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접스러움이 가미된 랄의 드래프트 후기
지난주 2018 NBA DRAFT가 열렸습니다.
예상대로 1픽은 에이튼이 가져갔고 배글리 역시 2픽으로 킹스의 품에 안기게 되었죠.
만약 랄이 1라픽을 그대로 유지했었다면 10픽을 행사했었겠지만 그 픽은 필리가 미켈 브릿지스를 지명해서
피닉스로 보내고 자이어 스미스를 추가시키는데 소중히 사용되었습니다.
이번 드래프트에 레이커스는 클블과의 트레이드때 받아왔던 25번픽과 필리에게 내년 2라픽 주고 사온
2라운드픽인 39번픽 그리고 덴버에서 받아왔던 47번픽 이렇게 3장을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다음과 같습니다.
25번픽: 모리츠 바그너 (7-0, 240 lbs, 미시건대학 3학년)
39번픽: 아이작 봉가 (6-9, 180 lbs, 독일리그)
47번픽: Sviatoslav Mykhailiuk (6-8, 210 lbs, 캔사스대학 4학년)
그러면 각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보겠습니다.
모리츠 바그너 (Moritz Wagner) - 25번픽
신장: 7-0 (약 2m 13cm)
체중: 240 lbs (약 109 kg)
출신대학: 미시건대학 3학년 (1997년 4월 26일생, 21세)
지난 시즌 성적:
평균 27.6분 출장, 평균 득점 14.6득점, 7.1개 리바운드, 0.8개 어시스트, 1개 스틸, 0.5개 샷블락
야투율 52.8%, 3점슛 39.4%, 자유투 69.4%
* 모리츠 바그너는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으며 청소년시절 알바 베를린 (Alba Berlin)
이라는 분데스리가 클럽팀에서 뛰다가 미시건 대학에 진학한 선수입니다. 그래서 그의 성이
Wagner이지만 '바그너'로 발음하는 이유입니다. (독일식 발음)
* 루키 시절에는 별로 많이 뛰지 못하다가 2학년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3학년 시즌에
팀내 최고 평득을 올리며 팀을 NCAA 파이널까지 끌어올렸으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습니다.
* 이 선수가 랄이 지명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것은 아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예전에 nbadraft.net에서 잠시 레이커스가 이 선수를 지명할 것으로 예측한 바도 있었습니다.
[ 장점 ]
1. 장거리 슛이 좋은 괜찮은 슈터
2. 로포스트 득점력이 준수함
3. 빅맨치고는 볼핸들링이 우수함
4. BQ가 좋음
5. 수준급의 수비실력 (특히 빠른 손을 사용한 스틸이 주특기)
6. 굉장히 적극적인 볼에 대한 집중력
7. 넘치는 에너지 레벨과 허슬
8. 뛰어난 퍼스트 스텝
9. 림 돌파시 킥아웃이 좋음
10. 기름손이 아님
[ 단점 ]
1. 부족한 샷블락 능력
2. 패싱능력을 좀 더 개발하여야 함
3. 공격 리바운드에 비해 부족한 수비 리바운드
4.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들에 대한 수비가 부족함
5. 아쉬운 윙스팬
이 선수가 어떻게 레이커스에게 잘 어울릴지 분석한 영상입니다.
https://youtu.be/XD_yukjI_cQ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사이즈가 더 커진 쿠즈마와 비슷한 느낌이 들게 합니다.
일단 쿠즈마와 비슷하게 어떻게 득점해야 하는지 잘 알고 능숙하게 잘하는 선수입니다.
특히 롱패스를 받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부분은 지난 시즌 쿠즈마가 보여줬던 모습을 빼다 박은 듯한
생각이 들정도로 잘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아마 론조와도 호흡이 잘 맞아 떨어질것으로 기대됩니다.
게다가 빅맨임에도 불구하고 매 공격시 어슬렁 거림 없이 무조건 튀어나가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에너지 또한 넘치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며 특히 누군가 공을 흘려서 양팀의 선수들이 달려드는 장면이
연출되면 그곳엔 항상 바그너가 있을 정도로 악착같은 모습도 있습니다.
쿠즈마와 좀 다른 부분이 있다면 픽앤롤에 강점이 있고 스크린도 꽤 나 잘 서줄수 있는 선수라는 것이죠.
