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의 트레이드를 바라보며...
조용히 마무리되는 듯 했던 트레이드 시장이 캡스의 막판 휘몰아치기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트레이드 (12회)와 선수들 (28명)의 이동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처음 IT와 프라이의 이적 소식을 듣고는 아 종쳤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조지힐과 후드의 영입, 웨이드의 이적과 함께 흡사 캡스 1기 ver 2.0이 된 듯한 지금의 로스터를 보며 걱정과 기대가 교차해 지나가고 있습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6명의 선수를 내보낸 것은 지난 30년간 있었던 경우 중 가장 많은 경우라고 하고 이런 대규모 트레이드가 있었던 것은 2008년 (공교롭게도) 캡스였습니다.
https://twitter.com/YahooSportsNBA/status/961663643132686337
트레이드 후 현재 라인업 입니다.
PG: 힐, 클락슨, 칼데론
SG: JR, 후드, 오스만
SF: 르브론, 코버
PF: 러브, 그린
C: 탐슨, 낸스, 지지치
러브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엔 아마 칼데론, 지지치를 제외한 10명이 주요 로테이션을 형성할 것 같습니다.
1. 변화의 필요성
팀 성적 (6승 13패) 리그 28위
ORtg 28위, DRtg 29위, NetRtg 30위
FG% 27위, 상대팀 FG% 30위
크리스마스 이후의 캡스의 성적으로 (미네소타전 미 포함) 공수에서 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던 캡스에겐 분위기 전환을 위한 변화가 절실했습니다. 블랫 감독의 샐러리도 아직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5년 계약의 2번째 해인 루를 해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측면이나 대체자가 마땅치 못하다는 측면에서도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결국 핵심 선수들의 트레이드는 불가피해보였고 IT, JR, 트탐, 셤퍼트, 프라이 등 르브론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수들이 그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선수들은 의기투합 보다는 일단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남아있는 사람이 누굴지, 그때 새로 오는 선수들은 누굴지 지켜보자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을 수도 있습니다. 어쨋든 결국 트레이드는 이뤄졌고 그 규모는 상상 그 이상으로 팀 주요 로테이션 선수 중 절반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https://twitter.com/mcten/status/961128580829859842
이들 중 르브론을 제외한 4명은 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2. 르브론의 팀
최근 부진으로 여러 루머성 기사들이 쏟아져나왔고 마치 가능만하다면 내일이라도 르브론을 트레이드 할 수도 있겠다는 분위기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캡스는 르브론 중심의 팀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IT는 알파형 리더이자 라커룸에서의 강력한 목소리를 가졌지만 본인이 부진하고 팀이 부진한 상황에서 이런 2명의 리더는 여러 잡음들이 생기게끔 했습니다. 최근 르브론의 모습을 봐도 코트 밖에서는 지난 파이널 이후 부터의 이야기들이 여러 차례 재조명되며 르브론-어빙, 르브론-길버트, 르브론-캡스 등의 여러 갈등 양상들이 이야기 되었고 코트 안에서는 그 적극성이 굉장히 떨어졌고 솔직히 어이없는 모습들이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https://twitter.com/KingJames/status/954195334644641792
IT를 내보내고 르브론을 리더로 따를 수 있는 여러 젊은 선수들을 영입하면서도 더 많은 사치세를 내겠다는 적극적인 댄 길버트의 움직임은 확실히 어지러운 라커룸 분위기 속에서 르브론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라고 보이고 이런 혼란의 터널을 벗어난 르브론과 나머지 선수들이 그를 중심으로 얼마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3. 새로 영입된 선수들의 특징
먼저 이번에 영입된 4명의 선수들을 보면 31살의 조지힐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25살의 젊은 선수들로 좋은 운동 능력과 에너지로 공수에서 활력을 넣어주길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조지힐의 경우 커리어 평균 38.4%, 이번 시즌 45.3%의 3점 성공률을 보이는 슈터형 가드로 인디애나 시절부터 부족한 리딩 실력이 단점이었지만 슈팅 만큼은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델라 이적 이후 포가 역할의 비중이 늘어난 르브론에겐 잘 맞는 역할이고 캡스가 한창 분위기 좋던 시절 칼데론의 업그레이드 형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이번 시즌 45.3%로 1위를 달리고 있는 3점슛, 리그 최상위권의 핸즈오프, 스팟업 공격 효율을 보이고 있는 힐은 어쩌면 르브론 팀의 포가로 잘 맞는 능력을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클락슨과 후드는 이번 시즌 루윌, 에반스, 고든 다음에 위치한 벤치 스코어들로 르브론이 쉬거나 공격이 풀리지 않을때 공격 활로를 뚤어줄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클락슨은 미드레인지와 돌파가 좋고 아이솔 상황에서 현재 리그 5위의 필드골 성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드는 (기복이 있지만) 우수한 슈팅 능력을 보이기에 코버-그린 등과 좋은 라인업을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캡스에 여러 슈팅 가드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중에서도 그나마 JR이 가장 좋은 2번이라 미련을 버리지 못했던 루 감독으로서는 이 두 선수를 통해 신세계를 경험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낸스 주니어는 현재 그린의 다운그래이드 버젼이지만 허슬이 좋고 운동 능력이 좋기에 예전 트탐처럼 백업 5번으로 나와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낸스는 현재까지 59번의 덩크를 성공시켰는데 이는 캡스의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은 횟수 입니다. 특히나 이번에 영입한 선수들의 공통점은 속공 과정에서 좋은 효율을 나타내는 선수들로 리그 4위의 속공 시도를 하는 캡스나 빠른 페이스의 경기를 원하는 루 감독의 입맛에도 잘 맞는 선수들입니다.
