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칩에 식초를?
모바일이라 사진이 모아놓이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영국에서는 감자칩, 피쉬앤칩스 등에 식초를 뿌려먹는 문화가 있습니다. 우리로써는 상상하기 힘들지요. 처음 접했을때는 이게 무슨? 이렇게 생각했지만 의외로 궁합이 괜찮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감자칩에 같이 곁들여 먹는 핫소스도 식초위주고, 케찹에도 식초가 들어가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식초는 우리나라에서 쓰는것 이상으로 해외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오늘은 식초얘기를 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식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정말 맛있는 음식이 많지요. 다만 아쉬운 점 몇개를 꼽으라면 첫째.기름의 다양성, 둘째.향신료의 취약성, 셋째로 식초를 꼽습니다.
사실 여러 지방에서는 돼지기름 빈대떡이나, 산초를 넣은 국수요리, 막걸리 식초를 넣은 홍어회 등 다양한 조리법이 있습니다만 분명 주류는 아닙니다. 예컨데 일반 식당에서 식초를 달라하면 그냥 에탄올로 인공발효한 양조식초를 줄 가능성이 90%이상이지요. 심지어 고급 한정식 집에서도 냉채류는 거의 안 먹는 편인데, 질 나쁜 위스키에서 알콜향이 튀는 경향이 있듯이 저퀄의 식초는 초산의 맛이 튑니다. 질 좋은 식초는 질감이 부드럽고, 향이 은은하며 초산이 튀지 않는데 많은 파인다이닝에서도 좋은 식초를 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우리도 분명 좋은 식초 제조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요.
식초는 술을 발효시켜 만듭니다. 일단 좋은 술 부터가 대중적이지 않으니 좋은 식초가 대중적이기 힘든게 어찌보면 당연할 수도 있겠군요.
각설하고 식초들을 좀 소개해 보겠습니다.
첫째 사진은 일본의 마루시게사의 쿠로즈 현미식초 입니다. 현미로 술을 만들고 3년간의 발효를 거쳐 만든 이 식초는 생선 초절임이나 콩절임에도 튀지 않고 재료의 향을 살려줍니다. 일본 튀김요리에도 간장과 섞어서 찍어먹으면 고소함을 올려주고 느끼함을 줄여줍니다.
두번째 사진은 중국의 산시진초 입니다.
중국 산시지역의 기법으로 만드는 이 진초는
고량과 홍곡주를 이용한 식초이며 10년의 발효기간과 훈제과정을 거치는데 보통 국수에 조금 뿌려 먹거나, 만두에 찍어 먹습니다. 냉채에 뿌려 먹기도 하지요. 잘 만든 진초는 훈제향과 더불어 과일향 같은 것이 납니다. 저렴한 것도 많지만 위 사진의 제품은 한병에 170만원정도 하는 고가입니다.
세번째 사진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발사믹 입니다. 발사믹은 포도주를 숙성시켜 만드는데 한 통에서 계속 숙성시키는것이 아닌 목질이 다른 통으로 바꿔가면서 만들어야 합니다. 이 기법은 이탈리아 북부의 모데나 지역의 기법으로 발사믹이라는 이름을 쓰려면 반드시 모데나지역의 기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가격 역시 진초와 마찬가지로 다양한데 위 사진의 제품은 한병에 150만원 쯤 하는 고가입니다. 잘 만든 발사믹은 달콤함과 과일향, 후추향 등이 어우러져 육류계열의 소스로 응용하기 적합합니다.
네번째 사진은 스페인의 쉐리식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선호하는 류의 식초이고 맛이 부드러우면서 은은한 향이 일품입니다. 이 식초는 스페인 남서부의 카디스주에서 만드는 화이트와인인 쉐리와인으로 만듭니니다. 특히 식초의 경우 팔로미노나 페드로 시메네스로 만든 와인으로 만드는데 두개를 섞어서 만들기도 합니다. 만드는 기법은 조금 독특한데 오래된 와인이 든 오크통을 아래에 놓고 새로운 와인을 위에 놓아 관을 서로 연결하여 발효시킵니다. 프렌치나 스페인 요리에서 널리 쓰이는 식초이며 육류는 물론 해산물과 돼지고기 요리에도 다 튀지 않고 재료를 살려주는 역할을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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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미국에서 유학생활 하면서 제일 좋아했던 감자칩입니다. Salt & Vinegar 맛... 한국에는 절대 들어오지 않는 제품이라 미국 갈 때마다 3봉지씩 쟁여놓고 먹고 옵니다. 이번에도 사이판 가니까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