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스트레인지> - 정체된 이야기?와 향상된 비주얼.
닥터 스트레인지는 ‘믿고 보는 마블’이라는 이름에 걸맞지만 동시에 딱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인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앤트맨을 보고 나서 마블 영화의 최대 강점이 다양한 장르의 색채를 끌어 올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생각을 했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그런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보단 안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이 영화에서 주된 테마라고 할 수 있는 마법과 신비주의는 미술적인 측면에서 인상적이지만 다른 마블 영화에 비해 영화 내적으로 다른 요소들과 호응하진 않습니다. 꽤 좋은 소재들과 이야깃거리, 캐릭터들이 있지만 영화 상에서 충분히 다뤄졌느냐는 또 애매한 문제거든요. 결국 장르적으로 특별함이 없다면 남는 건 히어로로서의 각성인데 이 부분은 딱히 특별한 부분이 많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좋게 말한다면 무난한 히어로의 기원에 관한 무난한 스토리라면, 나쁘게 말한다면 결국 똑같은 오리진 스토리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야기인 셈이죠.
서사적으론 좀 아쉬웠지만 시각적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구부러지는 도시나 사이키델릭한 CG의 효과도 인상적이고 앞서 언급한 신비주의를 강조한 소품이나 모습들이 인상적입니다. 특히나 프랙탈을 활용한 이세계의 디자인도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특히 액션 씬에서 배경을 화면 안으로 담아내는 방식도 꽤 좋습니다.
결국에는 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준수한 마블 영화’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네요. 시간과 죽음이라는 철학적 이야기와 신비주의, 밀교라는 독특한 소재를 끌고 오면서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확장에는 성공했고, 분명 시각적으로 최근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건 맞지만 이게 이야기나 다른 소재와 반응한 부분이 있느냐는 꼽기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철학적 이야기는 최근 마블의 이런 심오한 주제를 단순화시켜 전개하는 방식을 그대로 써먹은 부분이 있습니다. 애초에 진지하게 파기는 상업영화에선 애매한 문제기도 하구요. 흐흐) 그래도 저는 이 영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던 거 같습니다. 분명 뻔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캐릭터와 흥미로운 비주얼이 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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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인적으로 윈터솔져, 가오갤 다음으로 최고의 수작이라 평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