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트라피스트 에일 후기
며칠 전 집에서 조금 떨어진 마트에 갔다가 근처 마트에서는 팔지 않는 트라피스트 에일들을 발견했습니다. 트라피스트 에일이란 가톨릭 트라피스트 수도회에서 제작한 에일을 뜻한다고 하네요. 기분이 좋아져서 냉큼 집어왔습니다. 맥알못이라 구체적인 맛 묘사를 하진 못하지만, 후기를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로슈포르 10 입니다. 11.3도의 쿼드루펠이고 예전에 한번 마셔본 뒤 제 최애 맥주의 자리를 차지한 녀석이기도 합니다. 은은한 과일향이 나는데 향기를 맡다보면 높은 알콜도수가 느껴지는 녀석입니다. 마시면 쓴맛이 그리 강하지 않고 과일맛과 달착지근함이 느껴지는데, 삼키고 난 뒤에 몸안에 따뜻한 느낌이 퍼져나갑니다. 모든 트라피스트 에일중에서 가장 알콜도수가 높은 녀석답게 강렬합니다.
다음은 라트레페 쿼드루펠입니다. 10%의 쿼드루펠이고 역시나 과일향이 강하게 납니다. 로슈포르 10이랑 도수차이가 엄청 큰건 아닌데 마셨을때 알콜느낌이 확연하게 차이나더군요. 특징이라면 따랐을때 거품층이 엄청 얇습니다. 오늘 마신 다른 맥주들과 두세배 이상의 두께 차이가 납니다. 마셨을때 단맛은 약간 있는데 강하진 않고, 신기하게도 무화과 맛이 나고, 약간 빵맛? 같은 맛도 났습니다. 로슈포르만큼은 아니더라도 맘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은 오르발입니다. 야생 효모를 사용해서 보관 기간마다 맛이 달라지는 변화무쌍한 맥주라고 하는데, 마셔보니까 이게 무슨 맛인지 모르겠습니다. 맛이 없는건 아닌데 뭐라고 특정지을 수가 없는 맛이 납니다. 찾아보니 흙내음이 난다는 분도 있던데 저는 흙내음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전용잔을 구해서 제대로 마셔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습니다.
이 맥주들 전부 병당 만원인데, 로슈포르 10은 가까이서 판다면 편의점 네캔만원 다 집어치우고 이것만 마시고 싶습니다. 매니아분들도 기회되신다면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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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발은 아마 브렛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을셨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