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전략의 발전과 선수 기량의 발전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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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6-07-28 07:05:34
NBA에 지역방어가 도입된 이후 수비 전술은 맨투맨 시대와 완전히 달라졌고 당연히 달라진 수비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격 전술도 변화했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선수 기량 발전은 다른 문제죠. 만약 리그 선수들의 기량이 평균적으로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명제가 사실이라면 몇년 주기로 과거의 스타들은 다 도태되고 새로운 선수들이 리그를 장악하는 일이 반복되야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카림은 NBA의 암흑기였고 많은 선수들이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었으며 결승전이 녹화중계되던 69년에 데뷔했지만 NBA의 황금기가 열리고 수많은 재능있는 선수들이 리그에 뛰어들기 시작한 80년대까지도 후반의 몇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동안 리그 최고의 센터 중 하나였습니다. 대표적 예시로 카림을 들었지만 슈퍼스타들의 비슷한 사례들은 수도 없이 들 수 있죠.
현대 농구와 과거 농구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인 지역방어가 도입된 이후 빅맨들이 골밑에서 자리잡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엔트리패스를 하던 90년대까지의 주된 하프코트 공격전술은 폐기되어야했습니다. 그러나 샥이나 던컨, 가넷같은 선수들이 갑자기 쓸모가 없어졌나요? 다들 적응해서 리그를 쥐고 흔들었죠.
보다 단순한 예로 NBA는 한동안 지역방어를 폐지했지만 대학농구에서는 여전히 지역방어를 유지해왔고 그로 인해 현재의 공격전술의 많은 부분들이 대학농구에서 쓰이는 전술들을 차용해서 만들어졌죠. 전술 측면에서는 분명 대학농구가 맨투맨 시절의 NBA보다 나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그 시절에 평균적인 대학농구 선수들이 평균적인 NBA 선수들보다 기량이 훌륭했냐고 물어보면 아무도 그렇다고 대답하지는 않을 겁니다.
새로운 전술에 녹아드는 것은 개인의 기량의 문제라기보다는 적응과 학습의 문제에 가깝고 NBA 레벨에 도달할 때까지 살아남은 선수라면 대부분 그 정도의 농구 지능은 갖추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것을 갖추지 못한 선수는 중고등학교 레벨이나 아무리 늦어도 대학교 레벨에서 도태되죠. 과거의 선수와 현대의 선수를 논할 때 "현대 리그가 더 발전된 리그이므로 현대의 선수가 더 뛰어난 선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런 점을 고려할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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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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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통 현대가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 이유가 전략적인것보다 주로 피지컬,세계적 인기상승에 따른 고급인재 수급능력 아니었나 싶습니다.