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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게임 이야기(1) - Lakers vs Cel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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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11 01:56:12

몇 달째 눈팅만 하다가 뭔가 매냐 여러분들이 읽을만한 거리를 써보고자 고민하다가

NBA 내공이 그닥 깊은 편은 아니다보니(오래는 됐지만 깊지는 않습니다)

마땅한 거리가 없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처음 NBA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가 게임이었고,

그 흥미를 잃게 된 것도 게임 때문이었으며, 다시 NBA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게임이었기에

저에겐 NBA 매니아....란 명칭보단 NBA 게임 매니아가 더 적합한 것 같아 게임에 대한 글을 좀

써보고자 합니다. 물론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저보다 훨씬 게임 내공도 깊으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말입니다.

리뷰 상의 반말은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게임 필자일을 좀 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습관 덕분에
리뷰는 반말로 쓰는 것이 습관들여서 고치기가 쉽지 않네요.


그 첫 번째 타이틀은 1989년 EA사(社)에서 나온 Lakers vs Celtics 라는 게임입니다.

본격적인 게임얘기에 앞서 당시 상황을 설명드리자면

현실
래리버드의 보스톤 셀틱스와 매직 존슨이 이끄는 LA 레이커즈가 플레이 오프 파이널에서
맞붙게되는 것으로 농구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시기입니다. 뉴욕닉스에는 패트릭 유잉
시카고 불스에는 풋내기 마사장님, 유타 재즈에는 스탁턴 옹과 말론 아저씨,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에는 아이재이아 토마스 등 현재까지도 언급되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포진된 꿈의 시기였습니다.

게임
당시 EA는 현재처럼 큰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실질적으로 크게 된것은 피파 게임을 내놓기 시작한
90년대 중반부터라고 생각되는데요. 그 때부터 중소규모 게임 회사들을 인수하면서 지금의
EA가 되었습니다. 당시 게임계를 장악했던 시에라나 루카스 아츠에 비하면 약소 회사였던 EA였습니다.

당시 PC 시장은 IBM 호환 PC가 대세로 굳어지던 16비트 시장입니다. 한국에서는 PC = 교육용 이라는
공식 덕분에 각종 브랜드의 PC가 쏟아지던 시기였고, 286, 386 등의 하드 기반 32비트 PC가 막 시장에
나오던 시기입니다. 가격은 현재 PC 가격과 큰 차이는 없을 정도로 고액이었습니다.

해당 게임은 흑백 16비트 PC로 처음 접하고, 컬러 286에서 불꽃을 태운 꽤 장기 집권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쓸만한 스포츠 게임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후에 각종 해킹 버전을 통해 한국 농구(당시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농구 인기 시대였기 때문에 실업팀, 대학팀을 기초로 한) 로스터 버전인 '한국 버전'이나 당시
인기를 구가했던 슬램덩크 속 캐릭터 버전인 '슬램덩크' 버전 등이 PC 통신을 통해 유포되면서 수명이
늘어난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단 하나뿐인 메뉴화면

메뉴를 보면
게임 타입
싱글과 토너먼트로 나눌 수 있다. 싱글은 그냥 한 게임 토너먼트는 플레이오프를 통째로 할 수 있다.
토너먼트는 1인용이며 게임모드, 레벨, 시간 등이 고정된다.

컨트롤
1p, 2p 입력 설정을 할 수 있다. 최근까지 대중화되지 못한 조이스틱을 지원한다. 예측컨데 당시
한국에서 PC용 조이스틱을 갖고 있는 친구는 현재 차세대 게임기 3 기종을 모두 갖고 있는 정도랄까?
(포터블 2종에 아이팟도 포함)

옵션
난이도, 시간 등의 설정을 할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팀은 플레이오프 진출 8팀. 올스타 팀까지 총 10팀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바클리가 없다는 것. 당시에는 76ers 에 속했기 때문이다.


