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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을 짓다. - 4. 건축의 민낯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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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0 01:42:39

 안녕하십니까 엔비에이매니아입니다. 

 

 우선 해당 시리즈를 꾸준히 연재하고자 하였지만 마지막 글을 쓴지 한달여가 지난 지금에 글을 올리게 되어 혹 기다리시는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부터 드리고 싶습니다. 한달 동안 왜 글을 쓸 수 없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에 대하여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고찰하게 된 여러가지를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진행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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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실제 건축주(저희 어머니와 어머니의 친구분)을 두고, 제 힘으로 설계,구조,시공까지 도맡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며 저는 휴학한 학부생에 지나지 않습니다. 24평 남짓한 땅에 10평 규모의 2층 단독주택이 계획중입니다. 현재 공간 구성은 거의 나왔으며 구조나 설비같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 건축주들과 마지막 미팅을 준비중에 있습니다. 근 한달간 계속 이부분에서 독학을 하며 보충해나가는 과정을 매일같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모델링이 정리되면 공간에 대한 설명과 피드백은 언제 한번 꼭 여러분들과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건축하기. 

 저의 눈에 우리나라 건축 문화는 독특하게 유지되어가고 있습니다. 흔히 '바닥'이라고 부르는, 하나의 주류 문화들에 대한 표현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당연한 깨달음을 심히 깊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도 발품을 파는것이 어렵다고 표현하기도 하였지만 이 바닥은 더욱이 그런 느낌이 강합니다. 

 

 저는 건축을 공부하는 것 외에도 다른쪽에 눈을 많이 돌리는 편입니다. 오픈소스 프로그램 개발에 매우 관심이 깊고 (Grasshopper나 Tspline등) 프리랜서로 디자이너 활동을 소소하게 하며 시각제품, 모바일 앱 디자인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이 비교가 되는 것이, 디자인 쪽은 비교적 정보의 공유나 교육의 장이 잘 마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온라인에서 구하지 못할 정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건축은 재료하나의 시방서(설명서)를 구하기에도 힘들 때가 많습니다. 견적 요청을 하는 조건으로 송부받을 수 있다거나, 시험성적서 공개가 불가능 하거나, 이런 문의를 하기 위해서 전문가 수준의 도면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또한 정보 공유의 장이 아니고 날조와 비난, 그리고 훤히 보이는 수준낮은 마케팅 전략들이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으로 이야기 하면 그렇죠. 기술적인 측면, 비용적인 측면, 시장조성의 측면등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냉정하게 바라본다면 사실 Standard가 존재하지 않아서 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건축(시공) 업계는 특히나 일본,독일이나 캐나다의 건축 기술과 장인정신을 매우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 세나라의 특징은 특정한 기준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철저한 시험과 결과 그리고 연구 끝에 나오는 여러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기술적으로 정리되어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에 국내에서도 여러가지 기준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막상 이부분을 제가 봤을때는 이 세나라의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일부는 첨부된 이미지나 자료를 그대로 가져와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기준의 역할이 '못해도 최소 이정도는 해줘야지' 같은 느낌이 강합니다. 단열재를 예를 들면 KS 기준 같은 경우에 제품별 기준만 마련되어 있으며 단열재 전체의 기준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기준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인터넷이건 현장이건 "내가 이걸 20년 동안 해왔는데 넌 틀렸다." 이런 말들이 상당히 많이 오갑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제가 겪는 가장 큰 부작용은 바로 제가 알고있는 정보의 진위가 불투명하며 오판일 경우가 두려워 진다는것 입니다.  그리고 이런걸 아주 잘 파악하는 시장은 "우리 방식이 아주 최고다"는 슬로건으로 차별화도 아닌 기술력을 매우 차별화 된 것으로 포장하여 순수한 건축주들에게 전달한다는 것입니다. 건축 시장이 모두 불투명하고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깊게 파고들수록 깊은 구석이 많이 없구나라는 생각을 저는 받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대중과 시장이 방향을 함께 고민하면 좋을것 같습니다.

 

 

없어진 11월.

  이런 현상들을 목격하면서 부족한 정보들을 짜집기 하며 혼란의 1개월을 보냈습니다. 일주일간 담배 한보루를 쟁여놓고 집밖에 나가지 않기도 할 정도로 매달려 있었지만 결국 답을 찾기 보다는 스스로를 믿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 여름 방학을 불태웠던 여러 공모전들의 결과가 좋아 여러 시상식에 참석하며 분위기를 환기 시키며 지내왔습니다. (안물안궁) 곧 입시 기간도 있어 문의가 좀 있던데 건축학과 학생들은 이런 작업을 합니다. (자랑도 좀 하고 싶습니다.)

 

 이제 12월이 되었고 도면 작업 또한 시작되었습니다. 막상 글을 쓰고보니 마음이 편해지고 기분이 좋습니다. 인생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시기를 처음 겪는 초보 휴학생의 한탄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지방에 내려가기 전에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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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2018-12-10 07:42:37

학생으로서 구조, 시공까지 할려면 정말 힘들텐데, 저도 비슷한 시기에 부모님 집을 설계만 했습니다. 실시설계까진 자신이 없고, 시공은 맡겨야할테니 그렇지만, 노력한다면 충분히 공부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쪽 분야에 있지만, 정말 기준이 없죠. 독학으로 하다보면 막히는 부분도 많을테니, 그래도 교수나 선배에게 꼭 조언을 얻으시면서 하세요. 지금 편부터 봤는데 화이팅입니다!

WR
2018-12-11 22:18:16

응원 감사드립니다 현장경험이 없으니 독학이 너무 힘든데 이번 기회에 많이 틔워 놓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
2018-12-10 09:03:05

 기준이 없다는 말...공감하며 추천합니다.

 

 

WR
2018-12-11 22:19:13

아무것도 모르는 놈의 건방질 소리일 수 있지만.. 공감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해서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 가며 커리어를 쌓고 싶네요.

1
2018-12-10 11:29:18

계속 응원하며 추천합니다.

작업하시면서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히거나 부조리를 겪으실 때도 물론 있겠지만, 한편으론 비슷한 고민을 하고 현실을 개선해온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윗분 말씀처럼 조언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은 조언을 얻어가면서 작업하시는 게 나중에 더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믿바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화이팅~!!

WR
2018-12-11 22:20:26

항상 응원해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화이팅!

1
2018-12-10 17:26:29

지나고보면 정말 집 볼때마다 뿌듯하고 행복하시겠네요^^

부모님은 얼마나 자랑스러우실지!!! 부럽습니다!!

WR
2018-12-11 22:19:46

정말 놓치고 싶지 않은 기회이면서 동시에 가장 두려운 시기이기도 합니다 잘 헤쳐나갈게요!

1
2018-12-20 21:34:23

 공모전 결과가 좋으셨다니 축하드립니다! 글은 늦게라도 챙겨보고 있습니다! 좋아요- 다음 글 기다리겠습니다!

2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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