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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집을 짓다. - 8. 발품 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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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2-20 21:29:08

 현장 주변, 대학가 인근으로 숙소를 잡았습니다. 제가 지내던 대학가와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인구도 매우 적습니다. 미국에서 느끼던 다운타운의 풍경이 외곽에서 읍내로 들어올때 저 멀리부터 보이기도 해서 기분이 묘합니다. 하지만 사람사는 곳이 거진 다 같은것 같습니다. 이럴때면 간간히 도시수업에서 배우거나 혼자 생각해봤던 것들이 떠오르며 주책을 떨곤 합니다.



 그리고 내일이 모든 행정절차가 끝나고 공식적인 건축행위가 가능해지는 날이자 첫 삽을 뜨는 날입니다. 그 전에 이사를 마치고 여러곳에 전화를 겁니다. 기초 공사에 필요한 자재들을 가져오기 위함이죠. 저는 인터넷 쇼핑으로 모든것을 사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당연히 이런 자재들도 인터넷을 통해서 찾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인터넷에는 실제만큼 정보가 나오지 않았고 나름 검색하는 요령이 생겼습니다. N 사이트에 업종으로 구분하여 검색을 할 수 있는 점을 알게되고 '건재상' '설비자재' '중기' '건설' '가설' 등의 키워드들로 업체를 알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올드스쿨하고 정나미가 넘치는 사투리들의 대화를 시작합니다. 



 -" 저 사장님예, PVC 배관좀 가져올라카는디예."

 " 아 제 친동생이 말입니더 공장해가꼬 여서 젤 싸다--" 

 -" OOO 있어요? "

 " OOO가 XXX라고도 하고 OOO라고도 하고 다른게 OOO라고 카는데 뭘로 하는거요?"

 -" 이래이래 할라고 필요한건데 뭘로 하는게 맞아요?



 굉장히 신기하게도 제가 알고있는 정보나 자재들은 현장에서 통하질 않나 봅니다. 분명 공장 홈페이지에서 명시된 제품군인데도 그렇게 부르는게 아니거나 아예 취급하질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보통 대부분은 이래저래 사용할 목적을 알려주면 알아서 찾아 주시고 주문도 빠르게 이루어집니다. 



 -도면과 각종 계약서 및 자료 그리고 작업일지 등. 필요한 문서들과 받아야 할 문서들도  너무 많습니다. 이것들이 없으면 아무일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무 물건을 받으면 안됩니다.  같은 용도의 제품들 중에서도 등급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하는 등급을 알려주셔야 합니다. 이때 설계도면에 그리 명시되어있어서 그러하다는 말이 보통 자재상분들의 권유를 정중히 사양하는 방법이 되더라구요. 


 무튼 내일 아침 일찍 첫 삽을 뜹니다.  일정은 정해져 있지만 변수는 항상 존재하기에 여유롭게 마음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일이 맘처럼 안풀리니 걱정이 많이 됩니다. 하지만 언제나 제가 그렇듯 부딪혀 봐야 알 수 있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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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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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0 21:39:46

항상 응원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본인이 전공하는 과의 모든 업무를 좋은 기회를 통해 직접 손수 챙기며 해볼 수 있다는 게 큰 축복인 것 같습니다. 시공 들어가면 이제까지와 또 엄청나게 다른 현장업무들을 경험하시게 될텐데 그 에피소드들 또한 무척 기대가 되네요.

WR
2019-02-21 07:56:38

공감과 위로를 받은거 같아 더욱더 큰 축복인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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