2d 도트로 그려진 캐릭터가 넘치는 실제 게임 화면

이 게임의 놀라운 점은 실제 농구 규칙과 거의 흡사한 5:5 농구를 재현했다는데 있다.
당시에는 게임 용량의 한계 덕분에 1:1, 2:2, 3:3 농구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시기였다.

규칙 또한 치밀한데, 공격권을 가진 팀만 타임아웃을 부를 수 있다는 점, 백코트 바이얼레이션
하프코트 10초룰 등 샷클락까지 존재한다는 점은 당시 게임으로서는 꽤나 섬세한 면이고,
이 게임 덕분에 잘 모르던 농구 규칙을 알게된 친구들도 상당 수 있었다.
특히 다른 애들이 '워킹!' 이라고 외칠 때 혼자 '트래블링!' 이라고
외쳤다면 이 게임을 적잖게 해본 친구였다는 결론이었을 정도.


실제 게임화면은 하프코트씩 나눠진 시점으로 진행된다.

자신이 선택한 플레이어만 검정색으로 표현된다.

버튼은 달랑 두 개로 이 두 개만으로 다음의 동작들을 모두 소화한다.

공격 수비 루즈 볼
가운데 버튼 패스 플레이어 체인지
엔터 슛 블록 리바운드
엔터 살짝 훼이크 스틸

플레이는 무척 단순하게 돌파를 통한 골밑 슛 or 덩크나 점프 슛이 고작인데
상대가 블럭을 뛰든 말든 슛 확률은 변화가 없기 때문에 블럭만 피한 묻지마 3점슛 대결로 빠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2인 플레이가 되는 스포츠 게임이 전무 했기 때문에 단순한
가위바위보 게임 같은 이 게임 만으로도 밤 새는 줄 몰랐던 사람이 꽤 있었다.


캐릭터 비교 샷. 사실 얼굴로 캐릭터를 구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매우 특징적으로 스킨헤드나 백인에 금발, 고글을 쓰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나머지는 대충 키로 구분한다거나 정면으로 보일 때 등번호(이마저도 흑백 PC에선 보이지 않는다)로
캐릭터를 구분할 수 밖에 없었다.



슛 폼 역시 점프 슛 하나만 보면 아무 차이가 없었으나 우리 카림 옹 만큼은 훅슛이라는 고유
모션을 달고 계셨다.

이 게임의 숨은 공신은 이렇게 화면으로 보여줄 수 없는 사운드에 있었다. 패스 길목에 서 있을 때

우연찮게 발생하는 스틸, 적의 슛 모션에 맞춘 스틸 성공 시 나는 소리는 희열로 다가왔고,

일반 점프 슛과는 달리 3점 슛은 꽈앙 하는 덩크 슛과 같은 사운드가 사용됐는데 이는 쾌감이었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중학생이었던 필자는 천운과도 같이 같은 동네에 부모님 통제가 덜한 286 최신

컴퓨터를 갖고 있던 친구와 친해졌고, 비슷한 게임 취향을 공유할 수 있어서 둘이 열심히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난다. 대전을 하게 되면 언제나 나에게 패배하던 내 친구는 복수의 칼을 갈아오다가 이 게임의

독특한 시스템을 이용, 회심의 일격을 가하게 된다.

이 게임에서 컴퓨터 AI는 가능하지만 플레이어는 못하는 것이 딱 하나 있었는데,

바로 공격 시 하프코트를 넘어가는 패스였다. 플레이어는 반드시 공을 몰고 하프코트를

넘어가야 하는데 내 친구놈은 내 공격수가 넘어가는 위치를 보고 자신의 수비수를

센터라인 너머 내 공격수의 이동경로, 하지만 화면 밖에 있어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놓고

내 공격수가 하프코트를 넘어서 화면이 바뀌는 즉시 스틸, 공을 빼앗는 새로운 스킬을

개발해서 나에게 첫 패배를 안겨주었다.
그 때 그 친구...민권이는 지금 뭐하고 있을지...(농X 새O깡 C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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