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닉스의 유로피언 뉴 페이스 : 윌리 에르난고메즈 & 민더가스 쿠즈민스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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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7 10:47:44

지난 드래프트에서 포징이로 재미를 본(?) 기억 때문인지, 이번 오프시즌을 통해 닉스는 두 명의 유로피언을 로스터에 합류시켰습니다. 스페인의 에르난고메즈와 리투아니아의 쿠즈민더카스가 그 주인공들인데요. 두 선수에 대해 아는 바가 전무했던지라 어떤 선수들인 지 궁금한 마음에 자료도 좀 찾아보고 몇몇 경기들과 하이라이트 영상을 지켜봤습니다.

윌리 에르난고메즈 (Guillermo Gustavo 'Willy' Hernangomez) 6-11 / 243

1994년생 스페인의 빅맨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난 2015년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필라델피아에게 지명되었으나, 트레이드를 통해서 뉴욕에게 지명권이 양도된 선수죠. 가솔 형제 이후로 오랜만에 등장한 스페인 태생의 빅맨 유망주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스페인 농구 명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2011년 프로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리저브 팀 소속으로 활약했고, 2013-14 시즌에 세비야로 임대를 가게 되어 포르징기스와 팀 메이트로 활약하기도 했죠. 포징이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지난 시즌의 어느 날, 포징이의 요염한 웨이브 댄스 동영상을 보면서 “이 놈아도 돌 아이구나” 생각했는데, 그 옆에서 물구나무 서며 깨방정 치던 친구가 에르난고메즈라는 사실은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_-

2014-15 시즌 맹활약을 펼친 뒤에 지난 시즌에 다시 원 소속팀인 마드리드로 복귀했는데, 두터운 선수층 탓에 충분한 출장 시간을 얻어낼 수 없어 기대만큼의 포텐셜 폭발은 보여주지 못했다고 합니다.

선수 본인이 NBA보다는 유럽 무대와 레알 마드리드에 큰 애정을 갖고 있노라 알려진 바 있는데, 포르징기스의 활약에 자극을 받아 NBA 무대 데뷔를 결정한 것이 아닐까 하는 혼자만의 상상도 해봤습니다.

우선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유럽의 빅맨”하면 떠오르는 스킬들을 고루 보유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포스트 무브, 중거리 점프슛, 넓은 시야와 패싱 스킬을 갖추고 있고, 어린 나이에 비해 팀 오펜스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 보입니다. 양 손을 고루 사용하며 공격을 마무리 할 줄도 아는 것처럼 보였구요.

다만 운동 능력이 좋지 않아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파워풀함은 기대하기 힘들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프력도 그렇고 기동력도 그렇고 NBA의 빅맨들과 비교해서 몸이 다소 무거운 느낌이네요.

이 때문에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로 수비도 세로 수비도 모두 NBA의 빅맨들을 따라잡기 힘들어 보입니다. (제가 많은 경기를 본 게 아니라서 표본이 적긴 하지만) 그냥 운동 능력이 부족한 게 문제라면 수비 전술로 어느 정도 커버를 시도해볼 수 있겠으나, 2:2 수비 대처 능력도 아쉬워 보이네요. 물론 이 부분은 아직 어린 선수이다 보니 경험 부족에서 오는 미스가 적잖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노아가 옆에 붙들고 앉아서 지도 편달 좀 많이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_-

민더가스 쿠즈민스카스 (Mindaugas Kuzminskas) / 6-9, 216

1989년생 리투아니아의 윙맨입니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2011년에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지만 지명되지 못했고, 지난 시즌까지 스페인의 말라가에서 플레이 했습니다.

쿠즈민스카스의 경우 지난 2015년 유로 바스켓 토너먼트에서 맹활약하며 농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는데요. 저 역시 당시에 언뜻 이름을 접했던 기억이 날 듯 말 듯 하더군요 (물론 기억에 남는 경기/플레이 같은 건 전혀 없습니다, 얼굴도 몰랐어요;;)

쿠즈민스카스 역시 에르난고메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아쉬운 선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공격을 놓고 본다면, 준수한 운동 능력을 앞세워 득점에 나서는 피니셔 타입의 선수인 듯 합니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마무리도 좋고, 셋 오펜스 상황에서도 빈 공간을 공략하는 움직임으로 동료 가드들의 어시스트를 적립하곤 합니다. 풀업/스팟업 슈팅도 나쁘지 않은 느낌이네요.

이렇게 쓰고 나니 완전 공격 토털 패키지 같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공 없이 공격하는 모습은 괜찮은데, 직접 볼을 다루는 기술은 투박한 편으로 보입니다. 동료 스크리너를 이용하는 등의 2:2 플레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네요. 2:2 플레이를 즐기지 않을 뿐 더러,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지도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 역시 제가 지켜본 표본이 워낙 적어서 단정 짓기는 어렵겠지만 말이죠).

또 그의 장점인 운동능력도 유럽 무대를 기준으로 괜찮다는 거지 온갖 괴물들이 득시글거리는 NBA에서도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수비는 이미 약점이라 말씀 드렸듯이 NBA의 윙맨들을 저지하기엔 여러모로 부족해 보입니다. 수비 시에 무게 중심도 높은 느낌이고, 볼 없는 상대를 막아서는 것도, 1:1 수비도 어딘지 모르게 어설픕니다. 공격에서처럼 수비 상황에서도 2:2 플레이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팀 디펜스 이해도도 썩 좋아 보이진 않아서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이 그냥 수비 못하는 선수라고 봐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에르난고메즈처럼 수비에 대한 요령이 부족한 거라고 생각하기엔 나이가 나이인 지라…

워낙 저보다 식견이 높은 분들이 많으셔서, 말도 안된다 싶은 이야기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굉장히 제한적인 표본만을 가지고 나름의 생각들을 끄적인 거라 그닥 신빙성 있는 글은 아님을 재차 강조 드리며… 그냥 이 친구들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받아들여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두 선수 모두 NBA에서도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가며 닉스의 벤치에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