예계약'이란 언급을 봐서는 함부러 회사를 그만둘 경우엔 풋옵션 행사를 못하는 조건이 걸려있을 것 같네요.
기존 피프티 사건 '프레이밍'이 존재하는 상황이다보니 많은 분들이 '찬탈'에 집중하시는 것 같은데, 이걸 빼고보면(불가능하니) 결국 민희진의 20% 지분 싸움이 핵심일 것 같네요.
뉴진스의 컴백이 코앞인 상황에서, 하필 이 시기에 사단을 낸 하이브가 더 수상하네요 전

4
Updated at 2024-04-26 03:10:13

어떤 사람들은 감정이 보이기만 하면 ‘감성팔이’ ‘감정호소’라고 하더군요. 프레임이죠.

감정“팔이”는, 혹은 감정에 “호소”는, 본질을 언급하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감정을 전면에 내세워 주의를 빼앗는 거죠. (1) 감정이 있고 (2) 팔이가 있어야 감정팔이입니다. 민희진 대표의 회견은, 감정은 충분히 있었죠, 하지만 그게 감정“팔이“였는가? 일부러 감정을 팔았는가? 본질을 숨기기 위하여 그랬는가? 라는 ”팔이“부분에 해당되는 판단은 해보지도 않고 감정이 보였다고 해서 감정팔이라는 딱지를 바로 붙인다고 생각해요. 유행어와 프레임의 문제점이 개인이 실제로 판단을 내리는 것을 건너뛰고 프레임에 포함된 사전판단으로 직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감정 ‘팔이’ 아니고요, 감정이 실제로 있어서 그만큼 표출이 된거고, 민희진 대표 입장에선 이 문제의 본질이 많은 부분이 감정이기 때문에 본질 이야기를 한 것이기도 하고요.

누가 감정을 보이면 감정팔이 감정호소라고 딱 치부해 버리면, 자신은 T고 냉철한 사업가고 나만 냉정한 현실을 꿰뚫어보고 우월한 이성가이고 그런 생각이 드는 거 같은데, 막상 본인의 그런 사고가 스스로의 비판적 사고를 건너뛰고 프레임에 포함되어 있는 판단을 스스로의 검증없이 따라가는 거라는 걸 꿰뚫어봤으면 좋겠는데요.

2024-04-26 05:24:38

 맞습니다. 감성을 무시하고 이성적으로만 따져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을 정말 잘 짚어주셨네요. 푸바오 때도 그렇고 누군가의 감정을 너무 가볍게 여기고 이성적인 것이 더 현명하고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쓰기
검색 대상
띄어쓰기 시 조건








SERVER HEALTH CHECK: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