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카 회춘(?)에 대한 허접한 관점
이번 시즌 널스 감독의 빅맨 로테이션 운용을 보면 발렌츄나스와 이바카를 단 1초도 같이 코트 위에 뛰지 않게 했습니다. 매치업에 따라서 선발은 유동적이었는데 주로 좀 더 느리고 포스트 업 위주의 센터(디조던, 고베어, 에이튼)를 상대로는 발렌츄나스를 페이스 업 위주의 3점 슛을 쏠 수 있는 센터(러브, 호포드, 브룩 로페즈)를 상대로는 이바카를 선발로 썼습니다. 현재까지 보면 이 두 선수를 따로 뛰게 하는 게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바카의 회춘(?)
https://www.youtube.com/watch?v=arsV_I_B7Vw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바카는 지난 시즌 발렌츄나스 옆에서 보통 자기보다 작고 빠른 선수들을 수비한 것에 반해, 이번 시즌에는 센터로 뛰면서 수비에서 상대 센터를 막으면서 퍼리미터로 끌려 나와도 레너드와 그린으로을 포함한 수비에 도움을 받으면서 림 프로텍팅에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블락 수치는 100 포제션 당 수치로 비교해보면 2.3개로 작년과 같지만, 작년 이바카가 수비한 선수의 슛 중 39.7%가 6피트 이내였고 이 슛의 성공률은 57.9%였던 반면 이번 시즌에는 상대 선수의 6피트 이내 슛 비중은 45.6%로 작년과 비교해 6% 정도 올라간 데 비해 슛 성공률은 43.9%로 14%나 떨어졌습니다. 아직 표본도 적고 팀 수비의 영향 등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 기록을 완전히 신뢰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이바카가 림 근처에서 작년보다 어느 정도 수비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선수의 수비 실력을 나타내는 완전한 기록이라 할 수 없지만 온 오프 수비 넷 레이팅을 보더라도 이바카가 온 코트(100.5)일 때와 오프 코트(107.3)일 때 차이(6.8)가 시아캄 다음(11.1)으로 높았는데, 이는 작년 -3.6과 비교하면 천지개벽한 수준입니다.
위 표는 작년과 올해의 페인트 존, 미드레인지, 3점 각각의 슛 구역에서 이바카의 슛 시도 비율입니다. 공격에서는 저번 시즌 3점 슛 비율이 높고 페인트 존에서 슛 비율이 낮았던 것에 비교하면 이번 시즌에는 페인트 존에서의 슛 비율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페인트 존 슛 시도 비율은 24.4% 증가했고 3점 슛 비율은 20% 감소했습니다. 이는 센터 포지션으로 옮기면서 발렌츄나스의 공격 기회를 받으면서 이루어진 변화라고도 볼 수도 있지만, 닉 널스 감독의 최근 인터뷰를 들어보면 이런 공격에서의 변화가 단순히 포지션 변화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tsn.ca/radio/toronto-1050/nurse-ibaka-had-a-great-off-season-it-s-paying-off-1.1205276
위 인터뷰에서 닉 널스 감독은 이바카가 작년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자신의 경기력에 너무 실망해서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고, 널스 감독이 오프시즌 이바카에게 오클라호마시티 때처럼 골 밑에서 활약해 달라고 요구했을 때 이바카는 이 역할을 만족하면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이런 역할의 조정 말고도 이바카의 공격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데는 이바카를 잘 살려주는 라우리의 역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즌 이바카에게 가장 많은 패스(9.2개)와 어시스트(3.4개)를 해준 선수는 라우리로 이바카에게 좋은 패스를 많이 넣어주면서 잘 활용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제가 앞에서 이야기한 모든 이유보다도 이바카의 공격이 좋아진 데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슛 성공률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과 비교해서 야투 성공률에서 3점 슛을 제외하고 페이트존 성공률과 미드레인지 성공률이 모두 크게 증가하였는데, 페인트 존 슛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음에도 성공률이 오른 것과 미드레인지 성공률이 올라간 것이 3점 슛 성공률이 떨어졌음에도 이바카의 득점 효율을 높여 주었습니다. TS%를 살펴봐도 이번 시즌 63.7%는 작년 57.4%보다 7.3% 높고 본인의 커리어 하이였던 2012-13시즌 61.2%보다도 좋은 기록입니다.
결국 공격에서 이렇게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페인트 존과 미드레인지 성공률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저는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결국 상대방도 이바카를 의식해서 수비하게 되고 페인트 존과 미드레인지에서 이바카의 슛 감이 내려가면 3점 슛이 어느 정도 반등해도 득점 효율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바카가 현재까지 본인의 제한된 역할에서 예상보다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앞으로도 이렇게 잘할 거라고 예상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슛 감이 좋아서 가려졌지만, 기본적으로 디시젼 메이킹이 안 좋은 건 여전하고 볼을 길게 드리블하거나 어려운 패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턴오버나 안 좋은 슛을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미 저를 포함한 많은 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바카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더라도 저번 시즌보다 공수 모두에서 영향력 있는 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토론토가 케이시 해고하고 닉 널스 감독으로 기용한건 신의 한수라고 봅니다.
그전에도 토론토는 강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지금의 토론토는 동부 우승은 물론이거니와 골스의 쓰리핏을 제동걸 수 있는 유일한 팀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레 하고 있습니다. 물론 카와이의 합류가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카와이가 뛰지 않은
4경기에서도 3승1패로 충분히 뛰어난 전술과 용병술로 팀의 연승가도를 책임지고 있는듯 합니다.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지만 닉 널스도 이런 추세면 명장소리 듣는건 시간문제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