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히트의 수비 전술은 과도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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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4 13:05:40
밑에 컨텐더2 님의 글에 댓글로도 썼던 내용인데, 좀 더 많은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정리해서 다시 글로 써 봅니다.
원래 NBA 톡에 올리려고 했는데 글자수 제한을 초과해서 매니아진으로 왔네요 매니아진에 어울릴 만한 글은 아닌 것 같긴 합니다만, 어쨌든 시작해 보겠습니다. 짧은 식견으로 쓴 글이니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현재 히트의 문제점은 두가지입니다. 네 다들 아시다시피 수비와 공격, 두가지죠.
공격 문제는 이래저래 문제점이 많지만 일단 제쳐두고 수비 쪽을 살펴보겠습니다.
요 몇경기 보면서 히트의 수비 전술을 보며 느낀점인데, 과도기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작년까지 메인 전술이던 헷지&리커버리, 즉 볼핸들러에 대한 기습적인 헷지를 통해 앞선에서 턴오버를 유발하고 속공을 통해 득점을 하는 전략은 빅3 에라를 관통했던 스포 감독의 수비 전술입니다. 올시즌 르브론이 빠지면서 이러한 헷지&리커버리 전술을 버리자는 주장이 많이 나왔지만 제대로 버리지 못하고 있다가 화잇사이드라는 갑툭튀 선수의 등장으로 현재는 그러한 깊은 헷지가 많이 눈에 띄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화잇사이드가 나와 있을 때의 히트는 수비에 있어서 센터 중심의 빅볼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 마크맨을 체크해 주면서 볼핸들러에게 더블팀이나 깊은 헷지를 들어가지 않고 볼핸들러가 돌파를 시도하거나 인사이드로 공을 투입하면 화잇사이드와 바쉬가 림 프로텍팅을 하고 외곽에서 슛이 나오면 디펜스 리바운드를 노리는, 빅3 시절과는 다른 전형적인 수비 패턴으로 수비를 하고 있죠.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가드들의 수비능력입니다. 화잇사이드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헷지&리커버리에 대한 문제점이나 가드들의 리딩 능력에 대한 지적이 많았는데 지금은 가드들의 수비능력, 특히 스크린 대처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죠. 화잇사이드의 등장으로 기습적인 깊은 헷지가 사라지면서 상대 볼핸들러에 대한 수비수, 즉 리오와 콜은 상대 가드에 대해 1:1 로 수비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르브론, 웨이드가 리딩을 분담해 주었던 것처럼 수비 역시 그들과 나누어 했었죠. 볼핸들러가 스크린을 타고 나왔을 때 깊은 헷지나 기습적인 더블팀이 들어오면서 볼핸들러를 압박하면 리오나 콜이 해야 할 일은 적당히 스크린 피하면서 따라가다가 스틸을 노리는 수비를 하면 됩니다. 그 상황에서 혹시 자기 마크맨을 놓치더라도 스위칭을 하면 웨이드나 르브론이 막으니 별 문제가 안 되었구요. 근데 지금은 그게 아니죠.
데뷔 당시 수비 능력으로 스틸픽 소리 들을 때부터 리오는 손은 빠르지만 수비시 사이드 스텝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콜은 대인 마크는 괜찮지만 스크린을 피해 따라가는 능력이 떨어지는 가드구요. 네이피어는.. 뭐 말 않겠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오늘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드러먼드나 먼로 처럼 좋은 스크리너가 스크린 한방 걸어주면 가드에게는 홍해가 갈라지듯 공간이 생겨버리는 거죠. 이게 첫번째 문제점이라 봅니다.
두번째는 화잇사이드가 있을 때는 그나마 위에서 쓴 과 같은 상황이 되더라도 골밑을 쉽게 내주지는 않는 상황이 됩니다. 높이가 있고 오늘도 다섯 개의 블락을 기록한 것처럼 림 프로텍터로써의 역할을 확실히 해 주는 선수니까요. 문제는 화잇사이드가 코트에 없을 때 입니다. 화잇사이드 대신 상대 센터를 막으며 림프로텍팅을 해 줘야 할 선수가 버드맨, 바쉬, 하슬렘 같은 선수들인데 이 선수들은 스몰라인업에서 빅맨으로 기능하는 선수들이지 클래식한 센터를 막을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니죠. 화잇사이드가 빠지면 상대 가드는 쉽게 골밑을 노릴 수 있고, 혹시나 버드맨이 림을 보호한다고 하더라도 근처에 있는 빅맨에게 주면 그만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라인업이 나올 때는 예전처럼 깊은 헷지를 해서 경쟁력을 높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그냥 수비적인 면에서는 아무런 장점은 없고 단점만 부각되는 스몰라인업이 되는 거죠. 댈러스전, 그리고 오늘 보여줬던 큰 점수의 Run 상황이 그 결과구요.(물론 여기는 공격에서의 삽질도 포함됩니다)
이러다 보니 최근의 히트의 승리 방정식은 그냥 화잇사이드가 잘하는 날이 승리하는 날입니다. 화잇사이드가 롤플레이어 이상의 역할, 즉 공-수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보여주면서 수비에 성공해서 저득점 경기로 가서 이기거나, 아니면 그냥 상대의 슛감이 우리보다 현저히 떨어져서, 수비가 안됨에도 불구하고 상대팀이 점수를 못내는 상황 뿐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는 방법은 찰콜네를 상대 가드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수비 되는 가드로 바꿔오거나 아니면 화잇사이드가 매 경기 35분 가까이 뛰면서 공수 양면에서 지금과 같거나 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롤을 받는 거죠. 화잇사이드가 나가면 수비가 안되니까 계속 뛰면 적어도 상대랑 비슷하게는 갈 수 있죠. 하지만 그럴 수가 없는 게 문제입니다. 화잇사이드는 NBA 무대에서 꾸준히 오랜 시간을 뛰어본 경험이 없는 선수고, 롤을 더 늘릴 경우 현재의 효율이 안 나올 가능성도 높고, 부상의 위험도도 높아지겠죠.
결국 현실적으로 괜찮은 대안은 화잇사이드의 롤을(꼭 같은 롤은 아니더라도) 해 줄 수 있는 빅맨을 한 명 더 데려와서 벤치 타임 때 뛸 수 있게 해 주면서 최악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는 찰콜네를 트레이드해서 괜찮은 가드를 구해오는 거죠. 근데 쉽지 않다는 게 함정이네요. 빅맨은 블라체로 어떻게 될 것 같기도 한데 가드는.. 적어도 현재 히트가 데려올 수 있는 가드 중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결국 웨이드가 돌아와서 수비적인 역할, 리딩, 화잇사이드 조련, 필요할 때 득점까지 해 주길 바라는 게 더 현실적일 수도 있겠네요. 스포 감독도 머리가 많이 아플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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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3&d 가 되는 가드밖에 답이 없는듯...여우비님 글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