여하튼 공격력만 놓고 보면 즉전감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준수한 공격 기술을 보유한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빠른 시간내에 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본인의 능력을 잘 발휘한다면 지난 시즌
브룩 로페즈의 자리를 충분히 대체하고도 남을 만한 선수를 지명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로페즈보다 더 나은 점은 외곽슛에도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리바운드를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이 선수의 백미는 빠른 풋워크와 유연한 볼 핸들링이죠.
물론 가드들의 풋워크나 볼핸들링에 비하면 좀 아쉬울수 있으나 상대팀 빅맨과 비교했을때 분명
압도하고 남을 정도로 다양하고 화려한 풋워크와 볼 핸들링으로 자연스럽게 득점을 올리는 모습은
랄 뿐만 아니라 많은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잡았으리라 확신합니다.
바그너의 가장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림프로텍팅과는 거리가 좀 있다는 것입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윙스팬이 긴편이 아니기도 하고 - 키가 7인데 윙스팬이 7 입니다 - 샷블락에 타고난 센스가 있는 것도
아닌 편이라서 세로 수비가 탄탄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손이 빠른 편이라서 수비시 종종 스틸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특히 퍼리미터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는 모습을 종종 보여주는게 장점입니다.
바그너의 지명으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레이커스는 림프로텍트가 되는 수비형 센터가 아닌
지난 시즌 로페즈가 보여줬던 공격형 센터를 대체하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속공시 매번 같이 뛰어나가 공격을 마무리 지어줄수 있으며 언제든 필요할 때면 외곽에서
3점슛을 던져줄 수 있는 빅맨을 지명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론조의 플레이 스타일과 룩 월튼이
추구하는 시스템에 적합한 선수를 찾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작 봉가 (Isaac Bonga) - 39번픽
신장: 6-9 (약 2m 6cm)
체중: 180 lbs (약 82 kg)
출신: 프랑크푸르트 스카이라이너 (1999년 11월 8일생, 18세)
레이커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1라픽에 이머 2라픽에서도 독일 출신 선수를 지명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봉가 역시 독일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참고로 그의 부모는 콩고출신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선수에 대해서 드래프트 이전에 어느 정도 정보가 있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선수에 대해 이미 이전에 Jarret Donovan님께서 소개하는 글을
아주 상세하게 매니아진에 올려주셨었습니다.
https://nbamania.com/g2/bbs/board.php?bo_table=maniazine&wr_id=173205&sca=&sfl=wr_subject&stx=%EB%B4%89%EA%B0%80&sop=and&scrap_mode=&gi_mode=&gi_team_home=&gi_team_away=
생소하긴 했지만 특이하기도 하고 워낙 소개를 잘해주셔서 유심히 정독했던 글이었는데
그 주인공을 레이커스에서 지명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었네요.
즉전감도 아니고 지금 당장 데려올수도 없는 선수이지만 향후 2년간 유럽에서 잘 숙성(?) 시켜서
나중에 합류시킨다면 분명 팀입장에서 굉장히 전력보강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지금 당장은 데려와도 기량도 부족하고 어설프게 샐캡만 잡아먹는 상황이 될 수 있으니 일단 권리를
잡아 놓고 잘 크는거 기다렸다가 나중에 적절하게 필요한 시점에 합류시킨다면 좋을것 같습니다.
비록 당장 합류하지는 못하지만 이번 섬머리그에 합류하여 뛴다고 해서 또한 흥미있게 지켜보려고 합니다.
안그래도 이번 섬머리그에는 팀을 이끌 포가가 없어서 좀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봉가가 합류하면서
실질적 포가 역할을 해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스바터슬라프 믹스헤일루크 (Sviatoslav Mykhailiuk, a.k.a. "Svi") - 47번픽
신장: 6-8 (약 2m 3cm)
체중: 212 lbs (약 96 kg)
출신대학: 캔사스대학 4학년 (1997년 6월 10일생, 21세)
지난 시즌 성적:
평균 34.5분 출장, 평균 득점 14.6득점, 3.9개 리바운드, 2.7개 어시스트, 1.2개 스틸, 0.3개 샷블락
야투율 43.4%, 3점슛 44.4%, 자유투 80.4%
* 그리스 괴인 이후 정말 발음하기 힘든 이름을 가진 선수를 지명하게 되었습니다. 안테토쿰포는
이 선수 이름에 비하면 정말 발음하기 쉬운 거라는 느낌 마저 들더군요. 심지어 본인 스스로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줬는데도 몇번을 반복해도 정확하게 따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학교시절에도 그렇고 동료들도 그렇고 본인 스스로도 "Svi"라고 불러주면
정말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하 '스비')
* 스비는 우크라이나 출신 선수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님은 고등학교 교사이고,
아버지는 대학교 교수이시죠. 스비는 우크라이나에서 고등학교때까지 다녔습니다.
