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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칩에 식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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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14:08:11


모바일이라 사진이 모아놓이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영국에서는 감자칩, 피쉬앤칩스 등에 식초를 뿌려먹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로써는 상상하기 힘들지요. 처음 접했을때는 이게 무슨? 이렇게 생각했지만 의외로 궁합이 괜찮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감자칩에 같이 곁들여 먹는 핫소스도 식초위주고, 케찹에도 식초가 들어가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식초는 우리나라에서 쓰는것 이상으로 해외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오늘은 식초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식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지요. 다만 아쉬운 점 몇개를 꼽으라면 첫째.기름의 다양성, 둘째.향신료의 취약성, 셋째로 식초를 꼽습니다.

사실 여러 지방에서는 돼지기름 빈대떡이나, 산초를 넣은 국수요리, 막걸리 식초를 넣은 홍어회 등 다양한 조리법이 있습니다만 분명 주류는 아닙니다. 예컨데 일반 식당에서 식초를 달라하면 그냥 에탄올로 인공발효한 양조식초를 줄 가능성이 90%이상이지요. 심지어 고급 한정식 집에서도 냉채류는 거의 안 먹는 편인데, 질 나쁜 위스키에서 알콜향이 튀는 경향이 있듯이 저퀄의 식초는 초산의 맛이 튑니다. 질 좋은 식초는 질감이 부드럽고, 향이 은은하며 초산이 튀지 않는데 많은 파인다이닝에서도 좋은 식초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도 분명 좋은 식초 제조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식초는 술을 발효시켜 만듭니다. 일단 좋은 술 부터가 대중적이지 않으니 좋은 식초가 대중적이기 힘든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군요.

각설하고 식초들을 좀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 사진은 일본의 마루시게사의 쿠로즈 현미식초 입니다. 현미로 술을 만들고 3년간의 발효를 거쳐 만든 이 식초는 생선 초절임이나 콩절임에도 튀지 않고 재료의 향을 살려줍니다. 일본 튀김요리에도 간장과 섞어서 찍어먹으면 고소함을 올려주고 느끼함을 줄여줍니다.

두번째 사진은 중국의 산시진초 입니다.
중국 산시지역의 기법으로 만드는 이 진초는
고량과 홍곡주를 이용한 식초이며 10년의 발효기간과 훈제과정을 거치는데 보통 국수에 조금 뿌려 먹거나, 만두에 찍어 먹습니다. 냉채에 뿌려 먹기도 하지요. 잘 만든 진초는 훈제향과 더불어 과일향 같은 것이 납니다. 저렴한 것도 많지만 위 사진의 제품은 한병에 170만원정도 하는 고가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발사믹 입니다. 발사믹은 포도주를 숙성시켜 만드는데 한 통에서 계속 숙성시키는것이 아닌 목질이 다른 통으로 바꿔가면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 기법은 이탈리아 북부의 모데나 지역의 기법으로 발사믹이라는 이름을 쓰려면 반드시 모데나지역의 기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격 역시 진초와 마찬가지로 다양한데 위 사진의 제품은 한병에 150만원 쯤 하는 고가입니다. 잘 만든 발사믹은 달콤함과 과일향, 후추향 등이 어우러져 육류계열의 소스로 응용하기 적합합니다.

네번째 사진은 스페인의 쉐리식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선호하는 류의 식초이고 맛이 부드러우면서 은은한 향이 일품입니다. 이 식초는 스페인 남서부의 카디스주에서 만드는 화이트와인인 쉐리와인으로 만듭니니다. 특히 식초의 경우 팔로미노나 페드로 시메네스로 만든 와인으로 만드는데 두개를 섞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만드는 기법은 조금 독특한데 오래된 와인이 든 오크통을 아래에 놓고 새로운 와인을 위에 놓아 관을 서로 연결하여 발효시킵니다. 프렌치나 스페인 요리에서 널리 쓰이는 식초이며 육류는 물론 해산물과 돼지고기 요리에도 다 튀지 않고 재료를 살려주는 역할을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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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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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14:11:42

제가 미국에서 유학생활 하면서 제일 좋아했던 감자칩입니다.  Salt & Vinegar 맛...  한국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 제품이라 미국 갈 때마다 3봉지씩 쟁여놓고 먹고 옵니다.  이번에도 사이판 가니까 있더군요.

2019-04-25 14:14:24

우리 나라에 없는게 더 신기해요

WR
2019-04-25 14:26:21

사실 한국인 입맛에는 호불호가 갈릴 맛이긴 합니다.

2019-04-25 14:39:24

히..저도 유학때 lays kettle cooked 할라피뇨와 더불어서 제일 좋아했던 맛입니다 그립습니당

2019-04-25 14:14:35

예전에 미국에서 국내에는 없는 것 같은데 프링글스 Salt & Vinegar 맛이 있어서 먹어봤었습니다. 아마 저 과자랑 비슷한 맛일 것 같은데 제 입맛에는 너무 안맞았습니다. 먹자마자 헛구역질 나올 정도 였습니다. 한조각 먹고 남은 과자들 다 버렸었어요. 그래도 좋아하시는 분들은 진짜 잘 드시는 것 같더군요.

WR
2019-04-25 14:27:20

호불호가 확실히 갈릴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호.

2019-04-25 14:23:30

미국 교환학생때 미국인들은 감자칩뿐만 아니라 햄버거 먹을때 감자튀김에도 뿌려먹더라구요 간이 다되서 나오는데(이것도 이미 우리나라 감튀보다 짠데..)거기에 소금 뿌리고 식초뿌려서 먹더군요

WR
2019-04-25 14:30:00

저는 햄버거는 고기맛으로 먹는지라 식초를 뿌리진 않습니다만(케첩도 no) 음식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요즘은 평냉에 식초 뿌려드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저는 여전히 식초 안 넣어 먹습니다. 이렇게 냉면꼰대가 되가는 것일지.

