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만화 최강전설 쿠로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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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2 20:43:24
이 만화는 참 잘 만들었습니다.
인간관계, 노총각의 삶, 진짜 흔해빠진 40대 중년의 모습, 매슬로우의 동기이론 5단계중 2단계에서 4단계로 가고싶은 중간관리자이자 현장관리자의 고뇌와 발버둥을 보면 참 인생이란게 어렵구나라는걸 20대 초반에 알게해준 만화입니다.
사실 이 만화는 위에도 써놨지만, 정말 잘 만들었고 제 인생만화 10개를 꼽으라면 무조건 들어가는, 말 그대로 저의 취향저격 제대로한 만화입니다.
근데 이 만화로 인해, 후쿠모토 노부유키라는 작가가 죽었습니다.. 아 물론 사망이 아니고, 작가로서의 생명력이 죽었다고 보여집니다.
작가가 만화를 그리기전 살았던 모습으로 계속 살아왔다면, 자기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를 가상해서 만든 만화입니다.
인터넷의 떠도는 소문으로는 대학교에 다녀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만, 이 작가는 보통 건축회사를 다닌 직장인이였습니다. 아마 고졸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은과금, 도박묵시록 카이지, 아카기같은 장편만화 초창기나 무뢰전 가이를 보면, 정말 사회에 대한 분노와 반골기질이 일품입니다. 특히 은과금 같은 경우는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는데, 일본 경제에 거품이 빠지긴 했어도, 국제적으로 또한 아시아에서 방구좀 끼던 시기입니다. 그런데도 만화 내부적으로 보면 독기가 좀 있습니다. 은행, 미술계, 정치, 재벌, 지방호족 등 다방면에서 맘에 안들면 다 깨부수는 마초적인 만화이자 만화가였습니다.
하지만 이 만화를 완결시키면서 그 독기가 다 사라진 느낌입니다. 최근 나오는 카이지를 보면, 오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직장인의 모습이 떠오를정도로 루즈합니다. 어떻게든 사라진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제로 라는 만화를 만들었습니다만, 1,2부 모두 평범한 도박만화가 되었고 장점은 스피드한 게임전계 뿐이더군요..
사실 작가라는 종족은 모든것이 그렇지만 달이 차면 기울긴 합니다. 아마 성공하기전 가진 모든 독기가 성공을 하고 나서 그린 자기의 자화상같은 만화를 그리고나니 힘이 빠진게 무리는 아니죠..
더이상 내용이 산으로 가는 아카기와 독기 빠진 카이지를 보고 싶진 않지만, 작가 나이도 곧 있으면 환갑이니 큰 기대보단 정으로 보는거 같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만화가 작가의 마지막 불꽃이였다는걸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어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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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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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사와 참 명작이죠. 최근엔 신쿠로사와란 이름으로 후속작도 나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