* 스비는 17살에 캔사스 대학에 진학하여 4학년을 다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겨우(?) 21살입니다.
3학년 마치고 드래프트에 나온 바그너보다도 몇개월 더 어리죠.
[ 장점 ]
1. 매우 훌륭한 전방위 슈터
2. 준수한 오프 드리블 슈터
3. 준수한 플레이메이커
4. 준수한 수비수
5. 윙 플레이어로 뛰기에 훌륭한 신체 사이즈
6. 낄끼빠빠를 제대로 아는 뛰어난 판단력
[ 단점 ]
1. 퍼스트 스텝 스피드가 빠르지 않음
2. 공격시 너무 수동적임
3. 사이즈에 비해 리바운드가 적음
4. 턴오버가 잦을 수 있슴
5. 실링이 높지 않음
스비는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학시절 자신이 언제 끼어야하고 빠져야 하는지를 귀신같이
알아서 플레이하기로 유명한 선수입니다. 1,2학년때엔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뛰지 못하다가
3학년부터 제대로 뛰기 시작하면서 4학년인 지난 시즌 기량을 만개시킨 대기만성형 선수죠.
스윙맨으로 뛰기에 좋은 사이즈라서 그런지 상대팀 수비가 붙어도 그 위로 가뿐하게 슛을 하는
타입이고 성공률 또한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2점슛 보다 높을 정도로 외곽슛의
정교함이 살아있는 선수입니다. 이번 시즌에 외곽슛 부재로 인해 고생했던 랄의 간절함이 닿은
선수라고나 할까요?
스비는 지난 레이커스와의 워크아웃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서 47번픽에 지명될 수 있었다는게
중론인것 같습니다. 아마 잘 적응하게 된다면 잉그램 백업으로 종종 코트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일단 이번 섬머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론조와 쿠즈마가 없는 가운데
하트, 바그너, 봉가등과 함께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서
다음 시즌에 스테이플 센터에서 자주 볼지 G리그에서 자주 볼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총평
레이커스는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일관되고 변함없는 드래프트 가치관(?)을 보여줬습니다.
Top3픽이 아닌 1라운드 하위픽과 2라운드픽으로는 원앤던이 아닌 대학에서 충분히 뛰면서 실력을 쌓고
여기에 더불어 BQ가 높고 외곽슛이 뛰어난 즉전감 선수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펠린카 역시
인터뷰를 통해서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BQ가 높아 즉시 전력에 도움이 되고 슈팅도 되며 터프함을
갖춘 다재다능한 선수를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바그너 선택에 대해 펠린카는 평가하길 우리로서는
굉장한 팀의 훌륭한 조각을 얻게 되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합니다.
매직 & 펠린카 체재로 넘어가면서 제시 버스가 이끄는 스카우트팀의 비중에 더 중요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드래프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매직과 펠린카가 추구하는 팀의 색깔과
방향에 어울릴 수 있는 최상의 선수를 발굴하는 역할을 제시 버스의 스카우트팀이 잘 해주고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드래프트에 만족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워크아웃을 통해서 일반적인 랄팬들의 예상과 달리 쿠즈마와 하트라는 훌륭한 선수들을
발굴해낸 스카우트팀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거는 기대가 남다릅니다. 언론들이 평가한 성적표는
그다지 좋지는 못하지만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쿠즈마가 지명되었던 지난해에도 여러
언론들은 그닥 좋은 평가를 주지 않았었죠. 하지만 그 결과는 어땠는지 많은 랄팬들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요.
이번 오프시즌 르브론, 폴 조지, 카와이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이들중 누군가가 와준다면 분명
팀에게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이와 상관없이 드래프트를 통해 지명한 여러 선수들이 팀의 탄탄한 기초가
되어 훗날 다시금 챔피언 왕좌에 도전하는데 각자 필요한 역할들을 충실히 수행해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와그너와 Svi가 로페즈와 kcp의 빈자리를 잘 대체해줬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