2019-04-25 14:29:04

우리나라 식당들에서 식초를 사용하면 그나마 나을텐데 빙초산을 희석해서 사용하는 경우들이 가끔 있어서 더 식초 맛이 튀고 역한것 같습니다. 저희 집은 큰이모가 직접 만들어주시는 현미식초와 셋째이모의 대나무식초(?)를 적절히 요리에 사용하는데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정말 좋습니다. 대나무식초는 정체를 잘 모르겠습니다. 대나무 통에 담아 숙성시킨다고 하는데.. 아무튼 네, 자랑입니다

WR
2019-04-25 14:34:27

복 받은 분이시군요. 저한테는 잔소리만 하시는 이모 밖에.....

대나무로는 식초를 만들수가 없으니 다른 재료로 만든 술을 대나무통에 숙성 시키는 방식인가 봅니다.

2019-04-25 15:04:16

우리나라 요리중에 메인(단백질)요리로 식초맛을 제대로 살리는 요리는 복국이라 말씀하신 회무침밖에 안떠오르긴 하네요

WR
2019-04-25 15:43:42

사실 응용하자고 보면 굉장히 많습니다. 전류에도 소스로 응용이 가능하고, 고기요리에도 널리 쓰일 수 있습니다. 우리의 갈비찜과 비슷한 해외의 고기찜 요리에도 식초는 얼마든지 쓰이거든요. 치킨소스에 쓰기도 하구요. 만두와도 잘 맞습니다. 중국인들은 만두를 무조건 식초에 찍어먹지요.

1
2019-04-25 15:09:03

식초하니 생각나는게

짜장이나 간짜장에 식초 몇 방울 떨어뜨려 먹으면 맛있습니다.

WR
2019-04-25 15:44:18

저도 이 조합 좋아합니다. 토마토 페이스트를 조금 넣어도 산뜻하구요.

1
2019-04-25 15:36:31

적당한 산미는 맛의 풍미를 확 살려주죠 백종원씨가 설탕의 편견을 깨줬다면 식초의 편견을 깨줄 누군가가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ㅡ

WR
2019-04-25 15:46:31

사실은 맛있는 술이 대중화되면 식초는 자연스레 나올거라는 생각입니다. 결국 식초는 술로부터 나오는거니깐요. 주정에 향을 섞은 소주가 대중적인 나라에서는 그 주정을 이용한 식초가 대중적인게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2019-04-25 16:11:37

전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초 섞은 간장이나 고추장에 먹는 걸 좋아합니다.

신 과일 같은 건 절대 못먹는데 식초는 중독 수준입니다...........

2019-04-25 16:13:09

식초가 가미된 감자칩 먹을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개인적으로 한 봉지 클리어는 힘들고 다른 종류와 돌아가며 먹어요.

2019-04-25 21:59:24

미국에서 감자튀김 혹은 다른 튀김 종류를 파는 가게에서는 웬만하면 Malt Vinegar 와 함께 있더군요.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케첩대신 Malt Vinegar 를 뿌려서 먹더군요. 한번 맛을 본적이 있는데 뭐랄까 

식초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고 했는데 감자튀김에 뿌려 먹으니 느끼한 맛이 좀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 

WR
1
2019-04-25 22:12:41

몰트비네거는 영국에서 자주 쓰이는 식초인데 맥주로 만듭니다. golden,light,pickliing,Distilled로 나뉘는데 튀김이나 감튀에는 보통 light를 뿌려먹습니다. 약간 밍밍하지요. Golden은 꽤 향이 진하고, distilled를 드시면 한국식 양조식초랑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수있습니다.

Updated at 2019-04-25 22:39:21

친절한 답변 감사드립니다. 아무래도 제가 먹은건 Light 같습니다.

 

요즈음 제 직장동료가 변비해소와 다이어트에 좋다고 Apple Cider Vinegar 를 아침에 한잔씩 한다고 저에게도 권하였습니다. 수차례 권해서 저도 어쩔수 없이(?) 먹어보았는데 저에게는 강산성의 액체를 희석없이 마신다는게 좋은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 들이 장까지 도달하여 몸에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저는 좀 이해가 되지 않더라구요. 본인이 좋다는데 어쩔 수 있겠냐만은 동료로서 조금은 걱정되기도 합니다. 

 

올려주시는 음식과 관련한 양질의 글, 이자리를 통해 감사드립니다. 

WR
1
Updated at 2019-04-25 23:11:50

ACV의 주 성분은 malic acid로 안에서 미생물이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고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해 말씀드리자면 malic acid의 경우 화학식C4H6O5로써 위에서 mucus bicarbonate barrier라고 하는 방패에 의해 중화됩니다. 이것은 위 점막과 HCO3-가 결합하여 만들어지며 펩신이나 염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공복상태에서 염산이나 펩신만으로도 위 점막은 꽤나 부담이 되는 상태일텐데 거기에 산이 더 해지는 것은 바람직한 식습관으로 보기 힘들것 같습니다. 물에 희석해서 드시거나 식사에 첨가를 해서 적당량 즐기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음식은 어디까지나 음식일 뿐이니 그것으로 약리효과를 기대하기보다 몸이 좋아하고 즐겁게 식사를 하시는데 목적을 가지시길 권합니다.

2019-04-26 00:09:03

깊은 식견에 감탄합니다. 좋은 조언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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