이번에 캡스에서 나간 6명의 선수들은 현재 캡스의 3점 성공률 최하위 7명에 들어가는 선수들로 (나머지 한 명은 제프 그린) 이들 대신 힐과 후드와 같은 슈터들의 보강한 것은 역시나 3점과 속공을 통해서 경기를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https://twitter.com/ESPNStatsInfo/status/961668989079474176
4. 불안 요소들
빅3가 해체되고 르브론 + 롤플레이어 느낌의 지금의 선수 구성의 핵심은 역시나 르브론의 체력일 것입니다. 새로운 라인업은 흡사 르브론이 48분만 뛸 수 있다면 꽤나 괜찮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이지만 크라우더가 나가면서 가뜩이나 얇았던 3-4번 뎁쓰가 얇아진 것은 확실히 불안요소입니다. 특히나 전반기 전경기 출전 중인 르브론이 후반기에도 새로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서는 결장 경기 없이 당분간 계속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른 과부하를 르브론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냐가 가장 큰 불안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바로 경험으로 젊은 선수들이 과연 중압감이 커지는 플레이오프에서도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젊은 선수들에겐 피해갈 수 없는 불안 요소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힐은 플옵 경험도 많지만 후드는 지난 플옵에서 4.7의 PER를 기록했었고 클락슨과 낸스는 아직 플옵 경험이 없습니다. 이들 선수들의 경험 부족은 상위 라운드로 올라갈수록 캡스에겐 더 큰 불안요소가 될 것입니다.
5. 르브론의 선택은?
저 개인적으로 시즌을 시작하면서 르브론의 이적 가능성을 20% 미만으로 점쳤지만 최근 부진을 겪으면서 정말 떠날 확률이 크겠구나라는 불안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이번 캡스-레이커스 간 트레이드를 보고 혹자는 르브론이 레이커스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고 하고 어떤 기자들은 오히려 재계약에 대한 의지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합니다. 확실히 캡스의 빅3가 해체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드라마들이 있었고 레이커스가 샐캡을 확보하면서 만약 폴조지가 간다면 르브론도 함께 이적해서 팀을 이룰 가능성은 어느때보다도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넷츠 픽을 지키면서 캡스는 최후의 변수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었고 이번 시즌 조지힐과 클락슨이 캡스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는 르브론의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넷츠 픽은 7번이지만 1픽에 위치한 애틀과의 경기차는 단 1경기에 불과합니다. 만약 오늘 애틀이 올랜도를 꺾고 브루클린이 다음 뉴올 전에 패배한다면 이 3팀은 승차는 사라지게 됩니다. 1-8픽이 모두 가능한 상황에서 브루클린의 최종 픽 순위는 캡스가 빅3를 다시 한 번 구축할 수 있는 마지막 트레이드 카드이자 르브론 재계약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6. 굿바이 프라이, 웨이드
캡스 선수 중 개인적으로 애정이 많이 가는 프라이와 웨이드가 팀을 떠났습니다. 프라이와 제퍼슨의 팝캐스트를 요즘에도 즐겨드는 입장에서 프라이의 찢어지는 목소리가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르브론과 프라이는 캡스 2기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듀오였습니다. 특히나 지난 인디애나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르브론-프라이를 중심으로 한 르브론과 아이들의 멋진 대 역전승은 꽤나 오래 기억에 남을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https://twitter.com/johnschuhmann/status/961732190768902144
이번 시즌 희생의 아이콘이었던 웨이드도 고향팀으로 돌아갔습니다. 새로 영입한 젊은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 웨이드의 활약과 더불어 두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맞붙어 경쟁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https://twitter.com/statmuse/status/961686603511906304
르브론 이 떠난 다고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