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는, '힙통령' 장문복 데뷔 이야기
안녕하세요,
1. 디아우는 꼭 지키고 싶고
2. 가솔의 회색져지를 꿈꾸며
3. 린의 영입을 주장하는 Spurs4all 입니다.
먼저, 본인은 '오엔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 아니란 걸 미리 말씀드립니다.
약 7시간 전, 슈퍼스타K에서 아웃사이더의 단체곡 '스피드 레이서' 를 열창하며
조롱조(?) 유명세를 얻었던 장문복이 데뷔 싱글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장문복은 해당 사건(?) 이후 꾸준히 음악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왔고,
성인이 된 후 서울로 올라와 아웃사이더의 지원을 통해 랩퍼로써의 소양과 능력을 갈고 닦아왔습니다.
혼자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는 것은 갓 스무살, 게다가 수백만명에게 비웃음을 당해 온 장문복에게
분명 쉽지 않은 나날들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넷 상에서 성인이 되기도 전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희롱당한 장문복을,
그때의 인연으로 아웃사이더가 품어 주었고 매일 가사와 발성 등을 직접 가르치며 성장을 도왔습니다.
자세히 모두 말할 순 없지만, 가수 아웃사이더가 장문복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렸고,
자신의 이미지에 긍정적 상황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2년이 넘는 기간을 품어왔습니다.
일산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한 아웃사이더의 인성은 지켜보던 입장에서 참 존경스러웠습니다.
어찌되었든, 제가 기억하는 장문복씨는 늘 움츠러 들어있었고, 볼 때마다 "얼른 데뷔하셔야죠 문복씨" 라는
제 말에 수줍게 웃으며 지켜봐달라고, 매일 가사를 쓰고 비트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비록 정식 공연이 아닌 행사 무대이지만, 가끔씩 아웃사이더와 동행하며 실전 경험도 쌓아 왔구요.
그 무대에서도 자신감 없고 남들의 시선에 두려워하던 장문복을 보며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느꼈었습니다.
현재 아웃사이더는 기존의 '아싸커뮤니케이션즈' 가 아닌 '오엔오 엔터테인먼트' 소속 총괄 프로듀서이며
장문복 또한 얼마 전 오엔오 엔터테인먼트와의 전속 계약을 통해 제대로 된 뮤지션으로 거듭났습니다.
이쯤해서, '하드코어키드' 님이 Free-talk 게시판에서 언급하셨던 잠비나이 온스테이지 무대에서의
작업물을 장문복씨의 데뷔싱글 티저 영상에서 도용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데뷔 싱글은 '힙통령' 과 '곡성', 총 두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티저에 나온 부분은 두번째 곡 '곡성' 의 비트입니다.
이 곡의 프로듀서 비트박스 그룹 Primate'는 이미 잠비나이 측에 저작권 관련된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일반적인 저작권 관련 사항과 조금 달랐던 점은, 해당 곡은 잠비나이 측에서 음원으로 발표한 것이 아닌
온스테이지 '공연 창작물' 이었으며 이로 인해 일반적 저작권 협의 과정을 따를 수가 없었고 해당 잠비나이
아티스트 분과의 개인적 차원에서 협의가 이루어졌습니다. 확실한 건, 이 부분에 있어선 이미 상호 동의 하에 협의가 이루어졌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6월 24일 이전에 이루어졌습니다.)
너무 진지먹는(?) 이야기는 이쯤하고,
장문복의 이번 데뷔 싱글은 여러모로 흥미롭습니다.
첫번째 트랙 '힙통령' 은 그가 지난 6년 간 웃음거리로 전락한 자신의 모습 그리고 그걸 지켜보던
어머니의 아픔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저 또한 장문복의 슈퍼스타K 시절 퍼포먼스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던 사람이었고, 스스럼 없이 친구들에게 장문복 특유의 벌스를 따라하며 그를 희화화하곤 했습니다.
이번 곡을 통해, 중학생 시절 채 여물지도 아니 피지도 않았던 그의 음악적 열매가 사람들에게 무심결에
너무 많이 밟혀왔던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은 선천적인 게 몹시 중요하고, 전 이걸
매우 실감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습니다. 다만, 수백만명의 조롱을 중학생 때부터 견뎌오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그의 열정을 이번 곡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랩의 퀄리티는 기성 랩퍼에 비해 한참 모자른 게 사실입니다. 자세히 분석하지 않아도, 저 같은 종사자가
아니어도 다들 쉽게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그가 어떠한 가사를 연습했으며 지금까지 버텨오고 성장해온 것을 '어떻게' 풀어냈는 지를 보면 아주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느끼고 경험한 걸 표현하는 게 아티스트의 정의라면, 장문복은 매우 훌륭한 데뷔곡을 발표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번째 트랙 '곡성' 은 거문고 연주와 함께 급박한 전개를 보이며 긴장감의 끈을 놓치 않게 하는 비트가 인상적입니다. 제목에서처럼 영화 곡성을 생각나게 하는(사실 그냥 좀 긴장감 넘치는 느낌이지만) 거문고&비트의 조화가 꽤 훌륭합니다. 개인적으로 장문복의 보컬 톤은 첫번째 곡이 아닌 두번째 곡 같은 비트에서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에 참여한 사포&비올의 랩핑 또한 이미 알려진대로 타이트하고 훌륭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어느 날 영감을 팍! 받아서 5분 만에 술술 곡을 써내고 완성해 밀리언 셀러를 발표하는 아티스트가 아닙니다.
제 스스로가 그렇지 못한 사람이기에, 전 음악 또한 노력으로 충분히 일궈내고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아티스트가 자기 자신을 이겨내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압도적으로 훌륭한 음악을 들었을 때의 쾌감과는 또 다른 쾌감을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장문복의 데뷔 싱글은 제게 있어 신선한 감탄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의 이번 싱글의 완성도는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만, 어느 누구보다 강한 멘탈을 지닌(결과론적으로) 그이기에 앞으로의 성장이 매우 기대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힙통령' 이란 별명을 타이틀로 가져간 용기있는 태도에 박수를 보내고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다들 시간이 되신다면 두곡 다 들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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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져보고 그래도 랩스킬이 제법 많이 늘었다고는 생각했는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군요. 젊은 친구인데 과거는 딛고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